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를 품은 목조주택
NATURAL WOODEN HOUSE
산골 외딴집을 꿈꾸던 건축주는 생활과 타협하면서 저수지가 보이는 풍광 좋은 땅에 오랜 숙원을 이뤘다. 집을 두고 출근하기가 아쉬울 정도로 만족스런 건축을 한 것은, 본인이 어떤 집을 원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평이 넘는 면적에 저수지가 눈앞에 펼쳐진 땅. 경사가 급하지 않은 주택 단지는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권오수 씨에겐 딱 맞는 조건이었다. 근거리에는 마침 새로 개발되는 동탄 신도시 소식도 있었기에 부지 매입 후 서둘러 집짓기에 들어갔다. 단지 안에서 첫 번째로 집을 짓는 거라 부담도 있었지만, 그동안 주택을 짓고 생활해 본 경험이 있었기에 오히려 결단은 쉬웠다.
“살아보니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쓸데없는지 분명히 알았죠. 설계를 의뢰하며 큰 방이나 2층 발코니는 아예 안 만든다고 단언했어요.”
ELEVATION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 | 대지면적 ▶ 687㎡(208.18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건축면적 ▶ 99.48㎡(30.14평) | 연면적 ▶ 140.04㎡(42.43평) | 건폐율 ▶ 14.45% | 용적률 ▶ 20.38% | 주차대수 ▶ 1대(옥내 자주식 주차) | 최고높이 ▶ 9m 구조재 ▶ 벽 - 2×6 구조목 / 지붕 - 2×8 구조목 | 단열재 ▶ 외벽 - 그라스울 가등급 R23 + 외단열(비드법단열재 50㎜) 내벽 - 그라스울 나등급 R21 지붕, 층간 - 그라스울 나등급 R32 | 외부마감재 ▶ 외벽 - 스터코플렉스 311 MOON LIGHT, KMEW 14mm 세라믹사이딩, 매직스톤 인조석 / 지붕재 - 오웬스코닝 이중그림자싱글 | 창호재 ▶ 삼익산업 35㎜ 삼중유리창호(에너지등급 1등급) |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 총공사비 ▶ 약 1억9천만원(옵션 별도)
설계 ▶ ㈜하우스톡, 호반석건축사사무소 | 시공 ▶ ㈜하우스톡 1588-9704 www.house-talk.co.kr
너른 정원을 앞에 둔 거실은 큰 창으로 한낮의 따뜻한 볕이 깊숙이 들어온다. 겨울이면 벽난로를 가동하고 주방 상부의 팬을 돌려 온기를 공간 곳곳에 보낸다.
대신 그녀가 포기할 수 없었던 것들, 예를 들어 다양한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마당과 너른 잔디밭, 프라이빗한 후정 등은 집을 배치하는 기준이 되었다.
집은 대지 모양에 맞추지 않고 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도록 서쪽으로 약 15° 틀어 앉혔다. 배면의 남는 공간은 데크와 테이블, 부부가 손수 만든 화덕이 들어선 가족만의 공간을 두었다. 전망과 독립적인 장소를 두루 확보한 혜안이었다.
일반적인 박공지붕 주택에 비해 경사가 낮은 모임지붕은 어두운 톤의 싱글을 택해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구성했다. 벽체는 바탕색을 밝게 하되, 적절한 위치에 인조석으로 포인트를 주고 외벽 코너와 거실, 주방 창호 주변은 세라믹사이딩으로 처리했다.
POINT 1 별도 마감 없는 노출형 벽난로 _ 유럽산 노출형 벽난로는 하루 장작 3개 정도로도 다음날 아침까지 훈훈하다. 바닥과 벽면에 타일 마감 등이 필요없어 깔끔한 인테리어 요소가 되어준다.
POINT 2 자작나무 합판의 가공 _ 천장과 1, 2층 복도의 잼보드, 가벽 가장자리까지 자작나무 합판을 직접 가공해 마감했다.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 자작의 멋을 한층 강조한 연출이다.
