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 인형
저자: 에른스트호프만
우리나라에 <호두까기 인형>으로 알려진 이 동화는 독일의 작가 호프만(Ernst Theodor Wilhelm Hoffmann)의 단편 소설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대왕>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다.
🔎 독일의 낭만주의, 공포/호러 작가였던 호프만의 단편 소설은 그림책 및 동화로 각색되고, 발레 등 공연으로 다듬어지는 과정에서 동화적인 분위기만 남고, 원전 특유의 으스스한 부분은 빠지게 되었다.
🔎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원작 스토리를 기반으로 러시아의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마리우스 프티파 등의 발레 안무에 맞추어 공연되는 발레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니버설 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이 각각 다른 버전으로 공연하는데, 버전에 따라 안무와 주인공 이름(클라라/마리), 줄거리 등 디테일이 다르다.
일단 원전을 각색 개작했고, 아래 호두까기 인형 발레 관련 유튜브 링크도 첨부했다.
원작을 살리면서도 이야기를 내 마음대로 개작했다.
12월 시즌 한정으로 가장 인기 만발인 이 이야기로 올해를 마무리하는 건 어떨까? 🧚♀️
비록 발레 공연은 직관 못해도 해설을 들으며 익숙하고 친근한 음악이라도 감상해보자.
🌹🌹 👑 🌹🌹
1부 - 소시지 도둑 생쥐와 단단한 호두를 깬 소년
옛날 옛날에, 아주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어허! 왜 이리 소시지가 맛이 없는고. 수프도 빵도 영 먹을 맛이 나지 않는구나.” 🍴
한 나라에 소시지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왕이 있었어요. 그는 식탁에 소시지가 없으면 포크를 들지 않을 정도로 소시지를 애정했답니다.
“왕비, 당신의 솜씨가 필요하오! 어서 내게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소시지를 대령하시오.”
심지어 소시지를 제일 잘 만들고, 제일 잘 굽는 사람을 왕비로 삼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왕비는 왕의 매끼 식사마다 머리에 왕관을 쓰고 드레스를 입은 채 손수 소시지를 만들어야 했지요. 🌭
“가끔, 아니 종종 내가 왕비인지 소시지 장인인지 헷갈린다니까.”
그런데 어느 날부터 소시지가 자꾸 조금씩 없어지는 일이 생겼어요. 왕은 크게 화를 내며 범인을 잡으라 지시했지요. 기사와 시종과 주방장 등이 범인을 잡았는데, 바로 일곱 마리나 되는 생쥐들이었답니다. 왕이 막 생쥐들을 죽이려 할 때였어요.
“멈춰요! 나는 마우제링크스. 이 일곱 생쥐들의 어머니이자 생쥐 나라의 여왕이랍니다.”
갑자기 여왕 차림의 생쥐가 나타났어요. 왕과 왕비, 신하들은 깜짝 놀랐지요.
“왕이여, 내 아들들을 해친다면, 저주를 내릴 테니 그리 알아요!”
마우제링크스 여왕의 으름장에도 왕은 일곱 생쥐들을 처형했어요. 이에 생쥐 여왕은 원한을 품고 왕과 왕비의 외동딸 피를리파트 공주의 얼굴을 흉하게 만드는 저주를 걸었답니다.
“오호호! 공주가 이전처럼 예쁜 모습이 되려면 강철만큼 단단한 ‘크라카툭 호두’의 알맹이를 먹어야 하지. 과연 그 호두를 깔 사람이 있을까?”
생쥐 여왕의 말대로 아무도 그 호두를 깨지 못했어요. 그때 한 소년이 앞으로 나섰지요.
🍰🧁 “제가 호두를 깨는 방법을 압니다. 저는 디저트 주방장님의 조수로 있어요.”
소년은 호두까기 도구를 통해 호두를 깼어요. 그리고 호두 알맹이를 공주에게 받쳤지요.
“감히 내 저주를 깨?! 좋아, 평생 호두나 까며 살려무나!”
