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제五十一권
여래출현품 3. 말의 업
불자여,
보살 마하살이 어떻게 여래 응공 정등각의 음성을 알아야 하는가.
불자여,
보살 마하살은 여래의 음성이 두루 이르는 줄을 알아야 하나니, 한량없는 음성에 두루 하는 연고니라.
여래의 음성이 그들의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환희케 함을 알아야 하나니, 법문 연설하기를 분명히 하는 연고니라.
여래의 음성이 그들의 믿고 이해함을 따라 환희케 함을 알아야 하나니, 마음이 서늘하여지는 연고니라.
여래의 음성이 교화하는 때를 놓치지 않음을 알아야 하나니, 들을 만한 이는 듣지 못함이 없는 연고니라.
여래의 음성이 나고 없어짐이 없음을 알아야 하나니, 메아리와 같은 연고니라.
여래의 음성이 주재가 없음을 알아야 하나니, 온갖 업을 닦아서 일어나는 연고니라.
여래의 음성이 매우 깊은 줄을 알아야 하나니, 헤아리기 어려운 연고니라.
여래의 음성이 삿되고 굽음이 없음을 알아야 하나니, 법계로부터 나는 연고니라.
여래의 음성이 끊어짐이 없음을 알아야 하나니, 법계에 두루 들어가는 연고니라.
여래의 음성이 변함이 없음을 알아야 하나니, 끝까지 이르는 연고니라.
불자여,
보살 마하살이 여래의 음성은 한량이 있지도 않고 한량이 없지도 않으며 주재가 있지도 않고 주재가 없지도 않으며 보여 주는 것도 아니고 보여 줌이
없음도 아님을 알아야 하느니라.
무슨 까닭이냐.
불자여,
비유컨대 세계가 무너지려 할 적에 주재함도 없고 지음도 없지마는 으레 네 가지 음성을 내느니라.
무엇이 넷이냐. 하나는 너희들이 마땅히 알라. 초선(初禪)은 안락하여서 나쁜 욕심을 여의고 욕심 세계를 초월하였다 하거든, 중생들이 듣고는 자연히 초선정을 성취하여 욕심 세계의 몸을 버리고 범천에 나는 것이며, 둘은 너희들이 마땅히 알라. 二선은 안락하여서 머터럽게 생각함도 없고 자세하게
생각함도 없다 하거든, 중생들이 듣고는 자연히 二선정을 성취하여 범천의 몸을 버리고 굉음천(光音天)에 나는 것이며, 셋은 너희들이 마땅히 알라.
三선은 안락하여서 허물이 없어 광음천을 초월한다 하거든, 중생들이 듣고는 자연히 三선정을 성취하여 광음천의 몸을 버리고 변정천(徧淨天)에
나는 것이니라.
넷은 너희들이 마땅히 알라. 四선은 고요하여서 변정천을 초월하였다 하거든, 중생들이 듣고는 자연히 四선정을 성취하여 변정천의 몸을 버리고 광과천(廣果天)에 나는 것이니, 이것이 넷이니라.
불자여,
이 음성들은 주재함도 없고 짓는 이도 없건마는, 다만 중생들의 착한 업의 힘으로 나는 것이니라.
불자여,
여래의 음성도 그와 같아서 주재함도 없고 짓는 이도 없고 분별도 없고, 들어가고 나옴도 아니지마는, 여래의 공덕과 법의 힘으로부터 네 가지 광대한 음성을 내느니라.
무엇이 넷이냐.
하나는 너희들이 마땅히 알라. 모든 행하는 것이 다 괴로운 것이니, 이른바 지옥의 괴롬, 축생의 괴롬, 아귀의 괴롬, 복덕이 없는 괴롬, 나와 내 것에 집착하는 괴롬, 여러 나쁜 짓을 하는 괴롬들이니, 인간과 천상에 나려거든 착한 뿌리를 심고 인간이나 천상에 나서 여러 가지 어려운 곳을 여의라 하거든,
중생들이 듣고는 뒤바뀜을 버리고 착한 행을 닦아서 어려운 곳을 떠나서 인간이나 천상에 나느니라.
둘은 너희들이 마땅히 알라. 모든 행하는 것은 뭇 괴롬이 치성하여 뜨거운 탄환(彈丸)과 같으며, 모든 행하는 것은 무상하여 없어지는 법이며, 열반은
고요하고 함이 없이 안락하여 치성한 괴롬을 여의고 번뇌를 소멸하였다 하거든, 중생들이 듣고는 착한 법을 부지런히 닦아 성문법에서 음성을 따르는 지혜(忍)를 얻느니라.
셋은 너희들이 마땅히 알라. 성문승은 남의 말을 따라서 아는 것이므로 지혜가 얕고, 그보다 높은 법이 있으니 이름이 독각승이라. 스승을 의지하지
않고 아는 것이니, 너희들은 훌륭한 길을 좋아함을 배우라 하거든, 이 말을 듣고는 성문의 도를 버리고 독각승을 닦느니라.
넷은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二승을 지나서 다시 훌륭한 길이 있으니 이름이 대승이라. 보살이 행하는 것이어서 六바라밀다를 따르며, 보살의 행을
끊지 않고 보리심을 버리지 않으며, 한량없이 나고 죽는 데 있으면서도 고달프지 않느니라.
二승보다 초과한 것이므로 대승이라, 제일승이라, 좋은 승리라, 가장 좋은 승리라, 높은 송이라, 위가 없는 승리라, 일체중생을 이익하는 승이라 하나니, 만일 중생이 신심과 이해가 광대하고 근기가 맹렬하며 전세가 착한 뿌리를 심었으면 여래의 신통한 힘으로 가피함을 받으며, 훌륭한 욕망이 있어
부처님의 과보를 희망하리라 하거든, 이 음성을 듣고는 보리심을 내나니,
불자여,
여래의 음성은 몸에서 나지도 않고 마음에서 나지도 않지마는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케 하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음성의 첫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마치 메아리가 골짜기와 음성을 의지하여 생기는 것으로서, 형상이 없어 볼 수도 없고 분별도 없지마는 모든 말을 능히 따르는 것이니라.
