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일할 적엔 농새꾼들은
밥 심으로만 일하는 기 어루와요.
흥을 돋궈 주는 기 있어야 되잖소.
그기 바로 진뗑이(진짜)막걸리래요.
밀지울그로(밀기울로) 맹글어 띄운 누룩으로
꼬실밥(꼬두밥)과 버무레(버무려) 단지에 담아
적당한 온도에서 발효시켄 기래요.
발효되믄 채로 걸러서
맹글어 내는 기 막걸리잖소.
집에 들어오더거 앞밭에 풋고치 몇개 따선
고치장에 푹 찍어 한입감(한입) 텁석 물고
한사발 좍 들이케믄
캬~아, 온 천지가 내 시상(세상)이래요.
오뉴월 삼복 더우(더위)에도
삼베적삼 적시는 땀방울이 싹 가세요.
한 때 세금 징수르 위해
세무서에서 술조사르 나오잖소.
집구석을 막 뒤제(뒤져)요.
출장 복멩서라도 가주구 나완진 몰르고
그저 무수와(무서워)요.
호렝이보담 무수운 기 세무쟁이래요.
재수바리(재수) 웂어 첫집이 조사당하믄
놀던 아덜은 고무신이 벗었는지 신었는지 몰르고
냅다 집으로 뛔 들아요.
"어머이, 헥헥 술조사 나왔사."
허지만 세무쟁이는 3인 1조인지라
뛔 간 눔의 뒤르 살살 밟잖소.
더 심하게 뒤제요.
구둘으(안방을) 뒤지고
곳간으 뒤지고
걸금테미(거름더미)도 됀(뒷뜰)에 장둑대(장독대)도 뒤제요.
앞밭꺼정 마커 뒤지니
들켔다하믄 벌금 내고
농새(농사) 밲(밖)에 몰르는 촌 노인네들
벨하나 달아매고 전과자 되고 마능 기래요.
잘난 아들 택에 꼬렝이(꼬리) 밟힌 기래요.
세무쟁이 하나는
모텡이(모퉁이) 입새(입구)에서 동향을 샐피고
아덜의 움직임을 샐피는 기래요.
젠노리르(새참을) 머리에 이고
주전재르 들고가믄 얄짤 움사요(꼼짝마라래요).
젠노리(새참) 먹는데 가서 막걸리 확인하고
두넘은 그 집으 뒤제요.
노인네 밲에 웂는데 우째요?
딱 걸레삐레요.
그러나 바우 에미는
때맞춰 술으 걸르다가
들이닥첸 세무쟁이인데 걸렜사요.
심센(힘센) 바우 에미는 술단지르
냅다 돼지우리간에 쏟아 붓잖소.
요새라면 디카니 몰카니 해
증거를 잡겠지만 만사는 끝장이래요.
확인서 쓰라는 세무쟁이인데
"난 펭생 까막눈이고 아문긋두(아무것도) 몰른다"고
바락바락 우게(우겨)요.
고새(그새) 배지(배) 곯은 돼지들 술 잔차(잔치) 벌레지고
술먹은 돼지들인데 확인서 받았는지 말았는지
세무쟁이들 낭중엔(나중에는) 그날 헷걸음 하고 돌어가잖소.
술 감췌 놓는 긋두 차츰 발전해
잿더미에 땅으 파고 술단지르 묻고
그우에 재르 덮어 놓잖소.
그 우에 오짐통으 올레놔도
술 냄새가 났다고 했사요.
대체로 술이 발효되는 온도는
35~37도 정도에서 가장 잘 되는 기래요.
알맞은 온도와 버무렌(버무린) 누룩과
술약(이스트)과 꼬실밥(꼬두밥)의 배합이 문제래요.
잘못하믄 약간 시큼하기도 하지만
술은 술이잖소.
술을 걸러낸 다음 남은 기 술짜개(찌게미)래요.
그냥 먹기는 그렇지만
여게 당원이나 사깔구(사카린)으 늫고 먹으믄
이 또한 참(새참)으로는 최고래요.
달작지근하고 배때기가 부르니
먹어도 맛있고 배가 고프니 또 먹잖소.
그래도 이기 술 아니요?
천하장사도 술짜개(찌게미)에는 이기지 모해요.
아침 대신에 술짜개(찌게미) 먹고 핵교 온 아는
진죙일 벵든 벵아리 모냥으로
아덜(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고 말잖소.
웂는 집 아(아이)가 공부도 못하민서
항상 뒤에 쳐지더거
동창회에서 그 시절 먹은 술짜개(찌게미) 덕으로
술 세르 마이 하는 눔이 그눔이래요.
