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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들은 숱하게 사람을 죽인다. 총으로 쏴서도 죽이고 칼로 찔러서도 죽인다. 주인공은 여러 발 맞고도 끈질기게 할 말 다하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그 즉시 쓰러져 숨이 넘어간다. 실제로도 그럴까? 총상의 치명성은 총알의 크기, 속도, 맞는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속도다. 운동에너지(즉 파괴력)는 질량에 비례하고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알이 작고 속도가 느린 권총으로 사람을 즉사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총알이 중요 동맥이나 뇌를 직접 손상시킬 경우는 빨리 죽을 수 있지만, 그 경우에도 숨을 거두기까지는 최소한 몇분이 소요된다.
일반적으로 총상이 사망으로 이어지는 것은 출혈과 뇌손상, 혹은 오염균에 의한 조직 괴사 때문이다. 복부에 상처를 입었을 때에는 내장에서 새어 나오는 배설물에 의한 감염이 사망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자동소총 실탄을 비롯, 구경이 크거나 속도가 빠른 총알들은 이런 일반적인 경과를 거치지 않고 즉사를 유발할 수 있다. 그것은 강력한 회전이 걸린 이 총알들이 저격부위를 말 그대로 '짓뭉갬'으로써 일어난다.
그밖에 유체역학적인 쇼크가 죽음을 야기하는 수도 있다. 인체는 주로 물로 구성돼있기 때문에, 전체를 일종의 수압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인체의 어느 한 부분에 고속으로 날아온 총알의 충격이 가해지면, 이 충격이 마치 수압기처럼 순식간에 온몸으로 전달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광범위한 인체 조직이 타격을 입고 신경전달 기능에 장애가 일어나게 된다. 팔이나 다리에 입은 총상이 간혹 치명적이 되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영화의 총격 장면은 현실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콜럼버스는 신대륙 발견이 별 것 아니라고 비웃는 사람들에게 "달걀을 세워보라"고 역공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흔들자, 그는 달걀 한쪽을 깨뜨려 탁자에 세우고 나서, "모든 것은 시작이 어려운 법"이라고 훈계했다. 콜럼버스는 깨뜨리지 않은 달걀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달걀 세우기는 노력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달걀을 세울 수 있는 것은 1년중 단 하루 춘분날 뿐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춘분에는 태양이 적도를 지나고 지구의 중력도 고르게 분포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그럴듯한 설명을 곁들이기도 한다. 실제로 춘분이 되면 세계 여기 저기서 달걀 세우기 행사가 열린다. 알래스카대학의 켄 그레이 예술학과장은 1985년 춘분날 동료 20명과 함께 무려 170개의 달걀을 세우는 이벤트를 벌였다. 달걀은 모두 싱싱했고 어미닭도 여러 종류였다.
그러나 달걀 세우기가 춘분에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여러 실험들이 이뤄졌지만, 춘분이 아니라도 달걀은 잘 섰다. 달걀을 세우는 데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필요한 것은 은근과 끈기 뿐이다. 균형을 최대한 잘 잡은 뒤 살며시 손을 떼면 된다. 달걀에 따라서는 비교적 쉽게 서는 것도 있고, 며칠씩 걸리는 것도 있다. 잘 안되는 것은 일찍 포기하는 게 좋다. 일종의 속임수지만, 달걀을 세게 흔들어주면 더 쉽게 세울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노른자를 중심에 고정시키는 알끈이 끊어져 노른자가 아래쪽으로 처지기 때문에 균형 잡기가 용이해진다.
녹음기에서 나오는 자기 목소리를 처음 듣는 사람은 백이면 백 "내 목소리가 아니다"고 부인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음성이 이렇게 형편없단 말야?" 하고 실망한다. 그러나 그것이 남들이 듣는 객관적인 자 신의 목소리다. 왜 그런 차이가 생길까.
음성은 성대의 진동에 의해 만들어진다. 성대가 진동하면 그 일부는 입밖으로 나와 공기를 통해서 전파된다. 이것이 타인이 듣는 목소리다. 카세트테이프에 녹음되는 음성도 마찬가지다.
성대 진동의 또 다른 일부는 본인의 두개골과 속귀(내이), 가운데귀 (중이)를 거쳐 고막에 직접 전달된다. 두개골의 단단한 뼈, 속귀에 차 있는 액체, 가운데 귀에 들어있는 공기가 진동을 전달하는 매질 역할을 한다.
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듣는 목소리는 이처럼 입 밖 공기를 통해 전달 되는 음성과 인체 내부를 통해 전달되는 음성이 혼합된 소리다. 뇌에 는 이목소리의 기억이 깊이 각인돼 있기 때문에, 녹음기를 통해 나오는 목소리를 들을 때에는 어색하고 낯선 느낌을 받는 게 당연한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녹음된 음성이 자기 본래 음성보다 높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 둘의 차이를 일률적인 패턴으로 설명할 수는 없으나, 음향의 충실도(Fidelity) 만큼은 인체 내부를 통해 전달되는 음성이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음성보다 우수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녹음기에서 나오는 자기 목소리를 듣는 것은, 평소 익숙해있는 심포니를 성능이 나쁜 라디오로 듣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 익사
물에 빠졌을 때 세번째 가라앉으면 죽는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 장면을 진짜 보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은 아니다. 익사 전에 몇번 오르락 내리락 하느냐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가령 전체 익사자의 25% 이상은 술에 취한 사람들인데, 이들은 대개 몸부림도 치지 않고 한번에 깊숙히 가라앉는다. 대부분의 익사가 비슷한 단계를 거쳐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다.
①공황 상태에서의 격렬한 저항 ②헤엄을 치려는 시도 ③질식 또는 호흡정지(이 단계에서 많은 물을 삼킨다) ④구토, 헐떡거림, 물 들이킴(삼키는 것과는 다르다) ⑥경련, 그리고 죽음의 단계가 그것이다.
이 과정에서 몇 차례 떠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할 수는 있으나, 세번째 가라앉으면 마지막이라는 말은 일률적으로 할 수 없다. 또 익사자의 10% 가량은 물속에서 전혀 호흡을 하지 않고 물도 들이키지 않은 채 후두가 경직되면서 사망하기도 한다.
