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이 고마웠습니다..
영원히 있지도 않을거라 믿었던..
사랑을 보답해준 당신이 고마워..
..내 모든것을..드리려 했습니다..
..
..이까짓..눈은..아무렇지도 않습니다..
..
...느끼니까..
..당신의..아름다움을..느끼니까..
..
.나는...아무래도...괜찮습니다.....
FOR..단비...
FROM..민우.....
안 락 사 (安 樂 死) .. <54>
그대가.. 나를 사랑했었군요.
내가 모르는 사이
밤새 창밖에 내린 눈처럼
소리도 없이.. 그렇게
세상 하얗게
나를 사랑해 주었군요.
나는 참 바보 같지요.
가까운 그대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그리고
외뤄워 했으니 말이에요.
나는 참 소심하지요.
조금은 그대 사랑
눈치 채고도 끝내 아닐거라고
외면했으니... 말이예요.
오래도록 외로운것은 지극히 잔인한
일이더군요.
몇번인가는 내자신을 버리려고
생각했지요.
그러는 동안에 한번도
그대를 떠올리지 못한
나의 불찰을 용서하세요.
나의 숨결이 성애처럼
창가에서 몇번인가 지나치는
그대를 바라보면서도
그대에게 어색한 미소한번
보이지 못한 나를
제발이지 용서해 주세요.
나의 무덤한 절망에서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조차 생각나지 않을때
지치고 힘들어 내가 숨죽여
울때도 그랬더군요.
그대가 나를 사랑해 주었군요....
.....<단비의 테마>......
#54
"민우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경빈이 그를 노려봤다.
하지만 평온한 표정의 민우는 눈을 내리깔았다.
" 수술에 동의한다는 각서, 써야 되지..?"
"이민우!!!!!"
".....만일, 수술 못하게 하면....넌, 죽을 줄 알아."
확고한 표정의 민우를 보던 경빈의 시선이 파르르 떨려왔
다.
..등신..
..등..신.......
..네 사랑은....왜..이토록 지극한거냐.......
..
....왜..이..토..록...지..극..한..거냐...고.........
".............일단, 혈액형이 맞는지....."
"우린..둘다 O형이야. "
경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민우가 입을 열었다.
부드럽게 미소까지 지으며 은빛의 머리칼을 휘날리는 그
를 경빈은 더이상 쳐다볼 수가 없었다.
"..쿡..쿡쿡.....
..더럽게도.....기쁘겠구나..이민우.
...네 사랑에게....모든 걸 줄 수 있어서."
"..그런 셈이야."
경빈은 입술을 강하게 깨물며 흰 용지를 내밀었다.
이름..
..나이..
..환자와의 관계.....
이식절차를 밟는 서류형식이었다.
경빈은 생각같아선 그 서류를 모두 쥐어뜯고 싶었다.
..
...처음으로, 단비가 야속하게 느껴졌다.
..단비씨.
..아세요..??
..저녀석..저렇게..차갑게 굳었어두요..
..
...얼마나..단비씰..사랑하는지 몰라요.
..
..참..많..이........사랑..할..걸..요.....
" 다 됐어. "
까만 펜을 놓자마자 민우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너무 자리 비우면 안돼. 단비..기다릴테니까."
일어서는 경빈을 무시하고 사무실을 나서던 민우가 정지
했다.
"장경빈."
"..왜."
".....
.........
..말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
"..
....그런 악역을..내가..왜 해야 하지.....?"
"..
.....넌....의사니까. "
쓸쓸히 중얼거리는 아쿠아마린빛이 회색으로 짙게 물들어
갔다.
".......쨍그랑........!!!"
"단비야!!"
다영이 단비에게 밥을 떠주다 말고 밥상을 밀치는 단비에
게 소리쳤다.
"........무슨 짓이야!!"
".....쿡..쿠쿠쿡........
..
.......나...병신이야........??
......나..장애인이야.......??
.......싫어. 누군가에게 부축받으며 ...........
끔찍해!!! 끔찍하다고!!!!!!!"
".......단........"
"똑똑."
".......누구세요.......?"
다영이 힘없이 병실 문을 열었고, 밖에는 착잡한 표정의
경빈이 서 있었다.
"..선생님. 여긴 왠일로......혹시..단비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요..?"
"..아닙니다. 기쁜 .. 소식입니다. ..안구 기증자가 나타
났어요."
".......네???
.......정말..이세요......?? 정말..눈을 주겠대요?? 누
가요?? ..누가..그런 기특한 생각을......."
