"본관 전체를 면세점으로" 신세계 정용진의 승부수

[兀山 (allmee)]

유통시설중 가장 명당에 자리 잡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여기에 신세게 면세점이 들어온다고 한다.

관심 가는 기사라 여기에 공유한다.

"본관 전체를 면세점으로" 신세계 정용진의 승부수

정성진 기자     입력 : 2015.05.15 03:05

현존 1호 백화점 자리에 추진… 남산 등과 연결 '관광 벨트'로
신세계 주가 9.4% 급등… 삼성생명 600만株팔기로

신세계그룹이 20년 숙원(宿願)인 면세점 사업 진출을 위해 85년 역사를 자랑하는 현존 국내1호 백화점 자리인 서울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건물을 최종 낙점했다.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이곳을 고(高)품격 프리미엄 면세관으로 만들고 역시 문화재인 바로 옆 SC(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 건물은 박물관과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룹 모태(母胎)의 업태를 백화점에서 면세점으로 바꾸는 야심 찬 승부수(勝負手)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신청 접수 기한은 다음 달 1일이며, 선정 발표는 올 7월 중하순 이뤄질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14일 "시장성과 상징성을 두루 고려한 결과 회현동 본점 본관에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을 내기로 최종 확정했다"며 "현재 지상 6층짜리 본관 건물을 모두 면세점 매장으로 쓰고 SC은행 건물에는 면세점 고객센터와 한류(韓流)문화 전시관 등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면세점 계열사인 신세계DF의 성영목 사장은 "국내 최초 백화점 건물 전체를 통째로 면세점으로 바꿔 세계적인 '랜드마크 관광지'로 키우겠다"며 "특히 '프리미엄 문화(文化)면세점' 전략으로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 신세계그룹이 14일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바로 뒤로 보이는 건물은 본점 신관, 오른쪽은 SC(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이다. /김연정 객원기자

신세계는 이곳에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서면 명동(明洞)으로 가는 관광객을 자연스럽게 대량 흡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명동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면세점 영업 활성화를 위해 명동과 면세점, 남대문시장, 남산을 도보로 돌아보는 '관광 둘레길'도 만들기로 했다. 여기에다 면세점과 신관, 쇼핑몰 메사, 조선호텔 등 신세계 계열의 쇼핑·숙박시설을 적극 활용해 전통시장인 남대문 시장과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면세점은 1993년 삼성그룹에서 신세계가 분리된 이후부터 관심을 가져온 장기 숙원 사업”이라며 “고객들에게 확실히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면세점 후보지로 확정된 신세계 본점 본관은 1930년 미쓰코시 경성(京城)점이 들어섰던 곳이다. 1945년 해방 이후 ‘동화백화점’으로 명칭을 바꿨고 삼성그룹이 1963년 인수해 신세계백화점으로 개명(改名)했다. 인근 SC제일은행 건물은 1935년 세워진 근대건축물이다.

신세계그룹이 서울 시내 면세점 신청 계획을 확정함에 따라 서울 시내 면세점 진출 계획을 공식화한 곳은 6개 대기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후보지를 서울 강남권에 정한 곳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하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보유 중인 600만주의 삼성생명 주식을 시간외매매로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는 이번 주식 매각으로 7000억원에 이르는 현금 실탄을 확보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육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세계의 면세점 후보지 확정 발표 후 면세점 사업 진출 기대감 등으로 신세계DF의 최대 주주인 신세계의 주가(株價)는 14일 하루에만 9.4%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