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업체 올해 최대 위기
PE… 원재료 인상 · ISO 전환 여파
PLP… 원관 가격 인상 소문 파다
연간 단가계약 시즌을 맞이한 도시가스 배관업계가 올해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특히 PE관 업체들은 원재료비 상승, ISO 규격으로 인한 KS재고 물량 처리, 신규 경쟁업체 출현 등 악재가 많아 사업환경이 더욱 어려워졌다.
최근 PE관 업계에 따르면 원료비 상승 추세, ISO 규격 투자 등의 요인으로 올해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도시가스사 뿐만 아니라 건설사 등 사급(민수) 시장에 납품하는 제품 가격이 최소 20~25% 인상돼야 원활한 제품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민수시장은 도시가스사에 납품하는 것보다 더 적정가격 이하로 떨어진 상태여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코스모산업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원료비가 급상승했지만 제품가에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수익을 차치하고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물가 인상률을 떠나 대폭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현재 SK E&S, 삼천리 등 몇몇 도시가스사가 가격인상 요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제조사들이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좌불안석이다.
또한 지난해 가스관 시장에 진출한 사이몬이 올해 본격적으로 영업을 전개하면서 대림산업, 동원프라스틱 등 기존 4개 제조사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저가수주 경쟁이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는 모든 제조사가 공멸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모 제조사 관계자는 “시장 경쟁구도가 이미 기존 4개사로 고착돼 있고 물량도 축소돼 가는 상태여서 사이몬이 시장을 뚫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저가수주 경쟁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PE관 제조사는 또 올해 12월 ISO 규격으로 본격 전환되면서 KS 재고물량 처리(폐기)에 비상이 걸렸다. 적절히 공급을 조절하지 않으면 재고물량을 모두 폐기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따른 폐기비용도 수반된다. 대림산업 등 가스관 제조사와 폴리텍 등 5개사로 구성된 ISO 컨소시엄은 ISO 규격체제에 대비해 수십억원의 투자를 한 상태다.
이처럼 원재료비 상승, ISO규격 체제로 인한 투자 등으로 올해는 대폭의 제품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절박한 심정이다. 적정가 형성은 제조사의 고품질 제품 생산 및 원활한 공급, 연구개발 투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
그나마 위스코, 동성 C-TECT, 대륙금속 등 PLP업체들은 PE업체보다는 좀 나은 편이지만 사업환경이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포스코가 중국과 관련 원자재 수급난으로 4월 원관 가격 인상을 검토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업체들은 좌불안석.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현재 SK E&S와 수도권 권역 도시가스사에 1월 기준으로 연간단가 견적을 낸 상태인데 4월에 원관이 인상된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불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위스코는 올해 어려운 사업 환경을 극복하고 타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누수탐지시스템 업체 와콘과 공동 개발한 배관 파손 및 누수 감시 시스템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동성C-TECT은 지난해 공장 인력 축소 등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올해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대륙금속은 내수시장의 안정화 및 해외수출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PE가스관 재고물량 대란 우려
ISO체제 전환…ISO 규격 시범적용 시급
올해 12월 PE가스관 규격이 ISO체제로 본격 전환됨에 따라 기존 KS 재고물량 대란이 예상된다.
또한 본격 ISO로 전환되기 전 도시가스사마다 ISO 규격 제품의 시범적용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PE가스관 업체들에 따르면 오는 12월 ISO 규격으로 본격 전환되면서 KS 재고물량 처리(폐기)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급을 적절히 조절하지 않으면 재고물량 대란이 올 수 있다. 특히 피팅 등 부속품의 경우 처리가 더욱 어렵다는 지적이다.
재고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덤핑수주를 하는 것은 오히려 자충수를 두는 꼴. 현재 적정가 이하로 형성된 가격이 완전 고착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 제조사는 이래저래 고민이다.
제조사 한 관계자는 “도시가스사의 한해 배관 투자계획에 따라 수급을 조절하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계획이 변할 수 있고 기타 변수들을 감안하면 KS 재고물량이 생기게 마련이다”며 “재고물량을 폐기하던지 고무 대야를 만드는 회사에 팔아야 할 판이다”고 불안감을 표했다.
이처럼 제조사 뿐만 아니라 민수시장에 공급하는 대리점들도 재고물량의 대란에 휩싸이게 될 위기에 처했다.
한 제조사는 조만간 대리점들에게 재고물량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줄 것을 당부하는 협조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재고물량의 반품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도 전달할 예정이다.
모 대리점 사장은 “PE제품이 누려왔던 좋은 시절도 끝난 것 같다”며 “공급물량은 줄어드는데 원재료값은 계속 상승하고 더군다나 하반기에는 ISO 전환에 따른 재고물량 처리를 우려할 지경에 이르렀으니 요즘 사업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PE업계가 우려하는 또 하나는 도시가스사들이 ISO 규격 제품의 시범적용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 ISO체제 본격 시행 전 기존 KS관과 ISO 규격을 병행 사용토록 했지만 최근까지도 ISO를 적용한 도시가스사는 거의 전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 제조사 관계자는 “늦어도 9월전까지는 도시가스사마다 일정 구역에 ISO 규격을 시범 적용해 시행착오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며 “최근 서서히 일부 도시가스사가 움직이고 있지만 여전히 적극적인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림산업, 동원프라스틱, 폴리텍 등 5개 회사로 구성된 ISO 컨소시엄은 기존 규격과 ISO 규격의 접합이 곤란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특수한 이음관(가칭 轉移 이음관)을 개발하고 있다.
<출처 : 투데이 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