부처님의 음성도 그와 같아서 형상이 없어 볼 수가 없으며, 처소가 있지도 않고 처소가 없지도 않지마는, 중생의 욕망과 이해하는 인연을 따라 나는
것이므로 그 성품이 끝까지 말함도 없고 보임도 없어 설명할 수 없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음성의 두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여러 하늘에 깨우침이란 큰 북이 있어서 여러 천자들이 방일할 때는 허공에서 소리를 내어 말하기를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모든 욕심의 향락이 다 무상하고 허망하고 뒤바뀐 것으로서 잠깐 동안에 무너지는 것이라.
어리석은 사람을 속여서 연령케 하는 것이니 너는 방일하지 말라.
만일 방일하면 나쁜 길에 떨어져 후회하여도 쓸 데가 없으리라 하거든, 방일하던 하늘들이 이 소리를 듣고는 매우 걱정하고 공포하여 그의 궁전에 있는 향락을 버리고 천왕에게 나아가 법을 구하고 도를 닦느니라.
불자여,
저 하늘 북 소리가 주재도 없고 지음도 없고 일어남도 스러짐도 없지마는,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익하느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방일하는 중생을 깨우치려고 한량없는 법의 음성을 내나니, 이른바 집착 없는 음성 방일하지 않는 음성 무상하다는 음성 괴롭단
음성 나가 없단 음성 부정하단 음성 고요한 음성 열반의 음성 한량이 없는 자연한 지혜의 음성 깨뜨릴 수 없는 보살행 음성 온갖 곳에 이르는 여래의
하염없는 지혜 음성이니라.
이런 음성으로 법계에 두루 하여 깨우치거든, 무수한 중생들이 이 음성을 듣고 환희한 마음을 내며 착한 법을 부지런히 닦아서 각각 자기의 승(乘)에서 벗어남을 구하나니, 이른바 성문승을 닦기도 하고 독각승을 닦기도 하고 보살의 위없는 대승을 익히기도 하지마는, 여래의 음성은 방소에 머무르지
아니하여 말이 없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음성의 세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자재천왕에게 하늘 처녀가 있으니 이름은 선구(善口)라. 입으로 한 음성을 내면 그 음성이 백천 가지 음악과 서로 응하며, 낱낱 음악 가운데 다시 백천 가지 차별한 음성이 있느니라.
불자여,
선구천녀 한 음성으로부터 이렇게 한량없는 음성을 내듯이, 여래도 그와 같아서 한 음성 가운데서 한량없는 음성을 내어 중생들의 차별한 마음을 따라 골고루 이르러서 그로 하여금 해탈케 하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음성의 네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마치 대범천왕이 범천궁전에 있으면서 범천의 음성을 내면, 모든 범천의 대중들이 듣지 못하는 이가 없으며, 그 음성도 대중 밖에 나는 것 아니지마는, 범천 대중들은 모두 생각하기를 대범천왕이 나만을 위하여 말씀한다 하느니라.
여래의 묘한 음성도 그와 같아서 도량에 모인 대중들이 듣지 못하는 이가 없으며 그 음성도 대중 밖에 나는 것 아니니, 근기가 성숙하지 못한 이는 듣지 못하는 연고며 듣는 이는 모두 생각하기를 여래 세존이 나만을 위하여 말씀한다 하느니라.
불자여,
여래의 음성은 나는 일도 없고 머무는 일도 없지마는, 모든 사업을 능히 성취하느니라.
이것이 여래의 음성의 다섯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마치 여러 물이 다 맛이 같지마는 그릇이 다르므로 물에 차별이 있으나 물은 생각도 없고 분별도 없느니라.
여래의 음성도 그와 같아서 오직 같은 맛이니 곧 해탈하는 맛이어니와, 중생의 마음 그릇이 다르므로 한량없이 차별하지마는, 생각도 없고 분별도
없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음성의 여섯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마치 아나바탑타 용왕이 큰 구름을 일으켜 잠부드비이파에 두루 덮고 비를 내리면, 모든 곡식의 싹이 잘 자라고 강과 내와 샘들이 모두 가득 차나니,
이 큰 비는 용의 몸이나 마음으로부터 나는 것 아니지마는, 능히 여러 가지로 중생을 이익케 하느니라.
불자여,
여래 응공 정등각도 그와 같아서 크게 자비한 구름을 일으켜 시방세계에 가득하고 위가 없는 감로 법비를 널리 내리어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환희심을 내고 착한 법을 증장하며 여러 가지 승을 만족케 하나니,
불자여,
여래의 음성은 밖으로부터 오지도 아니하고 속으로부터 나오지도 아니하지마는 능히 일체 중생을 이익케 하나니 이것이 여래의 음성의 일곱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마치 마나스바티이 용왕이 비를 내리려 할 적에 즉시 내리지 아니하고, 먼저 큰 구름을 일으키어 허공에 가득 덮고 이레를 지체하면서 중생들이 하는
일을 마치도록 기다리나니, 무슨 까닭이냐.
그 용왕이 자비한 마음이 있어 중생들을 시끄럽게 하지 아니할 양으로 이레를 기다려서 가는 비를 내려 땅을 적시느니라.
