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을 꿈 꾸다 갔을까
핏기 없는 얼굴에 시린 입술
풀어진 두손이 냉골이다
어느 예술가의 인물 조각 한 작품처럼
혈류가 굳은 채
삼베 적삼에 감긴 그녀는
더 이상 자애로운 어머니 일 수 없었다
다산으로 종족을 번성 시킨 황후 같 던 대담성도
비련의 주인공이 된
죽음 앞에서는 갸녀린 여인일 뿐이었다
감성, 지성, 사랑을 엮어
불 탕 속에 드는 형식 하나를 위해
긴 세월 온몸과 맘을 포승 했었을까
핏빛 보다 진한 모정의 테 안에서
질긴 연緣 줄을 끊어 낼 두 눈과
삶의 고동 소리로 이력 났을
고막 부터 뜨겁게 터져갔으리라
처절한 애곡의 부산물인 양
여인을 담은 항아리 속 온기는 쉬 식지 않았다
잔고가 바닥 난 그 삶에서도
끊임없이 불을 지펴야 했던 생의 장작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