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길들이 종주로에 부지기로 널려 있습니다. 이 정도의 길은 그래도 양반입니다. 이 길을 걸을 때면 누가 이 길을 만들어 놓았을까 늘 궁금합니다.
두 커다란 바위 틈 사이로 저 멀리 산들이 보입니다. 가볼까 싶었는데, 예전 조령산 생각이 나서 멀찌감치에서만 구경했습니다.
형제봉에 도착했습니다. 정상 부위에 있는 나무의 자태가 참 멋집니다. 그 곳에서 아래 세상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옆으로 보니 누군가의 얼굴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눈과 길다란 코. 나무는 머리카락이 시시작되 곳일 것 같고요. 무엇인가 냄새를 맡는 듯한 모습?
낙석 주의라고 되어 있지만, 주변을 깔끔합니다.
철쭉이 낙화 되어 있는 모습을 부지기수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꽃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꽃길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참 부드러운 능선이고, 그 능선아래 빼곡이 채워져 있는 초록의 향연…. 참 아름답습니다.
방향은 잘 모르겠지만, 어딘가는 서봉, 그리고 그 옆에는 남덕유산일 것 같습니다.
또 다시 잠시 돌아봅니다. 조금 아까 지나온 형제봉의 앞모습입니다.
이렇게 틈새 사이로 길이 나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싱그러운 5월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철쭉까지 피어 있으니 어디 딴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또 다시 커다란 바위 사이를 지나고…. 둘 간은 바둑돌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이곳도 연하천 대피소처럼 역시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다들 이곳에서 밤을 지내고 아침을 먹은 후 모습입니다.
벽소령 대피소의 취수는 한 백미터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서 조금 불편한데, 이곳에 취수장이 생겼습니다. 작년도에 보았었는데, 그때 이 물을 먹을 수 있는지 아닌지 잘 몰라서 스킵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제대로 취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안내 되어 있네요.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이곳에서 물을 받아서 밥을 짓고 있었습니다.
원래 벽소령에서 취수 계획이 없었는데, 날이 덥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물이 많이 먹힙니다. 저도 이곳에서 물을 마시고 물을 보충했습니다. 그리고 원래 10km 당 한번씩 간식을 먹기로 했었는데, 이곳에서 첫 간식을 먹었습니다. 성삼재부터 16킬로가 넘은 위치입니다.
참고로 산행 동안 간식은 2번을 먹었고, 가벼운 간식은 대원사 근처에서 먹었습니다. 대신 물은 정말 많이 마셨습니다. 특히 치밭목 대피소…
이제 하산할 준비들을 하는 산객들…. 또 한참을 내려가야겠지요? 내려가는 길이 쉽지는 않겠지만, 벽소령에서 쏟아지는 별들을 보면서 좋은 추억을 힘 삼아서 하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만히 보니 이곳에도 야자매트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평소에는 본적이 없지만, 벽소령 대피소 바깥에 붙어 있어서 호기심 삼아서 보았습니다. 모두 헬기로 날라서 그렇겠지만 비싸네요. 하지만 정말 위급할 때는 꼭 필요한 물품들이겠지요? 아이젠과 스패치도 파는 것에 놀랐습니다.
깔끔하게 붙어 있는 시간표…. 벽소령 대피소만 갖고 있는 멋진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두 바지런한 모습입니다. 참 정겨운 모습입니다.
드디어 다음 대피소인 세석 대피소로 향합니다. 노고단 대피소와 연하천 대피소 사이는 조금 먼제, 그 이후로는 대략 4킬로 정도의 거리 간격을 두고 있습니다. 연하천 대피소와 벽소령 대피소간 거리도 그렇고, 세석 대피소와 장터목 대피소 간 간격도 그렇습니다. 또한 장터목 대피소와 로터리 대피소도 그렇습니다. 또한 비록 대피소간 거리는 아니지만, 천왕봉과 치밭목 대피소간 거리도 4킬로 입니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벽소령 대피소와 세석 대피소는 약 7~8킬로 정도 됩니다. 다행히 길은, 그리 터프 하지는 않습니다.
