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름 방학이 다가옵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한 학기 동안 최선을 다해 매일매일의 일과를 수행하고, 가야 할 길을 열심히 달리던 그 순간들에서 잠시 해방되어 자유로움과 충분한 휴식을 느낄 수 있는 때가 바로 방학이지요. 요즘의 우리 어린이들은 하루하루를 늘 바쁘게 지냅니다. 이제 학교와 잠시 헤어져, 자기만의 창조적인 생각과 생활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꾸려 가는 방학이면 좋겠습니다. 이번엔 어떤 취미를 도타이 할까, 어떤 체험 놀이를 즐길까, 어떤 친구들과 놀 수 있을까, 무작정 심심할 때는 무슨 책을 읽을까…….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자연과 만나기 좋은 시기입니다. 이번 여름 방학에는 우리 모두 더불어 살아감과 생명력의 원천인 자연의 푸름, 너름, 쉼을 느끼며 마음자락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주변 어느 한 곁에 조용히 돋아 있는 이름 모를 풀들을 마주할 때, 키우는 이의 애정이 듬뿍 담긴 정원에 들어가 걸을 때, 탐스러운 나무들을 품에 안고 있는 과수원에서 나뭇잎 사이로 언뜻 비치는 햇살을 느낄 때면, 우리 마음은 푸르름으로 일렁입니다. 바다 위에서 아침 햇살을 받으며 드문드문 떠 있는 고기잡이 배들이나 우리 자연의 허파인 갯벌을 대할 때면 우리 삶과 자연의 너름 그리고 일을 생각하게 됩니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마주할 때면 즐거운 상상 세계와 넉넉한 쉼을 마음에 담게 됩니다.
이런 자연과의 만남으로 인도해 주는 책들을 우리 어린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습니다. 또한, 삶의 빛나는 표정들을 생생하게 소개해 주는 그림책들, 힘겨울 때마다 희망으로 잇닿은 길을 넌지시 알려 주는 창작 동화들, 우리 역사나 과학 세계에 대해 자분자분 조용한 소리로 일러 주는 책들도 우리 어린이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장마비가 쏟아지는 여름날, 갈 데 없고 놀 친구가 없어 마루에서 뒹굴거리며 들추어 읽고 싶은 책들이면 좋겠습니다. 좋은 책들의 그림과 메시지는 마음 속에 오래 남아서는 가끔 한번씩 우리들 삶을 생각하게 합니다. 어린이 책 속에는 아름다운 세상이 가득 들어차 있고, 아름다운 삶을 꾸려 가고자 하는 희망들이 숨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성장은 숲에서 나무가 자라듯, 보이지 않게 조금씩 커 가는 것일 겝니다.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어린이들이 삶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삶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어린이 책을 통해 얻어야 할 올바른 자양분일 것입니다.
유치부 - 이제! 더 많이 놀 수 있는 방학이에요
이제 우리 꼬마들이 신나는 여름 방학을 맞습니다. 온 천지를 제 세상으로 여기면서 자신만만하기만 한 우리 유아들에게, 여름은 놀기에 그만인 계절입니다. 평소 좋아하는 고양이처럼, 조용하고도 품위있는 자태로 우아함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때론 엉뚱하게 사고도 치겠지요. 토끼 깡총이와 생쥐 찍찍이 등과 친구가 되어 볼 수도 있어요. 비 오는 날이면 우산 쓰고 나가서 참방거리구요, 한 번쯤 포도밭에 들어가 보아도 좋겠어요. 제주도의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바닷가에서 모래성도 쌓아 보구요, 그러다 지치면 자기를 기다리는 가족의 품에 돌아와 행복한 휴식에 잠길 수 있지요. 지난 여러 달 동안 아침 일찍 일어나 유치원 차를 타러 나갔을 우리 아이들이 평소보다도 더 자유롭게, 다양하게, 자연 속에서 뛰어놀 수 있는 절기이면 좋겠습니다.
