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포에는
이제 안개가 잡히지 않는다
어부의 낡은 그물엔 햇살만이 걸려들뿐
그래서 무적은 울지 못하고
제 설음에 겨운 파도는
늘 깨어 뒤척인다.
개운포에 발묶인 등굽은 사내는
방파제에 널린 찢어진 햇살을 손질하며
휘파람 닮은 새의 눈빛속에서
바다를 안고선 처용 그림자를 만난다.
바람에 떠도는 아내의 행방을
예감 하면서도 바위언덕으로 남아있는
처용아재 완강한 눈물의 힘으로
개운포 파도는 잠들지 못했다.
새들은 기억하리
그옛날의 전설을 언제였던가
파도에 갇혀 그대 떠나지 못한날
자라지 않는 사랑을 훔쳐
달아난 바람은 돌아올줄 모르고
남은 햇살에 꼭마른 풀씨 한움큼
소량의 염분을 적재한
목선의 언저리에 묻어 왔을때
처용아재 홀로서서 부르던 이름은
넘지못한 수평선 끝에서 부터
생소한 눈송이 한두개 취기처럼 번져나
불꺼진 등대에 동백꽃이 피고
암청색 바다를 잠재우던
처용 두손이 시리다
개운포에 다시 안개 주의보가 내리면
암호하는 물고기떼 무적을 울리고
파도에 닳아진 꿈의 부피를 가늠하며
처용 안개바람에 취해
인연의 줄을풀어 상심하던
바다에 그물을 놓는다.
초록의 볕살을 부리 가득문
바다의 거부를 이해 하던새가
안주의 성을 헤엄쳐
저 벌판 끝으로 밝은 바람을 몰아가면
안개만 남는 개운포에는
모두젖어 하나가 될수있었다
개운포에는 이제
안개가 잡히지 않는다
바다를 등지고선 처용 그림자 둘레로
때로는 뉘우치는빛 안스러움 같은
회상의 파도가일고
지나는 바람에 마음 풀어준
아내가 져야할 북짐보다 무거운
하나가 될수없는 꿈의 부재
바람속에 노을이 울음처럼 와 앉는
개운포에서 처용 시린 손끝은
암청색 바다를 잠재우고 있는데
지금도
그대 완강한 눈물의 힘으로.
꿈인가 사방에 안개가 피고
마른풀씨 한움큼 흐드러진
바람꽃되어
처용 바위 그림자 둘레로
떠돌다 지는가.
~ 박 소유 ~
88년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첫댓글 좋은 글 입니다
윤세영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좋은 일만
가득 하세요
상록수님~
반갑습니다
오늘도 함께 공감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오후 시간도 좋은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초록지안님~
반갑습니다
어제 책장을 정리하다
쓰지는 못하지만
여러가지 저의 글들과
88년도
부산일보를 보다가 감명깊게
읽고 스크랩 해놨던 처용아재~
박소유님의
시를 올려 봤습니다
무더운 날씨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바쁘신데
이렇게 오셔서 댓글까지
감사 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오늘도 좋은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