공주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건 다행이었어요. 하지만 화가 난 생쥐 여왕에 의해 소년이 호두까기 인형이 되는 저주를 받고 말았지요.
“저주를 풀려면 진실한 사랑을 받거나, 내가 만든 괴물을 해치워야 할 거야. 하지만 너 같은 흉한 인형을 누가 사랑해줄 것이며, 한낱 작은 나무 인형인 네가 괴물을 없앨 수 있을까? 오호호호~”
생쥐 여왕의 말이 이번에는 들어맞았어요.
“어머, 이 못난이는 뭐람? 몰라, 날 구해줬건 어쨌건 못생긴 건 싫어! 당장 갖다 버려!” 👸
공주는 은혜를 입었음에도 호두까기 인형을 성 밖으로 던져버렸어요. 이렇게 저주는 애꿎은 소년에게 옮겨지고 말았답니다. 불쌍한 호두까기 인형은 아주 오랫동안 저주를 견뎌야 했지요.
🧑🎄🎄 👼🎁 🧑🎄🎄
2부 - 마리와 프리츠의 크리스마스 전야
벽난로에서 따뜻한 불이 피어오르고, 알록달록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는 온갖 선물 상자들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얘들아, 메리 크리스마스. 너희를 위해 마련한 선물이란다.” 🎁🎁🧑🎄
마술사 드로셀마이어 대부가 준비한 것이었어요. 아기자기한 인형의 집과 드레스 입은 공주님 인형, 장난감 기병대와 포병대, 그리고 호두까기 인형도 있었지요.
“에이, 뭐야. 이건 너무 못난이인데요.”
오빠 프리츠가 입을 비죽이며 말했어요. 그는 이 못생긴 병정 모양 호두까기 인형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요.
“그러지 마, 오빠. 이 인형도 뭔가 잘하는 게 있을 거야.”
🧚♀️ 마리는 어쩐지 그 호두까기 인형이 불쌍해서 편을 들어주고 싶었답니다. 그때 드로셀마이어 대부가 껄껄 웃으며 말했어요.
“그럼, 이 인형은 호두를 아주 잘 깐단다. 한번 보련? 입에 호두를 넣고, 여기 등 뒤에 손잡이를 당기면.”
호두까기 인형은 튼튼한 앞니로 호두를 토도독 깼고, 마리와 프리츠는 그것이 신기했어요.
“우와, 신기하다! 그럼 이건 어떨까?”
프리츠가 유리 구슬들을 꺼내 호두까기 인형 입에 와르르 넣었어요. 그리고 등 뒤에 손잡이를 당겼지요. 마리가 말렸지만 소용 없었어요.
“아, 망가졌잖아. 시시해.”
결국 우지끈 소리와 함께 호두까기 인형의 이가 세 개나 부러지고, 아래턱 전체가 헐거워지고 말았습니다. 마리는 울음을 터뜨렸고요.
“이런, 이 말썽쟁이 녀석 같으니. 호두를 넣어야 될 것을, 유리 구슬을 넣으니 당연히 인형이 망가지지!” 🕴️
드로셀마이어 대부는 프리츠를 야단치고, 호두까기 인형을 수리해 마리에게 주었습니다. 마리는 아직 헐거운 호두까기 인형의 턱이 걱정되어 턱과 머리를 감싸도록 리본을 묶어주었어요.
🧚♀️💖 “잘 자, 호두까기 인형아. 풀이 다 마를 때까지만 이러고 있자.”
🐭🐁🐀 🪤 🐭🐁🐀
3부 - 생쥐 대왕과 호두까기 인형의 싸움
모두가 잠에 든 그날 밤이었습니다. 갑자기 으스스한 휘파람 소리가 들리더니 일곱 개나 되는 머리에 번쩍이는 왕관 일곱 개를 쓴 대형 생쥐가 쉭쉭거리며 나타났습니다.