같은 익사라도 민물과 바닷물의 메커니즘은 크게 다르다. 민물에 빠졌을 때에는 허파로 들어온 물이 빠르게 허파를 빠져나와 혈액으로 흡수된다. 이때 물이 허파꽈리의 표면활성제를 씻어내 쪼그라뜨리고, 그 결과 산소가 혈액으로 공급되지 못해 목숨을 잃게 된다. 바닷물은 반대로 혈액의 혈장을 허파쪽으로 빨아들임으로써 허파꽈리의 활동을 방해해 생명을 빼앗는다.
익사 직전에 구조된 사람 중엔 조직의 산소부족상태(저산소증)가 가시지 않고 며칠 또는 몇주씩 지속되는 사례가 있다. 이런 저산소증은 바닷물로 인한 경우가 민물보다 해롭고, 치료도 더 어렵다. 따라서 같은 사고라도 바닷물에 빠지는 것이 민물에 빠지는 것 보다 더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한번 생각해 보자. 누구나 2명의 부모, 4명의 조부모, 8명의 증조 부모, 16명의 고조부모 가 있다. 물론 친가와 외가를 합친 숫자다. 이렇게 계산해 올라가면 30대 선조만 돼도 이론적으로 조상의 숫자는 10억7374만1824명에 이른다. 다시 31대는 이 숫자의 2배, 32대는 31 대의 또 2배 가 된다. 그러나 우리는 인류가 지구에 처음 나타날때 그 숫자가 극소수(가령 아담과 이브)였음을 알고 있다. 어떻게 해서 이런 모순이 생기는 것일까.
원인은 '근친 결혼'에 있다. 어느 가족이나 가계도를 그려 올라가 다 보면 중간 중간에 중복되는 조상이 나타난다. 극단적인 예로, 갑과 을이 결혼해서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았다고 하자. 이 아들 딸이 성년이 돼 자기네끼리 결혼해 다시 아이 하나를 낳았다고 가정하자. 이
아이는 이론상으로는 4명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어야 하지만, 실은 2명 밖에 없다. 아버지의 부모(즉 친조부모)와 어머니의 부모(외조부 모)가 동일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는 아닐지라도, 과거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근친혼이 많았다. 사촌끼리의 결혼이 가장 흔했다. 스페인의 알폰소 8세는 왕족끼리의 근친결혼으로 인해 고조부모가 16명이 아니라 10명 뿐이었다. 이런 까닭에 모든 가계도는 역피라미드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모양이 된다.
조상 숫자가 처음엔 기하급수로 늘어나지만 올라갈수록 점차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어느 시점엔가 증가를 멈춘뒤 그때 부턴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가계 붕괴'라 한다. 따라서 많은 유전학자들은 현재 지구 위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은 추적해보면 서로 먼 친척간(50번째 사촌쯤?)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중국 만리장성은 달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지구의 유일한 인공 구조물]이라는 얘기를 혹시 지금도 믿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거짓말에 속아 산 세월을 한탄할 일이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38만4400㎞다. 달에서 보이는 지구는 우리가 보는 달보다 지름이 3.7배쯤 큰 둥그런 공이다. 알렌 빈이라는 우주 비행사가 써놓은 지구 감상기에 따르면 "지구는 대부분 하얗고(구름), 일부는 푸르며(바다), 군데 군데 노란 덩어리가 있고(사막), 또 얼마간은 초록색(산야)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구"일 뿐이다.
그는 덧붙여 "육안으로는 지구의 어떤 인공구조물도 볼 수 없다"고 썼다. 과학적으로 계산하면, 이 거리에서 최고의 시력을 가진 사람이 식별할 수 있는 이상적인 한계는 새하얀 배경에 두께 700 이상으로 선명하게 그려놓은 검은 직선 정도다. 만리장성의 폭은 4 에서 기껏해야 12 를 넘지 않는다.
사실, 만리장성은 달은 고사하고 지구로부터 몇천㎞만 멀어져도 보이지 않는다. 만리장성이 보일 정도의 상공이라면 만리장성 뿐 아니라 고속도로, 철도, 운하 같은 다른 인공구조물도 모두 관측할 수 있다.
그런데도 도대체 어디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NASA(미항공우주국) 관계자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이 질문을 해대는 통에 골치가 아플 지경이라고 한다. 아마도 우주여행 초창기에 우주비행사중 누군가 식사 자리에서 허풍을 떤 것이 와전된 것이 아닐까, NASA 사람들은 추측하고 있다.
개의 나이 1년은 사람의 7년과 같다는 설이 있다. 사실일까. 개는 사람과 무척 가까운 동물이면서 늙기는 매우 빨리 늙는다. 그래 서 사람들은 개의 나이를 인간의 나이로 환산해보려는 시도를 오래전부터 해왔다. 그 결과 그럴듯한 공식들이 여럿 만들어졌다. 개의 1년을 사람의 7년과 동일하게 보는 계산법도 그중 하나다. 이 공식은 처음 나왔을 땐 상당한 호응을 받았지만, 개의 나이가 많아지면 적용하기 어려운 약 점이 있어 요즘은 별로 인용되지 않는다.
동물학자들 사이에 가장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공식은 '21+ 4n'이다. 즉 태어난 첫 1년을 인간의 21년과 같게 놓고, 그 다음부터는 한해에 4년씩 더해주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살짜리 개는 사람으로 치 면 21+(9 4)=57살이 된다.
이 계산법은 잘 알려진 개의 일생과 매우 그럴듯하게 들어맞는다. 개 는 6∼7살이면 중년으로 치는데, 이 공식으로 환산하면 사람 나이 41∼45 살과 맞먹는다. 또 대부분 개의 평균수명인 12∼15살은 61∼77살로 환산 할 수 있어 우리 통념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드물지만 20살까지 장수하는 개는 사람나이 97살인 셈이니, 그만하면 '천수'를 누렸다고 축복해 줘도 별로 어색할 게 없다.
만약 종래의 계산법대로 '1년=7년' 공식을 쓰면 20살 개는 140살 노인 과 같다는 얘기가 돼 납득하기 어려워진다. 세계 최장수 개로 알려진 '블루이'라는 호주의 양치기 개는 죽을 때 나이가 29살이었는데, 이 계산법을 쓰면 무려 사람나이 203살을 살았다는 믿기 힘든 결과가 나온다.
나방은 왜 불빛을 보면 달려들까. 등불이 있으면 그 주위를 자꾸 맴도는 이유는 뭘까.