다영의 얼굴이 밝아지자, 경빈은 피식 하고 웃으며 서류
를 내밀었다.
"..이게 무슨......"
"안구를 기증한 사람이 작성한 수술 동의섭니다."
경빈은 입술을 깨물었다.
.....
.......
......잔인한..........
......내가..의사라는게..........더럽게 느껴지는 하루
였다.......
".......
..........
........선..생............님..............."
"..
......단비씨한텐.......알리지 말아달라더군요."
까만 안경테를 잡으며 겨우 기계적인 음성을 내뱉는 경빈
도 얼굴이 달아올랐고,
다영은 말을 잇지 못한 채 서류를 잡았다.
"..
........이거..
..
.....너무..한......것..아닌...가..요...............
....
...이럴..수는......없..잖........아..요..........."
수 술 동 의 서
이 름 : 이 민 우
나 이 : 21
직 업 : SM그룹 사장
환자와의 관계 : 보호자
수술날짜 : 11월 30일
다영은 서류를 잡으며 부들부들 떨었다.
"..
......민.....우..씨.......
......정말..
..
.....나쁜......사람..이..군요.........."
울음을 터트리는 다영의 눈가에서도 맑은 이슬이 흘러내
렸다.
" 단비야. ..밥먹자."
눈물을 훔치고 들어온 다영은 일부러 생글생글 웃었다.
"...............언니야......?? 거기 있는 게 언니
야......?"
단비는 허공으로 손을 휘저으며 물었고, 다영은 다가가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그래.
.....그래. 단비야.
..
.....좋은 일이 생겼어.
..
.........................
......
.....너에게..........눈...을........주겠다는 사람
이......나타났어."
".....
.........뭐..........?? 누가?? 어떤 사람이???"
"..
....
...참.........좋..은.....사..람............."
"뭐야.
대답이 왜 그래."
툴툴거리며 눈을 깜박이는 단비.
그런 단비를 조용히 쓸어안은 다영은 속으로 눈물을 훔쳤
다.
..
....
.....네.....
...오랜..연인.......이..
..
......네게......눈을......주겠대..........정단비..
...
..쿡....쿠쿡..........
..
.....기집..애........넌..어찌..그렇게도........
..
........복이..없......니............
-----------------------------------------------------
" 그래.그렇게.....좋아. 파티션 작업 끝내고. 와인으로
들어가요. 네.
.....그럼.....내일 보죠."
민우와 단비가 없는 회사는 혜성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
다.
기획에다 패션쇼까지 총지휘를 맡아 해야 하니 여간 바쁜
게 아니었다.
"후우........."
겨우 패션쇼 날짜까지 잡은 혜성은 의자에 앉아 한숨 돌
렸다.
"......
.................후......우............."
한숨을 내쉬던 그의 눈가가 짙은 회색으로 물들었다.
- ........일 그만해. 너, 일중독증이니?
- 내일까지 끝내야 해.
- 기막혀. 그게 나보다 더 중요하단 말이야?
- 다영아.
- ......몰라. ......일벌레.
..
......검은.......실루엣이......그리웠다.
..
....네..
...작은.......몸짓..하나하나가.....
...미칠듯이.......보고..팠..어.................
" .......실장님. 어디가세요?? 지금 이사회의가......."
"저녁까진 들어오겠어요. 회의 미루도록 해요."
"실장님!!!"
비서들의 소란거림을 뒤로 한 채 차를 모는 혜성의 손길
이 바빠졌다.
..
....보고싶어..
.....보고싶어..
" .......네..............."
병원으로 들어선 혜성은 간호사들과 얘기를 나누는 다영
을 발견하고는 몸을 숨겼다.
초췌해진 다갈빛 머리카락.
많이....안쓰럽다. 다영아........
..
......
.....밥은 ..제대로 먹는 거야......?
..먹을리가 없지.
멀리서 다영을 쳐다보던 혜성은 쓸쓸히 걸음을 옮겼다.
..잊고있었어..
..
......네가..바라보는......사랑은...
....내가 아니라는 것을.........
혜성이 발길을 돌리자, 이쪽으로 힐끗 눈길을 돌린 다영
의 눈동자가 커졌다.
"혜.......성......??
......혜성아..........!!!!! 너.......혜..성..이..
지................??? 그치......?"
금세 뛰어와 그의 어깨를 잡는 다영.
"..
........곧 가려고 했어."
그는 돌아보지도 않은 채 차갑게 대꾸했다.
"..
..............갈게."
"..잠깐..