초등 학교에 입학하여 책가방을 메고서 으스대던 우리 꾸러기 ‘초보 학생’들이 이제 처음 방학을 맞습니다. 여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애쓰며 수고하다가 모처럼 가지는 여유롭고 느긋한 시간이지요. 멋진 색깔과 풍성한 이미지의 그림들로 여러 감성을 자극하는 책들을 보여 주면 좋겠습니다. 여름 들풀이 무성한 논밭 가에서 개구리 울음소리를 밤새워 들으며 ‘달사람’을 만나 보면 운치있겠지요. 계곡 곳곳에 숨어 있는 산사를 찾아가 단청을 구경해 보아도 좋겠어요. 숲 속에서 다람쥐나 개미 같은 작은 친구들을 만날 때면 혹시 생쥐가, 혹시 호랑이가 변신한 것 아닐까 재미있는 상상도 해 보아요. 자연 속에서 놀다 놀다 지쳤을 때면 집어들고 싶어지는 책들이 아이들 곁에 늘 있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통해 우리 상상 세계를 자극하는 팬터지 세계도 가뿐히 경험해 보는 여유있는 시간 되길 바랍니다.
『서커스 곡예사 올리비아』 이언 포크너 글·그림, 서애경 옮김 / 중앙출판사
『개구리네 한솥밥』 백석 동화시, 유애로 그림 / 보림
『옛날에 생쥐 한 마리가 있었는데…』 마샤 브라운 그림, 엄혜숙 옮김 / 열린어린이
『달 사람』 토미 웅거러 글·그림, 김정하 옮김 / 비룡소
『날아라, 호랑나비야』 권혁도 글·그림 / 길벗어린이
『장난꾸러기 개미 두 마리』 크리스 반 알스버그 지음, 이지유 옮김 / 국민서관
『개구리 논으로 오세요』 여정은 글, 김명길 그림 / 돌베개어린이
『그림 옷을 입은 집』 유문조 그림, 조은수 글 / 사계절
『선생님, 이야기하고 싶어요』 하이타니 겐지로 글, 하야가와 슈헤이 그림, 오근영 옮김 / 동연어린이
『머리에 뿔이 났어요』 데이비드 스몰 글·그림 / 소년한길
2학년 - 자연 놀이 속에서 마음과 몸을 살찌워요
우리 어린이들이 언제까지든 몸을 움직이며 즐거이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마음껏 몸을 움직이며 활기찬 놀이를 할 때 몸과 마음의 생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놀이는 곧 발명이며 창조이자, 자유로움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몸의 언어를 찾고 마음의 자유까지 얻으면서 날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면 좋겠어요. 몸을 움직이면서 힘이 빠질 때까지 놀다 지칠 때면 책을 통해 사막의 오아시스나 호숫가의 오두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만나 볼 수도 있습니다. 영원히 사랑스런 존재인 엄마와 자상하고 너그러운 할아버지, 이 행복한 가족과 우애 깊고 용감한 친구들이 한여름 밤에는 어떤 꿈을 꾸며 지내는지도 책에서 엿볼 수 있지요.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자유와 행복을 꿈꿔 봅니다.