불자여,
여래 응공 정등각도 그와 같아서 장차 법비를 내리려 하되 곧 내리지 아니하고, 먼저 법 구름을 일으켜 중생을 성숙게 하나니, 그들의 마음에 놀라움이 없게 하여 성숙함을 기다려서 감로의 법비를 내려 매우 깊고 미묘한 좋은 법을 연설하여 여래의 온갖 지혜의 지혜인 위 없는 법비를 점점 만족케 하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음성의 여덟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마치 바다 가운데 큰 용왕이 있으니 이름이 대장엄이라. 바닷 속에서 비를 내릴 적에, 열 가지 장엄한 비를 내리기도 하고, 혹은 백 가지 천 가지 백천
가지 장엄한 비를 내리기도 하거니와,
불자여,
물은 분별이 없고 다만 용왕의 부사의한 힘으로 장엄케 하며, 내지 한량없는 차별이 있게 하느니라.
여래 응공 정등각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에게 법을 말할 적에 혹은 열 가지 차별한 음성으로 말하고, 혹은 백 가지 천 가지 백천 가지 八만 四천가지 음성으로 八만 四천 가지 행을 말하며, 내지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음성으로 각각 차별하게 법을 말하거든, 듣는 이가 모두 환희하지마는, 여래의 음성은 분별함이 없고, 다만 부처님들이 깊은 법계를 원만하게 청정하고 중생들의 근기에 마땅한 대로 가지가지 음성을 내어 환희케 하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음성의 아홉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저 시이가라 용왕이 크게 자유자재한 힘으로 중생들을 이익하여 환희케 하려 할 적에, 四천하로부터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이르기까지 큰 구름
그물을 일으ㅕ 두루 덮거든, 그 구름 빛깔이 한량없이 차별하나니, 혹 염부단금 광명 빛. 바이두우랴 광명 빛 백은(白銀) 광명 빛 파리 광명 빛 무사아라갈바 광명 빛 마노 광명 빛 승장(勝藏) 광명 빛 적진주 광명 빛 한량없는 향 광명 빛 때 없는 옷 광명 빛 깨끗한 물 광명 빛 가지가지 장엄거리 광명 빛들이라, 이런 구름그물이 두루 덮이느니라.
두루 덮이고는 갖가지 빛 번개를 내나니,
이른바 염부단금 빛 구름은 바이두우랴빛 번개를 내고,
바이두우랴빛 구름은 금빛 번개를 내고,
은빛 구름은 파리빛 번개를 내고,
파리빛 구름은 은빛 번개를 내고,
무사아라갈바빛 구름은 마노빛 번개를 내고,
마노빛 구름은 무사아라빛 번개를 내고,
승장 보배빛 구름은 적진주빛 번개를 내고,
적진주빛 구름은 승장 보배빛 번개를 내고,
한량없는 향빛 구름은 때 없는 옷빛 번개를 내고,
때 없는 옷빛 구름은 한량없는 향빛 번개를 내고,
깨끗한 물빛 구름은 가지가지 장엄거리 빛 번개를 내고,
가지가지 장엄거리빛 구름은 깨끗한 물빛 번개를 내며,
내지 가지가지 빛 구름은 한 빛 번개를 내고
한빛 구름은 가지가지 빛 번개를 내느니라.
또 저 구름 속에서 가지가지 우뢰 소리를 내어 중생의 마음을 따라 기쁘게 하나니,
이른바 하늘 아씨의 노래 소리도 같고,
하늘의 풍류 소리도 같고,
용녀의 노래 소리도 같고,
건달바녀의 노래 소리도 같고,
긴나라녀의 노랫소리도 같고,
땅이 진동하는 소리도 같고,
바다의 파도 소리도 같고,
사자의 영각도 같고,
아름다운 새의 우는 소리도 같으며,
그 외에 한량없는 여러 가지 소리니라.
우뢰소리가 진동하고는 다시 서늘한 바람을 일으켜 중생의 마음을 즐겁게 하며,
또다시 가지가지 비를 내려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하고 안락케 하는데, 타화자재천에서 땅 위에 이르기까지 온갖 곳에 내리는 비가 같지 아니하리라.
이른바 큰 바다에는 맑고 찬 물을 내리니 이름이 끊기지 않음이요,
타화자재천에는 저와 퉁소 따위의 풍악 소리를 내리니 이름이 미묘함이요,
화락천에는 큰 많이 보배를 내리니 이름이 큰 광명 놓음이요,
투시타천에는 큰 장엄거리를 내리니 이름이 드리운 상투요,
야마천에는 크고 묘한 꽃을 내리니 이름이 가지가지 장엄거리요,
三十三천에는 여러 가지 묘한 향을 내리니 이름이 기쁘게 함이요,
사천왕에는 하늘 보배 옷을 내리니 이름이 덮은 일산이요,
용궁에는 적진주를 내리니 이름이 광명이 솟음이요,
아수라궁에는 모든 병장기를 내리니 이름이 원수를 항복받음이요,
우타라쿠루에는 가지각색 꽃을 내리니 이름이 활짝 핌이요,
다른 세 천하에도 이와 같아서 간 곳마다 내리는 비가 같지 아니하니라.
저 용왕의 마음은 평등하여 피차가 없지마는, 중생들의 착한 뿌리가 다르므로 비가 차별이 있느니라.
불자여, 여래 응공 정등각의 위없는 법왕도 그와 같아서, 바른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려 할 적에 먼저 몸 구름을 일으켜 법계에 두루 덮고
그들의 좋아함을 따라 나타냄이 같지 아니하니, 이른바
어떤 중생을 위하여는 살아 있는 몸 구름을 나타내고,
어떤 중생을 위하여는 화신 구름을 나타내고,
어떤 중생에게는 힘으로 유지하는 몸 구름을 나타내고,
어떤 중생에게는 형상 몸 구름을 나타내고,
어떤 중생에게는 잘난 몸매 구름을 나타내고,
어떤 중생에게는 복덕 몸 구름을 나타내고,
어떤 중생에게는 지혜 몸 구름을 나타내고,
어떤 중생에게는 모든 힘 깨뜨릴 수 없는 몸 구름을 나타내고,
어떤 중생에게는 두려움 없는 몸 구름을 나타내고,
어떤 중생에게는 법계 몸 구름을 나타내느니라.
