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올립니다. 역시 시간이 많아지니 게을러지는군요, 빨리 끝내야 겠습니다. 그래야 저도 홀가분해 지죠 -ㅁ-; 재미있으면 댓글 달아주십시오★
다다다다-
나는 내가 낼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복도에 놓인 쓰
레기통과 화분은 이미 엎질러져 있거나, 박살이 나있었다. 아줌마는 내
가 던지는 것은 무엇이든 식칼로 다 구멍내버렸기 때문이다 -ㅁ-
[어떻게 검도 아닌데 저렇게 깨끗하게 베어버릴 수 있는 거냐]
자칭 천하제일검인 태극패는 놀라움에 입이 벌어졌다.-입은없지만;-
"이 놈아.. 거기 서라... 흐흐흐..... 너도 우리 딸과 같이 가거라!!"
휘익- 피캉-
"으악!"
[멈추지 말고 뛰어]
김두한아줌마는 이제는 식칼을 던지면서 나를 쫓고 있었다. 덕분에 약
간씩 아줌마가 뒤쳐지고 있었지만, 식칼의 스피드는 장난이 아니였다.
정말 저 칼에 한 번 꽂히면 몸이 두 동강 날것 같았다.
나는 눈 딱감고 계속 뛰었다. 4층 복도끝까지 가는데 시간이 왜이렇게
오래 걸리는 지 알 수 없었다.
헉-헉-
나는 배전반의 퓨즈를 얼른 '도난경보기'에 연결하고 전원을 올렸다.
처음에 성아가 경보기 소리에 오버하면서 도망갔던 게 생각났기 때문이
다. 이 방법은 김두한아줌마도 예외가 아니였다.
땡-땡-땡-땡-땡-떙-떙-땡-땡-땡-땡-
"으아아악!! 이이...이... 노옴... 아직은 아직은... 아직은 안됀
다..."
"뭐, 뭐가 안돼요! 그리고 내가 무슨 죄가 있다고 그러세요"
나는 왼쪽팔을 잡고 비틀거리며 주저앉았다. 너무 무리를 해서 어지러
웠다. 아줌마가 괴로워한다고 해서 이러고 있으면 안돼는데, 진짜 죽을
지도 모르는데..
"이희민!"
저 멀리서 누군가 달려오는 게 보였다. 성아였다.
"괘, 괜찮아? 꺅!꺅!"
성아가 내 귓전에 대고 소리를 질러서 더 어지러워졌다. 그냥 두면 계
속 소리지를 지 몰라서 나는 손바닥으로 성아의 입을 막았다.
성아는 손냄새가 나는지 얼굴을 찌푸리고 내 손바닥을 쳤다.
"정말 괜찮아? 피가 많이 나는데.."
왼쪽팔의 붕대가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 나는 꽤 아팠지만, 내색 하
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나는 아직 할일이 남아 있었다.
"소영이 못봤어?"
"똘아이같아!! 넌 소영이밖에 몰라?! "
성아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나를 비난했다. 내가 다쳐서 슬픈
가? 흘흘 나를 좋아하나? 좋아하면 고운 말을 써줘야지, 그런 욕을 하
면 내가 널 좋아해주냐?
나는 씩 웃으면서 김두한아줌마의 상태를 살폈다. 아직도 비상경보기
는 울리고 있었고, 김두한아줌마는 정신을 못차렸다.
잠깐, 비상경보기는 아직도 울리고 있었다.
"성아야? 너 경보기 울려도 귀 안아프냐?"
성아는 내가 처음 그녀를 만났을때 오버하면서 구석으로 갔다. 괴롭다
면서 꺼달라고 하던 사람이 저렇게 멀쩡하다니.
성아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응? 응..그게... 계속 듣다보니까 안 괴로워졌어....시..신기하네..
하..."
"거짓말 치는군"
성아는 아무말이 없었다. 나도 아무말 말았다. 나는 강당으로 들어가려
고 일어섰다. 김두한아줌마도 기절했겠다, 수위도 만신창이가 됐겠다,
위험요소는 없었다.
"내가 널 속였다는 것. 부인하지 않을께.. 강당에는 지현이가 있어. 구
해줘...."
