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꽃 편지/이연숙
라일락 향기 가득 머금은
엽서 한 장
솔바람 타고오네
아직은 봄이 일찍다고
엽서만 먼저 보냈네
목 길게 빼어
남녘 하늘 바라보니
봄 향기 그윽한
온기 바람이 먼저오네
곧 봄처녀 실바람 타고
새악시 꽃분단장하고
마중나오라고 엽서 먼저 보냈네
2.봄 향기/이연숙
바람 따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진 사랑아
살포시 향기 품고 왔다가
이슬처럼 사라진 사랑
온누리 감싸안고
아름답게 핀 개나리 진달래
어느새 바람 따라 왔다가
바람 따라 가버린 사랑
꽃향기 코 긑에 맴돌다
안개처럼 가버린 봄 향기
언제까지 기다리나
벌써 그리워지는데
3.낙엽의 슬픔/이연숙
한잎 두잎 떨어지는
모든것을 체념한 듯
하염없이 떨어진다
바람이 부는 대로 몸을 맡긴 채
이리저리 뒹구네
화려한 빛도 잊어버리고
을시년스런 땅에서
오그라진 몸을 부여잡고
슬피 울며 뒹구네
돌틈사이 나무위로
아무렇게나 떨어져
슬피우는 너를 안아주고 싶구나
4.꽃바람/이연숙
안개비 내리는 봄날
꽃바람 타고 오세요
모란꽃 치마입고
아지랑이 속으로
사뿐히 오세요
밝고 맑은 그대
치맛자락 날리며
꽃비타고 오세요
그대 기다리는 마음
봄바람 타고 살며시
내 가슴속으로
스며들어 오세요
겨우내 못다한 이야기
밤새워할래요
5.봄 마중/이연숙
그대 오지 않을 테면
정도 가져가야지
정은 왜 두고가서
애간장을 녹입니까
저 산마루에 누가 살길래
가신 님은 어이 오지 아니하오
구름도 자고 가고
달님도 쉬어가고
별님도 놀고 가는데
긴긴 겨울지나고 봄이 오면
그대 봄바람 타고
사뿐히 오세요
6.세월/이연숙
아무도 날 찾는이 없는 이 한밤
외로움만 차곡차곡 쌓인다
눈 감으면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뚜렷이 그 모습이 떠올라
덧없이 하얀밤만 가는구나
그대 보고파 그렁한 눈물은
야속한 세월 앞에 황혼만 비치네
7.몽돌/이연숙
수평선 저 너머
물장난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나봐
어우러져 밀려오는
하얀 파도 물이랑
자갈을 밀어내어
차르륵 차르륵
몽돌을 만드는데
수 천년을 갈고 닦아
빤질 빤질
어찌 아니 이쁠까
8.가을비/이연숙
울긋불긋 오로라를 만든다
단풍잎 주르륵
가을비에 흐느끼며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마지막 잎새 하나 슬피운다
너는 그렇게 무심하게도
유난히 우는구나
이제 그만 울고
나목에 기대어 겨울을 만나자
가을 빛 좀더 보고파
빗속에 구르는 낙엽을 맞으며
담장 밑 따뜻한 햇살로
붉게 타오르는 산천을 잠재운다
9.여명/이연숙
수평선 위가 온통 붉다
둥글게 얼굴이 떠올라
잔잔한 바다를 물들이더니
푸른 물결을 천렵하여
레드카페를 펼친다
어느새 둥근 얼굴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내 인생을 어루만진다
내내 잊지못할 풍광으로
찬란히 기억을 초대하여
오늘은 그 희열이 내게로 온다
10.정열을 불태우며/이연숙
미소 가득 담고 다가온
아침 햇살
반짝이는 윤슬로 고운별 담아
그리운 님에게 손짓한다
님 보고파 들창가에 덩그러니
홀연히 외로운 여행을 떠나
가고 또 간다
어느듯 서산에 걸터앉아
하루의 삶을 황혼 빛 가득히
마무리할 즈음
정열을 불태우며 미련을 남긴
붉은 황혼이 지금 다 내게로 온다
*이연숙시인의 호ㅡ'미로'를 한자로 쓰 주세요 ㅡ아름다울 (미),길(로)ㅡ수고하십시오
ㅡ이연숙시인 프로필ㅡ
강원도 원주 출생/2017<경북문단>등단
영천문협회원
주소:38808경북 영천시 화산면 장수로684 행운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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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이연숙시인(영천문협회원)-구암 허남기 추천
구암허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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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9 11:4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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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구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