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7 10월 주안 온가족새벽기도회 / 오선화 작가(‘엄마의 포옹기도’, ‘그저 과정일 뿐이에요’ 저자)
말씀 : 에스겔 16:6
제목 : 살아주어 고맙습니다
"내가 네 곁으로 지나갈 때에 네가 피투성이가 되어 발짓하는 것을 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다시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 있으라 하고..."
†
제가 청소년들을 만나는 삶을 사는데, 새벽 2시까지 무료상담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2시에 자고 여섯 시에 일어나기는....
여섯시도 아니잖아요.. 다섯시 40분까지 오라고 하셔서
네시 반에 일어나서 다섯시에 나오기는 전혀 자신이 없는 거예요.
'새벽 여섯시에 새벽예배 강의를 받았어!'
아침에 나와서 저는 잠이 덜 깬 상태로 앉아 있는데,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데게 울컥했어요.
왜냐하면, 피도 섞이지 않고 가족도 아닌 제가 하나님을 믿고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셨던 많은 권사님들이 계셨거든요..
엄마는 하나님을 믿고 바로 돌아가셨고, 아버지의 폭력 속에서 살면서
권사님들의 기도가 아니면 내가 못 살았겠구나, 그때 네시 반에 다섯시에 나오셔서
같은 교회를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하나님을 같이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위해 너무 많이 기도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막 마음에 오는 거예요.
그래서 권사님들의 모습과 집사님 성도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새벽에 올지는 몰랐거든요.
새벽은 정신이 안 깨어 있어서 많이 감사하고 울컥하고
교회 아이들을 위해서 피도 섞이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같은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들이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감사한 거예요. 그래서 감사하다는 마음 전하고 싶고요,
저는 사역자는 아니구요, 여러분들과 같은 평민입니다.
일개 집사인데, 강단에 세워 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왔습니다. 저는 이렇게 평민을 강단에 세워주시는,
그래도 들을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하며 세워주시는 교회는 열린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요..
네, 주안장로교회가 열린 교회라고 생각하고 믿고 왔고요,
저는 청소년들을 만나는, 청소년들과 밥 먹는 사람이라는 이름으로 만나고 있는데, 청소년들을 만나니까 조금 날라리 같아요.
그래서 강단에 서기에는 제가 정말 뭔가 말을 하는 앤가, 뭔가 그래도 조금 영적인 아이인가 이런 의심을 조금 하시는데,
청소년들은 만나니까 쪼끔 어려 보여요.. 그래서 21살 딸이 있다는 말씀 전해 드리고요...
사실 청소년들에게는 말할 필요가 없는데,
여러분의 앞에 서면, '저렇게 어린 애를 불러다가 뭐 하려고?' 하며 약간 신임이 안 가잖아요.
그리고 어른들이 좋아하시는 것은 극동방송에서 "천국을 사는 사람들"이라는 드라마가 하고 재방송을 많이 하는데,
"천국을 사는 사람들" - "극본 오선화" 나왔던 게 저예요.. 괜찮으시겠어요? 이제..
새벽에 목사님이 불렀다고 막 '뭐 그런 애를 불렀냐', 하지 않으실 거죠?
이렇게 저의 소개를 잠깐 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길거리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는 사역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직업은 작가입니다.
사역을 하지만, 사역자는 아니고요 작가인데
여러분도 회사에서 학교에서 여러분이 있는 삶의 터에서 그곳을 예배처로 삼으시는 분들이니까,
저는 그렇게 살고 있는데, 작가로 강의를 가면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작가 되면 뭐 먹고 살아요?"
왜 그렇게 물을까요?
어른들이 아직도 작가, 뭐 '예술적인 직업은 돈을 못 벌어'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80년대부터 지금까지 많은 직업이 변해 왔지만,
한국의 부모님들이 좋아하는 직업은 아직까지도 여섯 가지입니다. 변호사 판사 의사 엘지 삼성 공무원
지금 많은 직업이 파생했지만, 한국의 부모님들은 여전히 여섯 가지만 좋아하신대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얼마나 다양한 직업이 있는지를 알아야 되는데,
예술적인 직업 하면 조금 못 먹고 사는 직업, 조금 가난한 직업이라고 생각하시니까,
아이들도 그 마음을 받아서 '어, 우리 엄마가 작가들은 못 먹고 산대요' 그래요
그러면 제가 그래요. '내가 못 먹어 보이니?' 그러면 아니래요..