나방은 야행성 곤충이다. 낮에는 자고 밤에만 활동한다. 먹이 찾기나 번식도 모두 밤에 한다. 어두운 밤에 움직이기 위해선 뭔가 나침반이나 지도 역할을 해줄 것이 필요하다. 나방은 수백년에 걸친 진화 끝에 하늘에 떠있는 별 들, 특히 달빛을 나침반 대용으로 이용할 줄 알게 됐다. 달빛을 기준으로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며 목표물을 찾아 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인공 조명을 발명하면서 나방들은 헷갈리게 됐다. 특히 달빛과 비슷한 은은한 등불이 근처에 있으면 나방의 착각 은 더욱 심해진다. 나방은 등불을 기준으로 삼아 날아갈 방향을 탐색하게 된다. 특정한 광원과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며 비행하는 방법은 광원을 중심으로 선회하는 것 밖에 없다. 나방은 점점 작아지는 동심원을 그리며 광원을 향해 맴돌아 들어가다 결국 전구에 부딪히거나 타 죽는 운명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달빛 보다 훨씬 밝은 조명 주변에도 나방이 모여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곤충학자들 가운데는 나방이 이를 낮으로 혼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사람이 많다. 잠을 자야 할 시간으로 알고 자꾸 밝은 등불에 내려 앉으려 한다는 것이다.
'스위스은행 계좌'라고 하면 매우 비밀스런 냄새를 풍기지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스위스의 은행들은 이름과 번호로 돼있는 일반 계좌와 달리 번호로만 거래하는 계좌를 따로 운영한다. 이른바 '비밀계좌'는 이런 번호계좌에 붙여진 별명이다.
'번호계좌'는 조회와 거래를 모두 번호로만 한다. 은행 내 장부 작성도 번호로만 이뤄진다. 그러나 은행은 이 계좌 주인의 신원 기록을 갖고 있다. 어떤 고객이 애초부터 자기 이름을 숨기고 익명으로 예금할 수는 없다. 단지 이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이 극히 제한돼 있을 뿐이다.
스위스 은행들이 유명한 것은 번호계좌 때문만은 아니다. 스위스 법은 일반계좌를 포함한 모든 은행계좌에 대한 정보 누출을 금지하고 있다. 심지어 '아무개의 계좌가 있느냐 없느냐' 같은 기본적인 사실에 대한 언급도 불법으로 돼있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 한 길은 스위스 법원의 명령을 받아내는 것 뿐이다. 실제로 지난 82 년 로마에서 불법자금 유치 혐의로 체포된 한 스위스 은행원은 예금주의 신원을 알려주고 석방됐지만, 고국에 돌아와서는 5만프랑의 벌금형을 받았다.
그러나 스위스 은행이 검은 돈의 온상이라는 악명이 높아지자 계좌 개설 절차도 많이 까다로워졌다. 번호계좌를 열려면 반드시 본인 이 은행에 가서, 신원증명을 하고, 번호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합법적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바다는 파랗다. 그렇지만 그릇에 떠놓고 보면 바닷물도 강물이나 수돗물과 다름없이 맑다. 왜 바닷물은 파랗게 보일까. 하늘이 반사 돼 그런 것은 물론 아니다. 흐린 날에도 바다는 여전히 파랗다.
태양광선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빨강에서 보라까지 여러 단색광 들이 나타난다. 우리 눈에 비치는 모든 물체의 색깔은 그 물체가 태양광선의 어느 빛을 흡수하고 어느 빛을 반사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모든 빛을 다 흡수하는 물체는 검은 색, 모두 반사하는 물체는 흰색으로 보인다.
태양광선이 맑은 물에 부딪치면 먼저 적색광과 적외선부터 흡수되기 시작한다. 열길 물속(약 18m)까지 내려가면 적색광은 완전히 흡수돼 사라져버린다. 반면 청색광은 흡수 속도가 가장 느리다. 청색광은 물밑을 관통해 들어가면서 극히 일부만 흡수되고 나머지는 물분자에 부딪쳐 사방으로 반사된다(이를 산란이라고 한다). 이 산란된 빛이 다시 물을 뚫고 밖으로 나와 바다가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면 컵에 따라놓은 물은 왜 파랗게 보이지 않는 것일까. '청색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물 깊이가 최소 3m는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다가 아니라도 깊은 호수나 강은 파랗게 보일 수 있다.
바다가 늘 파란 것 만은 아니다. 그 중에는 녹색이나 적색으로 보이는 곳도 있다. 이것은 태양광선의 흡수나 반사에 따른 광학적 효과가 아니라, 바닷물에 섞여있는 유기물, 해조류, 부유물 등 때문이다. 노란색 계통의 이물질이 많이 섞여있는 바다는 파란빛에 노란색이 합쳐져 녹색으로 보인다. 적색바다는 해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데, 주로 물 표면 가까이 떠있는 조류나 플랑크톤 탓이다.
뉴욕 밤거리가 나오는 할리우드 영화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화면이 있다. 맨홀에서 뜨거운 김이 솟아오르는 장면이다. 특히 공포영화나 갱 영화, 음울한 미래 SF영화에는 단골로 나와 관객을 긴장시키는 게 이 이상한 뉴욕 밤거리다.
맨홀에서 나오는 김의 정체는 도시 지하를 흐르는 난방용 스팀이다. 뉴욕시의 전기, 천연가스, 스팀은 100년 넘게 '콘 에디슨' (Consolidated Edison)이라는 회사가 대부분 공급하고 있다. 자산 150억달러의 이 회사는 뉴욕시 전역의 전기, 맨하탄과 브롱스 지역 의 천연가스, 맨하탄의 스팀 서비스를 거의 전담하고 있다.
이래서 뉴욕의 가장 번화한 맨하탄 지역의 땅 밑에는 콘 에디슨이 배설한 스팀 파이프가 이리 저리 얽혀있다. 줄잡아 맨하탄의 2000 개 대형 빌딩과 사업장이 이 스팀을 공급받아 난방을 해결한다. 그런데 파이프가 오래되다 보니 곳곳에서 균열이 생겨 스팀이 새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파이프에서 누출된 스팀들은 지하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 이리 저리 헤매이다 결국 맨홀을 통해 지상으로 분출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파이프 균열 정도가 심해 스팀이 너무 자욱하게 새나오는 바람에 지상의 자동차들이 통행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콘 에디슨은 이런 때에는 맨홀에 기다란 원통을 세워 김을 공중으로 뽑아내기도 한다.
물론 맨하탄 거리의 맨홀에서 나오는 김이 전부 콘 에디슨의 스팀 파이프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도로 지하 공간에는 때로 과도한 습기가 들어차는 수가 있다. 수도관에 금이 가 물이 새거나 비가 많이 내릴 때, 하수관이 터졌을 때 등이 다. 이 습기들이 뜨거운 스팀 파이프의 열을 받으면 수증기로 변하고, 역시 맨홀을 통해 맨하탄 거리 위로 솟아오르는 것이다.
