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수 없이 겪고, 들은 얘기겠지만, 골프는 참으로 사람을 미치고 폴짝 뛰게 만드는 운동이다.
지난번 라운딩때도 어김없이 패장이 되어 씁쓸함과 분함을 되씹으며 절치부심 연습장을 간다. 유명 골프 유투브를 몇 번이고 열어보며, 눈으로 익혔던 방법으로 오늘만큼은 기필코 내 샷을 교정하리라 되뇌이며 자기최면을 건다.
"피용~ "
"파앙~"
"타앙~"
어랍쇼? 드디어 약빨이 들었나?
경쾌한 소리를 내며 시원스레 볼이 쭈욱 뻗어 나간다. 얼마나 고대하던 sound 였던가?
백스윙도, 임팩트도, 팔로우도..
모두 가볍게 움직이니 타구음이 이리 이쁘게 나는구나. 드디어 그 님이 오셨다.
"이제 당신들 다 주겄쓰~ 기둘려 봐봐! ㅎㅎ"
부픈 기대와 자신감을 갖고, 필드에 나서지만, 실제 상황은 역시 녹록치 않다. 경사진 라이, 바람,벙커...그리고 동반자들의 배려를 위장한 구찌...ㅎㅎ
늘..문턱에서 좌절된 싱글 도전은,
골프에 입문한지 무려 10여년이나 걸린 2008년.
늦어도 너무 늦은 골프 저능아의 슬픈 싱글 도전기가 분명하다.
싱글 골퍼도 등급이 있다.
혹자들은 9 오버(81타)까지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진짜싱글은 7오버(79타) 이내의 핸디를 말한다.
진짜 싱글골퍼 중에서도 더더욱 높은 레벨을 "찐싱글" 이라한다. 라운딩 나가면 10번 중 7~8번은 진짜싱글을 기록하는 찐고수를 뜻한다.
찐고수가 되고싶은데,
이게 정말 어렵다. 싱글은 커녕 90개를 넘기는 날도 가끔 있다.
전편에서 언급한 것처럼 "적당히~" 라는 단어를 잊어 버리기 때문이다.
힘도 적당히..
긴장도 적당히..
내기도 적당히..
우리나라에 치매환자가 제일 많은 곳이 골프장이라는 우스개 말이 있듯이 빈 스윙은 적당한 힘으로,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예술같이 했지만, 실제 스윙만 들어가면 죄다 잊어 버리고, 또다시 못된
스윙을 하고 있으니 난 치매 환자가 분명하다. 뇌 운동에 도움된다고해서 바둑도 열심히 두고 있는데, 골프장에서의 치매환자를 치료하는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름 결론을 내렸다.
나는 골프 저능아(?)
노우~!
10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어떤 일이던지 10만 시간동안 혼신의 노력을 쏟으면 전문가가 된다라는 뜻이겠다.
100,000÷10÷365=27.4
매일 10시간씩 27.4년을 해야 10만 시간이 되는데, 타이거우즈나, 소렌스탐 같은 PGA와 LPGA의 전설들이면 또 모를까 보통의 프로 선수들조차 소화해내기 어려운 연습량 아니던가.
그래서 다시 결론!
나는 골프장에서만의 공간적 치매환자!
아니..나만 그렇다면 많이 억울하니 도매금으로 같이 엮어 가야겠다.
전 세계 아마추어 골퍼의 약 97%(?) 이상의 인구들이여!
우리는 골프장에서만의 공간적 치매환자일 뿐, 지극히 정상인이다.
그저, 남들보다 쬐끔, 아주 쬐끔 더 골프를 사랑하기 때문에 애증도 딱 그만큼 강할 뿐 그냥 그 뿐이라는거.
골프 네 놈에게 속아 오늘도 내 속이 쓰라렸지만,
자고나면 홀라당 까먹고 다음 라운딩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나는
치.매.환.자.
후훗~!
첫댓글 우왕~~~ 추카드려용ㅋㅋ
15년 전 얘기인데, 아직도 그 때 생각하면 즐겁죠 ^^
축하드립니다 ^^
고맙습니다 ^^
사진만 땡기면 아는것인데..
공감하고 또 공감하는글입니다.
즐거운 골생활 이어가시길~
무더위 얼른 지나가길 기다립니다. ㅎㅎ
15년전이면 제가 골프에 입금했던 시기네요^^ 120개도 치던 ㅋ
이젠 고수의 품격을 보이시겠군요. 즐골~ 하세요 ^^
아이고~~~골프 너무 힘들어요~~~정신이 가출합니다 ㅎㅎ
정신줄 꼭 붙들어 매야하는데, 갖고 간 밧줄이
늘 불량품이죠 ㅎㅎ
크 싱글 멋집니다
6개월만에 81타 기록하고 천재인줄 알았지만 이후 한번도 81타를 쳐보지 못했습니다ㅠ 전 골프장 치매가 아니라 붕어대가리 수준인가봐요ㅋㅋㅋㅋ골프 너무 어려운 운동입니다
ㅎㅎ...완전히 리셋된 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자주 생기긴 하죠.
👍 👍 👍 멋지십니다.
비얌님의 골린생활 입문 환영합니다. 은근과 끈기로 잘 적응하세요 ^^
안타깝게도.. 돈내기 크게 하는 동반자들 사이에서 첫싱글을 했었는데.. 돈만 따고 싱글패는 지금까지 없네요 ㅎ
어찌 그런 일이..동반자들 마음이 밴뎅이 소갈머리인가봐요
@벤치 언더파도 패가 없네요 ㅡㅡ
@숀화이트김 동반자들 돈을 너무 심하게 따는 것 아닌가요? 다 돌려 주시고, 패 만들어 달라고 해야죠 ㅎㅎ
@벤치 니가? 원래 싱글아냐? 언더파를 처음 친다고? 거짓말 하지마~~~이러더라구요
재밋는 글 잘읽었습니다~~
골프 참 안되네요..ㅠ ㅠ
쉬운 운동이었으면, 쉽게 질렸을 겁니다. 그래서 또 도전하죠 ㅎㅎ
78타라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진작 마음을 비웠습니다. 골프란, 90대 타수면 충분한 거다 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ㅎㅎ
전 89가 최고.. 90대 타수를 적어주지만, 실제로는 보통 100타 넘습니다. ㅋㅋ
혹시 압니까? 어느 날 갑자기 그 님이 오셔서 채워 주실지...테니스는 이미 찐고수 아니십니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