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길은 걷지 않는다
북한산은 도선사까지 아스팔트길이 나 있다.
걸어가려면 족히 30분 이상이 걸린다.
산꾼들은 이런 아스팔트길을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그 옆 흙길이 더 정겹다.
우이동 버스 종점에는 합승택시가 항상 기다리고 있다.
1000원씩만 내면 배낭까지 실어서
도선사 입구까지 태워준다.
도선사 입구에서 인수산장 야영장까지는
초보자는 보통 30분 정도 걸린다.
산을 다녀 본 사람들은 보통 15분이 걸린다.
좀 오래 된 산악회 중에는 회원들에게
‘무산소 무랜턴주의’를 강조하는 데도 있다.
야영장까지 걸어오면서 한 번도 쉬지 말고,
랜턴도 켜지 말고 오라는 뜻이다.
밤 10시경 야영장 부근은 이미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텐트 옆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얘기꽃을 피우고 있는 팀이
적어도 100개 이상은 된다.
이들은 얘기 도중 동료들이 오면 반갑게 맞아주고,
그들이 어떤 희귀한 안주를 대동하고 왔는지 궁금해한다.
토요일 밤의 술자리는 대개 새벽 2~3시까지 이어지는데,
늦게 올라오는 회원이 많을수록 술자리도 길어지기 일쑤다.
북한산에서는 인수산장 부근에서만 야영이 가능하다.
그것도 서울시산악연맹에 가입된 산악회 중 미리 야영 허가서를 받은 팀에 한해서다.
야영 허가서는 북한산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발행하는데,
한밤중에 공단 직원들이 간혹 단속하러 다니기 때문에
허가서 없이 야영을 하다가는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인수봉이 대학로면 선인봉은 무교동
선인봉에 이르는 아스팔트길은 차로 5분밖에 안 되는 거리지만,
도봉산 매표소에서 산악구조대가 있는 야영장까지 걸으면 50분 정도가 걸리므로 다소 힘이 든다.
특히 마지막 5분 동안 펼쳐지는 ‘깔딱고개’는 클라이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 고개를 절반쯤 오르면
고개 너머 야영장에서 떠들어대는 동료들의 목소리가 마지막 힘을 보태준다.
선인봉 야영장은 북한산 야영장과는 달리 발 아래 펼쳐지는 서울 야경이 압권이다.
계곡에 자리잡고 있는 북한산 야영장은 시원한 바람이 일품이라면,
선인봉 야영장은 스카이라운지를 방불케 한다.
특히 추석날 이곳에서 보는 보름달은 가슴이 시리고 눈물이 핑 돌만큼 아름답다.
선인봉 야영장은 인수봉 야영장에 비하면 다소 썰렁하기까지 하다.
야영하는 팀이 많아야 30팀을 넘기는 적이 별로 없어 한적하고 조용하다.
야영장 규모가 인수봉에 비해 작은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인수파’보다 ‘선인파’가 적은 게 더 큰 이유다.
최근 들어서는 선인봉과 인수봉을 고루 등반하는 산악회가 많아지면서
이런 구분이 무의미해지기는 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둘의 구분은 아주 엄밀했다.
지금도 몇몇 고전적인 산악회 중에는 한 군데를 고집하는 곳도 있다.
선인봉과 인수봉은 같은 바위산이라도 개성이 판이하다.
초급 코스부터 고급 코스까지 두루 개척돼 있는 인수봉이 남성미를 자랑한다면,
모든 코스가 중·고급 이상인 선인봉은 날렵한 자태의 여성미를 보여준다.
만만한 초급 코스가 많다 보니 인수봉은 늘 만원이다.
여기서도 ‘러시아워’가 있어 아침 10시경이면 코스마다 등반대가 붙어 있어서,
‘재수 없으면’ 한두 시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실력이 있는 팀은 등반대가 없는 코스로 옮겨다니며 ‘지그재그 등반’을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봄철에는 신입생을 받은 대학팀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룬다.
인수봉의 가장 쉬운 출발지점인 대슬랩에는 늘 초보등반강좌가 열리며
2피치를 오르면 나오는 ‘오아시스’까지 등반연습을 하느라 시끄럽기 짝이 없다.
인수봉이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대학로’라면
선인봉은 어느 정도 연륜이 쌓인 사람들이 몰리는 ‘무교동’이라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인수봉의 패션은 늘 최첨단이고 장비도 화려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선인봉은 고전파가 많은 탓으로 다소 촌스러운 구색도 많다.