한여름 공항 활주로 노면은 뜨거운 지면 반사 때문에 주변보다 5∼10 도 온도가 높다. 높은 기온은 공기 밀도를 낮춰 비행기 이륙에 필요한 양력을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비행기는 충분한 양력을 얻기 위해 활주 로를 더 달려야 한다. 점보기의 경우 평소에는 1500∼1700m의 활주로를 달리면 되지만, 섭씨 40도에 가까운 날씨에는 3000m 이상을 달려야 된다. 이에 따라 이륙 에 필요한 연료도 평소의 2배 이상을 소모하게 된다.
비행기 이륙 중량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화물을 덜 싣게 된다. 30도 이상의 날씨에서는 기온이 2도 상승할 때마다 화물 탑재량을 2.5∼3t씩 감량한다. 결국 항공사의 수입이 그만큼 줄게 되는 것이다.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에는 맞바람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날개를 위로 밀어올리는 힘, 즉 양력이 날개에 부딪치는 공기의 흐름이 빠를 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김포공항의 활주로는 북서-남동 방향으로 나있다. 북서풍이 주로 부는 겨울철에는 비행기 조종사들이 북서쪽(강화도 방향), 여름철에는 남동쪽(관악산 방향)을 바라보며 뜨고 내린다. 대한항공 윤종근기장은 정상적인 조건에서 747 점보여객기가 이륙하기 위해서는 대략 6000피트(약 1800m) 정도의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뒷 바람이 불면 바람 1노트당 140피트(약 40m)씩 활주 거리를 늘려 계산한 다고 말했다. 1노트는 시간당 1해리(1852m)를 움직이는 속도다.
기술적으로 이착륙에 가장 어려운 것은 옆바람이다. 30노트 이상의 옆바람이 불면 이착륙이 금지된다. 조종사들은 착륙할 때 옆바람이 불면 기수를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틀어 마치 게걸음을 하듯 옆으로 비스듬히 내리는 고난도의 기술을 구사한다.
손톱은 잘 쓰는 쪽이 빨리 자란다. 오른손잡이는 오른손 손톱이 더 빨리 자란다는 얘기다. 다섯 개 손가락 중에서는 가운데 손가 락 손톱의 성장속도가 으뜸이다. 손톱과 머리카락은 사람이 죽은 후에도 자란다는 얘기가 사실일까? 물론 아니다. 손톱이나 머리카락은 그 자체가 생명이 없는 '케라틴' 조직이다. 피부에서 매일 떨어져 나가는 마른 피부조각과 비슷하다. 사람이 죽으면 다른 살아있는 부분은 쪼그라들지만 손톱이나 머리카락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마치 자란 것처럼 착각을 일으 킬 수는 있다.
보통사람의 피부를 몽땅 벗겨 모으면 무게가 2.8㎏ 쯤 된다. 피부이식은 본인, 또는 일란성 쌍둥이의 것만 가능하기 때문에, 젊고 팽팽한 피부를 옮겨 심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공상은 부질없는 짓이다. 나이가 들면 변하는 것이 많다. 고음을 듣는 능력이 줄어들고, 미각도 떨어진다. 잠이 줄어 어린이는 8∼9시간 자야 하지만, 어른은 4∼6시간으로 견딜 수 있다.
인체의 신비한 구석은 이밖에도 많다. 우주 비행사들이 무중력 상태에 오래 있으면 뼈의 무게와 두께가 줄어든다. 임신중에는 자궁이 평상시의 500배까지 팽창하고, 생리중에는 여성의 가운데 손가락 감각이 무디어진다. 성행위에 소모되는 에너지는 2개층 계단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 남자는 10대후반∼20대초반에 최고의 성적 파워에 도달하고, 여자는 20대후반∼30대 초반에 최고에 달해 60대 초반까지도 그 수준을 유지한다. 20%의 수분을 잃으면 우리는 고통스런 죽음을 당한다. 평균적인 사람은 1주일반까지 물 없이 견딜 수 없다. 그것이 한계다. 최고 기록은 11일이다.
미소를 짓는 데에는 17개의 근육이, 찡그리는 데에는 43개의 근 육이 필요하다. '일소일소 일노일로'라는 격언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인체에는 모르고 지나치는 신기한 사실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먼저 눈. 눈은 무척 예민해서, 달이 없는 맑은 날 밤 산꼭대기 에 있는 사람은 80㎞ 밖에서 켜는 성냥불을 볼 수 있다. 동시에 일어나는 100만개 이상의 시각적 인상을 감지할 수 있고, 800만 종류 이상의 색상 차이를 구별할 수 있다.
어두운 곳에 들어가 완전히 적응하는 데까지는 한시간이 걸린다 그렇지만 한번 적응하면 밝은 햇빛 아래 있을 때보다 10만배나 예민해진다. 매몰 사고때 구조반이 생존자의 눈에 안대부터 하는 것 은 어둠 속에서 예민해진 눈에 갑자기 빛이 들어갈 경우 시신경을 크게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양인들처럼 푸른 눈이 빛에 더 예민하고, 동양인의 진한 갈색 눈이 상대적으로 둔감하다.
보통 사람들의 평균 시야는 180도다. 책을 읽을 때 글자를 연속 적으로 쫓아가며 읽을 수는 없다. 눈동자는 단어 묶음 별로 점프하면서 움직이게 돼있다. 즐거운 장면을 볼 때에는 동공이 45%까지 확대된다. 동공은 또 조그만 소음에도 반사적으로 확대된다. 수술하는 의사, 시계 만드는 사람, 세밀한 수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소음에 신경질을 내는 것은, 소음이 동공을 확대시켜 순간적으로 시각을 흐리게 하기 때문이다.
눈을 뜨고 재채기를 하면 눈알이 튀어나온다는 말은 사실일까?. 재채기의 속도가 시속 160㎞에 달한다는 점에서 보면 그럴 듯 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실험해본 과학자는 없다. 그러나 재채기를 할 때에는 본능적인 반사작용으로 반드시 눈이 감기게 돼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걱정은 할 필요 없다.
