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교의품 27장】 일체유심조의 원리
대종사 선원에 출석하여 말씀하시기를 [이인의화(李仁義華)가 지금 큰 발심이 나서 영업하는 것도 잊어 버리고, 예회를 본다 선원에 참예한다 하여 그 신성이 대단하므로 상을 주는 대신에 이 시간을 인의화에게 허락하노니 물을 일이 있거든 물어보라.] 인의화 여쭙기를 [어떤 사람이 너희 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원래 불교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되는 이치를 스스로 깨쳐 알게 하는 교이니 그 이치를 가르치고 배운다고 하면 될 것이요, 그 이치를 알고 보면 불생 불멸의 이치와 인과 보응의 이치까지도 다 해결되나니라.] 또 여쭙기를 [그 이치를 안 후에는 어떻게 공부를 하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마음이 경계를 대하여 요란하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고 그르지도 않게 하나니라.]
핵심주제
【류성태】 일체유심조의 원리
【한종만】 일체유심조
【신도형】 대타원님께 내리신 특별법문
대의 강령
이인의화 “어떤 사람이 너희 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오리까?”
대종사 이에 답하였다.
1) 일체유심조 되는 이치를 배우고 가르친다.
2) 불생불멸의 이치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깨닫는다.
3) 경계를 당해서 요란하지도 어리석지도 그르지도 않게 된다.
용어 정의
선원(禪院) 정기훈련을 실시하는 훈련기관. 일정한 기간 동안 각종 교리와 염불·좌선·경전·강연·회화·의두·성리·정기일기·주의·조행 등의 과목을 통해 수련을 쌓는다. 교단 초기에는 선원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현재에는 훈련원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발심(發心) 발보리심(發菩提心)의 준 말. 불법을 수행하여 보리심을 얻고자 하는 마음. 인간 세상의 모든 고해에서 벗어나 해탈을 얻을 수 있는 한량없는 지혜를 얻고자 하는 마음. 결정발심과 부정(不定)발심의 두 가지가 있다. 결정발심은 한번 일으킨 발심이 중도에 변하거나 퇴전하지 않는 발심이다. 이런 발심을 「초발심이 곧 바른 깨달음을 얻는다(初發心是便正覺)」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결정을 일으키면 빠른 시일안에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부정발심은 한번 일으킨 발심이 경계따라 변하거나 중도에 퇴전하는 발심이다. 이런 발심은 쉽사리 도를 이루기 어렵다. 대개의 사람들은 부정발심이기 때문에 성불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수행인은 모름지기 결정발심을 일으켜야 한다.
예회(例會) ⑴ 월례법회의 하나. 매 일요일 또는 적당한 날로 한 달에 네 번씩 갖는 법회. 원불교 법회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 ⑵ 일정한 기일을 정해놓고 늘 모이는 모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인간 세상의 모든 일은 다 인간의 마음이 들어서 그렇게 만든다는 뜻. 선악귀천·길흉화복·흥망성쇠·염정미추·희로애락 등의 모든 일은 밖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마음이 들어서 그렇게 만든 것이라는 말. 원효대사가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로 유학을 가다가 캄캄한 밤중에 사람의 해골 바가지에 고여있는 물을 맛있게 마셨으나 이튿날 아침에 보니 해골바가지 였다. 이 때 원효는 염정미추가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의 마음속에 있는 것인 줄을 깨닫고 당나라로 가던 발길을 되돌려 신라로 돌아왔다. 일체유심조의 이치를 깨친 것이다. 성불을 하고 못하는 일이 당나라로 유학가는 일에 있지 않음을 알았던 것이다.
불생불멸(不生不滅) ⑴ 일원상의 진리를 표현하는 말. 일원의 진리는 생멸거래에 변함이 없으므로 불생불멸이라 한다. ⑵ 생겨나지도 않고 또한 없어지지도 않아서 상주불변하는 진여의 실상. 상주불변하는 진리의 본질. 진리는 불생불멸하여 여여자연한 것이다. 진리는 무시광겁에 은현자재하기 때문에 불생불멸이요, 무시무종한 것이기 때문에 불생불멸이며, 자족원만하기 때문에 불생불멸이요, 일체개공이기 때문에 불생불멸이다. 이러한 진리는 곧 부처의 지혜요 우리의 본래성품이다. 성품의 본체는 생멸의 상대가 끊어진 것이다. 성품의 작용은 생과 멸이 순환무궁하기 때문에 생에 애착하고 멸에 두려워할 것이 없다. 부처의 지혜는 새삼스럽게 생기는 것도 아니요, 멸하는 것도 아니다. ⑶ 불생불사(不生不死). 불생불멸이기 때문에 불생불사이다. 곧 열반적정의 경지를 말한다. 열(涅)은 불생을 의미하고 반(槃)은 불멸을 의미한다.
