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찜통에 모락모락 김을 내는 찐빵이 그리워진다. 포근한 찐빵 하나에 꽁꽁 얼었던 손은 따뜻하게 녹고 한입에 구수한 단팥 소가 달콤하게 퍼진다. 말랑한 단팥찐빵도 맛있는데, 호두 알갱이가 콕콕 박혀 있다면 얼마나 맛있을지 상상만 해도 고소하다. 충북 영동 구름마을 사람들이 만드는 호구찐빵은 한번 맛을 보면 멈출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찐빵이다. 100% 국내산 팥과 호두로 만드는 호구찐빵은 구수한 표고버섯차와 함께 올겨울 영양 만점 간식이다.
호두 알갱이가 콕콕 박혀 씹을수록 고소한 호구찐빵
열 개 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 개 먹은 사람은 없다는 호구찐빵
말랑하면서도 쫀득한 찐빵에 고소한 호두 알갱이가 살캉살캉 씹히는 호구찐빵은 일단 한번 맛을 보면 서너 개는 앉은 자리에서 뚝딱 해치우게 되는 별미 찐빵이다.
호두찐빵은 어쩌다가 호구찐빵이 되었을까? 충북 영동 상촌면에 있는 귀농자들의 마을인 구름마을 사람들 영농조합에서 만드는 찐빵이기 때문이다. 영동군 두메산골로 귀농한 농부와 가족들이 모여 만든 호구찐빵은 엄마가 집에서 정성껏 만든 찐빵처럼 건강하고 친근한 맛이다.
호구찐빵은 팥소의 당도를 줄여 호두 향을 살렸다
'구름마을 사람들이 만드는 호두찐빵'이라는 의미를 담아 호구찐빵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찐빵 이름은 호구이지만, 마을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호구찐빵의 재료와 수제 과정을 보면 절대 호구로 볼 수 없는 정성이 느껴진다. 딱딱한 호두 손질부터 직접 끓인 팥소를 넣어 일일이 손으로 빵을 만드는 순간까지 구름마을 사람들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수제 호구찐빵은 올겨울 건강한 영양 간식으로 최고다.
[왼쪽/오른쪽]호구찐빵 안에 넣는 팥소도 100% 국내산을 쓴다. / 호구찐빵은 동네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간식거리다. [왼쪽/오른쪽]금방 쪄낸 호구찐빵은 쫀득하고 구수하다. / 호두가 눈에 보여 더 맛있어 보이는 호구찐빵
팥소의 단맛은 줄이고 고소한 호두 맛을 살린 수제 호구찐빵
영동은 한때 호두의 최대 생산지였다. 지금은 김천, 영동, 무주, 천안 모두 호두 생산지로 유명하다. 영동 호두의 주산지는 상촌면이다. 집집이 호두나무가 있어 호두가 흔하다 보니 웰빙 음식으로 호두기름도 짜고 곶감호두말이 등 호두로 만드는 요리가 다양하다. 호두는 나무에서 열매를 따서 껍질을 벗기고 깨끗이 씻어 바짝 건조하는 등 손이 많이 가는 농작물이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호두는 정월 대보름이면 부럼으로 챙겨 먹는 견과류다. 불포화지방산과 DHA가 풍부해 두뇌활동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치매 예방에도 탁월하다. 호두는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우울증을 감소시키는 효능까지 있다니 백세시대에 유익한 음식이다.
속이 실하고 고소한 맛이 좋은 영동 호두
영동 호구찐빵에 들어가는 호두와 팥은 모두 영동에서 키우고 수확한 농산물로 만든다. 기존 찐빵보다 설탕과 소금을 줄여 호두의 고소한 맛을 살려 담백하다. 찐빵 반죽에 호두가 10%씩 들어가는데, 찐빵 하나에 호두 반쪽이 고스란히 들어가는 셈이다. 빵을 한 입 베어 물면 호두 알갱이가 바삭하게 씹힌다. 호두가 들어가기 때문에 기존 찐빵에서 나는 이스트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호구찐빵은 표고버섯차와 잘 어울린다.
호구찐빵은 팥소부터 반죽까지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울퉁불퉁하고 투박하지만, 모양이 정감 있고 집에서 만든 찐빵처럼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호두가 들어간 담백한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팥소 없이 호두빵만 쪄서 팔기도 하는데, 쫀득한 식감 때문에 호두빵만 사 가는 단골이 있을 정도다.
호구찐빵은 찜통에서 금방 쪄낸 걸 사 먹는 맛도 좋지만, 택배로 받아 직접 쪄서 먹어도 맛있다. 택배로 받는 호두찐빵은 냉동해서 아이스박스로 발송된다. 5개들이 2봉지 1세트가 1만 원이다. 택배비 별도.
[왼쪽/오른쪽]호두는 깨끗하게 손질해서 잘게 잘라 넣는다. / 호구찐빵 반죽에 잘게 자른 호두를 섞는다. [왼쪽/오른쪽]호구찐빵을 만드는 구름마을 사람들 / 구름마을 사람들 영농조합 건물 외관
구수한 표고버섯차와 향긋한 목련꽃차가 어울리는 호구찐빵
상촌면에는 버섯특화거리가 있어 신선하고 맛있는 버섯을 만날 수 있다. 질 좋은 영동 표고로 만드는 표고버섯차도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표고버섯차는 꽃차와 함께 고소한 호두찐빵과 잘 어울리는 음료다. 구름마을 사람들이 만드는 꽃차는 향긋하고 은은한 향기가 좋은 건강 차다. 목련 꽃잎을 바싹 말려 만든 목련차는 뜨거운 물을 붓자마자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난다. 4월 초 목련이 활짝 피기 전에 꽃송이를 따서 건조한 뒤, 살짝 덖어 보관한다. 목련차뿐만 아니라 감국으로 만든 국화차, 매화차, 찔레꽃차 등 사계절에 피어나는 모든 계절 꽃을 꽃차로 말려서 판매하는데, 50여 가지가 넘는다.
구름마을 사람들이 만드는 호구찐빵과 목련꽃차, 표고버섯차
영동군 상촌면 구름마을에서는 호구찐빵 만들기 체험을 1년 내내 운영한다. 호두빵 반죽 800g으로 직접 만든 호구찐빵과 지인에게 쓴 편지를 담아 택배로 보내는 체험인데,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점심도 맛볼 수 있어 하루 프로그램이 알차다. 그 외에도 채식밥상을 맛보는 풀쌈만찬, 표고버섯을 채취하는 호구네 힐링 맛깔 담아가기, 호구네 곶감 베란다에 달기, 사토 미소와인 도란원 체험 등 영농조합원들이 만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수한 호두 맛에 앉은자리에서 서너 개는 해치우는 호구찐빵
여행정보
구름마을사람들 영농조합법인
- 주소 : 충북 영동군 상촌면 민주지산로 3035
- 문의 : 010-9802-4600, 010-3303-9428
주변 여행지
- 난계국악박물관 : 영동군 심천면 국악로 9 / 043-742-8843
- 옥계폭포 :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 산 75-1 / 043-740-3225(영동군청 문화체육관광과)
- 영동 국악체험촌 : 영동군 심천면 국악로1길 33 / 043-740-5946
숙소
- 민주지산자연휴양림 : 주소 / 전화번호
- 두바이모텔 : 영동읍 계산로6길 7-1 / 043-744-2235
- 와인모텔 : 영동읍 계산로 43-2 / 043-745-1317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건깅식 찐빵이네요
구미가 당기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