“오, 맛있는 어린아이가 있구나! 한 입에 꿀꺽 삼켜야지.”
마리가 무서움에 떨고 있을 때 느닷없이 호두까기 인형이 벌떡 일어났어요.
🤴 “멈춰, 생쥐 대왕! 자, 모두 일어나, 생쥐 대왕을 물리치자.”
동시에 경비병, 기병대 등 장난감들이 우르르 몰려왔지요. 그렇게 일곱 개의 머리를 가진 생쥐 대왕과 호두까기 인형 및 장난감들의 싸움이 벌어졌어요. 포병대는 알사탕을 쏘아댔고, 후추 가루도 연방 뿌려댔지요. 하지만 생쥐 대왕은 강했답니다.
“호두까기 인형아 힘내! 지지 마!”
호두까기 인형이 위기에 처하자, 마리는 어떻게든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실내화를 벗어 생쥐 대왕에게 힘껏 던졌어요. 다음으로 쿠션을 던졌고, 마지막으로 향초도 던졌어요.
“아이구! 이게 뭐야!” 🐀
생쥐 대왕은 실내화에 맞아 머리가 어질했고, 쿠션에 맞아서 비틀거렸어요. 끝으로 향초에서 불이 옮겨 붙어 뜨거운 맛을 보았지요. 호두까기 인형은 그 틈을 타서 생쥐 대왕을 물리쳤답니다.
💖🧚♀️ 👸🤴 🧚♀️💖
4부 - 꿈 같은 과자 나라로의 초대와 행복한 크리스마스 아침
“어, 넌 누구니?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야?”
마리의 눈앞에는 호두까기 인형은 없었어요. 대신 왕자님처럼 근사한 소년이 서 있었답니다.
“생쥐 여왕의 저주에 걸려서 호두까기 인형 모습이었던 거야.”
“저주? 지금은 풀린 거고?”
“응, 진정한 애정을 받거나 생쥐 대왕을 물리치는 게 저주를 푸는 열쇠였어. 고마워, 마리 네 덕분이야.”
소년은 자신을 과자 나라 왕자라고 소개했어요. 그리고 마리를 자신의 나라로 초대했답니다.
“우와, 예뻐!”
눈송이 요정들이 춤추자 술록이 끄는 썰매가 나타났어요. 썰매는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날았고, 장밋빛 호수에 내려앉았어요. 소년 왕자는 마리를 하얀 백조 배에 태우고 호수를 건넜습니다.
“왕자님이 돌아오셨어!”
“옆에는 저주를 풀어준 소녀가 분명해!”
과자 나라 요정들이 마리와 왕자를 반갑게 마지했어요.
초콜릿 요정이 박수를 치고 🍫🍪
과일 잴리 요정이 노래하며 🧁🎂🍰
꽃의 요정들은 왈츠를 췄어요. 🌹🌷🌸🌻🌺🪻🪷
🍬🍭 그리고 사탕 요정이 설탕 가루를 흩뿌리며 춤을 췄답니다. 설탕 가루가 눈처럼 날리고, 그때마다 따라랑 따라라랑 영롱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요.
“마리, 그만 일어나야지.”
마리는 눈을 번쩍 떴어요. 그리고 지난밤 일들이 모두 꿈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아쉬워라.”
갑자기 기운이 쭉 빠졌어요. 그때 누군가 현관문을 똑똑 두드렸어요. 마리는 누구일까 문을 열어보았지요.
“메리 크리스마스. 어제 이사 왔어. 이웃에게 인사하려고.”
문 앞에는 꿈에서 만났던 왕자님과 똑 닮은 소년이 서 있었답니다. 소년이 불쑥 선물을 내밀었어요.
“혹시 호두 파이 좋아해?”
마리는 어쩐지 미소가 나왔어요. 행복한 크리스마스 아침이 될 것 같았습니다.
🌌 🩰 🌌
🎄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이를 위한 발레, 호두까기 인형 | 발레, 요약하기 (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