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모든 것이 재미가 없고, 시시하기만 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생각하는 와중에 그나마 꾸준히 해 오던 것이 공연관람였는데....
이것도 나의 낭비하는 시간 중 하나이긴 하다.
방황하는 시간 중 하는 모든 것은 낭비이고, 낭비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방황이라고 여기고 있음......^^;;;
하루가 36시간은 되었으면 좋겠다는 모순적 생각을 가진 나의 방황하는 시간 템포에 covid-19시절은 정신적 평온함을 유지시켜주는 공연의 횟수를 줄여도 너무 줄였다.
인생 계획도 못 세우는 사람인데, 계획서와 보고서의 더미에 숨막힐 것 같은 시간을 보내며 겨우 붙잡고 있는 책임감에 감염되지 않으려고 행동 반경도 최대한 좁혔기에 지치기도 했고
신청과 취소를 번복하다 놓친 공연 중 다시는 못 볼 것 같은 것들도 있어서 후회도 됐다.
그래서 5월 부터는 그냥 망설이지 말고 보자.
했건만......XXL 레오타드 안나수이손거울....깜박하고 시간을 놓쳐 못봤고
너의 역사......새로 각색을 했더라도 초연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 그냥 스쳤고
NT-Live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북 오브 더스트.......매진 비슷해서 두려워 안 갔고
라이온킹....국내 초연을 아주 재밌게 봐서 막바지에 탑승했는데 여전히 좋더라. CD플레이어가 없는데 OST 득템
에쿠우스....오래전에 2번을 봤는데 넘기려다 마,냥 관람했다. 그런데 예전만큼 좋지도 강렬하지도 않았다. 설정을 위한 설정 같고 이들의 에고와 트라우마가 공감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됐다.
하데스타운.....원하던 캐스팅 추가 공연이 생겨 원하던 좌석에서 관람, 기대 없이 봐서 그런걸까 좋더라. 다른 캐스팅이 더욱 찰떡 같았을 거 같아 다음 날도 현매질 할까 했지만 피곤하여 포기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인상 깊은 넘버도 드물고, 이미 결론은 알고 있던 이 공연이 나는 왜 좋았을까. 개인적으로 신화적인 요소(공연이나 강연으로 신화을 알아감^^;;) 좋아하지만 송스루 안 좋아함. 운명의 세 여신을 맡은 배우들이 운명을 관장하는 역 답게 더 카리스마 있게 연기했음 좋겠다. 수동적 느낌였다.
프리다....또, 표를 버렸다. 일도 많았고 기분 상한 일도 많아 정신전환이 필요한데 몸이 지쳐서 꼼짝달싹 하기 싫었다. 지나고 나니 후회된다. 조금만 부지런해 보지.
지킬 앤 하이드......너무나 익숙하고 많이 봤고 (적어도 나에겐) 새로운 공연들이 넘쳐나는 시기에 새롭지도 않을 거고 흥미를 잃었을 것 같은 나를 움직이게 한 은지킬. 그대는 역시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함. 더이상 말이 필요 없다. 그의 성실함을 본받고 싶다.
인비저블.....몇년 만에 딤프에 가보자고 생각하고 몇 개 선정한 작품 중 하나. 그런데 출장이 갑자기 잡혀버렸다. 관람 실패.
브람스...고민하다 패스
더 콰이어 오브 맨, 메리애닝, 쇼맨.......하루에 다 볼 수 있는 스케줄은 절대로 없기에 2개를 선택해야함. 쇼맨이 1순위, 더 콰이어 오브 맨이 2순위. 고질적 피곤함에 선택은 쇼맨과 메리애닝.
메리애닝......한 주를 힘겹게 보낸터라 공연중 잤다. 메리 애닝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강렬하여 공연은 기대도 없었고 이런 내용의 공연에 있는 클리셰를 느꼈을뿐.
쇼맨.......엄청 좋았다. 윤나무 캐스팅으로 보려고 더 콰이어 오브 맨을 포기 했는데, 맨들을 버린 것은 아쉽지만 윤나무는 잘한 선택였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볼거다. 무대, 음악, 연기 모든 것에 이렇게나 정성이 들어간 창작 공연은 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Life is a sea as deep as my high. 나는 속으로 펑펑 울었다. 이건 상세하게 감상글을 남겨야 하는 공연이야^^(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적나라한 감상글을 공유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부끄러워서 생략)
강등? 강퇴? 방지를 위해 이렇게 속보이는 글을 쓰다니... 카페를 유지해 주는 카페지기 감성좀비님께 엄청나게 죄송하지만 전 바다무대가 정말 좋아요...그래서 이렇게 뻔뻔하지만 글을 남겨요.
지기님들 모두 건강하세요~
첫댓글 쇼맨....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저도 꼭 보고 싶네요.
글 잘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