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스쳐간 많은 만남들~
기억에 남는 만남도 잊혀진 만남도 있거늘... ...
오래 전 24살 교직 생활을 시작할 때였지
고흥 남양중학교라는 곳에서 영어 임시교사로 교직을 시작했고
대전이 집인 연고로 그곳까지 가려면 서대전역에서 전라선을 타고 순천에 내려서 벌교행 버스를 타고
다시 고흥가는 버스를 타고 남양에 내려서
구불구불 고갯길을 넘어 학교에 도착
일요일 저녁 11시쯤 기차를 타면 월요일 아침 8시쯤 학교에 도착하는 길고 긴 여정이었지
그러다 보니 어쩌다 입석표를 사게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좌석표를 구하려 애쓰게 되고
한번은
그날도 좌석표를 구하지 못하고 입석표를 사서 기차에 탔지
마침 자리가 비어있어서 무조건 앉았지
그리곤 잠을 자는 거야
깜빡 잠이 들었던것 같어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려서 가만히 들어보니 아버지와 아들이 그 자리 주인이었나봐
아들한테 앉으라 하더니 아버지가 다른 자리로 가더라구
미안하기도 하고 염치없어서 눈도 못뜨고 자는 척을 하고 있었지~
"이제 그만 눈떠도 될 것 같은데요?"
쳐다보니 군인이더라구
육군 사관생도였어
안심하고 앉아서 가라네
어머니도 함께 가려고 했는데 못가게 되었다구 자리 주인이 없다네
그순간 염치도 없고 쑥스럽고... ... 한편 안심이 되더라구
처음에는 말을 붙여도 대답도 못하다가
입담 좋은 그사람의 군대생활 에피소드 거기에 맞춰 나 또한 교직생활 등을 이야기 하면서
유별나게 낯가림이 심했던 충청도 아가씨가 순천까지 가는 동안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었지
순천에 거의 도착 무렵
저승에서 삼천번을 만나야 이승에서 한번 옷깃을 스친다네~
우린 어깨를 맞닿은채 거의 4시간 이상을 이렇게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 사이니
저승에서 아마 부부였을 꺼래
그래서 난 부부가 아니고 오누이였나보라고 했지 (그당시 사모하던 선생님이 마음에 있었거든~)
거기까지였어~
그리고 스쳐간 만남으로 잊고 있었지~
우리 학교 선생님 남편이 육군사관학교를 나와서 현재 대령이랴~
그냥 막연하게 별나게 부담없었던 육군사관생도가 생각나더라구
나이를 따져보니 그사람도 지금쯤 이정도 되어 있을 것 같더라구~
어제 영종도에 부장회식을 갔지~
그 선생님 차를 타고 가는데 남편을 잠깐 보고 가야 된다고 해서 그러자고~
오메 남편과 같이 나온 대령님~
자꾸 날 쳐다봐
나도 웬지 낯이 익더라구
얼른 내 손을 보더라구~ (손에 장애가 있어서 한번 본 사람은 잊을 수 없거든~)
그러더니 다짜고자 나한테 다가서더니 손을 잡고 흔들며 날 보듬는기야
오메~
그때 그 사관생도였어
이럴 수 있는겨?
날 엄청 찾았다네~
영어 임시교사였던 내가 순위고사 보고 도덕교사가 되어 있는 줄 모르고 그것도 전라남도에서 찾았다네~
남양중학교로 편지도 보냈다네
난 못받았거든~
인연이면 만나리라 생각했댜~
머리 훌러덩 벗겨진 배뿔뚝 아저씨
띠룩띠룩 살찐 중년의 아줌마
그렇게 우린 다시 만났지
별나게 어색해 하는 날보고
처음 낯가림은 여전하댜
긴 시간 이야긴 할 수 없었지
핸드폰 번호 주고 받고 헤어졌지
부장 회식 자리
부풀려서 떠벌린 동료들 때문에 난 엄청 놀림을 당했지
(포옹을 했다느니 분위기가 애틋했다느니 등등... ...)
스친 만남도 인연의 끈이었음을~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만남의 인연을 잊고 사는걸까
그러고보니
보고 싶은 얼굴들이 참 많네~
첫댓글 아하~레몬향기야~순천이란 글만 보아도 반갑네
난 그때 부산경상도 아가씨가 전라도 순천으로 시집가서
정말 픗픗한 새댁이였구나~타임캡슐을 타고싶다~~^*^
일찍 시집을 갔네~
한번씩 집에 다녀 오려면 어찌나 힘들었던지... ...
그래도 총각 처녀들 모여서 낚시 가고 저녁이면 모여서 기타치며 노래 부르고
테니스도 치고 별의별 게임 다하고~
그래 젊었던 그시절이 새삼 그립네~
꼭 만나야할 사람은 다시 만난다고 하던데
정말 남다른 인연이네?
그런 인연이 몇이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아침 ㅎㅎㅎ
난 개인적으로 인연이나 전생이니 이런 말들을 별로 즐겨 쓰지 않지요
그러나 우리가 세상 살면서 스쳐 지나간 만남일지라도 거기에는 필연적인 인연도 있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
함께 글을 쓰고 공감하고 댓글을 달아주는 이곳 공간도 어쩌면 필연적인 인연이 아닐까?~
꼭 만나야할 필연인갑다 나도 꼭 만나야할 인연이 있는데 ㅎㅎㅎㅎ
그랴? 만나길 바랄께~
여기까지 일지라도 참 좋더라구~
동료들이 많이 놀렸지~
그래도 기분 하나도 안 나쁘네~ㅎㅎ
^^ 세상에.....정말 묘한 인연일세.....