뇌는 무거운 것 같아도 전체 체중의 2% 밖에 안된다. 그러면서도 인체가 필요로 하는 산소의 25%를 소비한다. 뇌를 둘러싸고 있는 두개골은 단단하지만, 정작 뇌 자체 성분의 80%는 물이다. 피(78%)보다 더 묽은 것이다. 뇌는 고통에 둔감하다. 두통은 뇌에서 오는 게 아니라 뇌를 연결하고 있는 신경과 근육에서 비롯된다. 머리가 크다고 지능이 높은 것은 아니다. 최초의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의 뇌 용량은 현대인보다 100㏄ 쯤 더 컸다.
인체의 혈관 총 길이는 11만2000㎞에 달한다. 심장은 이 미로에 매분 한번씩 피를 펌프질해 보내고 다시 돌려받는다. 이를 위해 평균인의 심장은 하루 10만번 뛴다. 72년을 산다고 하면 25억번 이상을 박동한다는 계산이다. 여자의 심장은 남자보다 더 빨리 뛴다. 지구상에서 혈액의 구성성분과 가장 가까운 액체는 바닷물이다. 혈액형 가운데는 O형이 가장 많고, AB형이 가장 드물다.
인체에는 30조개의 적혈구가 있다. 무슨 이유에서건 일산화탄소를 몇번 들이마시면, 적혈구속 헤모글로빈의 절반 이상이 일산화탄소와 결합하고 나머지 절반만 산소를 나르게 된다. 이것은 적혈구 절반을 갑자기 상실하는 것과 똑같다. 그래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입술이 붉은 것은 피부 바로 아래 미세한 모세혈관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보통땐 산소가 많아 붉은 색을 띠지만, 피를 많이 흘리거나 빈혈인 사람은 산소가 모자라 입술이 창백해진다. 견딜만 하다 싶은 정도의 햇볕도 곧잘 피부 아래 혈관을 손상시킨다. 혈관은 한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는데 4∼15개월이 걸린다.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 예를 들어 안데스 산맥에 사는 인디언들은 평지 사람보다 2∼3.5 의 피가 더 있다.
한참을 토하거나 공복으로 속이 쓰릴 때 입으로 쓴 물이 올라올 때 가 있다. 위에서 분비되는 위액이 역류해 올라오는 것이다.
위액의 주성분은 염산과 효소다. 산성이 PH1∼1.5로 금속을 녹일 수 있을 만큼 엄청나게 강하다. 이 강한 산성으로 음식물을 분해해서 죽처럼 만드는 일차 소화작용을 하고, 세균이 십이지장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는 살균작용도 한다. 이런 위액이 식사를 한번 할 때마다 500㎖ 씩, 하루 1.5∼2.5 가량 나온다. 배가 출렁거릴 정도로 많은 양이다. 이처럼 독한 위액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 위 자체는 어떻게 해서 멀쩡할 수 있을까? 위액은 왜 위벽을 다른 음식물처럼 소화해버리지 않을까?.
위벽에서는 위액 뿐 아니라 끈적끈적한 점액이 함께 분비된다. 점액은 위액과 반대로 강한 알칼리성을 띠고 있다. 이 알칼리성이 위액 의 산성을 중화해주는 까닭에 위가 무사한 것이다. 아울러 점액은 딱 딱한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위벽이 상처를 입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도 한다.
만약 과음 과식을 한다든지 지나친 스트레스가 쌓이면 위벽을 흐르는 피의 흐름이 나빠진다. 그러면 점액을 분비하는 세포들은 산소 결핍으로 '질식'상태에 빠지고, 그 결과 점액 분비활동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 위액을 중화해야 할 점액이 제 할일을 하지 못하면, 그때부터 위액은 위벽을 침범해 소화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위궤양이다.
이는 야구 중계방송에서 해설자가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저 투수는 스피드는 좋은데 공이 가벼워서 홈런을 자주 맞습니다", 혹은 "저 선수 는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공이 무거워 큰 걸 좀처럼 안 내줘요" . 야구공 무게가 저마다 다를 리 없는데 왜 그런 표현을 하는 걸까. 구질의 가볍고 무거움은 공의 회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공에 회전이 많이 걸리면 그만큼 장타를 맞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면 된다.
투수가 던지는 직구에는 보통 공의 아래에서 위쪽으로 백스핀(역회전)이 걸린다. 백스핀이 걸린 공을 타자가 배트의 중심보다 약간 위쪽 부위로 정확하게 받아치면, 공은 반대방향으로 다시 강력한 백 스핀을 먹게 된다. 강하게 뻗는 공에 백스핀까지 걸리면 공은 윗쪽으로 솟구치게 된다. 공의 윗 부분은 공기 흐름이 빨라지고 아래쪽은 느려짐으로써, 공을 아래에서 위로 밀어올리는 양력이 생기는 것이다.
비행기 날개 윗면이 아래보다 둥근 탓에 공기 흐름이 빨라져 비행기가 떠오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무거운 공은 그 반대다. 공에 회전이 적거나 거의 없으면 양력을 그만큼 덜 받게 되고, 타자가 힘껏 때려도 땅볼이 되거나 멀리 뻗지 못하게 된다. 정통 직구를 구사하는 박찬호의 공은 비교적 가벼운 편에 속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구질이 가벼우냐 무거우냐는 투수의 체격, 공을 잡는 방법(그립) 등에 크게 좌우된다. 야구 해설가 김소식씨에 따르면 손가락 길이와 도 적지 않은 관련이 있다. 손가락이 짧으면 아무래도 공의 회전을 죽이거나 살리는 컨트롤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거운 공을 던지기 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할 수 있다. 그밖에 선천적인 요인도 상당히 작용하며, 한 투수가 가벼운 공과 무거운 공을 함께 구사하기란 사실 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행기는 지상에서 자력으로 후진을 못한다고 한다. 사실일까. 비행기는 자동차와 달리 엔진의 힘을 바퀴로 전달하는 장치가 없다. 엔진에서 내뿜는 배기가스의 반작용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따라서 자동차처럼 [후진기어]를 넣어 진행방향을 바꿀 수가 없다.
그렇지만 실제로 공항에 가보면 비행기들이 활주로로 나가기 위해 후진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그건 비행기가 자체 엔진의 힘으로 후진하는 것이 아니라, 토잉카(견인차)가 쇠밧줄을 걸어 끌어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비행기가 자력으로 후진하는 게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다. 엔진에서 분출되는 배기가스의 방향을 반대로 바꿔주면 가능하다. 이를 "역추진"이라고 한다. 역추진이라 해서 엔진을 거꾸로 돌리는 것은 아니다. 뒤로 내뿜는 공기를 중간에서 차단, 엔진 몸체의 덮개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 앞 방향으로 흐르게 하면 된다.