못 먹어 보이진 않지요? 굉장히 잘 먹거든요..
여러분들이 자녀 때문에 힘들다고 저를 찾아오시면 공감됩니다. 저도 같이 너무 울거든요. 저 엄청 울보이고, 공감도 잘 하고요...
그런데 자녀 때문에 힘들어서 입맛이 없다는 건 이해가 안 돼요. 입이 있는데 맛이 어떻게 없어요~
저는 입맛이 없는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한 번쯤 있었으면 좋겠는데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 잘 먹어요 그래서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됐거든요..
두번째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언제부터 작가라는 꿈을 꿨어요? 언제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라고 많이 물어요.
그럼 저는 초등학교 4학년 2학기 때로 돌아가야 돼요.
청소년들은 요즘에 MBTI로 얘기하거든요.. 저는 INFP - I가 내향적인 아이예요.
초등학교 때 저는 'I'가 한 2만 개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 한 성향이 너무 강하면 다른 성향들이 묻히거든요.
저는 완전 내향적인 아이이고, 완전 소극적인 아이였어요. 학교에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지각하면 선생님이 부르세요. 너무 싫잖아요.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는게 너무 싫거든요.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십니다. '오선화'
'네'라고 대답해요.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존재가 없어요.
가만히 있다가, 종례까지 아무 말썽도 부리지 않아요.
그렇다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아요. 투명인간 같이 가만히 있어요.
그리고 종례 할 때 '자, 오늘 즐겁게 잘 보냈지? 내일 보자'라고 선생님이 하시면 막 뛰어가요.
집으로 뛰어가서 문을 열고, '엄마'라고 부르는게 제가 가장 기쁜 시간이었어요.
왜 그랬냐 하면, 저는 보호자가 두 명이 있었어요.
요즘에 현대의 보호자는 다양해요.
엄마가 있을 수 있고, 엄마 아빠 다 있을 수 있고, 아빠만 있을 수 있고, 할머니가 키울 수 있고, 뭐 작은 엄마가 키울 수 있고요~
생면부지의 피가 안 섞였지만, 누군가의 보호자로 살 수 있어요.
보호자가 엄마 아빠라고만 한정하면 이런 실수를 하게 됩니다.
제가 청소년을 처음 만날 때 하던 실수예요. 교회에 한 아이가 왔는데 열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어! 너 집에 가서 엄마랑 병원 갔다 와야겠다.' 그랬어요.
그 때만 해도 열이 나는 건 코로나 이런 거 아니었고요, 그냥 집에 가서 병원 가야 하는 정도였거든요.
'집에 가서 엄마랑 같이 병원 갔다 와야겠다' 그랬더니, 안 가겠대요.
그래서 그냥 제가 종합감기약을 먹이고 보냈거든요.. 알고 보니까, 그 친구가 엄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친구였어요.
자, 우리는 이런 실수를 하고 있지요.
신기하게, 교회는 가정을 중시하는 곳인데 이상하게 가정을 엄마 아빠 아이들이 있는 가정만 인정하는 곳이기도 해요.
지금은 조금 열려 있어 주셔야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 있어요. 왜냐하면, 들어올 거거든요.
엄마 아빠라는 보호자가 아니고 다른 보호자가 있는 친구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려고 들어올 건데...
우리들이 생각하는 언어에 이 아이들이 차별을 느낄 수 있거든요.
저는 엄마 아빠라는 보호자가 있는 가정이었어요.
그런데, 저의 아버지는 보호자의 역할을 전혀 하지 않으셨어요.
저의 아버지가 좋아하는 주님은 참이슬 주님이라고
제가 믿는 주님과 전혀 다른 주님이었거든요.. 알아 들으셨으면, 회개하고 가세요..
그리고 너무 집안에 전혀 관심이 없는 분이셨어요. 그래서 저희 엄마가 돈을 벌었는데요,
저희 엄마 생각에는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는 직업을 가지면
저희 삼남매를 먹여 살릴 수는 있지만, 삼남매 얼굴을 못 볼 것 같더래요.