명희샘 얼마나 가심이 두근두근 그랬을까 ㅎㅎㅎㅎㅎㅎ...
그분이 그때 찾았다면 훅...
명희샘 남편 되는거 아닐까....
참나~ 하옇든 어찌 생각이 거기까지... ...
그런 인연이라면 난 결혼 엄청 많이 했겠네~ㅎㅎ
^^ 엥 ..얼마나 많은 인연이 많기에 ㅎㅎㅎㅎㅎ
살아 있으면 언젠가는 그런 기대라도 하겠지만
내가 한번쯤 보고 싶어하는 그는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닌걸 우야라고~~~
늦은 만남이지만 그 인연 오래 같이 할수 있기를...ㅎ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아픔을 나에게 준 사람이 있었지~
서른네살이 될때까지 어쩌면 지금도 사람이 다가오면 먼저 도망갈수밖에 없도록 만든 사람~
어느날 그 사람이 죽는 꿈을 꾸었지~
같은 하늘 아래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되더라구~
벗님아~우얄꼬~
더좋은 만남이 그대 곁을 지키고 있잖여~
그래여~~~그런 겨...사람은 인연으로 시작해서 인연으로 끝나니까 ....절대로 적을 만들지 마라^*^ 언젠간 만나게 되니깐
정말로 맞는 말이여~
더군다나 나같은 사람은 절대로 죄짓고 살면 안되지요
한번 보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흔적을 지니고 살아가니까요
그런데 그 약점이 도리어 이렇게 좋게 사용될 때가 더 많지요
댓글에 감사요~
한편의 드라마였네요.
그렇지요?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예요~ㅎㅎ
사랑 스런 글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쪼까 젬있게 올린글 연기가 적인 멋진 작품 이엿음다 ㅎ~~~~~~^^
재미있었나요? 감사~
핸드폰 번호 알려 주었고 연락올 줄 알았는데 안오네요~ㅎㅎ(분명 한다고 했거든요)
온들 어쩌리요~
함께 있던 동료들은 계속 전화 왔었냐고 물어오고... ...
아뭏든 지루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보았네요~ㅎㅎ
정말 잠시 일상에서 벗어남을 이 들을 읽어본 친구들은 모두 맛보앗을거야,, 예쁜글 올려준 향기친구에게 감사를,,,
나 예전에~~ 필연이엇으면하는 인연잇엇으니~~~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런 경험은 누구나 있을 수 있는 일인 것 같혀~
다만 의식하지 못할 뿐이지
그냥 남녀 관계를 무덤덤하게 만들려고 애쓰는 요즘 내 삶에 어쩌다 잠시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는 계기가 되더군~
필연이었으면 했던 인연 다시 만나봐요~
이젠 영 아니올시다~ㅎㅎ
향기야 어찌 그런일이 ㅎㅎㅎ
그래도 그 시절 육사 군복 입었던 모습은 젊은 시절이라 그런지 참 괜찮았거든~
이번엔 사복 차림이라 그런지 별로 군인 같은 느낌이 안나더라구~
별 달기가 하늘에 별따기라 이번 시도가 세번째랴~
안되면 전역해야 된다고 동료로부터 들었지~
가까운데 있었더라구~
그런데 그뿐이여~
그냥 추억은 추억으로 남는 것이 좋겠더라구~
정말 대단한 인연 이네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우연히 다시 만나시다니 손에 장애가 있다는 말..공감 합니다 저도 약간의 장애가 있는데 아주 오랫만에 만나는 사람도 얼른 알아 봅니다 얼굴은 긴가 민가 하면서 얼른 손을 보더라구요.ㅎㅎ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그래서 그런지 손 꽉잡아 주는 사람한테 유별나게 약하지요~
내 인생의 장애지만 결코 장애가 나쁜 것만은 아니지요
나같은 경우는 약점이 강점으로, 평생 겸손과 절제를 가르쳐주는 컴플렉스이지요~
댓글 주심에 감사~
남은 여생 장애를 강점으로 극복하며 살자구요~
그래요 언듯 지나다가 누굴까 하고 기억을 더듬어 본 적이 있는데 ~~
그럴때 신체적으로 특별한 부분이 있다면 절대로 잊을 수 없잖아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 유독 가는 곳마다 아는 사람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인것 같아요~
교직 30년이니 제자들은 얼마나 많구요~
그래,
또 그렇게 아쉽고 아까운(?) 인연도 있었구만그래.
어느 누구든지 나를 기억하고 그리워해 준다는것.
기쁜일이고말고.
다만,
조금 가슴이 아픈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허허허
이젠 세월의 흔적을 돌고 돌아 정말 부담없이 만나서 대화할 친구가 생겼네요~
허물없이 대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안 만났으면 더 좋았을껄 하는 만남은 안되야할 것 같아요, 그쵸?
멀리만 있던 인연이 봄날 아지랑이 같이 눈앞에 아른 거릴땐 꿈만같지 않나여???
애뜻하게 흐른 몇시간...영원한 시간으로 남아 있네요^^*
ㅎㅎ 그렇게 애틋한 만남으로 기억될 사이는 아니었지요
다만 뜻밖의 만남 앞에 잠시 놀랬을 뿐이지요~
아무튼 그후 전화 받고 영 쑥스럽더라구요
세월의 강이 너무 많이 흘러 버려서 대화하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래요^^
단한번 찰나의 스침이지만 영원한 인연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세월의 강이 흘렀다 하더라도
언젠나 오를 수 있는 편한한 뗏목이 있다면 달라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