불자여,
여래가 이렇게 한량없는 몸 구름으로 시방의 일체 세계에 두루 덮고는 중생들의 좋아함을 따라서 가지가지 빛난 번개를 따로따로 나타내니, 이른바
어떤 중생에게 나타내는 빛난 이름은 안 가는 데 없음이요,
어떤 중생에게 나타내는 빛난 번개 이름은 그지없는 광명이요,
어떤 중생에게 나타내는 빛난 번개 이름은 부처의 비밀한 법에 듦이요,
어떤 중생에게는 나타내는 빛난 번개 이름은 그림자 나타내는 광명이요,
어떤 중생에게 나타내는 빛난 번개 이름은 광명이 밝게 비춤이요,
어떤 중생에게 나타내는 빛난 번개 이름은 끝없는 다라니 문에 듦이요,
어떤 중생에게 나타내는 빛난 번개 이름은 바른 생각 어지럽지 않음이요,
어떤 중생에게 나타내는 빛난 번개 이름은 끝까지 무너지지 않음이요,
어떤 중생에게 나타내는 빛난 번개 이름은 여러 길에 따라 듦이요,
어떤 중생에게 나타내는 빛난 번개 이름은 모든 소원을 만족하여 환희케 함이니라.
불자여,
여래 응공 정등각이 이렇게 한량없는 빛난 번개를 나타내고는, 다시 중생들의 좋아함을 따라서 한량없는 삼매 뇌성을 내나니,
이른바 잘 깨달은 지혜 삼매 뇌성과,
치성하게 때 여읜 바다 삼매 뇌성과,
온갖 법에 자재한 삼매 뇌성과
금강바퀴 삼매 뇌성과,
수미산 당기 삼매 뇌성과,
해인(海印) 삼매 뇌성과
행 등잔(日燈)삼매 뇌성과,
무진장 삼매 뇌성과,
무너지지 않는 해탈의 힘 삼매 뇌성이니라.
불자여,
여래의 몸 구름 속에서 이렇게 한량없이 차별한 삼매 뇌성을 내고는 장차 법비를 내리려 할 적에 먼저 상서를 나투어 중생을 깨우치나니, 이른바 걸림이 없는 큰 자비심으로 여래의 큰 지혜 바람 둘레를 나타내니 이름이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부사 의한 환희심을 내어 기뻐함이니라.
이 현상이 나타나니 모든 보살과 중생들의 몸과 마음이 다 상쾌하여지고, 그런 뒤에 여래의 큰 법신 구름과 큰 자비 구름과 큰 부사의 구름으로부터
부사의하고 광대한 법비를 내려 일체중생의 몸과 마음을 청정케 하나니, 이른바 보리장에 앉은 보살을 위하여 큰 법비를 내리 이름은 법계가 차별 없음이요,
맨 나중 몸 보살을 위하여 큰 법비를 내리니 이름은 보살이 유희하는 여래의 비밀한 교법이요,
一생에 얽매인 보살을 위하여 큰 법비를 내리니 이름은 깨끗하고 넓은 광명이요,
정수리에 물 붓는 보살을 위하여 큰 법비를 내리니 이름은 여래의 장엄거리로 장엄함이요,
법인(忍)을 얻은 보살을 위하여 큰 법비를 내리니 이름은 공덕 보배 지혜 꽃이 피어 보살 대비의 행을 끊지 않음이니라.
十주 十행 十회향 보살을 위하여 큰 법비를 내리니 이름은 눈앞에서 변화하는 깊은 문에 들어가 보살행을 닦으면서 쉬지도 않고 고달프지도 않음이요, 처음 마음 낸 보살을 위하여 큰 법비를 내리니 이름은 여래의 대 자비행을 내어 중생을 구 호 함이요,
독각승 구하는 중생을 위하여 큰 법비를 내리니 이름은 연기법을 알고 두 끝을 여의어 무너지지 않은 해탈의 과를 얻음이요,
성문승 구하는 중생을 위하여 큰 법비를 내리니 이름은 큰 지혜검으로 모든 번뇌의 원수를 끊음이요,
착한 뿌리를 쌓되 결정하고 결정하지 못한 중생을 위하여 큰 법비를 내리니 이름은 가지가지 법문을 성취하여 크게 기뻐함이니라.
불자여,
부처님 여래들이 중생의 마음을 따라서 이렇게 넓고 큰 법비를 내려 온갖 그지없는 세계에 가득하거니와,
불자여,
여래 . 응공 정등각은 마음이 평등하여 법에 인색하지 않으며, 중생들의 욕망이 같지 아니함을 따라서 내리는 법비에 차별이 있음을 보이느니라.
이것이 여래의 음성의 열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마땅히 알라. 여래의 음성에 열 가지 한량없음이 있으니 무엇이 여이냐.
허공계와 같이 한량이 없으니 온갖 곳에 이르는 연고며,
법계와 같이 한량이 없으니 두루 하지 않는 데가 없는 연고며,
중생계와 같이 한량이 없으니 여럿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연고며,
모든 업과 같이 한량이 없으니 그 과보를 말하는 연고며,
번뇌와 같이 한량이 없으니 모두 없애는 연고며,
중생의 말과 같이 한량이 없으니 이해하는 대로 듣게 하는 연고며,
중생의 욕망, 이해와 같이 한량이 없으니 두루 보아 제도하는 연고며,
세 세상과 같이 한량이 없으니 끝닿은 데가 없는 연고며,
지혜와 같이 한량이 없으니 모든 것을 분별하는 연고며,
부처의 경계와 같이 한량이 없으니 부처의 법계에 들어가는 연고니라.
불자여,
여래 응공 정등각의 음성은 이러한 아승기 한량없음을 성취하였으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그때 보현보살 마하살이 이 이치를 거듭 밝히려고 게송을 말하였다.