저녁에 들어와서 잠깐 보고 주무셔야 되니까, 그래서 저희 엄마가 자기를 희생해서 새벽장사를 시작하셨어요.
남대문 시장에서 가게를 여셨는데, 젖먹이 딸을 떼어놓고 가는데 너무 가슴이 아파서 상인회에서 물었대요.
'가게 이름 뭘로 하실래요?' 엄마가 제 이름 밖에 생각이 안 나더래요.
동생들이 둘 있는데, 동생들이 태어나기 전에 장사를 시작하셨기 때문에 '선화요' 그러셨대요.
저희 엄마가 하는 가게는 포키아동복이라는 상가에 있었는데, 그 상가의 26호 가게, 가게의 이름은 '선화'였어요.
'선화'라는 가게를 열었는데, 남대문 시장은 밤 열두 시에 장사를 나가야 돼요.
한 시 쯤 문을 열면, 전라도 경상도에서 옷가게를 하는 분들이 옷을 떼러 와요. 도매 손님이라고 하거든요..
만약에 옷이 15,000원이면 그분들한테 만 원에 팔아요. 왜냐하면, 동네에 가서 15,000원에 이문 붙여서 팔으라고..
그리고 잠깐 아침에 잠을 자면, 인천에서 부평에서 본인 아이들 옷을 사러 와요.
그럼 그분들한텐 만원에는 못 드려요. 한 12,000원 정도에 드려요. 동네보다는 싸게, 소매 손님이라고 해요..
소매 손님을 다 받고 문을 닫고 집에 오면, 오후 세시 쯤이 됩니다.
그러면, 식사하시고, 청소해 놓고, 우리들 오는 거 맞이해 주시고, 우리들 저녁 준비해 놓으시고,
그리고 나서 주무셔야 돼요. 왜요? 밤 열두 시에 일어나야 돼요.
그러니까 저는 학교가 끝나자 마자 빨리 가요.
아무리 내성적인 아이도 한 사람한테는 얘기해야 살아요. 가정이 있으면 좋지만,
그런 사람이 가정이 없다면 저는 교회 안에 그런 분들이 있으면 좋겠어요.
한 사람이면 돼요.. 일 대 일이면 돼요, 한 사람... 저는 그게 엄마였어요.
학교에선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가 막 뛰어서 집에 가는 거예요.
문 열고 엄마를 부른 이유는, 엄마가 주무시기 전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엄마가 눈 뜨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서...
그럼 저는 학교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애가 엄마한테 가면 조잘조잘 계속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엄마, 내 짝꿍이 얼굴이 네모나다고 어저께 얘기해 줬지?
오늘 보니까 안경을 바꿨는데, 안경이 네모나다. 내 옆에 사각형이 세 개야'
뭐 이런 얘길 하는 거예요.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야지 사람이 살거든요..
서론 본론 생각하지 않고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사람이 살아요. 저는 그게 엄마였어요.
그럼 엄마가 얘기를 듣다가 주무세요. 그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4학년 2학기 때 선생님이 그런 기쁨을 막으십니다.
'선화야, 오늘부터 남아서 공부하고 가라' 그러시는 거예요.
나머지 공부는 너무 큰 벌이었어요. 차라리 회초리를 한 대 맞고 말지, 그땐 체벌이 됐었으니까요,
담임 선생님과 일 대 일로 남아서 공부하는 거는 너무 무섭고 싫어요. 그런데 저는 그런 벌을 받을 정도로 말썽을 안 부렸어요.
저는 가만히 있는 애잖아요. 그런데 이런 제가 용기가 없어서 '제가 왜 남아 있어야 돼요?'라고 못 여쭤 봐요.
그래서 남아 있었더니, 선생님이 내 준 공부는 국어도 영어도 수학도 아니었어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선화야, 일기 쓰는 숙제 할 때, 너 일기 쓸 거 없다고 시를 쓰잖아..'
선생님이 그러셨거든요. 일기 쓸 내용이 없는 친구들은 시를 써 와라
그런데, 초등학교 때 썼던 시들은 비슷하잖아요.