이런 기능이 있는데도 비행기가 지상에서 자력으로 후진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게가 수백t에 달하는 항공기를 역추진만으로 움직일 경우 엔진에 엄청난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역추진은 그보다는 착륙할 때 속도를 줄이기 위한 브레이크 용도로 유용하게 쓰인다. 착륙할 때 엔진 쪽에서 들리는 "화-악"하는 강한 바람소리가 바로 역추진 때문에 생기는 소리다.
공중에 위협사격한 총알, 오발돼 하늘로 날아간 실탄은 언젠가 다시 떨어진다. 낙하하는 총알은 땅에 다다를 쯤이면 엄청나게 가속될텐데, 여기에 맞으면 어찌될까?.
자유낙하하는 물체는 중력 때문에 점점 속도가 빨라진다. 지상 200m 에서 떨어지는 물체가 지표에 닿을 때 속도는 초속 63m가 된다. 그러나 이는 진공 속에서 낙하할 때 얘기다. 공기중에서는 마찰로 인한 저항을 받는다. 마찰력은 낙하속도에 비례해서 커지는데, 낙하속도가 점차 빨라져 공기의 마찰력이 중력과 같아지면 물체는 그때부터 더 이상 빨라지지 않고 등속운동을 하게 된다.
이를 '종단속도'(Terminal Velocity) 라고 한다. 빗방울의 경우 종단속도는 대략 초속 0.3m, 높은 곳에서 자유낙하하 는 농구공은 초속 20m다. 팔다리를 활짝 펴고 떨어지는 사람은 초속 60m, 낙하산을 펴면 초속 5m가 된다. 진공에서는 새털이나 쇠공이나 똑같이 떨어지지만, 현실 세계에선 이처럼 달라진다.
총알도 마찬가지다. 명지대 물리학과 전동렬교수가 M-16 자동소총의 경우를 계산했다. M-16 총탄의 탄두 무게는 10원짜리 동전과 비슷한 약 4g.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발사했을 때 탄두가 총구를 떠나는 속도는 초속 700m 쯤이다. 공기 마찰이 없다면 24㎞까지 상승할 수 있지만, 실 제로는 500∼1,000m 정도에서 자유낙하를 시작한다. 총알은 점점 가속 되다가 100m쯤 내려오면 종단속도인 초속 45m에 도달하고, 이후 같은 속도로 낙하한다.
이렇게 되면 발사당시의 운동에너지는 대부분 상실돼 불과 0.4% 정 도만 남게 된다. 아울러 총구를 떠날때의 강력한 자전도 없어지기 때문 에, M-16 탄환의 살상력은 거의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박찬호의 최고 구속이 초속 45m 정도이므로, 박찬호가 야구공 대신 4g짜리 쇠구슬을 힘껏 던지는 것과 비슷한 셈이다. 물론 빠른 야구공을 머리에 맞으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듯, 총알을 맞는 신체 부위에 따라서는 생각 밖의 부상도 할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클린턴 섹스 스캔들 이후 자주 거론되는 시사용어 중에 '레임 덕'이 있다. 보통 임기 말 대통령의 권력누수 현상을 일컫는 말로, 우리도 대통령 선거가 있을 즈음이면 흔히 쓰는 용어다. 레임 덕(lame duck)은 직역하면 '절름발이 오리' 쯤 된다. 왜 하필 이면 이런 비유를 쓰게 됐을까?.
레임 덕이란 용어는 18세기 런던 증권시장에서 처음 등장했다. 빚을 갚지못해 시장에서 제명된 증권거래원을 가리켜 레임 덕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경제적인 불구자 또는 무능자가 됐음을 빗댄 조어였는데, 이 의미는 지금도 살아있다.
레임 덕은 19세기에 미국으로 건너가, 재선거에 낙선하고 남은 임기를 채우고 있는 의원 지사 대통령 등을 칭하는 용어가 됐다. 힘 빠진 정치인의 한심한 신세를 뒤뚱뒤뚱 걷는 오리 모습에 비유한 것이다. '레 임 덕 빌(bill)' 같은 합성어도 생겼다. 낙선자가 제출한 법안, 즉 통 과될 가능성이 희박한 법안을 뜻하는 표현이다.
이런 풍자적 표현에 돼지나 펭귄 따위가 아니라 굳이 오리를 끌어들 인 것은 "이미 쓰러진 오리에 탄약을 낭비하지 말라"는 사냥꾼들의 '금 언'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낙선한 정치인도 총맞고 쓰러진 오리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죽는 것은 아니다. 남은 임기동안 남이야 뭐라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정부 보조금을 타먹고, 정적을 괴롭히고, 자기를 떨어뜨린 선거구민들에게 될대로 되라식 '보 복성' 권한 행사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미 국의회는 1933년 수정헌법 20조를 제정, 매2년 11월초에 뽑히는 새 의 원들이 종전처럼 이듬해 3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새해 1월3일에 막바로 임기를 시작하도록 했다.
프로농구가 한창이다. 농구 경기를 박진감있게 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공격 제한시간이다. 공격 시작 후 24초 이내에 슛을 하지 않으면 공격권을 빼앗기는 규칙이다. 이 룰을 고안해낸 주인공은 엉뚱하게도 농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문외한이었다.
1953-1954 시즌, 미국프로농구(NBA)는 빈사상태였다. 관중은 줄고, 많은 팀이 파산 위기에 빠져있었다. 게임이 너무 재미없어서였다. 당시 NBA 팀들이 구사하는 전략은 단순했다. 게임을 리드하고 있을 때는 팀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가 자기 진영에서 끝없이 드리블을 하면 서 시간을 끌었다. 견디다못한 상대팀이 파울을 하면 자유투를 얻어 득점하곤 하는 식이었다.
그때 구세주가 나타났다. 1953-1954시즌 도중, 볼링장을 경영하던 대니 비아손이라는 사람이 시라큐스 내셔널스팀을 단돈 1,000달러에 인수했다. 시즌이 끝난 뒤 그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냈다. 공격시간에 제한을 두면 골이 더 많이 들어갈 것이고, 그러면 손님을 끌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이었다. 한 게임에 평균 120개의 슛이 나온다는 통계에 따라, 게임시간 48분(2,880초)을 120으로 나눴더니 간단하게 '제한시간 24초'라는 답이 나왔다.
