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의 세상
김의원
2023년 계묘년은 우리 집안으로 보면 기념할 만한 해다. 아들 하나를 키운 우리 부부는쌍둥이 손녀와 손자가 하나 있는데 금년 새학기에 쌍둥이 손녀가 13세가 되어 8학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8학년 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혹자는 의구심을 갖으리라. Elementary에서 Secondary School 진학이 중요한 것은 이 동안에 대학 입학 가능성과 전문 분야가 결정되기 때문이다.유대인들은 소년은 13세 소녀는 12세가 되면 성인식을 시행하여 성인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공적으로 인정한다고 한다.
캐나다 교과 과정은 우리가 배운 과정과 너무 다르다. 예를 들면 우리는 고등학교에서 “진법” (2진법, 3진법, 8진법, 16지법등)이라는 용어나 “집합론”이라는 용어를 들어 본 일이 없었고, 대학에서도 “코딩”이라는 것을 배운 일이 없었다. 여기는 이러한 과목이 Elementary School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필자는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3년간 진해 해군 사관학교에서 3년간 전기과 교관으로 복무를 마치고 1970년도에 캐나다로 유학왔다. 유학 올 때까지도 컴퓨터라는 용어는 문자로만 읽었고 실제로 본 일이 없었다. 캐나다 오니 대학에 IBM Mainframe컴퓨터와 컴퓨터 터미널 시설이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컴퓨터 언어로 코딩을 해서 프로그램을 작성해 수학문제를 풀었다. 대학원에 있는 동안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나왔고, 애플 데스크탑 컴퓨터가 나왔고, 곧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퍼스널 컴퓨터(PC)가 나왔다. 직장 생활하는 동안 이동통신, 랩탑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이 나왔다. 인공지능(AI)은 오래 전부터 사용되고 있었지만 요사이 회자되는 생성 인공지능(Regenerative AI)은 은퇴 후에 나왔다. 돌아 보면 실로 엄청 난 기술 개발이 짧은 기간 사이에 일어났고, 이로 인해 엄청난 변화가 살아있는 동안에 일어났다. 필자도 캐나다 디지털 네트워크 표준 개발, E911 System 개발, 캐나다-한국 VSAT Technology 이전등에 참여하여 한 몫을 한 셈이다.
2020년 3월 COVID-19 바이러스로 팬데믹이 선포되고 학교가 전면적으로 폐교 되었을 때 우리 쌍둥이 손녀는 4학년, 손자는 1학년이었다.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어 개인 랩톱 컴퓨터를 갖게 되었고, 컴퓨터 작동에 익숙해 졌다. 부모도 재택 근무하기 때문에 일 주일에 적어도 한 번 이상 Zoom으로 손주들과 소통했다. 손주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부모가 여러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 (Netflix, Disney +, Amazon Prime, Paramount +, Apple TV등)를 설치했다. 덕분에 우리 자신은 물론 애들과 같이 많은 영화를 감상한다. 한편 시간을 채우기 위해 연령에 맞는 새로 나온 책을 읽도록 했다. 지금은 세 아이가 엄청난 수의 책을 읽으며 (1년에 수백권), 도서관 사이트에 읽은 책에 대한 자신의 소감과 평가(Rating)를 띄우고, 저자와도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어떤 저자로부터는 선물까지 받는다. 필자는 아이들과 소통을 위해 손주들이 추천하는 책을 같이 읽고 독후감을 교환하는데 팬데믹 이후 오늘까지 32권을 읽었다. 자연히 아동들을 위한 신간 영화나 책들을 거의 섭렵하고있다. 특기할 만한 것은 한국계 북미여성 작가들의 책이 최근에 많이 나오고 있고 필자도 8권을 읽었다. 특히 6.25 전쟁을 배경으로 쓴 책을 읽으며 공감이 되어 눈물을 펑펑 쏟았다. 눈물 흘린 이야기를 했더니 손녀들도 울었다고 한다.