인과보응(因果報應) 인과응보라고도 한다. 사람이 짓는 선악의 업인에 따라 거기에 상응하는 과보가 있게 되는 것. 착한 인(因)에는 착한 과(果)가 있고, 악한 인에는 악한 과가 있게 되는 것이 조금도 틀림이 없다. 자기가 지은 것은 반드시 자기가 받게 되는 것이다. 선인선과·악인악과·자인자과가 조금도 틀림이 없다.
경계(境界) ⑴ 인과의 이치에 따라서 일상생활 속에서 늘 부딪치게 되는 모든 일들. 생로병사·희로애락·빈부귀천·시비이해·염정미추·삼독오욕·부모형제·춘하추동·동서남북 등 인간 생활의 모든 일이 다 경계이다. ⑵ 나와 관계되는 일체의 대상. 나를 주(主)라고 할 때 일체의 객(客)이 경계가 된다. ⑶ 시비·선악이 분간되는 한계. ⑷ 수행으로 도달한 결과. 이 경우 경애(境涯)라고도 한다. 인간은 항상 경계속에서 살아가고, 경계속에서 자기 자신을 확인하게 되며, 경계가 곧 삶의 내용이기도 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되는 경계는 역경(逆境)과 순경(順境), 또는 내경(內境)과 외경(外境)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정산 종사는 역경·순경·공경(空境)으로 구분하였다.
역경(逆境) 정법 수행을 방해하는 힘들고 어려운 경계. 자기의 원하는 일이 뜻대로 안 되는 어려운 환경. 순경(順境)에 상대되는 말. 역경은 바깥으로부터 오는 경우(外境)도 있고, 자기 마음의 내부로부터 오는 경우(內境)도 있다.
순경(順境) 모든 것이 자기에게 맞는 좋은 경계. 마음먹은 일이 뜻대로 되어가는 순조로운 환경. 역경에 상대되는 말로서, 수행에 방해되는 일이 없고 모든 일이 자기의 계획과 희망대로 잘 풀려가는 경계. 그러나 수행인에게는 순경이 오히려 나태심·교만심·자만심 등의 번뇌를 일으키게 하고, 중근기에 떨어지기 쉽다. 그러므로 수행인은 역경보다 순경을 더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공경(空境) 마음공부 하는 사람에게 수행 정진하는 마음이 게을러진 경계. 공부인에게 순경·역경·공경의 세 가지 경계가 있다. 공경은 순경처럼 편안하면서도 따로이 하고 싶은 일이 없어 게으르게 만든다. 공경을 극복하지 못하면 뿌리가 말라버린 나무와 같아서 매우 위험하다. 역경의 경우에는 극복하려는 의지가 생길 수도 있지만, 공경의 경우에는 갈수록 더 게을러진다.
외경(外境) 마음을 빼앗아 가는 바깥의 여러 경계. 물·심(物心)으로 구별할 때 물(物)에 해당하는 모든 것. 정신수양이 잘 되지 않으면 외부의 모든 것은 다 나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빼앗아가는 경계가 된다. 주관적인 나의 마음에 대해서 객관적인 대상이 모두 마음을 흔들고 빼앗아가는 외경이 된다.
이인의화(李仁義華) 1879~1963. 본명 인자(仁子), 법호 대타원(大陀圓). 종사. 교단 제1대 내 유일의 생전 법강항마위(원기38년 제1대 성업봉찬대회), 원기 76년 정식 출가위로 추존. 16세에 결혼하였으나 일찍 부군을 잃고 음식점과 여관을 경영하며 세파에 시달렸다(8세 때 왼쪽 눈 실명, 2번의 결혼, 가산탕진, 아들 사망 등으로 방황).
