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어긋난 사랑"은 분명 공을 들여서 쓴 좋은 작품입니다.이런 설화형식의 소설은 그 방대한 자료 때문에 어설프게 아무나 덤벼서 쓸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작중 천명공주의 애틋한 마음도 잘 드러나 있어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데도 일정 성공적이라 여겨집니다.고생 많았습니다.다만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작중 인물들의 대사도 그 시대와 신분에 걸맞게 하셨더라면 이 작품이 더 빛났을 것을......(독자들에게도 그 시대상을 알리는데 효과적이겠지요)
그런데,님에게서는 좀 특이한 걸 발견했습니다.각별한 습관이랄까요.그게 말이죠.별로 바람직한 버릇이 아니라서 이렇게 토를 답니다.
님께서는 앞의 글 <백치들>에도 이런 식으로 후기를 달아서 약간의 물의(?)를 일으킨 바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보통 이런 식으로 후기를 쓰는 작가의 심리는 크게봐서 두 가지 경우 입니다.그 하나는 독자들의 수준을 아주 낮추어 보는 자세입니다.작품속에 모두나와 있는 정보조차도 독자들이 모르고 지나칠까봐 작가가 조바심이 난 결과지요.독자들을 그렇게 못 믿어서야 어디 작품을 발표할 수 있겠습니까.독자중에는 고고학을 전공하고 경주에서 관광 가이드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경우는 작가 자신이 쓴글에 대해 자신이 없다는 것입니다.자신이 없다보니 이러이러하다는 작품의 정보를 독자에게 슬쩍 흘려서 내가 이러한 의도로 글을 썼으니 독자들은 제발 좀 헤아려달라,는 의도가 있는 거지요.그리고 이러한 정보 제공은 독자 고유의 몫인 읽기의 즐거움을 빼앗는 행위인 것입니다.독자는 작가와는 달리 읽기를 통해서 무한한 상상을 합니다.그 무한하고 다양한 상상들을 작가 개인의 조그만 틀로 규정한다면 그만큼 독후감은 짧아질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왜,스스로 그 열린공간을 닫으시려는지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려서 <천명--어긋난 사랑>은 좋은 글입니다.쓰시느라고 수고많으셨습니다.
그럼,꾸준한 건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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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이 필요하지 않은 것을 올리지는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