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청하, 그녀는 너무 예뻤다!
한류가 한창이지만, 80~90년대만 하더라도 역으로 홍콩스타들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었다.
유덕화, 주윤발, 장국영, 임청하, 양조위, 성룡 등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스타들이 줄을 이었다.
당시 홍콩영화의 큰 인기는 홍콩배우들이 국내 광고까지 섭렵하게 만들었었다.
지금도 그 때 인기 있었던 많은 배우들의 소식이 종종 들리며 그 때의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영화는 영화 제작이 한 달도 채 안 걸리는 졸속 제작과
히트작이 나오면 연이어 속편을 만들며 콘텐츠를 과잉 소비했던 안 좋은 시스템으로 인기가 금새 사그러 들게 되었다.
더군다나 당시의 홍콩스타들의 뒤를 잇는 차세대 스타들을 발굴하지 못하며 홍콩영화의 인기를 세대가 넘기지 못했다.
이 같은 전례를 예로 들어 한류의 위기론도 왕왕 제기되곤 한다.
(사진출처: 영화 '동방불패'中)
그럼에도 당시의 추억을 곱씹어 보면 미소짓게 하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별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임청하와 같은 여배우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쉽게 찾아 볼 수 없어 더욱 그 존재감이 돋보인다.
전에도 후에도 이런 캐릭터와 이미지를 가진 여배우는 없었다.
너무나도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누구보다 남성적이고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여배우는 그 누구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사진출처: 영화 '동방불패'中)
그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동방불패'의 이미지가 아마도 그 같은 강한 카리스마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데, 당시 수많은 스타들이 출연했음에도 그녀만 오직 기억 날 정도로 동방불패 역할에 푹 빠졌었다.
영화가 나왔던 1992년 당시 그녀는 38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짐작도 되지 않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었었다.
덕분에 상대 배우들은 모두 묻혀 버리고 말았다.
(사진출처: 영화 '동방불패'中)
- 영화 '동방불패' 속 장만옥의 모습
- 영화 '동방불패' 속 관지림(우)과 이가흔(좌)의 모습
당시 포스터에는 영호충 역을 맡은 이연걸이 가장 크게 그려져 있었다. 기억조차 못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동방불패'에는 관지림과 장만옥, 이가흔 등 미녀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었다.
황비홍의 연인이었던 관지림 조차도 임청하의 카리스마에는 눌려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사진출처: 영화 '동방불패'中)
'동방불패'는 중국 무협영화의 절정을 보여준다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영화적 완성도가 높았다.
탄탄한 줄거리와 분명한 캐릭터가 시너지를 이루며 무협 판타지의 대표작이 되었다.
'소호강호'의 스토리 중 일부를 재구성한 것으로, 화산파의 수제자의 영호충(이연걸)이 사부의 위선에 실망해 동료들을 데리고 유랑을 하다 묘족 일월신교의 교주인 임아행의 딸과 만나 임아행이 부하에게 배신당해 갇혀 있고 자신들도 공격받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난 묘령의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는데, 그 여인이 동방불패다.
동방불패는 무림의 3개 기서인 '규화보전'을 손에 넣어 무림을 석권하고 천하를 제패하려 하는데, 규화보전을 터득하기 위해 치뤄야할 대가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거세'하는 것이다.
동방불패는 욕심때문에 결국 거세하고 막강한 무공을 얻는 대신 여자가 되었는데 그렇게 여자가 되어 만난 영호충과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영호충이 임아행을 구하기 위해 싸우게 되면서 서로 대적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남자였던 동방불패가 여자가 되어 여성성이 살아있으면서도 남자의 카리스마를 보이는 복잡 미묘한 역할을 임청하가 아니면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선보인다.
(사진출처: 영화 '동방불패'中)
마지막 영호충의 품에 안겨 죽으며 하는 대사는 명대사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았다.
자신의 애첩에게 영호충과 하룻밤을 보내게 한 후 그 날 밤 자신과 함께 한 것이 동방불패가 맞느냐는 영호충의 질문에,
"절대 말해주지 않을거야... 평생 나를 생각하도록."
이라고 말을 하며 죽는다.
지금까지도 임청하를 떠올리면 동방불패에서의 이미지를 떠올릴 만큼 완벽하게 혼연일체된 연기를 보여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었다.