시범경기에 초대된 구단주들은 좋아서 껑충껑충 뛰었다. 이 룰은 1954-1955 시즌부터 바로 채택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평균득점이 14점이나 늘어났고, 관중도 급증했다. 스타의 유형도 변했다. 룰이 바뀌기전 스타플레이어는 미네아폴리스 레이커스의 조지 미칸이었다. 그러나 느리고 둔중한 조지 미칸의 플레이는 더이상 통하지 않았다. 평균득점 22점을 자랑하던 그는 1955- 1956 시즌 득점이 10점에 그치자 코트를 떠났다.
비아손은 룰을 바꾼 첫해 시라큐스를 우승시켰다. 그리하여 24초 룰의 채택은 프로농구의 중흥을 이룬 전환점으로, 비아손은 NBA의 영화를 가능케한 역사적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올 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적어 걱정들이 많다. 예로부터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이듬해 풍년이 든다고 한다. 과연 근거가 있는 말일까. 눈과 농작물 사이에는 상상하는 이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단순히 겨울 가뭄을 덜어주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눈은 물에 비해 매우 듬성듬성한 구조로 돼있다. 눈의 결정체들 사이 사이에 공기가 들어차 있다. 이 공기층은 단열재 구실을 한다. 두꺼운 옷을 하나 입는 것보다 얇은 옷 여러개를 껴입는 편이 따뜻한 이유는 옷 사이의 공기층이 열의 이동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치로, 눈은 마치 이불처럼 땅을 덮어줘 땅속의 온도 저하를 막아준다.
눈에는 또 공중에서 흡수한 질소화합물이 많이 들어있다. 같은 부피의 물보다 5배쯤 되는 질소를 함유하고 있다. 이 질소화합물은 땅에 녹아 들어가 비료역할을 한다. 돈 안들이고 질소비료를 주는 셈이다.
눈이 갖고 있는 또다른 중요한 역할은 구충(구충)작용이다. 눈은 이불처럼 땅을 따뜻하게 덮어주지만, 땅만 덕을 보는 게 아니다. 땅속에 살고 있는 온갖 해충들도 눈 덕분에 혹한을 무사히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눈이 녹을 때가 되면 상황이 반전된다. 고체가 녹아 액체가 될때, 또 액체가 증발해서 기체가 될 때에는 주위에서 그에 필요한 열을 빼앗아간다. 눈이 녹아 증발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땅의 열을 빼앗아 온도를 급격히 떨어뜨린다. 땅밑에 살고 있던 해충들이 이때 한꺼번에 얼어죽는 것이다.
주민등록번호를 보면 고향을 알 수 있다고들 한다. 비슷하기는 하지만, 정확한 얘기는 아니다.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1이면 남 자, 2이면 여자라는것은 대개가 알고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완전한 지식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75년부터 생년월일 6자리, 개인정보 7자리로 구성된 지금의 주민등록번호를 쓰기 시작했다. 뒷부분 7자리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가 들어있는지 알아보자.
맨 앞 숫자는 성별을 나타낸다. 1은 남자, 2는 여자다. 그러나 이 구분은 내후년 출생자부터는 달라진다. 2000년 출생자부터는 남자는 3, 여자는 4를 부여받는다. 앞서 1800년대에 출생한 노인들의 성별코드는 남자 9, 여자0이었다.
성별코드 다음 네개의 숫자는 지역코드다. 이것은 고향이 아니라 출생신고를 처음 한 지역을 뜻한다. 우리나라에는 3천7백여 개의 읍-면-동이 있는데, 이들 각각에 4자리로 된 지역코드가 붙어있다. 따라서 아버지가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자식을 낳아 출생 신고를 했다면 두사람의 지역코드는 달라지게 된다.
그 다음 한자리는 출생신고 당일, 그 출생신고가 해당 읍-면-동사무소에 몇 번째로 접수된 것인가를 나타낸다. 한 동네에서 하루 에 몇 사람씩 출생신고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므로, 이 숫자는 1이나 2,커봐야 3을 넘지 않는 게 보통이다.
마지막 숫자는 '검증번호'다. 생년월일을 포함한 앞 12개 숫자 모두를 특정한 공식에 대입해서 산출한다. 따라서 앞의 12자리 숫자가 차례로 정해지면, 마지막에 올 수 있는 번호는 딱 하나로 결정된다. 컴퓨터통신 ID를 만들면서 엉터리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할 경우 컴퓨터가 금방 '그런 번호는 없다'고 거부하는 것은, 이 마지막 번호가 공식에 안 맞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남자옷은 단추가 오른쪽에 있고 여자옷은 그 반대다. 보통의 오른 손잡이에게는 단추가 오른쪽에 있는 것이 훨씬 채우기 편하다. 그런 데 여자옷은 왜 불편하게 단추위치가 반대로 됐을까. 명확한 기록은 없으나, 몇 가지 유력한 설이 있다.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옛날 귀부인들이 대개 하녀 도움을 받아 옷을 입어버릇한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다. 드레스나 블라우스 같은 의상을 갖출 수 있는 계층은 적어도 중산층 이상이었고, 그들은 대체로 하녀를 거느렸다. 하녀가 주인마님이나 아씨의 옷을 입혀줄 때, 단추 가 어느 쪽에 달려있는 것이 채우기 편했을 지는 자명하다. 왼손잡이 하녀는 예외였겠지만 .
또 하나 개연성이 있는 설은 육아 관련설이다. 여성들은 아기를 안을 때 대부분 왼팔로 아기의 머리쪽을 받치고 오른팔로 다리를 감 싸 안는다. 이 자세에서 아기에게 젖을 물리려면 단추가 왼쪽에 달려 있는 옷이 열기 편하다. 또 날이 춥거나 바람이 불 때에도, 단추가 왼쪽에 있어야 쉽게 옷자락을 세워 아기 얼굴을 덮어줄 수 있다. 첫 번째 설보다는 좀더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추론이다.
소수설로는 상업적인 관찰도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일부 유럽국가 들이 의류를 수입할때 남자옷과 여자옷에 차등을 두어 관세를 매겼는데, 수입업자들이 구별을 쉽게 하기 위해 생산업자에게 여자옷의 단 추방향을 바꿔달라고 주문했다는 설이다. 그랬을 법도 하지만, 그리 설득력있는 말은 아니다.
크리스마스(Christmas)는 Christ(그리스도)와 Mass(미사)를 합친 말이다. [그리스도 예배]라는 의미다. 이 크리스마스를 X-mas라고 쓰기도 한다. X는 무슨 뜻일까. 또 [점잖은 사람은 가급적 이 표현을 쓰지 말라]고 하는 까닭은 뭘까.