21세기의 중간인 2050년은 손주들이 40세가 되고 사회로 진출하여 한창 일할 때이다. 미래 학자 들은 하나같이 지금 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고 외치고 있다. 인터넷에서 “www.quantumrun.com”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Year 2050 Prediction” 기사가 있는데 무려 390개 항목이 분야별로 (문화, 기술, 과학, 보건, 사업등), 나라별로 나와있다. 예측이 100 % 맞을 리는 없지만 지난 50년 간의 변화 속도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 상상이 간다. 분명한 것은 교육과 학습에 커다란 변화가 있겠고, 거기에 따른 사회 생활 과 산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미 온라인 수업으로 컴퓨터 작동에 익숙해진 손주에게는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공유하는 것이 손 끝에 달려있다. 8학년이 되니 학교에서 랩톱 컴퓨터가 나오고 교과서 처럼 가방에 넣고 다닌다. 학생들은 생성 인공지능의 출현으로 초인간적인 개인 교사를 가진 셈이다. 손주들은 스트리밍 비디오를 통해 세계적 명성을 가진 영화 제작사 (Lucasfilm, DC Comics, Marvel Studio등)를 통해 제작되는 미래 공상 세계에 대한 영화나 애니메이션 영화를 대부분 섭렵하고 있다. 해서 인공지능의 기능이 어떠한 위력과 어떻게 사용되는데 대한 개념이 분명하다.
문제는 미래가 밝기만하지는 않은 것이 걱정이 된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가 빈번해 지고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COVID-19으로 시작된 팬데믹의 어두운 그림자는 아직도 남아있고, 미래 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 음료수의 고갈을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 마음을 무겁게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고, 이로 인해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전제주의 진영사이의 갈등은 그 심도와 범위가 증가하고 있다. 혹자는 금세의 세계 정세가 “눈 감고 저글링”하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어차피 인생은 고해라지만 바라기는 21세기를 사는 손주들은 우리가 건너 온 고해보다 좀 더 안정된 고해에서 살기를 소망한다.
첫댓글 이번 주(9/15)조선일보에 발표합니다.
어릴 때는 손주를 리드하다가 어느 만큼 자라면 비숫해 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제어할 수 없도록 지적, 정신적, 모든 게 빠르게 성장한다죠.
손주들의 독서 열을 보니 따라잡기 버거우실 것 같아요.
그들은 우리의 희망이고 과학이고 미래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
그래요. 이제는 reading/writing 실력이 손주들에게 뒤지네요. 특히 손녀들은 300-400 페이지 책을 하루 이틀이면 독파하는데 저는 2-3주가 걸립니다. 단어를 찾아야 하니까요. 제가 아직도 가르칠 수 있는 것은 한국어와 수학 밖에 없네요. 수학도 요사이는 EduTech이라는 용어도 나오고, 이 방면에 엄청난 수의 App이 있어 우리의 도움이 필요 없답니다. Duo Lingo가 한 예지요. 생성 AI가 Super Private Teacher니 개인의 능력에 따라 어떤 분야건 전문가 되는 것은 우리 세대와 같지 않는 과정을 지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길러 주세요.
우리나라 역사가 실제론 9천 년이 넘었지만, 중국과 일본이 책을 불태우고 고조선을 없애고 역사를 왜곡했죠.
고구려 광개토태왕(왕보다 높은 태왕) 때 부터 만주 벌판까지 휘어 잡던 웅대한 나라였다는 사실.
정보화 시대에 걸 맞는 창조적이고 과학적인, 지금은 한글을 수출까지 하는 우리의 위대한 한글.
IT 서치하면 모두 알 수 있지만, 할아버지룰 통해 듣는 참 교육은 평생 가슴에 남을 거예요.
조부모님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옳은 말씀이네요. 한국 역사에 수치 스러운 사실이 많지만 자랑스러운 일도 있으니 기회있을 때 마다 이야기로 들려 주렵니다. 고맙습니다.
학교에서 자기 조상의 나라에 대한 소개를 발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큰 손녀는 북한에 대해 작은 손녀는 남한에 대해 발표한 PPT 를 보았지요. 인터넷에서 수집한 자료로 만들었는데 감탄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