삼천대천세계가 무너지려면
중생들의 복으로 소리가 있어
제四선천 고요하고 괴롬 없다 해
그 말 듣고 욕심을 떠나게 하니
열 가지 힘 세존도 그와 같아서
묘한 음성 내어서 법계에 가득
모든 행은 괴롭고 무상하다고
나고 죽는 바다를 여의게 하고
비유하면 깊은 산 큰 골짜기에
소리를 따라가며 메아리 울려
다른 이의 소리를 따르지마는
그 메아리 끝까지 분별없나니
十력 세존 말씀도 그와 같아서
근기가 익은 이에게 몸을 나투어
그들을 조복 하여 기쁘게 하나
내가 능히 말한다는 생각이 없고
하늘에 깨우치는 복이 있는데
공중에서 법문 음성 항상 내어서
방일한 하늘들을 깨우쳐 일러
그 말 듣고 고집을 떠나게 하니
十력 세존 법북도 그와 같아서
가지가지 미묘한 음성을 내며
갖가지 중생들을 깨우치어서
모두 다 보리과를 증득케 하고
자재천 임금에게 딸이 있어서
입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
한 음성에 백천 가지 소리를 내고
낱낱 소리 가운데 또 백천 음성
잘 가진 이 음성도 그와 같아서
한 음성에 갖가지 소리를 내며
근성과 욕망 따라 차별이 있어
각각 듣고 번뇌를 끊게도 하며
범천왕이 한 소리 입 밖에 내면
여러 범천 무리를 기쁘게 하니
범천만 소리 듣고 밖엔 안 가나
자기만 듣는다고 모두 말하니
十력 가진 범왕도 그와 같아서
한 말을 연설하여 법계에 가득
대중께만 들리고 멀리 안 가나
믿는 마음 없어서 듣지 못하고
비유하면 여러 물이 한 가지 성품
여덟 가지 공덕 맛 차별 없지만
원인 닦는 그릇이 각각 다르매
그러므로 가지가지 같지 않나니
온갖 지혜 음성도 그와 같아서
법의 성품 한 맛이요 분별없지만
중생들의 소행이 같지 않으매
듣는 이도 가지가지 다르게 되고
비유하면 아나바 타비타 용왕이
비를 내려 염부제 모두 적시어
나무들과 풀들을 생장케 하되
금이나 마음으로 내는 것 아님
부처의 묘한 음성 그와 같아서
법계에 비를 내려 흡족히 적셔
착한 일 생장하고 악을 없애나
안과 밖을 따라서 있지 않으며
비유하면 마나스바티이 용왕이
이레 동안 구름 끼고 비 안 내리며
중생들이 하던 일 다 마친 후에
비로소 비를 주어 이익하나니
十력 세존 법문도 그와 같아서
중생을 먼저 교화 성숙게 하고
그 뒤에 매우 깊은 법을 말하여
듣는 이를 놀라지 않게 하오며
크게 장엄 용왕이 바닷속에서
열 가지의 장엄한 비를 내리매
백 가지 천 가지며 백천 가지니
물은 비록 한 맛이나 장엄은 각각
한껏 가는 변재도 그와 같아서
열 가지 스무 가지 법을 말하여
백 가지 천 가지로 한량없지만
마음과 생각에는 차별이 없고
가장 높은 시이 가라 훌륭한 용왕
사천하에 구름을 두루 덮고서
모든 곳에 내리는 비 각각 다르나
그 용왕의 마음은 둘이 아니니
부처님 법왕들도 그와 같아서
대자비의 몸 구름 시방에 가득
수행하는 사람 따라 비는 다르나
모든 것에 대하여 분별이 없다.
4. 마음의 업
불자여,
보살 마하살들이 어떻게 여래. 응공. 정등각의 마음을 알아야 하는가.
불자여,
여래의 마음과 뜻과 의식은 모두 얻어 볼 수 없으나, 다만 지혜가 한량없으므로써 여래의 마음을 알아야 하느니라.
마치 허공이 모든 물건의 의지가 되지마는 허공은 의지한 데가 없나니,
여래의 지혜도 그와 같아서 모든 세간 지혜와 출세간 지혜의 의지가 되지마는,
여래의 지혜는 의지한 데가 없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마음의 첫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비유하면 법계에서 온갖 성문과 독각과 보살의 해탈을 항상 내지마는, 법계는 더하고 덜함이 없느니라.
여래의 지혜도 그와 같아서 온갖 세간과 출세간의 가지가지 지혜를 내지마는, 여래의 지혜는 더하고 덜함이 없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마음의 둘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비유하면 큰 바다의 물이 사천하의 땅과 八十억 작은 섬에 속으로 흘러서 땅을 파면 다 물을 얻지마는, 내가 물을 낸다고 분별하지 않느니라.
부처의 지혜 바다 물도 그와 같아서 일체중생의 마음 가운데로 흘러 들어가므로, 중생들이 경계를 관찰하거나 법문을 닦으면 지혜가 청정하고 분명하게 되거니와, 여래의 지혜는 평등하고 둘이 없고 분별이 없으면서도 중생의 마음과 행이 다르므로 얻은 지혜도 각각 같지 아니하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마음의 셋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비유하면 큰 바다에 보배 구슬 넷이 있어 한량없는 덕을 갖추고서 바닷속 모든 보배를 내나니, 만일 바다에 보배 구슬이 없다면 한 가지 보배도 있을
수 없느니라.
무엇이 넷이냐.
하나는 모아 쌓는 보배요,
둘은 무진장이요,
셋은 치성함을 멀리 여읨이요,
넷은 장엄을 구 족 함이라.
불자여,
이 네 보배 구슬을 모든 범부나 용과 귀신들이 보지 못하니, 왜냐 하면 이시가라 용왕이 이 보배 구슬을 단정하고 장엄하다고 해서 궁중의 비밀한 곳에 간직한 연고니라.