선인봉은 출발지점부터 만만한 코스가 거의 없다.
따라서 실력이 다소 떨어지는 산악회는 선인봉에 와봐야 망신만 당할 게 뻔하기 때문에
인수봉의 쉬운 코스에서 부지런히 실력을 쌓아 도전해야 한다.
그래서 선인봉의 등반 코스는 늘 조용하다.
야영을 한 산악회들의 기상시간은 대개 아침 7시.
밥 당번들인 ‘졸따구’들은 이미 6시쯤 일어나 밥과 국을 준비해놓고 고참들을 깨운다.
고참들은 일어나자마자 이 닦기는커녕 세수도 안 하고 아침식사를 한다.
아침식사를 마치면 등반대장의 지휘 아래 등반 준비를 시작한다.
자일을 한쪽에 가지런히 정렬해놓고 확보장비와 퀵도르, 초크통과 초크,
런너 (슬링), 암벽화 등을 매만지고, 안전벨트를 찬다.
조그만 어택배낭에 먹을 것과 식수를 담는 것도 잊지 않는 절차다.
한창 준비에 여념이 없다 보면
전날 사정이 생겨 야영에 들어오지 못한 회원들이 땀 흘리며 올라온다.
아침 9시면 암벽으로 출발하니 야영장까지 시간 맞춰 오려고 집에서 새벽밥을 먹고 떠났을 것이다.
당일 등반하는 산꾼들의 배낭은 야영 산꾼들의 배낭에 비하면 괴나리봇짐이다.
다소 엄한 고참 중에는 젊은 친구들이 야영을 들어오지 않는 것에 대해 야단치곤 한다.
“이봐, 클라이밍의 기본은 야영에 있어. 왕따바리 배낭을 싸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워킹, 막영법 등을 먼저 익혀야 클라이머의 기본을 갖추는 것이지.
괴나리봇짐 달랑 메고 등반이나 하려고 들면 곤란해.”
등반대장은 서둘러 조를 편성한다.
보통 한 조에 두세 명이 적합하지만, ‘톱쟁이’가 부족할 때는 네 명, 다섯 명까지 조를 짜기도 한다.
한 조에 사람이 많으면 짜증도 나고 등반시간도 길어지므로 바람직하지는 않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산악회라도 모든 회원이 톱쟁이가 되기는 힘들다.
물론 모든 산악회가 ‘전회원의 톱쟁이화’를 모토로 삼고 있지만
실력 외에 담력과 신중함까지 요구되는 톱쟁이는 어느 정도 세월이 걸려야 탄생하는 법이다.
혼자서 등반하는 것을 ‘솔로’라고 한다.
하지만 솔로 등반은 위험하고 힘이 많이 들어 어느 산악회도 허락하지 않는다.
가끔 기록이나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프리솔로로 등반하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확보물 없이 혼자서 등반하다 추락하면 바로 죽음이기 때문에
올바른 알피니즘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클라이밍이란 목적한 곳을 파트너들과 힘을 합쳐 등반할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등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파트너들의 신뢰감이며,
등반을 통해 우애와 우정, 진한 동료애를 느낄 때 등반의 참맛을 알게 된다.
따라서 마음에 맞는 자일파트너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톱쟁이, 즉 ‘선등자’는 자일을 안전벨트에 묶고 올라가면서
바위에 박혀 있는 볼트나 바위 틈새에 본인이 설치하는 확보장비에 퀵드로를 건 후
그곳에 자일을 통과시킨다.
이때 후등자, 즉 세컨은 선등자가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일을 조금씩 풀어주고
선등자가 추락하면 제동을 걸어 바닥까지 추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등자가 등반중 추락하면 마지막 확보장비로부터 올라온 거리의 두 배 이상을 떨어지므로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생긴다.
크럭스 (등반중 만나는 어려운 곳)에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아찔한 순간을 당해보지 않고는
암벽의 참 묘미를 느끼기 힘들다.
그곳을 떨어지지 않고 올라갔을 때의 희열,
결국 그곳에서 추락했을 때의 당혹감과 허망함,
한없이 떨어지는 듯하다가 순간 제동됐을 때의 안도감 등….
이러한 경험 때문에 진정한 클라이머는 바로 톱쟁이를 뜻한다.
