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 SPACE | 사인시티
간판은 도시의 얼굴, 디자인서울의 얼굴을 찾아라
서울 시내 구석구석 ‘우수 간판’ 보물 찾기 서울 거리의 얼굴(!)로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가적으로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건 뭘까? 그건
청와대 앞을 지키고 서서 그 기개를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도 아닌 바로 어디서고
흔히 볼 수 있는 길거리의 간판들이다. 특히 간판은 도시의 얼굴이며 도시경관을 결정짓는 주 요소라
는 인식이 팽배해지다 보니 그 여느 때보다 옥외광고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 예로 최근 고품격 디자
인도시를 표방한 서울시의 경우 ‘디자인서울’의 얼굴을 바꾸기 위한 시도로 옥외광고물 정책 및 사업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최근 이러한 디자인서울 사업과 정책의 열기를 몰아 ‘우수 간판’을 찾아 장려하기
위한 보물찾기가 재개돼 관심을 끈다.
글_ 설현진 기자 babo79da@popsign.co.kr \ 사진_ 디자인서울총괄본부 제공
서울시가 제안하는 “좋은 간판” 만들기
서울시는 매해 ‘서울시 좋은 간판상’을 제정, 시상해왔으나 참여가 저조해지면서 지난해에는 결국 수상 작 선정을 못하고 행사 자체가 무마,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시민 참여 공모전으로 하자니 수준
이 낮아 전시회를 할 정도는 못되고, 각 구청 공무원들의 협조로 서울 전역의 우수 간판을 찾자니 공무
원들의 참여도 들쭉날쭉 지지부진하는 등 서울시 담당공무원들의 의지는 높으나 이래저래 걸림돌이
많은 상황. 그러나 우수 간판 사례를 찾아 시민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간판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개
선, 작고 주변과 조화를 이룬 간판 설치를 유도하고자 하는 서울시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결국 서울시는 전문가에게 ‘우수 간판 사례’ 용역 수행을 맡겼고 그 결과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 지 서울 광장에서 ‘2008 디자인서울 간판전’을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2008 디자인서울 간판전’에
전시된 간판은 총 60점으로 설치지역, 간판종류, 업종, 표시문자, 제작기법 등을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는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을 서울시 전 자치구 순회 전시를 실시, 간판개선에 대한 범 시민적인
인식개선을 확산시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 대한 비판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행사 첫날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 각계 인사 들의 참관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이후 시민들의 발걸음도 뜸한데다, 전 자치구 순회 전시 가능성 및
일정도 불투명해 단순한 전시행정에 그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교육도 좋고 홍보도 좋지만 이렇게
큰 돈을 들여서 사진을 찍고, 전시회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하는 의견도 대두됐다. 전시회의 수준은
높아졌지만 무조건 돈을 들여서 쉽게 하려는 시도는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시된 사진을 두고도
“건물이 고급스러우니 간판도 고급스러운 거 아니냐”며 “간판이 예뻐도 건물이 좋지 않으면 느낌이
안 산다”, “건물이 받쳐주지 않는 데 어떻게 간판만 예쁘게 만들겠느냐?”는 등 간판만 개선한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 될 문제가 아니라는 견해도 뒤따랐다.
그래도 디자인이 예쁘면 용서가 된다
‘디자인서울 간판전’은 협성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용역 수행을 맡아 근 한 달여간 동안 이뤄낸 결과물 이다. 선임연구원으로 참여한 협성대 시각디자인과 정규상 교수는 “이번 전시회는 ‘디자이너가 본 관
점에서 좋은 간판을 발굴한다’는 것에 초첨을 맞췄다”며 “똑같은 사진이라 해도 누가 찍느냐에 따라 보
는 각도와 시야가 다르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진전공과 디자인전공으로 구성된 협성대
산학협력단이 꾸려졌고, 총 3팀으로 구성된 산학협력단이 강남과 강북 구석구석을 누비며 보물찾기
하듯 ‘우수 간판’을 찾아 낸 것.
