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흘읍 이곡리에 위치한 솔개토방은 참으로 조용한 곳이다. 큰 길에서도 벗어나 있지만 무엇보다 겉에서 보기엔 작가의 공방 같기도 하고, 한적한 곳에 위치한 전원주택 같기도 하다. 사실 너무 한적하다보니 이곳이 영업을 하는 곳인지, 아닌지 때문에 입구에서부터 주저하기도 하지만, 일단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와~ "하는 탄성과 함께 작가 송이경 선생의 다양한 도예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고, 무엇보다 진한 커피향에 저절로 아무 자리나 차지하고 앉고 싶어지는 그런 공간이다.
퇴직한 남편은 뚝딱뚝딱 간단한 목공예를 통해 선반을 만들고, 작가 송이경은 흙으로 빚은 작은 소품들을 그 위에 턱턱 전시해 둔다. 불빛이 주는 따스함과 다른 조명을 껐을 때 새어나오는 불빛을 감상하기 위해 주로 만드는 작품은 호롱과 등잔들이다. 특히 본인이 개발해 보았다는 별과 달이 가득한 등잔들은 불을 껐을 때 사방으로 빛이 새어나가 마치 은하수 마을에 온 것 같은 효과를 주기도 한다. 특별히 물레를 선호하지 않는 작가는 손맛 가득하게 조금은 투박한 흙빚음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테리어 소품들도 소박하기 그지없다. 어딘가에서 주워왔을 것 같은 폐철재에 나무를 뚝딱 올려 벤치를 만들고, 소파를 수선하고, 집 짓다 남은 목재들로 가볍게 테이블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여느 기공들처럼 정교한 맛은 없을지 몰라도, 하나하나 정감이 있는 얼굴마담들이 되어 솔개토방의 가족들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한편에 있는 장작난로는 난로의 기능은 물론 라꾸가마의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1석 2조의 효과를 내고 있었다. 아래는 참나무의 타들어가는 향이 있고, 윗칸을 열어보면 라꾸로 화분이나 작은 도자기들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숯검정을 푸욱 뒤집어 쓴 채 구워지고 있었다.
카페는 제법 작지 않은 규모로 열 개 정도의 테이블들이 자연스럽게 펼쳐져 있는데, 찾아오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그 자리들을 찾지 않는다. 그럼 어디로 모일까? 모두 송작가의 주방 앞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 주인장으로 돌아간 송작가는 손님들이 오는 시간엔 더 이상 작가가 아닌 카운슬러로 존재한다. 본인이 직접 만든 핸드드립용 커피주전자와 드리퍼를 앞에다 놓고, 멋진 바리스타로 돌아가 커피이야기를 나누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손님들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추는 카운슬러의 자세로 고민도 들어주고, 간단한 어드바이스도 곁들여 준다.
소탈한 성격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이 더 많긴 하지만, 일상에 찌든 사람들에겐 한마디 한마디가 강렬한 충고와 조언처럼 돌아와 금세라도 친근해지고, 이야기가 깊어가다보면 커피 맛도 더욱 더 진하게 느껴지게 하는 묘한 이야기꾼이 되는 것이다. 사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소통이 부족한 현대인에겐 많은 이야기 보다는 따뜻한 몇 마디의 위로가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을 송작가는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케냐, 콜롬비아, 브라질 등 다양한 커피를 연신 내려주며 커피맛을 비교할 수 있게도 해주고, 아이들이 따라 온 가족이라면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즉석에서 아보가토를 만들어 내는 센스 있는 자세로 한 번 찾아온 손님은 그 분위기와 커피맛에 취해 몇 번이고 재방문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웃과의 소통, 그리고 나눔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송이경 작가는 매월 말에 소쿠리 장터를 운영하기도 한단다. 이름만으로도 정겨운 소쿠리장터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진행되는데, 참가자들 본인이 만든 공예품은 물론이고 갖고 있었던 소장품 들을 서로 교환하고, 저렴한 가격에 사고팔기도 하는 미니장터가 바로 그것이다.
참가비는 일반인은 1만원이다. 다만, 장터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1만원 외에 음식 1가지를 더 준비한다고 한다. 그것은 판매자의 입장에서 구매자에게 조금 더 친근함을 줄 수 있는 서비스란다. 서로 나눌 수 있는 음식들을 조금씩 준비해 오면,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며, 진한 커피향을 느낄 수 있는 문화장터. 왠지 소쿠리장터는 현대인에게 부족한 무엇인가를 충분히 충족하는 행복한 시장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바깥에서 대형 그릴에 바비큐를 구워내기도 하고, 후식으로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도 있다고 하니 멋진 장터에서 배불리 먹고, 이야기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고, 소품들도 구입하는 행복한 장보기 시간에 다음에 꼭 한 번 참석해 보고 싶어졌다. 송작가가 운영하는 솔개토방의 정보를 자세히 보고 싶다면 다음 카페를 이용하면 된다.
http://cafe.daum.net/solgaetobang 현대인은 문화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복을 찾는다. 우리 포천에 작지만 낭만이 있고, 이야기가 있으며, 문화가 흐르고 있는 솔개토방이 있어 작지만 의미 있는 소통의 공간이 열리고 있다. 조금은 우울한 날이라면, 그리고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날이라면 이곡리 솔개토방을 찾아 잠시의 여유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시민기자 이수인(http://sanbital.co.kr/)
첫댓글 수리 수리 마수리.....모든것이 다 이루어 질 수 있는 정겹고 아름다운 곳이네요....아름다운 정보 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행복하세요...^^*
그러게 말입니다 토방을 토방보다 더 아름답게 그려주셨네요..
자재행님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ㅎㅎ
토방을 토방답게, 토방스럽게, 토방보다 더 근사하게.. 올려주셔서..
산비탈펜션님 진심으로 많이 고맙습니다
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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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포천의 명소가 되려나 봅니다 ..감축드립니다 ..보니비샘 ![지화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3.gif)
고맙습니다 산야초님... 늘 감사합니다
사진,멋지게 나왔네요!!!ㅎㅎㅎ
ㅎㅎ
토방이 2012년 새해부터 기사에두 실리구
좋은일 기쁜일이 많이 생길것 같네여
쌤
기사 올려주신 산비탈펜션님두 멋쟁이
산비탈펜션님이 진짜 멋진분이시지요?
보니비셈 축하해요. 이제 빛을 발하시나봅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이렇게 모두들 도와주시니 얼마나 고마운지요...ㅎㅎ
매스컴도 타고... 멋져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토방 ^&^ 화링![!](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