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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미국인보다 키가 작다?
159cm 밖에 안 되는 신장으로 나는 평균에 비해 키가 꽤 작은 남자다. 두껍게 접힌 청바지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원피스와 같은
셔츠는 꼴 보기 우습고 불편하지만 가끔 불가피한 헐렁거리는 현실이다. 그래서 늘 어린이 코너에서 가장 큰 것으로 샀다.
하지만 어린이 코너 옷은 작기도 하다. 몸에 맞는 한 벌이라도 찾기 힘들 때는 발품을 파는 몇 시간 끝에 구매에 이른다.
오늘은 159cm... 고등학교 때는 더 키가 작았었지.
그때는 어린이 코너에 완전히 의존했다. 안 올려도 되는 청바지에 공룡이나 귀여운 동물이 그려진 티셔츠는 어머니나 할머니가
골라 주시기에 예의상 1년에 하루라도 입어야 되는 촌스러운 선물이 아니라 나에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렇게 시골에서 살았었지.
그런데 시카고에서 본격적으로 학부 생활을 시작하면서 옷차림이 개성을 표현하는 매체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드러내는 '패션'
이라고 이해하게 됐다. 그것도 애인을 구하기에 필요한 기술이었지. 패션 노하우가 매우 부족한 나에게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개선시키는 데에 전략 차원의 대처가 필요했다. 헌옷 가게부터 브랜드와 대형마트, 부티크 매장까지 들러 봤다. 시카고는 다행히
고향보다 선택지가 넓었다. 상당한 시간의 투자만으로 벨트를 매면 툭 떨어지지 않는 청바지를 찾을 수 있었고 XS를 파는 가게도
발견할 수 있었다.
성탄절쯤에 가족들은 키가 작은 나에게 줄 선물을 구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성탄절이 지나면 반품하고 환불을 받으러 가곤 했다.
원래 선물할 때 가격이 보이면 실례라서 태그를 잘라내지만 환불이 안 될까 봐 늘 태그가 달린 선물을 나에게 주고 나는 포장을
뜯자마자 입어 봐서 바로 몸에 맞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렇게 살아 왔으니까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기회를 얻어 서울에 가서 살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릴 때
우리 모두가 기대했던 것은 내가 몸에 딱 맞는 옷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점이었다.
어디에 가도 친구들까지도 "옷이 잘 어울리겠다"며, "이제 바지를 안 접어서 입어도 되겠네. 좋겠다, 타일."라고 놀리면서 축하의
말을 해 줬다.
한국인은 동양인이라서 키가 작으니까.
내가 한국에 대해 품고 있었던 가장 큰 선입견이었다.
한국에 처음 올 때 인천공항에 밤에 도착했고 시차 때문에 매우 졸려서 숙소로 옮기는 동안 모르고 있었지만 그 다음 날 아침
출근시간에 2호선을 탄 순간, "나는 어디에 가도 키가 작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깨달았다. 한국인이 평균적으로 키가 나와 비슷
하다는, 아시아인이 키가 작다는 설이 현실과 동떨어진 선입견이었다는 것을.
내 주변에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나를 만나고 국적을 알게 되면 역으로 선입견이 깨진다. 미국인 남자가 한국인보다 키가 크다는
선입견 말이다.
이런 얘기는 가볍게 읽어 보면 재미있고 웃길 만하지만 2010년대에도 서양인은 키가 크고 동양인은 키가 작다는 이분법적 편견이
완전히 깨지지 않았다는 것은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의아하고 은근히 불편하다. 한 쪽은 강하고 우월하며, 다른 쪽은 약하고 미개
하다는 이분법이 밑에 암시적으로 깔려 있는 말 같기 때문이다.
간단한 얘기를 가지고 확대 분석을 하지 말라는 지적을 받을지 몰라도 나는 동서양을 두고 20세기 이전의 이분법적이고 편협(偏狹)
된 인식이 미국이든 한국이든 아직 남아 있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강남스타일을 모르는 미국인이 없을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오늘날에 왜 미국 쪽에 아직 이런 선입견
이 강하게 통하고 있을까?
답은 뛰어난 사회학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지만 동서양 간의 교제 부족이 원인에 있지 않을까 싶고 군사적 관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안타깝게도 세계를 군인의 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한국이 미국 사회에 알려진 계기는 모두 군대와 관련이 있다.