'구름은 솜사탕이다. 뜯어 먹고 싶다' - 이런 거 쓰셨지요? 그런 걸 쓰고 가래요..
그런데 여러분, 글은 경험이 많아야 써요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네가 지금 쓰는 글은 너보다 나을 수 없어, 그런데 너보다 못할 수도 없다.' 지금의 네가 담긴다는 거예요.
저는 경험이 별로 없어요. 구름 뜯어 먹고, 하늘 뜯어 먹고, 집에 뭐 식탁 얘기 쓰고,
학교의 책상 얘기 쓰고 칠판 얘기 쓰면, 쓸만한 소재가 없어요.
그래서 2주가 지났는데요, 그 2주 동안 제가 점점 슬퍼지기 시작했어요.
왜요? - 그걸 쓰고 집에 가면 엄마가 맨날 자요.. 늦게 가니까
너무 슬픔이 차오르고, 이제 쓸 것도 없고, 눈물이 막 나오기 직전에요,
교무실에 갖다 오던 선생님께서 '선화야, 다 썼니?'라고 문을 열고 물으셨어요.
울음이 복받쳐 오른 거예요.
우리, 특히 자매님들은 울음 한 번 복받쳐 오르면 등산하잖아요.. 흑 흐흑 올라갔다 내려오잖아요.
너무 올라갈 때 말 시키면 숨 막혀요. 옆에서 내려올 때까지 좀 기다려 주는게 인지상정이거든요..
선생님이 제가 등산을 좀 마칠 정도에 이렇게 물으셨어요. '선화야, 왜 울어?'
억울하면 말 나오잖아요. 말 못했다가도..
제가 억울함에 이렇게 물었어요.
'선생님, 제가 뭘 잘못했는지 말씀해 주시면 안 돼요?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요.'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너~무 억울했어요.
'너, 잘못한 거 없는데..'
지금 아이들의 표현으로 개억울한 상황이예요. 너무 억울해요..
'그럼, 제가 왜 이거 하고 있어야 돼요?'
선생님이 대뜸 사과를 하셨어요. '선화야, 미안해.'
'네?'
'나는 너가 잘못해서 그러는 줄 안다고 생각하지 못했어. 나는 네가 아는 줄 알았지~
너 글에 재능이 있는 거.. 너의 글을 보면, 글에 재능이 있게 타고난 아이인데,
그것을 좀 키워주십사 하고 집에 전화를 드렸더니, 전화를 아무도 안 받으시는 거야.
그런데, 재능은 타고난 재능도 정말 중요하지만 훈련을 해야 더 좋은 재능이 되는 거거든..
선생님이 그걸 좀 해 주고 싶었는데, 내가 담임을 맡는 동안은 해 줄 수 있잖아. 그래서 그걸 해 주고 싶었던 거야.
그런데 네가 진짜 그냥 안다고 판단하고 내가 양해를 구하지 못했어.
너무너무 미안해, 그런데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어떤 벼슬도 내가 싫으면 안 하는 거야.
근데, 이거 하나는 알고 있어~ 너 글을 정말 잘 쓰는 아이야!'
이게요, 여러분...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들은 칭찬이었어요.
저의 아버지는 술을 드시고 들어오시면 저한테 아직도 선명한 말,
'쓸데없는 기집애, 아 저 쓸데없는 기집애'
물이라도 조금 늦게 가져가면, '아, 저 쓸데없는 기집애'였어요.
여러분, 그거 아세요? 부정적인 말은 무기력을 학습시킵니다.........
저는 제가 쓸데없는 사람인 줄 알고 자랐거든요. 쓸데없다는 무기력이 학습돼서..
그런데, 저희 선생님이요 저한테 '선화야, 너 정말 글을 잘 쓰는 아이야' 하셨잖아요..
처음 듣는 칭찬을 들었는데 제가 어떤 느낌이었냐면요,
제가 잡고 있는 생애 동아줄이 썩은 동아줄인데 이게 금과 은으로 바뀌는 느낌이었어요.
'아! 살아도 되는구나! 살아도 되는구나!'
무기력해서 교회 문 안에 들어오는 영혼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여러분들이 보기에 답이 없어 보여도 하나님은 답 있으시고, '너는 빛나는 사람이야' 하시잖아요..
