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캐기와 페인트 칠하기 작업을 위해 아이들이 아침 일찍 부터 단단히 무장을 하고 등교했습니다.
밭에 도착해보니 산돌 형님들이 고구마 줄기를 걷어서 동생들이 고구마를 쉽게 캘 수 있도록 해 주었네요. 올해 고구마 농사는 풍년입니다.
고구마들이 어찌나 큰지 아이들은 신이 나서 열심히 호미질을 합니다. 파랑새 형아가 커다란 고구마를 캐고는 유아들에게 자랑하러 왔다가 하온이가 캔 더 큰 고구마를 보고는 군말없이 돌아서기도 했답니다.^^
하준이는 고구마 밭 여기저기서 폴짝 폴짝 뛰어 오르는 청개구리를 잡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기어다니는 벌레 한마리를 소중하게 손바닥에 올려놓고는 사랑스러운 듯 바라봅니다. 벌레라면 다 싫은 선생님은 하준이 손등을 타고 기어다니는 벌레가 소맷속으로 들어 갈까봐 조마조마해가며 조금 멀리서 지켜보다가 벌레는 그만 집으로 보내주자고 살살 달래봅니다. "벌레가 아니고 노래기에요!" 대답하며 아랑곳하지 않는 하준이입니다.
벌써 세번, 네번 고구마를 캔 경험이 있는 지안이이와 하음이,하선이, 주아, 예안이는 고구마 캐기에 진심입니다. 야무지게 커다란 고구마를 쑥쑥 잘도 뽑아내고 서툰 동생들에게 고구마 주위를 살살 파내는 법도 가르쳐 줍니다.
깔끔쟁이 예찬이도 커다란 고구마가 캐도 캐도 자꾸 줄줄이 나오니 재미가 들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신나게 고구마를 캡니다. 여기 조금 저기 조금 얕게 호미로 파보고 고구마가 없다고 투덜거리던 윤재도 고구마 뿌리를 쫒아 깊게 파보고 커다란 고구마를 찾아내었습니다.
작년처럼 고구마밥도 많이 먹을 수 있겠다며 아이들과 신이 나서 말하고 있는데 승빈이가 왜 유아학교만 고구마 밥을 먹었냐며 따집니다. 작년에 유아학교에서 고구마밥을 잘 먹었던 기억은 벌써 싹 다 잊어버렸나 봅니다.^^
고구마를 캐고 돌아와 늦은 점심을 먹고 나니 형님들과 선생님들은 페인트 칠할 시간도 기력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어린 민지와 하온이는 한쪽에서 꿀잠을 자고 일곱살들은 아직도 기운이 남아서 언제 페인트 칠할거냐고 자꾸만 보채네요.^^
그렇게 많이 땅을 파고도 또 모래놀이장에서 열심히 토목공사중인 유아들입니다.
민지 가정에서 브링업 간식으로 섬겨 주신 소시지 빵과 쥬스를 먹으며 이렇게 즐거운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유아학교입니다.
첫댓글 너무나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