『한여름밤의 마법』 패트리샤 폴라코 글·그림, 서애경 옮김 / 아이세움
『엄마 내 마음이 아파요』 노경실 글, 이형진 그림 / 청년사
『용감한 세 여자』 C. L. G 마틴 지음, 피터 엘웰 그림, 이주희 옮김 / 느림보
『꼬마 인형』 가브리엘 뱅상 그림 / 열린책들
『비밀로 가득찬 세상』 김성범 글, 최양숙 그림 / 도깨비
『새끼 개』 박기범 글, 유동훈 그림 / 낮은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의 마을』 고바야시 유타카 글·그림, 길지연 옮김 / 미래 M&B
『폭풍을 불러온 나비』 로저 본 카 글, 앤 제임스 그림, 윤구병·윤나래 옮김 / 다섯수레
『사막에서 만난 친구』 베티나 오브레히트 글, 카트린 엥겔킹 그림, 유혜자 옮김 / 주니어김영사
『소로우의 오두막』 헨리 데이빗 소로우 글, 스티븐 슈너 엮음, 피터 피오레 그림, 김철호 옮김 / 달리
3학년 - 세상을 배우면서 자유와 행복을 꿈꾸어요
이번 여름엔 자연의 계곡에 발 담그고서 마법의 세계를 맛보면 어떨까요? 물론 자연 안에서는 생명의 귀중함과 가족, 친구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지요. 뿐만 아니라 책을 통해 우리가 사는 넓은 세계를 여행해 볼 수도 있어요. 석기 시대로도 들어가 볼 수 있구요, 마녀가 되어 볼 수도 있지요. 자신이 마음이 바라는 대로 변해 가는 세상을 구경하는 멋진 경험도 할 수 있네요. 때로는 자연이 준 놀라운 발명품들을 발견하고, 어려운 시대에 꿋꿋하게 한 길을 걸어간 과학자들을 만나며 감사한 마음과 용기를 품는 것도 좋겠어요. ‘스스로 그러한’ 이 모든 자연 안에서 우리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우리는 또 얼마나 애쓰며 살고 있는지 조금씩 마음 속으로 짚어 보면서 말이에요.
『머릿속의 난쟁이』 크리스티네 뇌스트링거 글, 유혜자 옮김 / 사계절
『나는 과학자의 길을 갈 테야』 송성수·이은경 글, 정문주 그림 / 창비
『나의 첫 세계 여행』 소피 아망 외 글, 올리비에 라틱 외 그림, 김효림 옮김 / 계림북스쿨
『바나나가 뭐예유?』 김기정 글, 남은미 그림 / 시공주니어
『폭풍 소년』 콜린 티엘 지음, 로버트 잉펜 그림, 김옥수 옮김 / 문학과지성사
『루카 - 루카』 구드룬 멥스 지음, 미하엘 쇼버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꼬마 마녀』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글, 백경학 옮김 / 길벗어린이
『곽재우』 신충행 글, 신재명 그림 / 산하
『신기한 시간표』 오카다 준 글, 박종진 옮김, 윤정주 그림 / 보림
『석기 시대 천재 소년 우가』 레이먼드 브릭스 글·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4학년 - 들꽃처럼 피어나라, 우리 아이들 마음
대나무가 울창한 숲 속에 들어설 때, 들꽃이 피어난 시골 초등 학교 운동장에 설 때 우리는 마음과 영혼이 정화됨을 느낍니다. 이와 비슷하게, 정결함과 참됨을 담고 있는 문학 작품, 예술 작품을 만날 때도 우리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득 선물 받습니다. 그런 영혼으로 숲 속 새벽 길에서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를 대할 때, 저물녘 하나둘 돋아나는 별빛을 대할 때, 농촌 마을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담벼락을 덮은 호박 넝쿨을 대할 때, 포도나무 가지에 달린 포도 알을 대할 때 우리들의 마음은 출렁입니다. 그 떨리는, 시인의 마음으로 세상과 사물 그리고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방학이면 좋겠습니다. 그런 새로운 안목을 갖추도록 도와 주는 좋은 책들과 함께 말이에요.