..잠깐만............!!!!!
..
.................."
다영의 다급한 외침에 혜성이 정지했다.
..
".......
........
.....가지마.
..
..
.......나..........
네가....필...요.......해..........."
안 락 사 (安 樂 死) .. <55>
비록 그 사랑이 아픈 사랑일지라도
남에게 털어 놓을수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말도 할 수 없는 사랑....
그래서 혼자의 가슴속에만
묻어 두어야 하는 사랑을 가진 사람에 비해서...
밝힐 수 없는 사랑
결코 세상에 드러낼수없는 사랑
그러나 그 사람에겐 오래 간직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자신의 가슴이 잿더미가 되는 줄 모르고......
......<혜성의 테마>......
#55
다영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혜성은 겨우 입을 뗐다.
여전히 몽롱히 눈물을 머금은 채로.
".......
......처제 괜찮나 보러 왔어.
......갈게. 패션쇼 때문에 바빠."
"........
.......너..
.......
......너마저도......
..
.....나.....버리려고....하는.....거..야........?"
돌아서는 혜성의 걸음을 막는 다영의 한마디.
혜성이 돌아보자, 그녀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있었다.
"정다영. 이 무슨 약한 꼴이야."
"그래.........
......
....나는 약해.........
..
...그래서.......
..
.........그 사람의 사랑 앞에서도......나약해질 수 밖
에 없었어.......
............
.....그렇다고.......
..
..이렇게..날..외면하면..............
..........나는........
......어떻게.....살라는 거니................."
어깨를 떨며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다영.
..
.......
...........바보.........
"...흐흐......흑..................흑..........."
가냘프게 들썩이는 그녀를 혜성이 거칠게 끌어안았다.
..
....
.......나는..
.......너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컸어.....
..그래서......
.....네..외도가...너무나...아팠어......
"이러지마.
..너......내가..강하다고..했지.......?
이러면..
..나......강해질 수 없어.
..
...........네 사랑을.....찾아서.....가라.
..내겐....오지 말고."
입술을 꼭 다무는 그의 음성이 애절하게 떨려왔다.
"혜성아 !!!"
"갈게."
쓸쓸히 돌아서는 .....
..
........MY LOVE.
-------------------------------------------------
수술이 시작되었다.
단비는 민우가 곁에 없는게 아쉬웠지만, 금세 좋아질 것
이라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리고 8시간 후.
".............에................"
밝은........햇..빛..
..보인다..
..보..여..........
..
...햇..빛.....이..야...............
"단비야."
다갈빛 머리카락의 우리 언니.
언니 머리카락이..참 예뻐보인다.
".......나..보여.........?"
"...
........그럼.
이렇게 못생긴 언니가 나의 혈육이었던가..다시금 생각중
이야."
"뭐야........??////////!!!"
그녀가 험악하게 단비의 목을 조르는 시늉을 해보인다.
"케엑 - 켁.........날 죽일 셈이야...!!!"
".......쿡......아직 팔팔한 것 보니 안심이다. 정단
비."
빙그레 웃는 다영의 얼굴이 동그래졌다.
"..근데....
..
.......민우는.......?"
"..
......으...으응..........
..
......곧..올거야."
"뭐야.
이런 중요한 수술에 오지도 않고. "
입술을 씰룩이는 단비.
..
..근데......
..참 이상하게도.....
..이 눈이..
......참......따스한 것 같아.....
..
......내...착각인가.....?
..
..어디서..많이..낯이 익고..딱..맞는다는 그런.....생
각.............
"끼익."
"....하아......................"
문 손잡이를 열다 말고 민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 네 말대로, 망막치료제야.
눈이 아주 안보이진 않을거야.
하지만 독성분을 제거하기 위해서 PHS를 뺐으니까,
....거의.....시력이 보이지 않을거야.
고통도 있을거고.
참지 못할거면 물리치료실 이선생한테 가봐. 얘기해뒀으
니까.
" 철컥."
.........햇빛이.....
..
.....눈부시다...........
"이민우."
빙긋 웃는 단비의 모습.....흐릿하다.
민우는 인상을 가득 찌푸린 채 그녀를 쳐다봤다.
".......어........?
......너.......머리색이.........."
단비가 얼굴을 동그랗게 돌렸다.
그...아름다웠던....은빛머리칼이..........
..오렌지빛으로....변했어..........?
"..아아....변화..주고 싶어서.
겨울인데....은색은 춥잖아."
아무렇지도 않게 머리칼을 찰랑거리는 민우.