불자여,
여래 응공 정등각의 큰 지혜 바다도 그와 같아서, 그 가운데 네 큰 지혜 보배 구슬이 있어 한량없는 복과 지혜와 공덕을 갖추었으므로 일체중생과 성문과 독각과 배우는 이와 배울 것 없는 이와 보살들의 지혜 보배를 내느니라.
무엇이 넷이냐. 물들지 않는 교묘한 방편인 큰 지혜 보배와, 함이 있고 함이 없는 법을 잘 분별하는 큰 지혜 보배와, 한량없는 법을 분별하여 연설하여도 법의 성품을 깨뜨리지 않는 큰 지혜 보배와, 때와 때 아님을 알아서 그르치지 않는 큰 지혜 보배니라.
만일 여래의 큰 지혜 바다에 이 네 보배 구슬이 없다면 한 중생도 대승에 들어갈 수 없거니와, 이 네 보배를 박복한 중생은 보지 못하나니,
왜냐 하면 여래의 비밀장에 둔 연고니라.
이 네 지혜 보배는 평균하고 정직하고 단정하고 조촐하고 아름다워서 보살 대중을 두루 이익하여 모두 지혜의 광명을 얻게 하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마음의 넷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비유하면 큰 바다에 치성한 광명 내는 큰 보배 넷이 그 바닥에 퍼져 있는데, 성질이 매우 뜨거워서 여러 강에서 흘러 들어오는 한량없이 많은 물을 빨아들이므로 바닷물이 늘거나 줄거나 하지 않느니라.
무엇이 넷이냐.
하나는 일장(日藏)이요,
둘은 축축함을 여읨이요,
셋은 불꽃빛이요,
넷은 남김없이 다함이니라.
불자여,
만일 바다에 이 네 가지 보배가 없으면 사천하에서부터 형상 세계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그 가운데 있는 것들이 모두 물에 잠길 것이니라.
불자여,
이 일장 보배의 광명이 바다에 비치면 물이 모두 변하여 젖이 되고,
축축함을 여의는 보배의 광명이 비치면 이 젖이 변하여 타락(酪)이 되고,
불꽃빛 보배의 광명이 비치면 타락이 변하여 소(酥)가 되고,
남김없이 다함 보배의 광명이 비치면 소가 변하여 제호가 되나니, 마치 불이 치성하면 모두 다하고 남김이 없는 듯하니라.
불자여,
여래 응공 정등각의 큰 지혜 바다도 그와 같아서, 네 가지 큰 지혜 보배가 있어 한량없는 위덕과 광명을 갖추었나니, 이 지혜 보배의 광명이 보살들에게 비치면, 내지 여래의 큰 지혜를 얻게 되느니라.
무엇이 넷이냐. 모든 흩어진 착함(散善)의 물결을 멸하는 큰 지혜 보배와 온갖 법의 애착을 제하는 큰 지혜 보배와 지혜 빛이 두루 비추는 큰 지혜 보배와 여래와 평등하여 그지없고 하염없는 큰 지혜 보배니라.
불자여,
모든 보살이 도를 돕는 모든 법을 닦아 모을 때에, 한량없는 흩어진 착함의 물결을 일으키는 것을 모든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들은 능히 깨뜨리지 못하거니와, 여래께서는 모든 흩어진 착함의 물결을 멸하는 큰 지혜 보배의 광명으로 그 보살에게 비추어 모든 흩어진 착함의 물결을 버리고 마음을
한 경계에 두어 삼매에 머물게 하느니라.
또 온갖 법의 애착을 제하는 큰 지혜 보배의 광명으로 그 보살에게 비추어 삼매에 맛 들임을 여의고 광대한 신통을 일으키게 하느니라.
또 지혜 빛이 두루 비추는 큰 지혜 보배의 광명으로 그 보살에게 비추어 일으킨 광대한 신통을 버리고 크게 밝은 하염없는 행에 머물게 하느니라.
또 여래와 평등하여 그지없고 하염없는 큰 지혜 보배의 광명으로 그 보살에게 비추어 일으킨바 크게 밝은 하요 있는 행을 버리고, 내지 여래의 평등한 자리를 얻으며 모든 하요을 쉬어서 남음이 없게 하느니라.
불자여,
여래께서 이 네 가지 지혜 보배의 광명으로 비추는 일이 없으면 내지 한 보살도 여래의 자리를 얻을 수 없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마음의 다섯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저 물 둘레 짬(水際)으로부터 생각도 생각 아님도 아닌 하늘(非想非非想天)에 이르기까지 그 가운데 있는 대천 국토와 욕심 세계 형상 세계 무형 세계의 중생의 있는 곳들이 모두 허공을 의지하여 일어나고 허공을 의지하여 머무나니, 왜냐 하면 허공이 두루한 연고며,
저 허공이 세 세계를 모두 둘러싸고 있으면서도 분별이 없느니라.
불자여,
여래의 지혜도 그와 같아서 성문의 지혜나 독각의 지혜나 보살의 지혜나 함이 있는 행의 지혜나 함이 없는 행의 지혜나 모든 것이 다 여래의 지혜를
의지하여 일어나고 여래의 지혜를 의지하여 머무나니, 왜냐 하면 여래의 지혜는 모든 것에 두루한 연고며,
비록 한량없는 지혜를 두루 용납하면서도 분별이 없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마음의 여섯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설산 꼭대기에 약나무가 있으니 이름은 다 하찮은 뿌리라,
저 약나무뿌리가 十八만 八천 유순 밑에 있는 금강 둘레 아래의 물둘레 짬에서 났느니라.
저 약나무에서 뿌리가 날 때에는 잠부드비이파에 있는 모든 나무의 뿌리가 나고, 약나무에서 줄기가 날 때에는 잠부드비이파에 있는 모든 나무의 줄기가 나고, 가지나 잎이나 꽃이나 열매도 모두 그러하니라.