‘톱에 설 수 없는 사람은 암벽등반가라 말하지 말라’는 것은 산악계의 불문율이다.
바위에 매달려서 빠는 담배맛
한 피치를 올라간 선등자는 벽에 박힌 볼트에 자기확보줄을 걸고 후등자 릴레이를 준비한다.
이제 세컨이 올라올 차례인 것이다.
피치는 한 코스의 구간을 일컫는데, 암벽 상태와 자일 길이에 따라 나뉘어 있다.
선인봉의 경우는 대부분 3~5피치이고 인수봉은 4피치부터 9피치까지 다양하다.
후등자는 선등자가 연결된 자일을 몸에 묶고 있기 때문에
등반중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추락해도 1m 이상 떨어질 수가 없다.
따라서 선등자보다 안전하므로 보다 과감해질 수 있다.
하지만 후등만 하다 보면 바위의 미묘한 감각에 둔감해지므로
선등을 한다는 기분으로 등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컨이 올라오면 그 다음 서드, 말번의 순으로 등반한다.
선등자는 세 번째 등반자가 올라와야 다음 피치에 나설 수 있으므로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때 바위절벽에 매달려 태우는 담배맛은 천하의 일품이다.
저 멀리 서울의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보이고
바로 발 밑으로 녹음 짙은 숲들이 펼쳐져 있다.
그 가운데 바람은 산들거려 신선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거나 기성을 질러대는 산꾼도 있다.
이때만큼은 누구나 열린 마음, 자연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무리 후등이 선등보다는 쉽다 해도
실력 이상으로 어려운 코스를 만났거나 트레이닝이 부족한 경우에는 ‘버벅거리기’ 십상이다.
아무리 용을 쓰고 난리를 쳐도 자일을 팽팽하게 당겨주지 않으면 올라갈 수가 없다.
이 때문에 평소의 트레이닝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다음에도 그는 그 코스를 돌파할 수가 없다.
실력이 뛰어난 등반가가 암벽을 오르는 모습은
마치 한 마리 학이 춤을 추는 듯 경쾌하고 아름답다.
암벽등반을 발레와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인데,
힘 하나 들이지 않고 사뿐사뿐 걸어가는 듯하다.
암벽등반을 손 힘만으로 잡고 오르거나
혹은 확보에 의지해 올라가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암벽등반은 거의 발로 올라가는 것이다.
손은 미세한 홀드를 잡고 중심을 유지하거나 지지를 얻을 뿐, 몸을 끌어올리지는 못한다.
결국 암벽화 밑창의 고무 마찰력을 이용해 밸런스를 잃지 않은 상태에서
발 힘으로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자신의 체중을 올리는 것이다.
‘셸 위 댄스’를 바위에서?
암벽등반가들의 실력은 일반적으로
어떤 난이도의 루트를 오를 수 있는가로 평가한다.
선인봉을 예로 들면 초보자들에게 ‘표범길’은
베테랑 바위꾼이 되는 자격증 같은 곳이다.
표범길은
페이스(경사가 80도 이상)와 슬랩(경사가 80도 이하),
크랙 등 여러 종류의 바위 상태가 혼합된 루트인데다
완력과 담력 균형감각 등이 고루 요구되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을 선등한다면
바위꾼으로서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는다.
반면, 인수봉에서는 ‘하늘길’이
초보 클라이머들의 제1차 목표가 되고 있다.
주말 클라이머들의 한계는 5.11d 정도이며,
5.13 단계는 프로 중에서도 대회에서 우승을 다투는 실력이다.
5.9급을 완벽하게 선등할 수 있는 실력이면
선인봉과 인수봉의 어지간한 코스는 다 오를 수 있다.
쉽게 5.9급까지는 운동신경이 좀 있거나 완력이 센 사람이
1년 정도 암벽경험만 쌓으면 돌파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얻으려면 등반경험이 많아야 할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트레이닝도 필요하다.
트레이닝은 체력과 근(筋)지구력 근력을 단련하고,
실내암장에서 균형감각과 유연성 순발력 등을 키워야 하는데,
한 등급 올리려면 상당한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실내암장은 요즘 새로운 트레이닝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서울을 비롯, 전국의 대도시에 고루 분포돼 있을 정도다.
특히 운동부족으로 고민하는 직장인이 많이 찾는데,
그리 큰 힘을 요구하지도 않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과정에 스릴과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일주일에 서너 번, 하루 1시간씩 3개월만 꾸준히 연습하면
순발력과 유연성, 근력이 강화됨은 물론 상당한 체중감량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목적했던 피치를 끝내면 그곳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거나 바로 하강해서 휴식을 취한다.