1935년(원기 20)에 소태산 대종사에게 귀의하였고, 이로부터 스승에 대한 신성과 교단에 대한 공심이 특출하였으며, 수행정진하였다. 동산선원·이리교당·동이리 교당 등의 창설은 그의 원력에 크게 힘입었다. 재가교도였으나 출가교도 못지않게 신심·공심·수행심이 있었고, 특히 수행력으로는 특별한 경지를 얻기도 했다(영통의 능력),
주석 주해
【류성태】 이인의화가 큰 발심으로 예회에 참여하는 등 신성이 대단하자, 대종사가 질문 기회를 부여한 내용이 이것이다. 여기에서 질문의 성격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느냐’, 다른 하나는 ‘그 이치를 안 후에는 어떻게 공부하는가’이다. 이는 지행합일의 측면으로 유도된다. 원불교를 신앙하는 사람이라면 본 법어를 통해 적공하는데 시사받을 내용이 많다. 기독교의 ‘하나님 뜻대로’ 된다는 원리와 반대되는 것이 원불교의 자기 원인, 곧 ‘일체유심조’ 원리이다.
【박길진】 현재 내 마음에도 극락과 지옥이 병행해 있다. 옛날 한 장군이 있었는데, 선사에게 극락과 지옥이 어디가 있으며 어떤 것인가 하고 물으니, 그 선사 달려들어 장군의 빰을 치니 화를 냈다. 그때 선사는 “지금이 지옥이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장군이 이해하고 웃으니 “지금이 극락이다”라고 했다. … 돼지와 같은 마음을 많이 쓴다면 돼지가 되기 쉽고, 개와 같은 마음을 자꾸 먹으면 개가 되기 쉽다.
【한종만】 대타원 이인의화 선진의 질문에 대한 법설이다. 일체유심조 되는 이치를 깨치면 불생불멸의 이치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깨치는 것이 일체유심조의 이치를 깨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온갖 현상의 발생은 오직 마음이 나타날 뿐이니, 온갖 인과와 세계의 미진이 다 마음으로 말미암아 체를 이룬다”(능엄경). 불교와 원불교는 마음과 우주의 궁극적 경지가 일치한다고 본다.
【신도형】 1) 불교는 일체유심조되는 이치를 자각하게 한다.
2) 일체유심조의 이치를 알면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의 진리를 알게 된다.
3) 불생불멸, 인과보응의 이치를 안 뒤에는 마음이 경계를 대하여 요란하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고, 그르지도 않게 된다(보림하는 공부).
4) 일체유심조란 ‘일체, 즉 있는 것, 없는 것, 있을 수 있는 것이 모두 마음이 짓는 바다.’
5) 일체유심조되는 이치를 알면 불생불멸 인과보응의 이치를 알 수 있다라는 것은 ‘마음의 근본을 알 것이니 불생불멸하는 각자의 마음을 알 것이요, 스스로 받는 고락의 원인을 유추해 보면 스스로 짓고 스스로 받는 것을 알 것이니 인과보응의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다.’
관련 법문
【한울안 한이치에 제1편 법문과 일화 3. 일원의 진리 67절】 한 제자가 여쭈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심을 밝게 해석하여 주십시오. 심이란 관념입니까, 물질의 원소입니까, 일원과 통용입니까?"
"사람도 마음이 들어서 길흉화복과 생로병사를 지어 나가며, 천지도 근본되는 형상 없는 진리 곧 심이 들어서 성주괴공과 풍운우로상설과 유무 변화가 된다. 그러므로, 천심이 곧 인심이요, 이는 일원과 같은 의미다. 심이란 불생 불멸, 불구 부정, 부증 불감한 것이다."
