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장 정리를 하다가 버선~
오래도록 꺼낸 적이 없어 누리끼리된 버선을 뽀득뽀득 하얗게 세탁하였습니다.
머플러와 손수건등을 다림질하는 김에 버선 다림질도.
중에 전화를 걸어 온 그녀에게
지금 버선 다림질하고 있었다고 하니 웃습니다.
버선 다림질은 우스운 것? ㅋ~
저 버선을 신고 꽃신을 신고 숱하게 올랐던 제대.
설날 미사. 부활성야 미사. 성모의 밤 미사.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 추석미사. 송년미사.
저 버선을 신을 일이 또 있으려나....
바깥날씨 기온은 모르겠으나 햇살에 들어온 거실은 따스합니다.
어제 반모임 다녀온 후부터 목이 깔깔하였는데
오늘은 더하여진듯 하여 소금물로 목을 가글하고
따뜻한 국물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북엇국을 끓였어요.
갓 지은 햅쌀밥과 뜨끈뜨끈한 북엇국으로
첫 끼니를 차린 시간은 점심시간도 한참 지난,
생상스의 '백조' 피아노 음률이 잔잔히 흐르는 오후입니다.
가을이 지나간 것도 아니고
겨울이 다가온 것도 아닌데 벌써 기다려지는 벚꽃 피는 봄~ ㅋ
오설록의 '벚꽃향 가득한 올레' 차와 마카다미아 쿠키.
따스한 가을볕이 거실 한가득 들어있는 오후의 티타임~
치과 예약이 있는 목요일.
1시간 여 동안 진료대에 누웠다가 일어나니 등이 뻐근적합니다.
다녀와 어영부영하다보니 오후 3시가 지났군요.
떡볶이하여 늦은 점심 대신.
매운 속은 아삭아삭 단맛이 나는 시나노골드 사과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흐르는 오전
방금 내린 바닐라 마카다이아 향 드립백 커피와
크래카위에 시나노골드, 단감,& 카야잼.건포도. 그리고 슈가 파우더 솔솔솔...
금요일의 망중한.
지우개를 사러 다이소에 가서
지우개 뿐만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 한아름 사왔습니다.
요즘 카운터에서 계산을 안해주고 셀프 계산대로 안내합니다.
남편이 항상 해 왔기에 한참 화면을 보고서야 시작을 하려는데
카드 꽂는데도 찾지 못하고 있으니 옆자리의 아가씨가 알려줍니다.
스캐너를 바코드에 대었더니....에효효.
역시 옆자리 아가씨가 QR 코드를 찍어야 한다고 알려줘서 무사히 계산 완료~
돌아오면서 '다이소 계산은 이제 할 줄 알겠네...'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마트의 카트를 사용하려면 동전을 넣어야 했지요.
그것도 남편이 다 했었기에 혼자 갔을 때 동전 넣는 것을 찾지 못하고서...에효효.
주차장에서 장 본 것을 차에 싣는 동안 카트를 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
이젠 내가 할 수 있어요.ㅋ~.
이왕 외출했으니 가을볕을 좀 더 쏘여야겠다싶어 산책길로.
다이소에서 산 물건이 든 에코가방이 좀 무거웠지만.
해당화꽃은 이제 완전히 져 버렸고 열매 또한 달랑 두개뿐~
얼마전까지만 해도 볕이 많이 드는 쪽과 덜 드는 쪽에 있는 나무의 열매색이
조금 달랐는데 이젠 거의 같아졌습니다.
가지마다 산수유 붉은 열매가 알알이 열린 나무 아래서면
김종인 시인의 성탄제의 싯귀가 떠오릅니다.
어두운 방안엔 /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속을 /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 그 붉은 산수유 열매...
'가난한 아버지가 아픈 어린 아들에게 겨우 산수유 열매밖에 가져다 줄 수 없는...'
아들의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온 싯귀를 헤석해주며 도란도란 하던 때가 있었는데...
붉게 익고있는 산수유 열매를 보면 아스라이 떠오르는 어느날 이건만
아들은 아마도 그다지 추억하지 않겠지요.
저 노란 자전거는 누가 두고 갔을까요?
아파트 안. 담벼락의 개나리는 계속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철이 없는 꽃은 여기도,
아파트 정원에 명자꽃이 피어있네요.
개나리꽃은 철이 없이 피어나고
그저께 꽃눈 달린 가지 화병에 꽂았더니 노랗게 꽃이 달렸습니다.
시월에 피어난 철없는 꽃은 개나리화전으로 가을볕 따스한 오후의 찻상에 올랐습니다.
세연이에게 사진을 전송하였더니 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오~ 누구니? "
"김세연이요."
"김세연이야 ? 김세얀이 아니고?"
"네..김세연이에요."
세연이가 편지에 김세얀이라고 쓴 적이 있은 후로
가끔씩 김세연이야? 김세얀이야? 할머니와 손녀의 유희입니다.
할머니집에 어서 와서 차를 마시겠다는데
이번 주말에도 아들의 일정이 있어서 오겠다는 말이 없습니다. 휴.....
저녁은 어제에 이어서 또 떢볶이.
어제 남은 것을 데웠어요.
첫댓글 산수유 꽃도 예쁘더니 열매도 예쁘네요.반모임 다녀오셨으니 왠만한 모임엔 가 실 후 있겠네요.
그 버선이 제 역할 할 날 기다려봅니다.
건강하세요.
❤️🧡💛💚💙💜❤️
성당에서 공식적으로 반모임을 열라고 한 후론
어지간하면 참석하지만
자꾸 음식 나눔이 있어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