저는 그걸 저희 선생님을 통해서 느꼈어요. '아! 내가 살아도 되는구나!'
또 하나는, 선생님이 저한테 해 주신 사과였어요. '선화야, 미안해' 하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울렁거리는 거예요.
그리고 이상하게 그동안 어른들한테 받은 분노가 다 녹아내리는 것 같았어요.
제가 정말 사과 받고 싶은 어른들은 저희 동네에 있었어요. 저희 동네의 어른들 한 세 분이 저만 지나가면 항상 이렇게 얘기하셨거든요.
'아우, 쟤는 어떡하냐? 아빠는 술 먹고 돌아다니고 엄마는 새벽장사 나가고,
아이고 돌볼 시간도 없고 어떡하냐? 아고 쟨 나중에 못 먹고 살면 어떡하냐?' 마치 걱정인듯, 욕이지요..
폭력이잖아요.. 여러분, 왜 폭력이냐면요, 중간고사 못 본 아이한테 기말고사 못 보면 어떻게 해~ 하셔도 돼요.
인간이 내다볼 수 있는 범위잖아요. 고3에 힘들거든요, 왜 힘드냐면 고3은 다 열심히 해요. 잘 하고 싶겠지요.
여러분, 공부하는 아이가 공부를 잘 하고 싶은 겁니다. 살림 하는 사람이 살림을 잘 하고 싶은 겁니다.
승진 대기자 명단에 있는 사람이 승진하고 싶은 겁니다.
부모라도 형제라도 친구라도 내가 대신 더 잘 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물을까요? 잘 하는 아이로 키운 보호자가 되고 싶으니까요..
* 중2 남자애가 저한테 그럽니다. '다음 주부터 교회 안 갈래요 선생님'
'왜?'
'인사하기 너무 힘들어요.'
분명히 그 장로님께 인사했는데, 가다가 엄마를 만났는데 엄마랑 장로님이 만나는데 또 인사하라고 그러더래요.
좀 있다가 아빠랑 만나서 아빠랑 또 그 장로님을 만났는데, 또 인사하라 그러더래요..
'아빠, 나 인사 두 번 했는데...''그래도 해~' 그래서 세 번 인사를 했대요.
좀 있다가 집에 오다가 또 만나니까, 엄마 아빠가 '너 인사해' 그래서 네번 인사를 했대요.
한 분한테 한 열 번씩 인사하는데 너무 힘들대요. 얘가 말했잖아요.. 인사했다고.. 그런데 왜 또 해 그럴까요...
이 아이를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요? 아니요~ 예의 바른 아이로 키웠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요..
이 아이 인격이 말했잖아요. '저, 인사했어요.' 장로님도 '얘 아까 인사했으니까 인사 안 시켜도 돼'라고 말씀하셔요~
그런데 우리가 그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에 계속 이 아이의 인격과 다른 답을 제시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그 어른들한테 사과 받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중간고사 못 본 아이한테 '기말고사 못 보면 어떻게 해?',
6학년짜리 아이한테 '중학교 가면 더 힘들어'라고 얘기하셔도 되는데,
6학년짜리 아이한테 '너 나중에 못 먹고 살면 어떡해?'
이런 얘기 하시면 안 되거든요. 그거 어떻게 아시는데요.. 하나님만 아시잖아요.
이분들이 저에게, 인간이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신만이 알 수 있는 범위를 우리가 판단할 때, 그것은 폭력입니다.
저 가난했습니다. 아버지 폭력 사용했고요, 술 많이 드셨습니다.
저희 엄마 새벽시장 나가서 열심히 버셨지만, 열심히 해 볼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아시는데요? 제가 못 먹고 살지 잘 먹고 살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걱정을 핑계로 얘기하시는 이 어른들에게 분노가 쌓여 있었습니다.
'저분들한테 사과 받고 싶어..'
그런데 데게 신기하게 이분들은 사과하지 않으셨는데 이분들보다 잘못하지 않은 우리 선생님이 저한테 사과해 주셨습니다.
'선화야, 미안해'
되게 이상한 감정이 들던데요~ 이분들한테도 사과 받은 느낌이요~ 이게 뭔지 몰랐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지만, 야맵니다.