【대산종사법어 제3 훈련편 38장】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부처님께서 49년 동안 설하신 팔만대장경은 일체유심조의 이치를 가르치신 것이요, 대종사께서 28년간 가르쳐 주신 교법의 핵심은 용심법이라, 이는 죄와 복이 다 자기 마음 가운데 있으므로 각자의 조물주는 바로 자기 자신임을 밝혀 주신 것이니라. 그러므로 정산 종사께서는 항상 “마음을 여유 있고 넉넉하게 쓰라.” 하셨고, 나는 “남의 마음을 고치고 가르치기 전에 자기 마음부터 고치고 가르치라.” 하나니, 자기 훈련과 신분검사로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데 정성을 다해야 하느니라.」
【대산종사법문집3집 제7편 법훈 216. 일체유심조】 지방교도들의 인사를 받으시고 말씀하시기를 『부처님께서 49년간 설법을 하셨다 하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많이 하셨는가? 49년의 설법 내용을 한 말씀으로 줄여서 답해 보아라.』『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말씀하셨습니다.』
『맞았다. 그 한말씀으로 다 통한다. 그러면 같은 법문이라도 대종사님께서 28년간 설법하신 내용을 한 말로 표현하여 보아라.』『마음을 잘 쓰라 하셨습 니다.』
『맞았다. 대종사님께서 28년간 설법하신 내용은 그 한 말씀으로 다 통한다. 부처님께서는 「일체가 다 자기가 짓는 바라.」하셨는데, 대종사님께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음을 잘 쓰라.」하셨다. 정산종사께서 밝혀 주신 내용을 한 말로 표현한다면 「평생 마음을 여유있게 쓰라.」하셨다. 부처님께서 도를 다 전하여 주셨고, 대종사님께서는 수만 겁을 통하여 「마음을 잘 쓰라.」는 한 말씀으로 도를 전하여 주셨고, 정산종사께서는 「마음공부 잘하여 마음을 여유있게 쓰라.」는 말씀으로 도를 전하여 주셨다. 우리 후대 제자들이 할 일은 무엇인가? 나는 자기 몸부터 가르치고 관리하라고 말하고 싶다.』 (58. 9)
【대산종사법어 제1 신심편 36장】 대산 종사, 시자의 공부 표준을 듣고 말씀하시기를 「대종사께서는 “비록 견성을 했더라도 정법에 맥을 대지 아니하면 스승은 될 수 없다.”고 하셨나니, 이인의화 선진은 당신이 능하여 다 알면서도 그것을 내세우지 않고 법통의 대의를 세웠으며, 영통을 하였어도 스승에게 법맥을 올바로 연하고 삿됨에 떨어지지 아니하였으므로 여래의 판국을 갖춘 분이라 할 수 있느니라.」
【한울안 한이치에 법문과 일화 6. 돌아오는 세상 67절】 원기 44년에 이 인의화 (李仁義華)와 더불어 말씀하셨다.
"앞으로 30년 후에는 신도안이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신도안을 개척하기 위하여 애쓰는 심 익순(沈益順)은 지금 영산에서 제2방언 공사를 하고 있는 김 홍철의 복에 못지 않을 것이다."
【한울안 한이치에 법문과 일화 7. 기연따라 주신 말씀 36절】 정산 종사께 이 인의화가 영문이 열린 과정을 여쭘에 옆에 있던 사람이 놀라며 `그것은 허령이 열려서 뒷날 사도에 떨어지기 쉬우니 주의하라` 고 말하였으나 정산 종사께서는 파안 미소하실 뿐 아무 말씀이 없으시었다.
【대산종사법문집3집 제3편 수행 23. 견성은 연마에서】 말씀하시기를 {견성(見性)은 어쩐지 모르게 오래오래 연마하면서 마음이 환하게 열려지는 것인데 보통 수도하는 사람들은 조금만 보면 다 된 듯 자만하고 또 어두워지면 낙망하여 퇴굴심을 내니 걱정되는 일이다.
대타원 이인의화(大陀圓 李仁義華)님은 대종사님과 정산종사님께서 공부가 깊다고 인증하셨으나 일방(一方)에 능하므로 체성에 합일한 스승님을 찾아다니며 더욱 법 받으시며 공부하였다.
나도 영문(靈門)이 열릴 때는 학문이나 문장이나 신통이나 타심통이나 모두 다 될 것 같더라. 그러나 대종사님께서 일능(一能)에 치우치면 대도를 얻기 어렵다고 하시기에 다 거두고 막아 버렸다. 그리고 [오직 이 법을 어떻게 전할꼬]하고 법을 통하는데에만 주력을 하였다. 다른 것도 할 수 있었으나 정력소모가 되므로 아니하였다.(57. 4. 22)
위 내용은 【류성태(2008), 대종경 풀이 上, 153~156】, 【신도형(1974), 교전공부, 570~572】, 【원불교 용어사전】, 【원불교 경전법문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