X-mas의 X는 그리스도를 뜻하는 희랍어 < 희랍어 타우> (크리스토스)의 머릿글자를 딴 것이다. 영어철자로 바꾸면 Christos다. 즉 X는 영어 알파벳이 아니고, 영어의 Ch에 해당하는 희랍어인 것이다. 따라서 X-mas는 [크리스마스]라고 읽어야지, [엑스 마스]라고 읽는 것은 난센스다.
X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100년대 정도로 추정된다. 이후 지금까지 X는 그 자체가 그리스도를 뜻하는 글자로 통용되고 있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이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영어의 알파벳 X가 갖고 있는 여러가지 뜻이 [성스러움]과 거리가 멀다는 점도 한 이유다. 영어 X는 10달러 지폐, 미지수, 글을 모르는 사람들의 서명 대용, 연애편지 끝이나 겉봉투에 표시하는 키스 부호, 포르노 영화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요즘에는 성탄 세일을 알리는 백화점 플래카드 등 상업적인 용도 외에는 X-mas라는 표현이 점차 자취를 감춰가는 추세다. 미국의 대표적인 퀄리티 페이퍼 뉴욕타임스는 기사작성 교범(스타일북)에서 "불가피한 경우라 생각될 지라도 X-mas는 [절대] 쓰지 말라"고 가르친다.
아시안게임에서 박찬호가 보여줬듯, 야구 경기의 승패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역시 투수다. 투수와 관련된 아리송한 궁금증 몇가지.
첫째, 타석에서 투수 마운드까지의 거리는 왜 60피트6인치(약 18.44m) 로 정했을까. 처음부터 이런 묘한 숫자는 아니었다. 19세기 중반 미국 에서 야구가 시작될 당시에는 알기 쉽게 45피트였다. 그러다 1881년엔 50피트로 늘어났다. 활발한 공격야구를 위한 조치였다. 이후 투수가 공 을 오버핸드로 던지는 것이 허용되자 강속구에 대한 대응이 다시 필요해졌다. 그에 따라 1893년 지금의 60피트6인치로 연장됐다. 간단하게 60 피트로 하지 않고 왜 번거롭게 6인치를 덧붙였는지 확실치 않으나, 애초 구장 설계도에 60피트0인치라고 써있었던 것을 시공자가 잘못 읽어 그렇게 됐다는 설이 꽤 유력하게 전해진다.
둘째, 왼손잡이 투수를 사우스포(South Paw)라고 부르게 된 유래. 초창기 야구장은 타석에서 볼 때 투수 마운드가 동쪽이 되도록 하는 것이 관례였다. 오후 경기에서 타자가 투수로부터 날아오는 공을 잘 보려면 해를 등져야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수는 서쪽을 보게 되고, 그 경우 왼손잡이 투수의 손은 자연히 남쪽을 향하는 까닭에 사우스포라 부르게 된것이다.
셋째, 삼진(스트럭 아웃)의 약칭을 K로 쓰는 이유. 'Kill(죽이다)' 에서 오지 않았나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 야구경기 기록에는 많은 약부호가 동원된다. 초창기 교범은 1, 2, 3루를 각각 A, B, C로 표기하고, 그 밖의 용어들은 영어 단어의 앞 글자 또는 뒷 글자를 따 쓰도록 했다. 홈베이스나 플라이아웃은 첫글자를 따서 H와 F로 표기했다. 땅볼은 Bound의D, 파울은 Foul의 L, 삼진은 Struck의 K 등 뒷글자를 썼다. 뒷글자를 쓰는 경우는 첫 글자가 같은 용어들 사이의 혼동을 피하 기 위해서였지만, 헷갈릴 염려가 없는 삼진의 약칭을 S로 하지 않고 굳이 K로 한 이유만은 분명히 밝혀져 있지 않다.
우주선 안을 둥둥 떠다니는 우주비행사의 모습은 동화속 환상처럼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위아래 개념도 없고 무게도 느낄 수 없는 우주공간에서 실제 활동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은 여행을 떠나기 전 지상 기지에서 무중력에 대비한 충분한 훈련을 받는다.
그러면 무중력 훈련은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것일까. "공기를 모두 뺀 커다란 통 안에서 하는 거 아니냐"고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는 무중력과 진공의 의미를 혼동하고 하는 소리다. 무중력은 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것이지, 공기가 있고 없고를 말하는 게 아니다. 지구의 인력권으로부터 완전히 멀어지지 않는 한, 중력은 어떤 장치로도 차단할 수 없다.
미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이런 무중력 상태를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제트비행기를 이용한다. 비행기가 고공으로 날아오르다 급강하하면 순간적으로 무중력과 같은 상태가 된다. 놀이기구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갈때 허공에 붕 뜬 느낌이 드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이때 강하하는 비행기에 계속 가속도를 붙이면 무중력 상태를 한동안 더 지속시킬 수 있다. NASA의 숙련된 조종사들은 이 상태를 30∼60초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우주비행사들은 이처럼 짧은 무중력 상황을 반복해 만들어가며 훈련한다.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아폴로 13]에 나오는 무중력 장면들도 눈속임이 아니라 이와 똑같이 급강하하는 제트기 안에서 촬영됐다.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면 의사는 대부분 "물이나 음료수를 많이 마시라"고 충고한다. 감기에 걸린다고 반드시 갈증이 나는 것도 아닌데, 왜 예외없이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는 걸까. 이유는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감기와 탈수는 언뜻 직접적 인 인과관계가 없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서는 그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열이 난다. 열이 나면 인체의 대사가 가속되고, 자연히 산소를 많이 필요로 하게된다. 이에 따라 산소를 많이 얻기 위해 호흡이 빨라지고, 내쉬는 숨에 섞여 몸 안의 습기가 빠져나가는 것이다. 동시에 인체는 열을 끌어내리는 메커니즘의 하나로 피부를 통해 습기를 공중에 증발시킨다. 땀을 흘리는 것도 이 메커니즘에 따른 습기발산 작용이다.
이런 식으로 빠져나가는 물기를 보충하지 않고 방치하면 자칫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변비가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고, 기관지점액을 끈끈하게 만들어 허파로부터 나오는 노폐물의 배출을 방해할수도 있다. 심하면 허파조직이 상해 폐염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므로 감기에 걸리면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은 것이다. 맹물 뿐 아니라 차, 스포츠음료,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주스 등이 모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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