이 약나무뿌리에서는 줄기를 내고 줄기에서는 뿌리를 내어서 뿌리가 끝날 때가 없으므로 다 하찮은 뿌리라 하느니라.
불자여,
저 약나무가 어디서든지 나서 자라지마는, 오직 두 곳에서만은 나서 자라는 이익을 짓지 못하나니 지옥이란 깊은 구렁과 물 둘레 속이니라.
그러나 거기서도 싫어하거나 버리지 않느니라.
불자여,
여래의 지혜 약나무도 그와 같아서, 과거에 심었던 온갖 지혜를 성취하려는 선한 법으로써 일체 중생계를 두루 덮고, 모든 나쁜 길의 괴롬을 제면 하는 광대한 자비와 서원으로 뿌리가 되며, 모든 여래의 진실한 지혜의 성품 속에 나서 견고하여 동요하지 않으며, 교묘한 방편으로 줄기가 되고, 법계에 두루 하는 지혜와 여러 바라밀다로 가지가 되고, 선정. 해탈. 큰 삼매로 잎이 되고, 다라니와 변재와 보리의 부분법으로 꽃이 되고, 끝까지 변하지 않는
부처들의 해탈로 열매가 되었느니라.
불자여,
여래 지혜의 약나무를 어찌하여 다 하찮은 뿌리라 하는가. 끝까지 쉬지 않는 연고며,
보살의 행을 끊지 않는 연고며,
보살의 행이 곧 여래 성품이요,
여래 성품이 곧 보살의 행이므로 다 하찮은 뿌리라 하느니라.
불자여,
여래 지혜의 약나무에서 뿌리가 날 때에는 모든 보살로 하여금 중생을 버리지 않는 대자대비한 뿌리를 내게 하고,
가지가 날 때에는 모든 보살로 하여금 모든 바라밀다 가지를 자라게 하고,
잎이 필 때에는 모든 보살로 하여금 깨끗한 계율과 두타의 공덕을 내어 욕심이 없고 만족함을 아는 잎을 피우게 하며, 꽃이 필 때에는 모든 보살로 하여금 착한 뿌리를 갖추고 상호로 장엄한 꽃을 피게 하고,
열매가 맺을 때에는 모든 보살로 하여금 죽살이 없는 법의 지혜(無生忍)와 내지 모든 부처님의 정수리에 물 붓는 지혜의 열매를 맺게 하느니라.
불자여,
여래 지혜의 약 나무는 오직 두 곳에서는 나서 자라는 이익을 짓지 못하나니, 함이 없는 크고 넓고 깊은 구렁에 떨어진 二승과, 착한 뿌리가 파괴된 그릇이 아닌 중생으로서 크게 삿된 소견과 탐심과 애욕의 물에 빠진 이들이니라.
그러나 거기서도 싫어하거나 버리지 않느니라.
불자여,
여래의 지혜는 늘고 주는 일이 없나니 뿌리가 잘 머물러서 쉬지 않는 연고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마음의 일곱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비유하면 삼천대천세계에 겁말(劫末)의 불이 일어날 적에는 모든 초목과 숲을 태우며, 내지 철위산과 큰 철위산이 모두 타 버리고 남는 것이 없느니라.
불자여,
가령 어떤 사람이 손으로 마른풀을 들어 저 불 구렁에 던진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 타지 아니할 수 있겠느냐. 없다고 대답하리라.
불자여,
그 던진 풀은 혹 타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래의 지혜로 세 세상의 모든 중생과 모든 국토와 모든 겁과 모든 법을 분별함은 하나도 모를 것이 없나니, 만일 모를 것이 있다고 말하면 옳지 아니하리라. 왜냐 하면 지혜가 평등하여 모두 분명히 통달하는 연고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마음의 여덟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비유하면 풍재(風災)가 세계를 무너뜨릴 때에 산괴(散壞)라는 큰 바람이 불어서 삼천대천세계와 철위산 들은 부서져 가루가 되고, 또 능장(能障)이란
큰 바람이 불어서는 삼천대천 세계를 두루 돌며 산괴풍을 막아서 다른 세계에 이르지 못하게 하느니라.
불자여,
만일 이 농장이란 큰 바람이 없더라면 시방세계가 모두 파괴되었을 것이니라.
여래 응공 정등각도 그와 같아서 큰 지혜 바람이 있으니 이름이 능멸(能滅)이라, 모든 대 보살의 번뇌가 습기를 멸하고, 큰 지혜 바람이 있으니 이름이 교지(巧持)라, 근기가 성숙하지 못한 보살들을 교묘하게 붙들어서 능멸이란 큰 지혜 바람으로 하여금 모든 번뇌와 습기를 끊지 못하게 하느니라.
불자여,
만일 여래의 교지란 지혜 바람이 없었다면 한량없는 보살이 성문이나 벽지불 자리에 떨어지련마는 이 지혜로 말미암아서 보살들로 하여금 二승의 지위를 초월하여 여래의 끝 가는 자리에 머물게 하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마음의 아홉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또 불자여,
여래의 지혜는 이르지 못하는 데가 없으니, 왜냐 하면 한 중생도 여래의 지혜를 갖추어 가지지 않은 이가 없지마는, 다만 허망한 생각과 뒤바뀐 집착으로 증득하지 못하나니, 만일 허망한 생각을 여의기만 하면 온갖 지혜와 저절로 생기는 지혜와 걸림 없는 지혜가 곧 앞에 나타나게 되리라.