그 막걸리가 방석집에서는
동동구루무 낯짠배기에 발르고
한복 입은 술집 지즈바가 딸코주믄(딸아주면)
100원짜리가 1000원짜리로 값이 튀게지잖소.
이 막걸리가 양주장에서 나올 적에 한통이던 기
동네 술집으로 와선 한통 반이 돼요.
손님이 마실즈음에는
두통으로 벤하는 마술이 돼요.
꿈쩍거릴 적 마둥(마다) 물이 보태지는 기래요.
아부지가 마시는 술, 심부름 하는
아들넘이 먼처 마세(마셔)보고
모재래(모자라)는 막걸리에 물이 더해지고
어머이 술상이 들어가믄서
막걸리는 물반 술반이 되고 마는 기잖소.
그 술,
술 심(힘)으로 일하고 술 심 빌레(빌려) 시비도 거는
똥배짱도 생기게 하는 술 중에 또까버(도깨비)술이 된다니요.
누구가 뭐래도 우리의 술은 막걸리
바로 막걸리가 아닌가 해요.
캬~~, 잘마셌다.
안주라고는 마늘쫑다리(마늘쫑), 물외(오이),
고치(고추), 짠지(묵은지)가 전수(전부)였지만
그래도 우리 선조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술은
진뗑이(진짜) 막걸리인 기 아니겠소야.
첫댓글 다녀갑니다.오늘은 목요일 아침부터 하늘이 히뿌였네요,건간관리 잘하시고 코로나19 조심하시고
밖에 나가실때 는 꼭마스크 착용하시고 주거우시거 건강하시고 행복한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낮술에 취하면 할아버지 수염도 뽑는대요~~ㅋㅋ
재밌는 글입니다.
처음 읽는 강원도 사투리는 이해 못했지만
앞뒤 문맥으로 대강 이해 했습니다.
막내 시누가 초등학교 다닐때 학교에서 연락이 왔답니다.
얼굴이 블그스럼해서 술냄세가 난다고...
아마 시어머니가 만든 술 찌겅이를 사카린에 섞어 마셨나 봅니다.
그땐 그런 집이 많았나 봅니다.
중학교 다닐 때 몇명 있었어요.
어려운 시절이였으니 아침이었던가 봅니다~~ㅎ
소시적 셍각 남니다
세참때 막걸리 받아오다
한모금 한모금 취해서 혼났던 기억 ㅎ
사투리 땜시 더 정겨운글
잘 읽었읍니다.
주전자 소 죽끓이는 가마에 덥혀 따끈따끈한 막걸리 배달 중에
홀짝홀짝 주전자 꼭지 빨고 취해 밭두렁 벼개 삼구요~~ㅎㅎ
재미난글 잘 읽고 갑니다~~
이해가 안되는글들은 넘어갑니데이~~ㅎㅎ
농주 제조금지 시절
세무소 직원들 집집마다 다니면서
단속해서 걸리면 벌금물리기도 했지요~~ㅎ
엄청 옛날일 같은디
저희 어릴 때군요.
같은 강원도래도 영동이라 그런지 사투리가 있고, 구수합니다
소주도 없고
라면도 없던 그때 그시절
누룩자루 메고
산으로 도망가던 시절입니다~~ㅎ
맞아요 옛날에 그랬었지요
세무서에서 나오면 동래가 들석 했어요
잿불에 주전자 올래
따끈하게 대워서 한잔하면
참 끝내주는 맛이였습니다. 그려
사투리에 옛날을 회상하는 좋은 글이 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세무젱이 떴다하면 동네 벌집 쑤셔놓지요.
아이들은 이집저집 알리느라
치뛰고 네레뛰고~~ㅎㅎ
옛생각이 절로 나네요
잘 쉬었다 갑니다
추억 소환했네요~~ㅎㅎ
콧노래 부르면서 막걸리 배달 갑니다~~ㅋ
진때이 한잔 먹고 싶네요.
서울쪽은 장수, 춘천에선 지평을 좋아해요. ㅎ
전에 포천막걸리가 유명했지요.
포천일동 막걸리와 포천이동 막걸리가 있었는데
포천일동 막걸리 맛이 조금 낫더라고요.
지금은 없어졌나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막걸리 이름이 워낙 많아서.