POINT 3 편리한 IoT 기술 탑재 _ 관련 기술 사업을 하는 남편의 아이디어를 더해 2층뿐 아니라 외부에 있을 때도 방문객을 확인하고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추후에 전기밥솥까지 연동할 계획이다.
정면 데크는 현무암으로 마감하고 반짝이 줄눈을 추가 시공해 볕을 받으면 더욱 화사해 보인다. / 자작나무와 코코넛타일로 마감한 계단실
내추럴한 인테리어의 거실 전경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천장 - 실크벽지 / 바닥 – 동화자연마루 클릭 옐로우쏘컷 2230 |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 및 국산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요업 |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에넥스 | 조명 ▶ 렉스조명 | 계단재, 난간 ▶ 자작나무 합판(디딤판, 챌판), 평철 난간, 손스침(애쉬) | 현관문 ▶ 성우스타케이트 스틸단열도어(LSFD 마제스틱) | 중문 ▶ 영림임업 3연동 도어, 망입유리 | 방문 ▶ 영림임업 ABS도어 YA-530 갤럭시 | 아트월 ▶ 코코넛타일(KD우드테크) | 데크재 ▶ 현무암 데크(30T), 합성목재
실내는 가족의 생활패턴을 중심으로 설계가 이루어졌다. 거실과 주방을 연결해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도록 했다. 안방과 침실은 꼭 필요한 가구만 두고, 드레스룸과 욕실은 안방과 별개로 구성했다.
“전 안방에 욕실이 딸린 스타일은 싫었어요. 대신 드레스룸에 세탁실을 넣고 전기건조기와 스타일러를 함께 배치해, 한 공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죠. 요즘은 건조기 덕분에 빨래 너는 일이 없잖아요. 꺼내서 바로 정리할 수 있어,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인테리어의 기본 콘셉트는 자작나무를 활용한 내추럴함이다. 거실 천장과 가벽 포인트, 아트월의 몰딩, 계단까지 모두 자작나무 합판을 현장 가공해 시공했다. 밝고 화사한 이미지는 실제 면적보다 실내를 더 커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코코넛타일로 전실, 아트월, 계단참 부위에 포인트를 더했다.
POINT 4 부부가 직접 만든 화덕 _ 오수 씨가 꼭 갖고 싶었던 화덕은 공사가 끝나고 남은 자재에 황토모르타르만 추가 구입해 직접 제작했다.
POINT 5 주차 공간과 화단 _ 지난가을 직접 꾸민 주차 공간과 가장자리 식재들. 맨홀에 큰 화분을 올려 감춘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미니멀하게 구성한 부부 침실
욕실에는 세면대가 딸린 샤워기를 달아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 출입구는 주차장 바로 곁에 배치해 동선에 신경 썼다. 방문객을 맞는 웰컴 장식을 더했다.
실내는 한겨울에도 보일러를 거의 가동하지 않는다. 퇴근 후 벽난로에 장작 3~4개를 때면 다음날 아침까지 온기가 남아있다. 층고가 높은 거실이지만, 주방 상부에 설치한 팬을 돌려 실내 곳곳에 열기를 보낸다.
“보일러를 안 돌려도 실내 온도가 24~25℃ 정도로 유지되는 것 같아요. 벽난로 앞에 앉아서 남편과 차 한잔 나누면서 세상 부러운 게 하나도 없다며 웃곤 하죠.”
3개월 전 입주해 묘목을 심고 DIY하는 재미에 푹 빠진 부부. 몇 번의 주택 생활을 통해 가족에게 맞는 집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에 이처럼 ‘더할나위 없는 집’을 얻었다. 그리고 집짓기를 앞두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전했다. ‘집 짓고 10년 늙는다는 건 이제 옛말’이라고.
PLAN ①현관 ②주방 ③거실 ④침실 ⑤드레스룸 및 세탁실 ⑥욕실 ⑦데크 ⑧다용도실 ⑨보일러실 ⑩복도(홀)
단지 내 도로에서 보이는 좌측면
주택의 야경
취재_ 이세정 | 사진_ 변종석
출처 : 전원속의 내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