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조한수
시인으로 불리고
선생님으로 불리고
그래서
콘서트에 불려나가고
전시회에 불려나가고
술자리에 불려나가는
모든 껍데기는 가라!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위험에 처하거나 어려움에 처하면
많은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도움을 주지만
삶의 주인공에게는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없는
처절하게 외로운 게 주인공이다
현실에서는 주인공만 있고
조연이나 엑스트라는 없다
오로지 주인공 혼자 소설이나 영화가
끝날 때까지 피 터지게 살아내야 한다
이제 모든 껍데기를 버리고
나의 詩를 완성해야겠다
멀리서 봄이 오고 있다
*
‘우주의 이야기, 자연의 이야기를/ 받아쓸 수 있는 자가 시인이라면/ 나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 바람이 불고 비가 바람 따라 흩날리는 밤/ 나는 바람 몇 줄기 빗줄기 몇 가닥으로/ 새끼를 꼬아 어설픈 나의 시를 꽁꽁 싸매서/ 서럽게 쥐불놀이를 즐긴다/ 어차피 시인의 반열에 올라설 수 없다면/ 비바람 몰아치는 칠흑의 언덕에/ 나는 나의 시를 가지고 놀다/ 아무도 모르게 칠흑의 어둠 속으로/ 던져버리고 말 일이다’. <‘시인의 길’ 부분>
- 시인 사회에도 계급이 있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어리석은 노비 근성이다
중앙 집권의 서울을 마당발로 오르내리며
중량감잇는 문인들과의 교유를 ,
후광 효과로 내세워 자타의 우상을 수십년에 걸쳐 구축,
공고한 그 토착의 우상은 경향 각처의 수천개 문학상 중 외교 기득 카르텔의 산물인
시보다 장황한 번쩍이는 착시의 주렁주렁 도금 계급장을 앞세워 그 바닥의 거스를수없는대세를 형성하고
그 허상의 그늘에 기생하고 면종하는 카르텔 외에도,
일고의 의문도 없는 순한 양떼 몰이의 묵시적 동의 .
절차적 민주의 기득권 칼텔
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제대로 된 심사자라면 머리카락 쥐어 뜯어야 할
독해 불가능한 난독의 난해시로
먹어본 놈이 고기 맛도 안다고
남이 받아야 할 상을 물밑 작업으로 가로채가는,
밥상 밖에 받아본적없는
상에 한 맺힌 일부 약삭 빠른 老 치마들
등단이라는 허접한 절차를 거치면
시인 자격증?을 딴 것으로 착각하고 좌중에서 당연히 신분 상승 대접을 바라는 이들
마이너의 시인은 신동엽을 빗대어
'껍데기는 가라..... 고 일갈하고 있다.
세상을 뒤덮는 이 정치 과잉 의 시대에 천생의 , 오연한 김관식 같은 희귀 별종을 기대할 수야 없지만
명색 시인이라면 기고만장의 기상이 이 수위는 돼야 하지 않을지
시에 임하는 가난한 자세부터가...자신을 겸허한 우상의 자리에 놓는 위풍당당
계급장 붙이기를 거부하고 카르텔을 거부하는
일체의 살을 발라낸 한줄기 뼈로 직격하는 시를 쓰는 조한수라는 이름의 무명이 開眼한다 . 시읽남 류윤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