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 가족 23-4 “내가 해피콜 부를게~”
오늘은 경석씨의 가족모임이 있는 날, 경석씨가 매번 롯데 아울렛에서 만나는 것이 싫다고 하자 경석씨 누님이 비하동 닭갈비집을 소개했고, 어머님은 점심시간에 맞추어 닭갈비를 예약 해 주셨다.
경석씨가 해피콜을 타고 약속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이미 어머님이 와서 기다리고 계셨다가, 식당문을 열고 나와서 따뜻하게 맞이해 주신다.
“어, 아들~어서와” -어머니
“어머니 안녕하세요! 일찍 도착하셨네요~” -직원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석씨 누님이 합류하며 가족식사가 시작되었다.
어머님은 경석씨를 언제나 옆에 앉힌 후, 음식을 하나하나 정성으로 챙겨주신다.
경석씨는 어미새 아래 아기새처럼 입을 벌리면서 미소 띤 얼굴로 맛있는 닭갈비를 음미하였다.
닭갈비 음식은 꽤 맛있었지만, 식당 안에는 빈자리 없이 북적대는 손님들과 그 공간을 가득 채운 소음 때문에 가족 간 오붓한 대화는 제대로 나누지 못하였다.
대신 식후 빈스토리 카페에서 커피 타임을 가지면서 식사할때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꽃을 피워 나갔다.
“어머님은 경석씨가 매일 안부 전화하니깐 친근하시고 좋으시겠어요?” -직원
“하루에 세 번만 해도 족한데, 경석이는 전화를 계속 하고 싶은가 봐요~! ㅎㅎ” -어머니
“보통 아침에 전화 한 번하고, 점심 먹기 전에 다시 전화하고, 점심 먹고 나서 또 전화하고, 저녁 먹기 전에 다시 전화하고 저녁 먹고 또 전화해요~” 그리고 그 이후로 저녁에도 세 네 번은 더 전화를 하죠~ㅎㅎ” -어머니
“아들이 전화를 해 주어서 좋긴 좋지만, 어쩔 때는 받을 때까지 하니깐...어떤 날은 서른 번도 찍힌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일 때문에 내가 못 받을 때였어요~” - 어머니
“저번 주에는 경석이가 코로나 걸려서 1주일 동안 전화로 나 언제 나가냐고 답답하다고 전화를 했어요” ㅎㅎ~ -어머니
어쨌든 친근한 아들 덕택에 어머니에게는 행복한 에피소드를 많이 갖고 계셨다.
“경석아, 너 요즘은 엄지손가락 안 빨아?” -누나
“애기여? 아직도 그거 빨게? 이제는 안 빨지? 경석아?” -어머니
“내 기억으로는 경석이가 손가락 빠는 기억이 아직도 있어가지고...ㅎㅎ” -누나
누님이 경석씨 어릴 적 버릇 하나를 꺼내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경석이 어릴 때는 계속 이거를 빨고 있어서..” -누나
“지금은 생활 중에 손가락 빠는 모습은 거의 없어요! 가끔씩 옆으로 누어서 취침할 때, 빠는 것 같기는 해요” -직원
“경석이, 많이 변하겨~ 그 시간에만 하는게 어디야!~ ㅎㅎㅎ” 어머님이 경석씨의 행동변화에 칭찬을 하신다.
커피숍에서 누나와 어머니께 둘려 앉은 경석씨는 어느새 행복과 자신감이 충만하다.
그 때문일까? 다온빌로 귀가를 위하여 담당자가 해피콜을 준비하려고 하자, 갑작스럽게 “내가 해피콜 부를게, 짝꿍~”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담당자에게 “짝꿍, 나 발음만 도와줘~”라고 덧붙인다.
“네, 그러면 제가 해피콜만 연결해 드리고 경석씨 바로 바꿔 드릴게요~”
-직원
직원이 스피커폰으로 전환하여 경석씨에게 전달하였다.
통화음이 이어지고 잠시 후,
“충청북도 교통약자 지원센터입니다...” -안내멘트
(중략)..
“상담원을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안내멘트
“네 안녕하세요 고객님?” -상담원
“유경석이요” -경석씨
가족들앞에서 경석씨가 큰 소리로 씩씩하게 말한다.
“네, 유경석님인가요?” -콜센터
“네” -경석씨
“출발지가 어디신가요?” -콜센터
“질문을 받은 경석씨가 다급한 나머지 그만 ‘다온빌’이라고 말을 한 후, 옆에 있는 직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경석씨 다온빌이 아니고 ‘롯데아울렛’이라고 하세요~” -직원
“롯데아.우.레~” 직원에게 귓뜸 받은 경석씨가 송화기에 대고 이야기했다.
“비하동 롯데아울렛 인가요?” -콜센터
“네..” -경석씨
“목적지는 어디인가요?” -콜센터
“다온빌..”
경석씨가 다시 지체 없이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접수되었습니다.” -콜센터
통화를 마친 후, 경석씨가 불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나, 발음 이상하지 않았어?” -경석씨
“아니요, 잘 하셨어요!” -직원
“경석아, 상대방이 알아들었으면 잘 한거야~” -어머니
“괜찮아, 잘 했어, 경석아~” -어머니
어머니와 누님, 그리고 직원이 한결같이 잘 했다고 칭찬하였지만, 이후에도
계속애서 “나 발음 이상하지 않았어? 라고 주변인들에게 몇 번을 더 확인하였다.
“잘 하셨어요! 이제부터는 경석씨가 직접 해피콜 신청해도 될 것 같네요”
–직원
어머님과 누님은 다온빌로 보낼 아들을 위하여 어김없이 간식을 준비해 주셨다. 상주포도, 그리고 경석씨가 좋아하는 쭈쭈바 아이스크림과 스낵류 등의 간식을 주시면서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경석아, 포도는 다온빌 사람들하고 함께 먹어!” -어머니
“어머니 제가 잘 전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직원
아이스크림과 간식을 받은 경석씨는 얼굴에 미소가 끊일 줄 모른다.
해피콜이 올 때까지 배웅해 주시는 어머니와 누님이 다음 달에 다시 보자고 경석씨에게 손을 흔든다.
“다음 달에 봐 경석아~” - 어머니, 누나
“안녕히 계세요” 직원이 휠체어에 등을 돌리고 탑승한 경석씨를 대신해서 직원이 인사를 드렸다.
다온빌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경석씨는 직원에게 다시 물었다.
“짝꿍~ 나 오늘(해피콜) 잘 했어?” -경석씨
“네~”
오늘은 다온빌로 돌아오는 경석씨의 어깨가 유난히 듬듬해 보였다.
2023년 8월 29일 -유원욱-
경석씨와 어머니,누님이 나누는 대화는 언제 들어도 참 정겹습니다. 경석씨가 해피콜을 당당하게 호출했네요. 경석씨 대단하고 멋져요. -다온빌
첫댓글 경석씨가 너무 자랑스럽네요^^
경석 씨의 당당한 호출이 멋집니다. 어머님의 말대로 상대방이 알아들었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죠! 경석씨! 자신감 가지세요!
경석 씨가 주인되게 도우니 할 수 있는 일이 한가지 더 늘었네요.
스스로 해피콜을 불러 볼일 보러 가는 경석 씨의 모습이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