벽소령 대피소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봉우리에 산철쭉이 가득 피어 있습니다. 벽소령 대피소에서 선비샘이 있는 덕평봉까지 가는 길 초입은 정말 완만하고 깔끔하게 닦여 있는 길입니다. 지리산 종주로에서 가장 편안한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입구에 꽃까지 한껏 피어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이렇게 바닥에 야자매트도 깔려 있는 평평한 길이 한동안 지속됩니다.
시간을 잘 맞추어서 지리산에 오르면 이 나무 뒤로 햇살이 비칠 때가 있는데, 지금은 해가 빨리 뜨는지 한참 높은 곳, 그리고 방향도 왼쪽으로 있었습니다. 덕수궁의 돌담길은 아니지만, 지리산 종주로의 돌담길… 재미있는 풍경입니다. 왼쪽에는 낙석 지대이기 때문에 돌담을 쌓아 둔 것 같습니다.
낙석을 피하기 위해서 아예 나무 데크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몇 해 전에는 없던 풍경. 이와 함께, 인감지 센서가 있어서 사람들이 지날 때마다 낙석 조심 방송은 사라졌습니다.
낙석 염려 지대의 낙석을 만들어내는(!) 바위… 바람 불면 벽면이 조금씩 허물어지게 생겼습니다.
덕평봉 (선비샘)으로 계속 나아갑니다. 이런 길이 생각보다는 길게 이어집니다. 발이 잠시 편안해 집니다. 하지만 다시 곧 랠리기 시작됩니다. 업 그리고 다운
벽소령 대피소에서 바로 마주하던 봉우리입니다. 봉우리의 허리 둘레에 있는 탐방로를 방금 전에 걸어온 것입니다.
또 다시 돌길이 시작됩니다. 그래도 편안하게 오를 수 있는 코스입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맑은 물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의욕적으로 오를 수 있는 길입니다.
덕평봉 정상은 좀더 가야하지만, 중간에 있는 쉼터입니다. 토끼봉, 중봉, 덕평봉 등 봉우리 근처에 쉼터가 있는 곳이 몇 곳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상승고도를 이루니 이제 평평하게 횡으로 이어진 길이 나옵니다. 즉 이제는 선비샘에 다 왔다는 신호입니다.
선비샘이 보입니다. 한 사람이 물을 뜨고 있었는데, 나름 신사분이라서 그런지 제가 오는 것을 보고 여러 개의 물통을 치웁니다. 저보고 먼저 물을 뜨라고… 저야 패스병에 이미 벽소령에서 물을 채웠고 아직 그대로이니, 바가지로 한 가득 물을 입안에 넣었습니다.
최근에 온 많은 비 때문에 수량이 풍부했습니다. 물이 졸졸이면 물 받는데 시간이 좀 걸릴 터인데 물이 콸콸 나오니 신이 납니다. 금새 바가지가 차오릅니다.
선비샘에서 조금 가면 쉼터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무조건 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고 가야 합니다.
바로 앞에 있는 고사목을 봅니다. 늘 먼 산만 보았는데, 오히려 가까운 곳은 그동안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치악산의 등뼈 같이 우둘우둘하게 생긴 산 계곡의 그림자가 참으로 멋드러집니다.
쉼터 바로 옆에 이런 고사목이….. 평소 시각이 닿지 않은 여러 곳의 풍경을 보고 나아 갑니다.
조금 앞의 고사목들
칠선봉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도 한 분이 쉬고 계셨는데, 사진을 찍는 것을 보시고는 자리를 비켜 줍니다. 그리고 언뜻 이정표를 보니 – 보려고 한 것이 아니었는데 – 세석 대피소가 2킬로 정도 남았습니다. 세석 대피소는 늘 갈등을 주는 대피소입니다. 탐방로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 있어서 갈까 말까? 하는 의문을 던져 줍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서 – 나중에 후기의 후기 예정 – 탐방로는 무조건 들려라~ 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덕유산의 커다랗고 퉁퉁한 고사목에 비하면 한껏 빈빈한 날씬한 고사목들이 즐비합니다.