..오렌지빛이 더욱 어울린다.
하지만...
...잘생긴..눈동자를 반이나 가리고 있는...저, 머리칼
은..
"..눈 가려지잖아.
....그리고..네 푸른 눈동자랑, 은빛이 더 잘어울리는
걸."
..푸른 눈동자....
됐다.
..됐어. 정단비.
..네가..나를 볼 수 있으니까....
..
....네가..
..나를..볼 수 있으니까....
..
....그까짓..눈은....상관없으니까....
--------------------------------------
"이렇게 모인것도 얼마만이냐.
문댕이 너는 대학원 진학하느라 바쁘지,
우리의 김박사님께서는 연애하시느라 바쁘시지.
난 뭐냐고."
오랜만에 [ 레 베 ] 에 모인 전진과 에릭, 동완.
에릭과 동완을 향해 전진이 삐죽거렸고, 동완의 얼굴이
빨개졌다.
"짜아식. 누가 김동완 아니랠까봐 얼굴 벌개지는 것 좀
봐. ....속다 드러나 보이는 멍청한 자식."
"뭐샤....?? 멍청....??
그래, 박충재 - 너는 꽤나 안 멍청해서 요모양 요꼴이
냐..?"
"뭐샤....?? 지금 앤없다고 구박한다 이거지??
정혁아, 얘 좀 흠씬 패줘라. 엉아가 늘 오냐오냐 했더
니 ...."
전진이 팔을 걷어부치자 동완 역시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 다들 축제분위기네."
생글거리며 [ 레 베 ] 로 들어서는 사라.
웨이브진 파마에 딸기모양의 핀을 꽂은 그녀는 역시 화려
한 원피스 차림이었다.
"어, 사라구나."
반가이 사라를 맞는 동완은 의자를 내밀었고, 사라를 보
자마자 전진과 에릭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
...하경이..가..떠오르는군.
전진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사라를 불쾌한 듯 쳐다보았
고, 에릭은 그런 전진의 어깨를 투욱 쳤다.
"....
..아, 맞다. ....오빠. ...나..오다가 쌀을 주문해 놓고
왔는데...들고 들어와라."
"..응??"
"얼마 안 무거워. 두 사람이 들면 충분할거야. 응...??"
깜찍하게 두 눈을 찡긋거리는 사라의 말에 두 사람은 뭔
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얼른 다녀와. 숙녀님 명령이시잖아."
음료수를 마시며 말하는 동완이 야속한 두 친구는 투덜거
리며 레스토랑을 나섰고,
사라는 묘한 시선으로 동완을 바라보았다.
- 사랑을 잡을 수 없다면.......빼앗아라 !!!
잠시, 동완이 한눈을 파는 사이 몰래 주스를 옷에 쏟은
사라는 일부러 허둥거렸다.
"..어머..이를 어째!!!!"
"..어, 사라야..!!! 괜찮아?? 괜찮아??"
동완은 주스범벅이 된 사라에게 황급히 휴지를 내밀며 당
황했고, 사라는 일부러 옷을 비벼대며 난처한 표정을 지
었다.
"..
...이거...낭팬데....."
난처해하던 사라가 동완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몸에 꼭
맞는 니트의 단추를 열기 시작했다.
감색의 니트를 벗자 야하게 패인 속옷이 드러났고,
얼굴이 빨개진 동완은 급히 시선을 돌렸다.
"..
....
....빠......빠....빨리....옷..갈아입어야 ..
되겠.........행주..가져올게."
동완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사라가 쿡 웃었다.
"....
..오빠."
"..으...으응...?"
"..나 좀 봐."
"..왜..왜..그래....?"
"....내가..겁나....?"
여전히 관능적인 포즈로 동완을 유혹하는 사라.
"...시끄러, 오. 사. 라. "
동완이 그녀를 홱 돌아봤지만, 흰 속옷 차림의 그녀는 쿡
쿡 웃을 뿐이었다.
"..
....우리..동완오빠....겁..많구나........???"
빙그레 웃으며, 동완을 쳐다보는 사라.
"..이러다..
..조하경씨라도..들이닥치면....금상첨화겠지.....???"
"..
....뭐......?"
동완이 놀란 눈으로 사라를 쳐다보았다.
"별로, 지난 번 일로...기분 아닌 것 같던데..
...아까 전화로..오늘 온다던 것 같은데."
"..오사라!!!"
"..
...재밌겠어...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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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안 락 사 (安 樂 死) .. <54>~<55>
바버바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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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17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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