성아의 목소리가 떨렸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았다. 사실 내가 경보기를
꺼달라는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으면 나는 이런 위험천만한 모험을 하지
않아도 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일어난일 . 후회하지 않았다.
"띵가-띵가-띵가당-띵가-"
나는 기타치는 흉내를 내면서 강당으로 향했다. 마음은 괴로웠지만, 그
럴수록 묘하게 흉내는 더 잘 내는 것 같았다.
[아무리 너랑 오랫동안 같이 다녔지만 니 흉내는 적응이 안된다.]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태극패가 한마디했다.
"어서오세요- 굿표 음료수- 두유- 뭐든 있어요~"
"자판기다!"
자판기에서 영업용 멘트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음성인식 자판기인
데, 요즘 한창 유행하는 '최신형 자판기'였다. 워낙 비싸서 백화점에 가
야 있는데, 이런 가난뱅이 학교에도 설치가 되어있다니 놀라웠다.
"동전500원만 있으면 뭐든 사실 수 있습니다."
온도인식도 되는듯, 내가 손가락으로 만지자 상큼한 여자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나는 주머니를 뒤졌다. 500원짜리 3개가 들어있었다.
"크윽"
나는 교장실도 뒤지고, 교무실도 뒤지고 상당한 금액을 모았다. 순수하
게 500원짜리 동전만 세어도 10개가 넘었는데, 태극패가 가방을 뚫는 바
람에 그 구멍으로 500원이 다 세어나간것 같았다. 그 동안의 고생이 헛
수고가 된 것이다.
"망할 고철덩어리"
[갑자기 나를 왜 욕해!]
이유를 모르는 태극패가 발끈해서 대들었지만, 싸악 무시하고 나는 두
유 1개랑 커피1개랑 빵 1개를 뽑았다.
"총 1500원어치 구입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업용 상큼여자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영업용 멘트를 시작했
다.
나는 2층의 영사실로 향했다. 혹시 돈이 떨어져 있을까해서 갔는데 강
당지도 한장만 덩그러니 떨어져 있었다. 나는 여자탈의실, 남자탈의실,
기계제어실, 무대대기실, 창고의 위치 등을 살펴보면서 과연 소영이가
어디에 있을 것인가 고민했다.
[쯧쯧. 지현이란 여자아이는 안중에도 없군.]
나는 태극패를 한번 깡하고 밟아주고는-감히 주인에게 혀를 차?!-옵션
으로 지현이도 어디있을까 고민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무심코 영사실 스위치를 눌렀는
데 무대가 오르면서 지현이가 쓰러져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다다다-
나는 1층으로 뛰어내려가서 강당의 문을 흔들었다. 그러나 철컹거리는
소리만 날뿐 문이 열리지 않았다. 나는 지도를 보면서 강당기계실을 찾
았다. 강당기계실은 가깝게 붙어있었고, 전원스위치를 누르니까 강당의
문이 쉽게 열렸다.
덜커덩- 우우웅-
"안경걸! 정신차려?"
나는 쓰러진 지현이를 잡아서 흔들었다. 고개가 까닥까닥 거리면서 두
눈이 다 '@'이랬다. 나는 겁이나서 더욱더 흔들어댔다. 그렇지만 지현이
는 정신을 차릴 기미를 안보였다
"때리면 깰까..?"
[ 또 때릴려고? 아까도 때렸잖아, 이 사악한 주인놈아!]
기사도 정신이 철철 흘러넘치는 태극패가 반대했다. 사실 나도 또 팬다
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은미아줌마나 수위들이 갑자기 나타나면 지현이
가 더 위험해 질지 몰랐기 때문에 빨리 깨워서 학교 바깥으로 내보내는
게 중요했다.
"제발.. 때리지마..희민아... 나 지현이야... 때리지..마..쿠울..."
"컥. 잠꼬대 한다."
[쯧쯧쯧.. 역시 너한테 맞은게 충격이였던게야.. 쯧쯧쯧]
나는 지현이를 가만히 눕혀놓고 고민했다. 두팔을 잡고 질질 끌고 나갈
까.. 하지만 업을 수는 없었다. 내 등은 어딘가에 갇혀있을 소영이를 위
해서 순결(?)을 지켜야 했다.