동방불패만큼 무협 판타지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영화 또한 드물기 때문에 그 이미지의 강렬함은 더욱 배가 된다
(사진출처: 영화 '백발마녀전' 中)
'백발마녀전' 또한 임청하의 매력이 한 껏 드러난 작품으로 머리 한번 뻗어 줌으로써
순정남의 모든 요소를 갖춘 장국영을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 비운의 파트너로 만들어 버렸다.
오로지 임청하의 하얗게 새어 버린 머리와 배신감에 슬퍼하는
안쓰러운 무표정한 얼굴만이 영화의 강렬한 이미지가 되고 말았다.
(사진출처: 영화 '백발마녀전' 中)
영화의 내용을 살펴보면 자양진인의 애제자 탁일항(장국영)은 말썽꾸러기로 마교의 금지구역에 갔다 위험에 처하는데, 그 때 마교 교주의 애첩인 연하상(임청하)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이후 둘은 사랑에 빠지고 연하상은 마교 교주를 떠나 탁일항에게 가려고 하지만
마교 교주는 탁일항의 스승을 죽이고 연하상이 그런 것처럼 꾸민다. 탁일항은 연하상을 오해하고
그녀에게 칼을 꽂고 배신감에 분노한 연하상은 머리가 하얗게 새어 백발마녀가 된다.
이후 탁일항은 천년에 한번 핀다는 꽃으로 그녀의 머리를 다시 까맣게 만들어 주기 위해 고독하게 기다리는데.
(사진출처: 영화 '백발마녀전' 中)
탁일항(장국영)과 사랑에 빠지는 장면에서는 예상외의 애로틱한 장면들을 많이 선보여 조금 놀라기도 한다.
기존의 중성적이고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던 임청하가 사랑에 빠진 연인을 연기하는 것이
다소 낯설게도 느껴지지만 그 장면들을 통해 임청하가 원래 굉장히 예뻤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실제로 그녀는 매우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다.
중성적이라는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눈에 띄는 미모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다른 여배우들과 있는 사진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천녀유혼'으로 남자들이 심장을 바쳐서라도 홀리고 싶은 미녀요괴 역할을 했던 왕조현도
그녀 옆에서는 눈길조차 끌기 힘들 정도로 임청하의 외모는 눈이 부시다.
(사진출처: 인터넷 검색)
그녀의 데뷔 초기 사진을 보면, 앳된 외모의 청초하고 섹시한 이미지까지 보이고 있어 매우 놀랍다.
우아하고 따뜻한 미소까지 영화 속의 이미지만을 떠올릴 때는 몰랐던 그녀의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예쁜 임청하를
그동안 중성적이고 남성적인 이미지의 여배우로 생각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사진출처: 인터넷 검색)
일각에서는 배우 이영애를 닮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또렷한 이목구비와 우아한 외양이 비슷해 보인다.
그럼에도 배우는 영화 속 역할이 주는 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시나 크다.
주로 여성적인 역할만을 맡았던 이영애에게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포스가 임청하에게서는 느껴진다.
굳게 다문 입과 맹렬하게 노려보는 눈빛에서 그 어떤 고수도 모두 이길 것 같은 느낌이다.
(사진출처: 인터넷 검색)
1994년 재벌인 형리원과 결혼하며 연예계를 은퇴한 그녀는 최근 종종 언론에 노출되며 변함없는 미모를 자랑하고 있다.
환갑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도 거의 변함없는 미모와 우아한 모습을 보여줘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고.
평범하게 아이들과 쇼핑하고 여행을 다니는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가끔 재벌 남편과 사이가 안 좋아 10년간 별거를 한다는 둥,
결혼 20주년을 기념으로 800억짜리 집을 선물 받았다느니 하는 가십이 떠돌지만,
홍콩의 황색저널들의 가십이란 늘 그렇듯 신뢰할 만한 것이 못되기에
추억속의 스타가 편안한 모습을 보이기만을 바랄 뿐이다.
작년인 2011년에는 산문집을 내 작가로 변신하기도 했다.
거기에 '백발마녀전'에도 함께 나왔던 장국영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알다시피 2003년 호텔에서 투신자살한 장국영과 절친한 사이였다고 한다.
당시에도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장국영으로 찾아가 위로해 주려고 계획하던 차에 사건이 발생해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녀 또한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그 누구 못지 않는 미모를 가졌지만 그 어떤 여배우보다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내뿜었던 임청하. 그녀의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