평창 감자막걸리도 한 몫할텐데요~~ㅎㅎ
어렸을때 아무리 째여도(어려워도)막걸리 담아서 술 좋아 하시던 아버지 드시게 하시던
어머니
막걸리 드실때 좋아하는 사람 불러서 기분좋게 막걸리 드시던
아버지
부억에서 막걸리 짤때 어머님께서 들어 오시면 물 많이 주어서 짜거라
아버지께서 들어오시면 물 덜 주고 짜거라
어머니 아버지께서 막걸리 드실때
좀 먹어보거라 하시면서 주신 막걸리 맛이 어찌나 좋던지~~~
새참으로 일하시는 들로 막걸리 주전자 들고
가다가 한모금씩 마시면 달달 맛나던 막걸리 맛 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 그시절 생각 하면서 지금도 가끔 막걸리 한잔씩 마신답니다.
발효된 술단지 열고 길죽한 꼬깔 모양의 도구를 넣고
사발로 맑은 청주 한 되 받습니다(귀한 손님 접대용, 젯술)
처음에는 물 없이 짭니다(진뗑이)
다음부터 짜놓은 걸로 물을 부으면서 짜서
별도로 놓고, 물 부어 짠 막걸리에
진뗑이 막걸리로 물부어 짠 막걸리 간을 맞춥니다.
일꾼들이 많으면 물 좀 더붓고 싱겁지 않을 정도로
간을 맞추는데 제가 일등급이라
지금도 막걸리 맛은 기막히게 앎니다~~ㅎㅎㅎㅎ
완전 저 초등때 애기군요. 저어릴때 감자캐다가 술조사 나와서 할머니 한테일러주러 뛰어갔는데 술조사가 뒤따라온줄도 모르거 아랫목에 발효시키던술 그대로 걸려서할머니가 사정하던일. 담너머로 술단지 넘겨 밭에 감추던일. 남은술 구정물에 부어버려 냄새는 나는데 물증찾으려고 계속 부억을 뒤지던일. 우리집은 할아버지가 술심으로 견디시니 어머님이 술 떨어 지지 않게 담구어서 벌금 물어가며 술담궈었지요. 영의님 글 읽으면서 추억에 한참 웃었습니다. 세무서에서 왔습니다. 하면 모두들 벌벌떨던 그때~ㅎ
그냥 그대로 그림이 그려집니다~~ㅎㅎㅎ
우리집은 걸려도 무난히 넘기거나
형식적으로 조금 벌금 냈습니다.
아버지가 법원에 다녀 든든한
악어가죽 bag가 있었던 모양입니다~~ㅎㅎ
저는 어릴적에 개구리
잡아서 구워먹으려고
하는데 온천지가 눈이라 남의논에 벼집
가려논것을 뜯어다
개구리 구워먹을려고
벼집 가지로 갔더니
얼씨구 벼집가래속에
술단지가 있기에
벼집을 가저가서 개구리를 구워서
벼집 더미로와서
항아리 속에 청주를
쭈욱 마시고 안주로
개구리먹고 술을
얼마나 먹었던지
양지쪽 집더미에
기대여 코를 골며
떨어져 자고 있는데
갑자기 뽈따구에
찰싹 찰싹 소리가
나내요 막걸리 주인이
제사 지내려고 술담아
논것을 친구와 반쯤
먹었으니 맛을만도
하지요 순간 술이
확께어 삼십육게 줄행낭 처본 기역도
나내요
얼음을 깨면 겨우겨우 기는 개구리.
알가진 암놈 손에 쥐면
입에 군침돌며 환장하지요~~ㅎㅎ
막걸리를 됫박으로 퍼서 먹고 얼굴이 빨간 꽃처럼 변한 동네 가난한 홀어미 밑에 노처녀의 하얀 피부가 생각나게 하는 글 입니다
노처녀에 눈길이 가나 봅니다~~ㅎ
저는 문산 어느곳
방석집 아가씨가 눈앞에 어른거립니다~~ㅎㅎㅎ
막걸리는 머니 머니
강원도 엿술이지요
술잔안에 기름이 동동
떠다니는 옥수수 엿술
고거 특히나 진뗑이는
한사발 먹었다하면
아무리 술 잘먹는
사람도 못 일어나지요
히야~~
그러니, 옥시끼 엿술 한 중발만 마세도
반물레기 내지는 네발 또지(짐승)가 된다는 얘기잖소~~ㅎㅎㅎㅎ
@영의 예 그러치요 먹을때는
달짝지근한게 별로
쓰지도않코해서 넘어
가기도 잘넘어가고
뒷맛이 고소하고
먹으면 먹을수록
더먹고싶고 하지만
겁없이 서너 주발먹었다 하면
못일어서요 오줌안싸면 그나마
다행인것이지요
@겨울나그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먹고
다음에는 술이 술을 먹고
그다음에는 술이 사람을 먹는다가
딱 맞는 말이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