화륵- 화륵-
"흐흐흐흐.. 살아서는 아무도 못나가!! 여기서 다 죽는거야.. 니들은
우리딸을 위해서 다 죽어줘야해 도망칠 생각은 마라!!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은 없어... "
어느새 강당은 불바다로 변해있었다. 경보기가 울리고 있던 와중에 용
케 정신을 차리고 기름통을 구해온 모양이다. 역시 쉽게 정신을 잃지 않
는 의지의 김두한아줌마였다.
다다다다-
나는 열심히 불길을 피해다니면서 김두한아줌마를 욕했다.
"아줌마가 뭔데 강당에 불을 지르는 거예요!"
"다 죽는거야.. 우리딸과 함께...므흐흐흐...너도 이리 오너라.같이 죽
자!!"
갑자기 김두한아줌마가 나를 덥치려고 달려왔다. 나는 기겁해서 강당
안 구석으로 도망쳤다. 김두한아줌마는 아까 경보기소리가 큰 충격이였
는지 비실비실 쫓아왔다. 그러나 여전히 나를 안으려는 생각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았다.
[목재로 인한화재용]이라고 적힌 소화기가 덩그러니 구석에 있었다. 나
는 소화기를 들고 우선 지도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지도에는 총 3개의
소화기가 표시되고 있었는데 기름용 소화기가 무엇인지 구분할 수 없었
다.
김두한아줌마도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고, 급한 마음에 나는 여자탈의실
에 있는 소화기를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50%의 확률인데 틀릴
리 없겠지..
취익-
"콜록콜록..콜록콜록.."
매운 연기가 눈과 코를 자극했다.
"c형은 기름에 인한 화재용입니다..."
[컥. 주인 공부못하지?]
나는 찍기실패에 따른 큰 대미지를 입고 다시 남자탈의실로 향했다. 남
자탈의실에 진입하는 부분은 A형 소화기로 간단히 진입하고 쉽게 B형 소
화기를 구할 수 있었다.
소화기 3개를 짊어지고 다시 강당으로 들어가자니 피눈물이 났다. 너
무 무거웠기 때문이다. 부상자에게는 잔인한 노동일 수 밖에 없었다. 팔
도 아파죽겠는데.
[소화기를 다 구했으니 불은 간단히 진압할 수 있다.. 힘내라, 주인!!
가자!!!렛츠고!(let's go)]
태극패는 스릴과 위험이 있음이 기분이 좋은지 계속 힘내라는 둥 가자
는 둥 대장같이 말했다.
"이런c- 니가 가냐, 내가 가지!! 나한테 끼여가는 주제에!! "
나는 또 태극패에게 무안을 주고는 강당으로 뛰어들어갔다.
두리번-두리번-
김두한 아줌마는 가운데 들어누워서 기침을 심하게 하고 있었다. 강당
내부는 이미 새까맣게 타버렸기 때문에 매연이 매우 심했다. 이러다가
강당이 무너져내릴 것 같았다.
지현이 쪽은 보이지도 않았다. 지현이는 이미 타죽은 게 아닐까..
[어서 밸브를 가지고 용수관에 연결하라구.]
나는 태극패가 시키는 대로 했다. 연결하자마자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
면서 거짓말처럼 불이 다 꺼져버렸다. 그러나 이미 강당내부는 새까맣
게 타버렸기에 새로 지어야 할 것 같았다.
타닥타닥-
타고 남은 작은 불씨들이 아직도 매캐한 연기를 뿜고 있었다. 나는 우
선 김두한아줌마한테 갔다. 아줌마는 아직도 한손에 식칼을 쥐고 있었
다.
"넌...그 아이..?"
아줌마는 누워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말했다. 다시 정상인처럼
돌아온 모양이였다. 하지만 언제 다시 "같이죽자!! 우리딸과 같이 가야
해!!"거리면서 나를 공격할지 몰랐기 때문에 식칼을 뺏어서 멀리 던져버
렸다.
"우리집 식칼이야..."
"컥. 잊어버려요. 아줌마 어디 다친데 없으세요? "
나는 아줌마를 힐끔힐끔 살펴보았다. 온 몸이 울긋불긋하며 군데군데
화상을 심하게 입은 것 같았다. 아줌마는 고통스러운지 숨을 잘 못쉬고
있었다. 연기가 빨리 빠져나가야 좋을 것 같았다.
"아이야.. 니가 많이 다친것 같구나.."