상담사 선생님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저는 상담의 라이센스가 없습니다. 자격증이 없습니다.
그냥 현장에서 주구장창 아이들을 만나고 있으니까, '너, 자격증 없으니까 못할 것 같은데 왜 계속해?
그, '얘기 좀 들려 줘'라고 하셔서 이렇게 무대에 서곤 하는 사람이어서 이 이론이 맞는지 잘 모르겠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해외 봉사를 일년에 두 번 정도 가거든요.
한인 청소년 아이들이 힘들어서 무료로 상담하고 강의해 주러 갑니다. 언젠가 인도네시아에 강의를 갔더니
저랑은 공부레벨이 너무 차이가 나는 분이 오신 거예요. 그분은 크리스찬이신데요 통신도 통하지 않는 시골에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얘가 공부를 잘 하는 거예요. 너무 영재인 거예요.
그러니까, 선교사님의 추천으로 장학금을 받고 하버드 대학에 갔고요, 하버드 대학에서도 계속 장학금을 받고 수료를 했고,
마지막에 딴 학위가 과학적 심리학 박사님이예요. 그러니까 제가 너무 궁금한 걸 여쭸어요.
'박사님, 제가요 너무 궁금한게 있는데 그거 맞는지 좀 알려 주시면 안 돼요?'
"뭐가 궁금한데요?"
'아, 저요~ 옛날에 이렇게 이렇게 사과 받았는데, 제가 정말 사과 받고 싶은 어른들한테 사과 받은 느낌이었거든요.
그때, 제 영혼이 회복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지금 제가 청소년들을 만나는데
이 아이들이 상처 받아 오면, 제가 사과하면 제가 잘못한게 아닌데요
같이 회복되고 같이 다시 일어서는 경험들을 너무 많이 했어요.
물론 저는 하나님을 믿으니까,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이 함께 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요,
이게 심리학적으로도 맞는지가 너무나 궁금해요.'
그랬더니 이 박사님이 저한테 이러셨어요.
"다 맞아요..."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그 원리가 궁금하잖아요..
왜요? - 그랬더니요, 제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을 해 주셨어요.
"작가님, 봐봐, 물에 젖은 솜 위에 강낭콩을 두자. 그럼 싹이 나지? 이 싹을 뇌세포라고 할께.
그런데 이 세포가 다른 사람의 말해 주는 상처로도 다른 사람의 판단이 주는 상처로도 싹이 더이상 자라지 않아.
그런데, 상처 준 사람 말고 그 이후에 만난 다른 사람이 진심으로 애정을 주고 격려하고 사과를 해도 이 싹이 다시 자라.
그런데, 더 이상 자라지 않던 이 싹이 자라는게 아니야. 옆에 새로운 싹이 돋아. 이게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신비야.
그러니까 계속 사과해. 나도 계속 사과하는 선생님들을 길러낼게."
너무 지지를 받았어요. 열심히 사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사과만큼 자주 하게 된 말이 생겼어요.
오늘의 주제인 '살아주어 고맙습니다'예요..
"피투성이가 되어도 살아있기만 해!"
* 거리에 있는 신생아예요. 이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어요.
그런데, 하나님이 이렇게 마음을 전하십니다. 피투성이가 되어도 살아 있으라고...
제가 상담하다가 우연히 읽게 된 구절이었어요.
창세기부터 일독을 하려고 했는데, 계속 애기를 낳아서 지루하더라고요.(낳고 낳고 낳고......)
그래서 그냥 잡히는데서부터 읽어 보자 하고 펼쳤더니 에스겔이 나왔고요,
어떤 본문인지 알지 못했는데 읽다가 본문을 보고 밤새 꺼이꺼이 울었어요.
저는 아이들이 살아있는게 고마워요. 살아있기가 힘든 세상입니다. 숨 쉬는게 힘든 세상이예요.
어떤 친구한테 물었습니다.
"유튜브 왜 해?"
"숨 쉴려고요. 학교에서 학원 갔다가 숙제 하고 뭐 하고, 잠 잘 시간도 별로 없대요.
그런데 잠깐 10분 날 때, 뭐 할 수 있는게 없대요. 잠깐 숨 쉬는 기분이래요.