불자여,
비유하면 큰 경책이 있어 분량이 삼천대천세계와 같은데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일을 죄다 썼으니, 이른바 큰 철위산 가운데 일을 쓴 것은 분량이 큰 철위산만 하고, 땅덩이 가운데 일을 쓴 것은 분량이 땅덩이만 하고, 중천(中千) 세계의 일을 쓴 것은 분량이 중천 세계만 하고, 소천(小千) 세계의 일을 쓴 것은 분량이 소천세계 만하며, 이와 같아서 사천하나 큰 바다나 수미산이나 땅에 있는 하늘 궁전이나 욕심 세계의 허공에 있는 하늘 궁전이나 형상 세계의 궁전이나 무형 세계의 궁전이 나를 낱낱이 쓴 것은 그 분량이 다 그와 같느니라.
이 큰 경책의 분량이 비록 대천 세계와 같지마는, 전체가 한 작은 티끌 속에 있으며, 한 작은 티끌 속과 같이 모든 작은 티끌들도 역시 그러하니라.
이때 어떤 지혜가 밝은 사람이 청정한 하늘 눈을 구족히 성취하여, 이 경책이 작은 티끌 속에 있으면서도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지 못함을 보고는 내가 꾸준히 노력하는 힘으로 저 티끌을 깨뜨리고 이 경책을 내어서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즉시 방편을 내어서 작은 티끌을 깨뜨리고 이 큰 경책을 꺼내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이익을 얻게 하였으며, 한 티끌과 같이
모든 티끌을 다 그렇게 하였느니라.
불자여,
여래의 지혜도 그와 같아서 한량이 없고 걸림이 없어서 일체중생을 두루 이익케 하는 것이 중생들의 몸속에 갖추어 있건마는, 어리석은 이의
허망한 생각과 집착함으로써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여 이익을 얻지 못하느니라.
이때 여래께서 장애가 없이 청정한 지혜 눈으로 법계의 모든 중생을 두루 관찰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중생들이 여래의 지혜를 구족하고 있으면서도 어째서 어리석고 미혹하여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가. 내가 마땅히 성인의
도로 가르쳐서 허망한 생각과 집착을 영원히 여의고 자기의 몸속에서 여래의 광대한 지혜가 부처와 같아서 다름이 없음을 보게 하리라.
그리고 곧 저 중생들로 하여금 성인의 도를 닦아서 허망한 생각을 여의게 하며, 허망한 생각을 여의고는 여래의 한량없는 지혜를 얻어서 일체중생을
이익하여 안락케 하느니라.
불자여,
이것이 여래의 마음의 열째 모양이니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불자여,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렇게 한량없고 걸림 없고 부사 의한 넓고 큰 모양으로써 여래. 응공. 정등각의 마음을 알아야 하느니라.
이때 보현보살 마하살이 이 뜻을 거듭 밝히려고 게송을 말하였다.
부처님 마음 알고자 하면
부처의 지혜 자세히 보라.
의지함 없는 부처님 지혜
허공과 같이 의지가 없어
여러 중생의 갖가지 낙(樂)과
그 밖에 모든 방편과 지혜
부처의 지혜 의지했지만
부처님 지혜는 의지가 없고
성문들이나 독각들이나
여러 부처님 모든 해탈이
모두 법계를 의지했지만
법계는 늘고 주는 일 없어
부처 지혜도 그와 같아서
온갖 지혜를 내는 것이나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고
나지도 않고 다함도 없어
그윽이 땅 속 흐르는 물을
구하여 얻지 못함 없으나
생각도 없고 다하잖지만
공덕의 힘이 시방에 두루
부처 지혜도 그와 같아서
중생 마음에 두루 있어서
부지런하게 수행만 하면
지혜의 광명 빨리 얻으리.
용에게 네 개 구슬이 있어
온갖 보배를 내는 것이나
깊고 비밀한 곳에 있어서
보통 사람은 보지 못하니
부처 네 지혜 그와 같아서
온갖 지혜를 내는 것이나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고
오직 대 보살만이 보나니
바다에 네 개 보배가 있어
온갖 물들을 빨아먹어서
바다의 물이 넘치지 않고
늘고 주는 일 아주 없나니
부처님 지혜 그와 같아서
물결을 쉬고 법 사랑 없애
넓고도 커서 그지없으며
부처와 보살 능히 내나니
밑과 정수리 욕심 세계와
형상 세계와 무형세계
모두 허공을 의지했지만
허공은 분별없는 것같이
성문들이나 독각들이나
보살 대중의 모든 지혜가
부처 지혜를 의지했지만
부처 지혜는 분별이 없어.
설산에 있는 약나무 이름
다하지 않는 뿌리라 하여
모든 나무의 뿌리와 줄기
잎새와 꽃과 열매 내나니
부처님 지혜 그와 같아서
여래의 성품 속에서 나고
보리를 이미 얻고 나서는
다시 보살의 행을 내도다.
누가 마른풀 손으로 잡아
세계가 타는 불에 넣으면
금강산들도 활활 타는데
이 풀이 타지 않을 리 없어.
세 세상 겁과 모든 세계와
그 속에 있는 여러 중생들
저 풀은 설사 안 탄다 해도
부처가 이를 모를 리 없고
큰 바람 이름 신괴라 하여
대천 세계를 깨뜨리는데
다른 바람이 막지 않으면
모든 세계를 파괴하리니
큰 지혜 바람 그와 같아서
모든 보살의 의혹 멸할 제
교묘한 바람 따로 있어서
여래 지위에 머물게 하네.
여기 크나 큰 경책 있어서
삼천 세계와 분량 같은데
한 작은 티끌 속에 있으며
온갖 티끌도 모두 그러해
어떤 총명한 사람이 있어
맑은 눈으로 분명히 보고
티끌 쪼개고 경책을 내어
여러 중생을 모두 이익케
부처님 지혜 그와 같아서
중생 마음에 두루 있지만
허망한 생각 얽힌 바 되어
알지 못하고 못 깨닫거늘
여러 부처님 크신 자비로
허망한 생각 덜게 하려고
이런 세상에 출현하여서
모든 보살을 이익케 하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應供福田 法聖庵 淸剛 盧還珠 奉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