나는 내 왼팔을 보았다. 붕대가 불에 타서 상처가 다시 드러나 있었
다. 사실 온몸이 쑤시고 아파서 너무 고통스러웠다. 자리에 푹 주저앉
고 싶었다. 그러나 아직 소영이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일어나실 수 있으세요? 저는 부축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예요."
[뭐하러 저 여자에게 자비를 베푸는 거냐? 너를 이꼴로 만들었는데.]
[내 꼴이 어때서 이눔아? 내가 추리하냐?! 그리고 아줌마도 미쳐서 그
랬는데, 이제 제정신이 들었으니 나한테 좀 맞으쇼라고 패란말이야? 무
슨 검이 이렇게 인정머리가 없냐..]
나는 태극패에게 호통친다음 무대쪽으로 갔다. 지현이가 드러누워 있었
다.
"얘는 물벼락을 맞았는데도 안깨네.."
흔들-흔들-
"지현아? 지현아. 일어나."
흔들-흔들-
"그만자고 일어나라고."
[독한 년. 안깨네.]
"컥. 욕하지마. 나한테 배웠냐? 그런데 어떻게 깨우지... 기절한 것 같
은데"
[뽀뽀하면 깨지 않을까? 너는 모르는 까마득한 옛날에 내가 한창 명검
으로 날릴때 공주들은 그렇게 하면 깻거든. ]
"설사 그 방법이 듣더라도 나는 절대 안해. 내 입술은 소영이거야."
나는 내가 한말이 너무 쑥스러워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몸도 어째 배배
꼬이는 것 같았다. 태극패는 소름이 돋는다는 둥, 닭검이 될것 같다는
둥 비난을 했지만 상관없었다.
"끄응...어... 희민아..? 이게 다 어떻게 된거야?"
지현이는 깨어나서 나를 처다보았다. 하필 이순간에 깨다니 얼굴색을
감출수가없잖아.
"김두한아줌마가 강당을 홀랑 다 태워먹었다. 괜찮아?"
"김두한아줌마라니??"
"왜 있잖아. 냄새나는 아줌마."
나는 코를 잡으며 아주냄새가 난다는 흉내를 냈다. 지현이는 아~하면
서 알아차렸다.
"은미아줌마 말하는 구나. 그 분은 어디 계시니? "
나는 손가락으로 중앙을 가리켰다. 아직도 정신못차린 아줌마가 엎어
져 있었다. 지현이는 그 모습에 놀란 얼굴이 되었다.
" 괜찮으면 니가 저 아줌마를 데리고 나가. 나가서 경찰이나 불러와.
둘이 도망치면 안됀다."
나는 혹시 경찰을 불러오려 가는 척하고 둘이 유유히 도망칠 것 같아
서 미리 말했다. 만약 둘이 도망치면 나는 수위3형제 폭행범에다가 강당
방화범으로 몰려서 전학 다음날 바로 짤리는 불상사를 겪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수위 3형제는 여전히 나를 밤참도둑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거짓진술을 할 것이다.
" 좀 무섭긴 하지만 도망치진 않아. 걱정마. 그리고 다리를 삔것 같
아..너무 아파."
지현이는 한쪽 다리를 내 보이면서 말했다. 약간 파랗기는 하지만 내
팔보다는 훨씬 가벼운 상처였다. 나는 코웃음치면서 말했다. 아마 지현
이는 더도없이 냉혹하게 보일 것이다.
" 붕대없어. 빨리 아줌마 데리고 나가 "
" 하지만, 다리를 삐어서"
" 그럼 한다리로 걸어나가"
[그게 말이 되냐?]
나는 꼭 노예대장처럼 말했고, 지현이는 비틀거리면서 일어났다. 계속
비틀거리면서 중앙으로 걸어갔고, 곧 아줌마를 부추겨 세우더니 둘다 비
틀거리면서 밖으로 나갔다. 비틀모녀같았다.
[넌 어떤때보면 정말 세상에 둘도 없이 자비롭다가도 어떤때보면 정말
사악해.]
"차갑게 말 안했으면 계속 강당에 주저앉아서 내 도움만 바랬을 거야.
강당이 언제 무너져 내릴지도 모르건만. 그럴 순 없지. 그럼 소영이 찾
으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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