1945~1948년의 광복 후 미군정시대, 6 · 25 전후의 지속적 주둔 등이 역사적인 것이고 이제 와서 양국 간의 교제가 군사에 치중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키가 작다는 얘기 이외 상호적으로 아직 버리지 못한 선입견과 편견은 많다. 그런데 미군과 양국의 군사적 관계로 귀인(歸因)할 수
있을까? 백인 남자와 한국인 여자에 관한 얘기를 보면 틀림없이 그런 경우가 있다. 다른 가능성부터 생각하지 않고 무엇이든 군대
에 탓을 돌리는 환원주의에 빠지면 안 되겠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선입견의 뿌리가 어디에 박혀 있느냐를 따지는 것보다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을 가끔 들여다봐서 의심하고
"과연 그럴까?"라고 질문하면서 적극적으로 개인의 시야를 넓혀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피해를 끼치는 선입견과 편견을 바로
잡을 기회를 얻게 되니까. 한국을 더 잘 알고 싶고 한국인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나는 선입견이 깨질 때마다 기분이 무지 좋다.
내 작은 몸에 딱 맞는 옷을 어디에 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천국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라도.
글쓴이: 타일러 (미국) - kbs1 에서 하는 시간여행자 라는 프로에서 나온 미국출신 유학생이 예전에 기고한 글
첫댓글 이친구 맘에 든단 말이야...
타일러랑 일하고 싶다
와 글 정말 잘쓰네요
글잘쓴다
타일러보다 평균작은나란없음
동남아 남성들 평균 신장이 160초반대더군요
@Wild훈 근데 타일러는 키만 작은게 아니라 골격자체가 너무 작아서 동남아가도 상당히 작은편...ㅠ.ㅠ
@마이클 스위트 키가 작으면 당연히 골격이 작지 무슨 소리시지ㅎ 타일러 키에서 타일러 골격이 너무 작지 않습니다.
@생살사생 마크헌트 키만작지 거인 입니다
일반적으로 키가자으면 골격도 작지만 모두가 그런건 아니죠
@마이클 스위트 그니까요 일반적인 방송에서 일반적인 상황을 두고 일반적인 이야기하는 거잖아요ㅎ 동남아가서 일반인들이랑 비교하지 격투선수들이랑 비교하나요 ㅎ
노벨상 89개 시카고대학 학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한국에서 계속 일하면 좋겠네
그나저나 아시아에서 가장 큰 한국에 하필..
삭제된 댓글 입니다.
중국도 워낙에 커서 최북단인 하얼빈쪽하고 광동하고 키차이 엄청나더군요
@웅치키치키쿵 북경 이북지역은 175정도고 광동이런쪽은 170~171이죠
선입견, 편견 이런거에 대해서 항상 거리를 두는지라 참 와닿는 글이네여 굳
글잘쓴다
한국은 동양에서 큰편이라 예외이고 다른 동양인들보면 대체적으로 작은게 사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북한이 더 유명하다는 사실 ㅎㅎㅎ 물론 안좋은 쫃으로 말이죸ㅋ
일반적인 한국인들보다 글을 더 잘쓰는듯.. 이사람 중국어에 프랑스어까지 하던데..
한국사람보다 말잘해..ㅋㅋㅋ어떻게 이렇게 잘하지
서양인에 비해 키 작어 ㅋㅋㅋ 저친구는 많이 작은거공.... 한국거리 동영상 찍은거 서양여자가 보더니 첫 마디가 숏~ 이럼ㅋㅋㅋ 인정할껀 인정하장.
와 글 진짜 잘쓰네요
다시 볼 것
미국에서 지내봤지만 확실히 양놈들이 체격이 훨씬좋음 .. 멸치들도 있긴하지만 .. 남미쪽은 좀 작은사람들 많고
단순히 키크기보다 비율차이죠! 미국사람들 키는 생각보다 크지 않아요 대신 몸 비율 차이가 엄청나죠!
미국 백인과 흑인 평균신장 179입니다 히스패닉 아시안들이 평균 깎아먹은거죠
키가 크고 작고를 이야기한 글이 아닌거 같은데...
타일러는 확실히 똑똑하고 특히 언어영역부분에 특화된 사람이란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본인의 스마트함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과신하는 경향이 있어 그로인해 인정해야될 부분도 우기는 경향이 종종 보이더군요. 위에 어떤분이 쓴거처럼 본인키인 159보다 평균키가 작은 나라는 없습니다. 평균을 낼때는 샘플이 필요한데 타일러같은 극소수의 경우는 샘플로 인정받지 못하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국애들은 백인, 흑인인데요 그들의 평균키는 확실히 큽니다. 다만 미국전체의 평균키는 174정도로 나오는데 그건 미국내 아시아, 남미이민자들때문이에요. 타일러는 그거까지는 생각못했을수 있습니다. 결국 본인이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거죠.
싸이가 작아서 확실한선입견을 가진듯
영작하면 한번할라치면 졸라 어려운데 난놈은 난놈이네요... 아주 자연스럽게 쭉쭉읽히고.. 웬만한 한국인보다 글 더 잘쓰는듯.. 내친구집은어디인가 그거 보니까 좀 공부하니까 그 나라언어로 대충 의사소통도 가능하던데.. 머리가 비상한건지... 원래 알던거 다시 복습하는건지.. 원래 알았다고해도 대단한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