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의 원인과 치료, 어떻게 생각하시나요?(12)
* 긴~ 글입니다. 4번부터 보셔도 됩니다~
1.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미처 몰랐지만 지금까지 부모로서 깊은 관심을 갖고 찾아본 자료를 근거로 쓰는 비전문가적인 경험치의 의한 사견임을 밝혀 둔다. 그러므로 어디까지나 공동 관심사에 대한 의견 교환으로 참고만 했으면 좋겠다. 먼저 우리가 사용하는 ‘발달장애’란 용어는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통칭하는 용어다. 지적장애와 자폐는 구별되는 차이점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일반적인 성장 발달과 다른 점이 강조되어 ‘발달장애’로 불리 운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지적장애와 자폐 증상을 딱 잘라 말하기 모호한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대부분 두 가지가 중복장애로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소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중심으로 얘기해 보고자 한다. 자폐의 양상은 너무나 다양해서 스펙트럼이라고 불린다. 그럼에도 크게 보면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즉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결함과,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관심사와 행동 특성이 그 핵심 증상이다.
2. 전반적 발달장애는 과잉행동, 충동성, 부주의 증상이 동시에 보이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와 구별된다. 또 학습, 언어, 인지능력도 큰 지체가 없으나 사회성과 애착행동 등에서 자폐적 증상은 보이는 ‘아스퍼거 증후군’과도 구별된다. 그리고 중도 정신지체와 경도 자폐범주성장애 증상을 보이고 정신발달 측면에서 퇴행이 나타나며 주로 여성에서 발견되는 ‘레트 증후군’과도 구별된다. 세계적으로 이런 전반적 발달장애인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발달장애는 남자가 여성보다 대략 3배 정도로 알려져 있다. 남성에게 더 자폐증상이 많은 것은 여성에게는 발달장애를 막는 보호기작이 있다는 학설도 있다.
3. 아이가 어릴 때 고개를 마구 좌우로 돌리며 눈을 홀키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는 까꿍하며 노는 그저 재미있는 장난이라고만 생각했다. 또 길을 가다가 유난히 회전하는 물건이나 바퀴에 관심이 있었고, 까치발로 걷는 것을 좋아했다. 요즘은 동공반응 검사로 자폐증 진단 가능하다고 한다. 작년에 오티즘 엑스포를 참관했는데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여러 센서를 붙여서 움직임을 파악하여 인공지능의 데이터로 자폐를 진단하는 기술을 보았는데 굉장히 과학적인 도구라고 생각했다. 자폐아는 보통 다른 사람과 눈을 잘 맞추지 않는다. 우리 부모들이 아이의 전반적 발달장애를 처음 인지할 때는 보통 이름을 불러도 반응하지 현상이다. 심지어 청각에 문제가 있는지 병원에 가기도 한다. 보통 누가 부르며 뒤돌아보아야 한다. 그러나 자폐증이 있는 아이 중 약 80%가 자기 이름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가 조금 더 성장하면 또래 아이들과 더 큰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를테면 함께 어울려 놀거나 병원놀이 같은 가상놀이 등을 하지 않다. 오히려 특정 장난감에 집착하거나 물건을 일렬로 늘어놓는 모습을 보인다.
4. 전반적 발달장애는 왜 발생할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과학적인 의견이 분분하다. 자녀가 어릴 때 우리 부모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정보는 양육방법, 생활환경, 애착관계문제 등의 후천적 요소에 대한 잘못된 내용이다. 지금은 사회적으로 많이 인식되어 편견이 다소 줄었지만 예전에는 이런 오해가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잘못되고 강압적인 양육방법 때문에 아이의 지능이나 행동에 발생 원인이라는 비과학적인 편견이 많은 부모를 괴로워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절대 과학적 사실이 아니다. 또 하나 흔한 정보는 백신 유발설이다. 국가에서 실시하는 예방접종이 자폐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소아용 백신에 첨가된 부패방지 보존제에 수은이 들어 있는데, 이 수은이 뇌에 쌓여 자폐증을 일으킨다고 한다. 거기에 코로나 백신과 같이 다국적 기업 사주의 음모론까지 있어 부모는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기타 생활 화학물질설도 있다. 생활환경에서 노출되는 중금속 중독으로 인체에 중금속에 쌓여 여러 질병을 일으키며 자폐, 아토피, 학습장애 등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전신마취 수술 어린이가 발달장애 위험에 있다는 연구도 있다. 우리 아이도 생후 45일째 중추신경 전신마취로 탈장수술을 했다. 그리고 다시 몇 개월 후 다른 한쪽에도 같은 수술을 반복했다. 그러나 의심이 갈뿐 증명할 길이 없다. 나아가 여성의 장내세균이 자폐아 출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거나, 임신 초기 초음파 검사가 관련 있다는 것이나,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 등의 원인 보고가 있다.
5. 과연 자폐증을 극복할 수 있는 시대 열릴까? 완치의 치료가 가능할까? 눈부신 과학 발전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의료 분야들이 있는데 자폐증도 그중 하나다. 계속하여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된다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부모들은 그동안 다양한 정보로 많은 치료를 시도해 보았을 것이다. 조기 발견 후 치료하면 예후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뇌파 교정’ 같은 치료 기관에 다니며 브로콜리 성분이 좋다니, 비타민 B6, B12 군이 좋다니, 무슨 성분이 좋다니 해서 해외에서 직구까지 해서 다 구해서 먹여 보기도 했다. 요즘 치료 연구에는 자폐아의 본인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방법도 보도 되고 있다.
6. 최근에는 신경발달장애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원인을 뇌 기능 손상과 같은 신경생물학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즉 전문가들은 뇌와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타당한 과학적 근거라고 본다. 뇌신경망 구조에 문제란 뇌 형성 초기에 신경망이 망가지면 신경발달 질환으로 연결된다는 주장이다. 우리 인간의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다고 한다. 이들 각 신경세포는 복잡한 신경망 구조를 형성하여 뇌가 작동하는데 어떤 외부 환경요인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거나 특정한 유전적 요인의 개입이 일어났거나 하면 바로 자폐증, 뇌전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발달장애는 근본적으로 뇌의 장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인간의 뇌는 현대과학의 발전에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탐구하기 어려운 미지의 세계이다. 부디 하루빨리 혁신적인 치료 개발이 등장하여 우리 모두가 이 질환을 관리하며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품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