정 교수는 “서울시가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지만, 전시된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이 드라인과 꼭 맞지만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어 “간판의 수준이 높고, 소재 및 디자인의 다양화에
초점을 맞춰 건물과 어울리는 간판, 디자인이 잘된 간판, 화려하지 않으면서 가독성이 높고 규격에 맞
게끔 된 간판으로 지역별, 업종별, 형태별로 안배를 했다”고 전했다.
이와 비슷한 얘기로 일전에 김영배 EDR 대표가 이런 에피소드를 전한 적이 있다. 김 대표는 공무원 교 육을 위한 강좌에서 공무원들에게 질문을 해 불법 간판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한 간판을 보이자 공
무원들은 불법이라고 답했고, 이에 김 대표는 “그럼 이 간판은 떼어야겠네요?”라는 질문을 하자 한 공
무원이 이렇게 대답했단다. “거 뭐 하러 뗍니까? 이쁜데!”
광고 업계 입장에서 본다면 이건 뭐 시도 때도 없이 광고물 정비한다고 들쑤시고, 가이드라인을 정해 강압적으로 밀어 부치려 한다고 불평 불만이 가득한 게 현실이다. 하지만 위 사례에서도 느낄 수 있듯
사실 간판도 예쁘면 다 용서가 된다. 법에서 크게 어긋남이 없고, 더욱이 디자인적으로 우수한다면 말
이다. 안전에 문제가 없고,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며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즐거운 간
판이라면 더 이상 단속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간판은 더 이상 광고물이 아니라 작품인 것을. 이 역시
우리의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닐까? 단속 공무원들도 편해지고, 업계 역시 편해지려면 무엇보다 이와
같은 인식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처럼 우수한 간판을 보물찾기 하듯 시내 구석구석 뒤져서 찾아
야만 보이는 게 아니라 눈만 돌리면 보물 같은 우수 간판들로 가득 채워질 그날이 오길 소망해본다. P
연승어페럴 소재지 | 강남구
기존의 프레임 형식을 파괴하고 간판간의 섹션화를 유니크한 프레임 라인으로 표현하여 외벽의 고급스러운 대리석과 입체문자의 화이트컬러로 조화를 이루며 절제된 컬러가 돋보인다. 박승철 헤어스튜디오 소재지 | 강남구
건물외벽 전체가 부식재질에 간략한 스테인리스 채널문자 간판으로 처리하여 포인트를 주고 있다.
라이스라이스 소재지 | 송파구
엔틱한 느낌을 주는 원목바탕에 보라색의 문자표기로 고풍스러운 느낌을 강조하였고 중앙에 외부조명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은나무 소재지 | 종로구
건물외벽의 백색 바탕을 활용한 회색계열의 채널문자 간판으로 건축물 배경을 활용하여 한글, 영어, 일어를 작고 조화롭게 표현한 간판이다. 디엔북스 소재지 | 용산구
건물 담장바탕에 재미있는 서체와 책모양의 조형을 가미해 업체의 특징을 표현한 새로운 형태의 돌출 간판으로 특색이 있다. 1300K 소재지 | 마포구
목재 재질의 느낌에 녹색의 숫자와 영문이 혼합된 입체문자로 업소를 표현하여 간결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일층카페 소재지 | 종로구
간판의 재료가 부식철판 재질로 부식느낌과 스테인리스의 느낌을 대조시켜 재미를 주었고 업체명은 깔끔한 흰색 입체문자로 조화를 이룬다. 어반아트 소재지 | 강남구
건물 벽면에서 가로형태로 튀어나온 돌출간판으로 대리석의 외벽 재질과 어울려 깔끔하고 주목도가 높다. 푸른 별 귀 큰 여우 소재지 | 종로구
건물 외벽의 마감재인 목재와 부식재질의 간판재료 선택으로 상호와 걸 맞은 별 모양의 재미있는 간판으로 포인트를 주어 주목성을 높이고 있다. Stelly 소재지 | 종로구
건물 백색 바탕에 작은 입체형 간판과 재미있게 표기된 벽면에 그려진 구두의 일러스트가 개성 있고 독특한 멋을 내고 있다. 복덕방 소재지 | 강남구 기존 복덕방의 광고 이미지를 과감히 탈피하였고 깔끔하고 세련된 디스플레이와 독특한 업체로고가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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