『찰리와 초콜릿 공장』 로알드 달 글, 퀸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나무가 되고 싶은 화가 박수근』 김현숙 글 / 나무숲
『엘리엇의 특별한 요리책』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글, 레나 안데르손 그림, 오숙은 옮김 / 미래사
『괴상한 녀석』 남찬숙 지음, 한선금 그림 / 창비
『흐린 후 차차 갬』 김선희 지음, 김종수 그림 / 비룡소
『나만의 비밀 친구, 제8의 힘』 카티 리베이로 글, 스테판 지렐 그림, 정미애 옮김 / 교학사
『들꽃 초등 학교』 전병호 지음 / 푸른책들
『늘 푸른 나의 아버지』 황선미 지음, 김병하 그림 / 두산동아
『동생』 조은 글, 김혜진 그림 / 푸른숲
『내 친구 11월의 구름』 힐러리 루벤 글, 이레네 보르도이 그림, 남진희 옮김 / 우리교육
5학년 - 우리도 나름의 눈으로 세상을 읽어요
어린이도 나름의 눈으로 세상을 읽으면서 숲 속의 나무가 자라듯 조금씩 커 가고 있지요. 어린이들도 세상의 일부로서 구체적이고도 특별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여러 가지 구체성들이 한데 어우러져 굵은 흐름과 결을 이루며 보편성으로 발전하겠지요. 그렇게 여러 구체성들을 담아 내면서 열린 가능성으로 세계를 보여 주는 책들을 읽으면 좋겠어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자라는 스스로를 살피며, 동무들의 마음도 깊이 들여다보고, 민족의 역사와 예술 그리고 과학 세계도 만나 이야기 나누면서 멋진 삶을 꿈꾸면 좋겠습니다. 스스로의 눈으로 세상을 읽으면서 제 삶의 올곧은 주인으로 자라는 멋진 어린이를 그려 봅니다.
『클로디아의 비밀』 E.L.코닉스버그 글·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바보 온달』 이현주 지음, 김호민 그림 / 우리교육
『할아버지 요강』 임길택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이누이트가 되어라!』 이병철 지음 / 지성사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 안미란 지음, 윤정주 그림 / 창비
『내 친구에게 생긴 일』 미라 로베 글, 박혜선 그림, 김세은 옮김 / 크레용하우스
『눈의 여왕』 안데르센 지음, P. J. 린치 그림, 공경희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맛있는 음악 공부』 김한경 글, 허태준 그림, 주대창 감수 / 청년사
『손끝으로 보는 바다의 세계』 트레버 데이 글, 김동광 옮김 / 아이세움
『한락궁이 / 원천강 오늘이』 엄혜숙 글, 이성숙 그림, 신동흔·정출헌 기획·구성 / 한겨레신문사
6학년 - 세상은 무겁기만 한 것이 아니랍니다
이제 초등 학생으로 맞는 마지막 여름 방학이군요. 자신의 상황과 어려움을 올바로 느끼는 이들이야말로 희망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다지요. 역경 속에서 희망을 찾기에 가장 좋은 도우미는 역시 책입니다. 좋은 이야기들은 우리 마음 속에 아름답고도 깊은 흔적을 남깁니다. 희망을 건져 올리기 위한 힘겨운 몸짓을 보이는 이야기들, 용맹 정신이 투철한 모험 이야기, 우리의 공상 세계를 아름답게 그려 주는 팬터지 문학 작품과 멋진 그림이 어우러진 책들이 우리 손 가까이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참됨과 아름다움 그리고 깨달음을 담고 있는 문학 예술들을 통해, 벅찬 희망으로 가슴을 채우고 자유를 누리면 좋겠습니다.
『선들내는 아직도 흐르네』 김우경 지음, 이승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성, 터놓고 얘기해요!』 로비 H. 해리스 글, 마이클 엠벌리 그림, 주은희 편역 / 다섯수레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야생화 쉽게 찾기』 송기엽·윤주복 지음 / 진선출판사
『내가 나인 것』 야마나카 히사시 장편동화, 고바야시 요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어린이 대학』 울리히 얀센·울라 슈토이어나겔 엮음, 클라우스 엔지카트 그림, 김서정 옮김 / 어린이중앙
『오즈의 틱톡』 L. 프랭크 바움 지음, 존 R. 닐 그림, 최인자 옮김 / 문학세계사
『왕자와 거지』 마크 트웨인 글, 이희재 옮김 / 시공주니어
『아마조네스의 나라에서 북소리 사막까지』 프랑수아 플라스 글·그림, 공나리 옮김 / 솔
『지옥에 가지 않겠어』 장 - 루이 푸르니에 지음, 김남주 옮김, 이형진 그림 / 웅진닷컴
첫댓글 힉~~~~~~ !고맙습니다.
우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