왜 하는가 했더니, 숨 쉬는 시간이 없대요. 아이들이 살아있는게 저는 너무 고맙거든요..
언젠가 안산에 강의를 갔는데 이 친구들이 수학여행 간다고 자랑을 했어요.
'어, 잘 갔다 와' 그랬는데 그 친구들이 제주도에 도착하지 못하고 하늘나라에 가고, 하늘나라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작년 10월 28일에 상담을 했어요.
어떤 엄마가 이 아이가 3등인데요 1등 했으면 좋겠대요. 3등도 잘 하는 거예요.
김연아는 얼마나 노력했겠어요. 아사다 마오는 얼마나 노력했겠어요. 3등도 너무 대견한 거예요.
그런데 이 친구가 엄마의 압박에, 스트레스에 견디지 못하고 그냥 놀러 이태원에 갔어요. 돌아오지 못했어요...
저는 이런 일들을 너무 많이 마주했어요.
너무 사랑하고 살리려는 친구 세 명을 보냈어요.
하늘과 땅보다 한 영혼이 귀하다는 말씀이 있잖아요.
"천하보다 한 영혼이 귀하다" 진짜거든요..
한 영혼을 잃으면, 하늘과 땅이 무너져요. 애정을 주는 사람을 잃어보신 분들이 계신가요?
천국 갔다는 걸 믿으시지만, 우선 하늘과 땅은 먼저 무너져요. 그러니까 저는 살아만 주면 고마워요. 살아만 주었으면 좋겠어요.
살아주어 고마워라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되게 신기하게 이 말에 사람들이 살아요.
얼마 전에 제가 'DM'이라고 인스타그램 아이들 인터넷을 통해서 보내는 메세지를 제가 받았어요.
5년 전에 저랑 상담을 했대요.
그런데, 이 친구는 제가 '살려주는 사람'이 아니고 제가 '자살을 도와주는 사람'인 줄 알았대요. 그런 나쁜 어른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자살'을 검색하면 내가 나오길래 '어! 정말 자살을 도와주나?' 그러고 상담을 하다가
제가 살려주는 사람이라고 얘기를 하고 제가 살아만 주면 고맙다고 했어요.
짜증이 났대요..
여러분, 그거 아세요? 죽고 싶을만큼 힘든 마음은 어디서 오냐면요, 이렇게 힘들어서 와요.
자, 이렇게는 이만해요..(크기) 그런데 이렇게만 보고 있으면 얘가 전부예요.
여러분, 문제 있으시죠? 힘겨운거 있으시죠?
그런데 너무 죄송해요. 이거예요. 이것만 보고 있으면, 이렇게 힘든데 자기가 이렇게 알지 못하면서
살아달래~ 살아 있는게 얼마나 고통스러운데.. 라고 생각했대요. 그리고 짜증나서 저를 찾아냈대요.
그런데 여러분, 이렇게는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멀어지기도 하잖아요. 아예 없어지지는 않는 것 아시지요?
그런데 얘가 밑으로 내려가기도 해요. 그리고 이렇게가 저렇게가 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어느날, 이렇게가 멀어질 때 자기보다 힘든 친구가 자기한테 힘든 얘기를 하러 왔대요.
얘기를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래요. 그땐 너무 짜증이 났는데,
야, 생각해 보면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내가 살아있는게 고마우면, 우리 살아도 되는 거 아냐!
내가 아는 사람이 나를 때려도, 모르는 사람이 내가 살아있어서 고마운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우리 살아도 되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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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은혜"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풍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 그것이 예수 닮은 우리의 일상
걱정 없지 않으나 근심하지 않으며 매일 기쁘진 않으나 기쁨은 매일 있어.
아무것도 없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 그것이 예수 닮은 우리의 일상
예수 따라 살기는 어려운 것 알지만 예수 따라 살고파 어려워도 하는 것,
그것이 주를 믿는 우리의 일상, 간절하게 주님을 바라봅니다.
아무것도 없으나 모든 것을 가졌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마음은 풍요로워
주를 따라 사는 삶 어렵기는 하지만, 주를 닮아가는 것 어려워도 참 기쁨,
그것이 주를 믿는 우리의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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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