세석 대피소로 가는데 통과해야 할 관문이 여럿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긴 나무데크입니다. 여기를 지나면 일단 한숨이 나옵니다. 관문 하나 통과했다고~… 그만큼 깁니다. 그래도 층계 오르는 노하우를 나름 습득해서, 쉼 없이 바로 올라왔습니다.
여기도 고사목….
드디어 천왕봉 머리 부분이 보입니다. 아직 한참 가야 하지만, 탐방로가 있으니 걷다보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댓글 선비샘은 물맛 최고였던것 같아요. 영신봉으로 오르는 너덜길은 지치게 하지요. 영신봉은낙남정맥의 분기점 이기도 합니다. 추억을 되돌아보는 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
아. 영신봉이 그런 또 다른 의미가 있군요. 그런데 낙남 정맥의 분기점이라면 낙남 정맥을 걸으실때 다른 탐방로를 따라 영신봉에 가실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저도 한번 대간, 정맥 종주로를 찾찾아봐 할 것 같습니다.
대간의 남쪽으로가 아닌 만복대 방향으로도 가볼까? 이제는? 그런 생각도 들었던 이번 보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벽소령 대피소에서는 두 번을 숙박하였는데
벽소명월이라 하였는데 명월은 못 보고 캄캄한 밤 찬란한 별빛은 장관이더군요.
이제는 물 뜨러 안 내려가도 되겠군요. 편리해졌네요.
찔찔 나왔었는데 얼마전 비가 많이 와서 수량이 풍부한 선비샘 이군요.
형제봉 바위 위에 소나무가 생을 마감했네요.ㅠㅠ
잘 살아 있을 때 찍어본 사진이 있는데,
세석대피소는 길 아래로 내려가야 하기에 들릴까 말까 하는 망설임이 있지요.
남은 길도 안전 산행 하세요.
수고 하셨습니다.
앗 예전 사진을 보니, 청청한 소나무가 서 있네요. 이제는 그 뼈대만 남은 듯 싶고요. 세상에 이런… 선생님이 찍으신 사진과 현재가 아주 먼 세월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소나무의 수명이 사람의 수명보다 더 긴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변화가 있었네요. 변할것 같지 않은 지리산에도 여러 변화가 있음에, 자연의 경외로움에 다시한번 놀라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물뜨러 내려갔었는데, 워낙 한참 내려가야 해서 그 다음부터는 이곳에서 물을 포기하고 좀더 가서 선비샘에서 물을 마셨는데, 이제는 반대가 되었습니다. 벽소령에서 물통 채우고, 선비샘에서는 그냥 바가지로 목을 추기고. 선비샘에서 물을 담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리산에서 조금 조금씩의 변화가 있네요. 경이롭습니다. 감사합니다.
소그미님 !
5월의 지리산 바래봉은 매년 철쭉제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데 종주 능선길에도 분홍 철쭉 꽃을 심심찮게 즐길 수 있으셨군요~
언젠가 벽소령 대피소에서 하루 밤을 머물며 물을 뜨고, 간단히 땀을 씻기 위해 오르내렸었는데 취수장이 생겼군요~
초록초록한 숲길을 거닐고, 선비샘에서 풍광을 맘껏 즐기는 고수의 여유가 느껴집니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
벽소령의 변화에 대해서 다들 같은 의견이십니다. 다른 대피소와 달리 벽소령에서 물을 뜨자면 한참 내려가야 하는게 쥐약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아마 연하천 대피소 급은 아니더라도 그 다음으로 편해진 것 같습니다. 작년에 그 수도를 보았었는데, 덩그라니 있고 아무도 물을 뜨지 않아서 조금 망설여졌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산타전님은 이곳에서도 주무셨군요. 오~… 그리고 벌써 5월도 하순이네요. 이제 출발할 기일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네요. 한달 동안 마무리 준비 잘하시리라 믿습니다. 문지방님께서는 열심히 잘 걷고 계시겠지요?.... 다들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