선인봉은 코스가 짧은데다 정상 부근에 낙석이 심해 올라간 코스에서 바로 하강한다.
선인봉에서는 하루에 보통 두세 코스 이상 등반한다.
하지만 인수봉은 보통 정상까지 올라가므로,
정상에서 식사 겸 휴식시간을 갖고 서면 쪽에서 하강한다.
인수봉 등반시에는 하강하고도 시간이 남으면 10~20m짜리 짧은 피치에서 볼더링을 한다.
볼더링은 특정한 등반동작이나 밸런스 감각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그 목적으로 개척된 짧은 피치의 암벽에서 등반훈련을 하는 것이다.
볼더링은 특히 ‘하드프리’를 선호하는 바위꾼들이 즐기는데,
서울의 불암산과 관악산을 비롯, 전북 선운산, 원주 간현암,
부산 금정산 등 전국 각지에 고루 개척돼 있다.
특히 볼더링장은 접근이 용이한 데다 등반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장으로도 적격이다.
야영장으로 돌아오면 장비정리를 하고 철수준비를 한다.
배낭을 싸고 주변 쓰레기를 깨끗이 모아 비닐봉투에 담는다.
대개 하산시간은 저녁 6시 이후.
적당히 배도 고프고 갈증도 나서 한잔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이다.
하산주를 마시지 않으면 ‘등반을 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하산주는 산꾼과 바위꾼들에게 중요한 행사다.
등반중 재미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누가 실력이 많이 늘었느니, 어디서 버벅거렸느니’ 하는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클라이밍, 그 무심의 행위
정작 산악회에 필요한 인력인 젊은 사람들의 가입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스포츠나 취미생활에도 3D종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처럼 감각적인 생활을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암벽등반은 힘들고 거칠고 더러운 일인가 보다.
산악회에 가입할 때는 다소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암벽등반이란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여가활동이기 때문에
경험이 많거나 질서체계가 어느 정도 잡힌 산악회를 골라야 한다.
해외원정 경험이 풍부한 회원들이 많이 포진한 산악회도 좋지만,
그보다는 산악회 리더들이 사회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경우도 좋겠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야 등반중 사고가 나더라도 체계적인 수습을 통해
산악회의 위상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등반교육 기간은 대게 4주 ~6주다.
하지만 교육을 받으려면 최소한 개인장비를 갖춰야 하는데 이 돈이 만만치 않다.
물론 한 번 구입하면 오래도록 쓸 수 있으니 큰 비용이 아니지만
젊은 사람들에게는 좀 부담스럽다.
10만원을 홋가하는 암벽화와 안전벨트, 2만원 정도 하는 퀵드로 서너 개, 7만원 이상가는 헬멧,
2만~3만원짜리 초크통, 5만~6만원짜리 작은 배낭은 필수다.
본격적으로 등반을 하려면 20~30만원짜리 자일 한 동과 30만~40만원 하는 확보장비,
야영을 하는 데 필요한 풀 배낭과 매트리스, 침낭, 코펠, 버너 등등
구입해야 할 장비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겨울철에 적설기 산행을 하거나 빙벽등반까지 하려면 돈이 더 든다.
하지만 이 모든 장비를 한꺼번에 구입할 필요는 없다.
서서히 갖춰나가거나 선배들로부터 물려받는다면 그리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산에 가려는 마음가짐, 바위를 하려는 마음가짐이지 장비가 아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적으로 서서히 ‘자유등반’이란 개념이 형성되면서
우리나라도 암벽등반만 하려는 산악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유등반이란 모든 장비를 활용해서 올라가는 인공등반에 반대해
인위적인 수단은 ‘추락방지용’만 인정할 뿐, 손과 발의 힘으로만 올라가자는 것을 말한다.
그 결과 고난도 루트가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고, 트레이닝을 위한 실내암벽장이 곳곳에 설립됐다.
자유등반 혹은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기는 클라이머들은
더 어려운 등반을 위해 극도로 체중을 감량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허리가 몇인치씩 줄어드는 것도 예사이고
미세한 홀드에 체중을 실어야 하니 체조선수 같은 어려운 동작과 체격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시간만 나면 실내암벽장이나 볼더링장에 붙느라
등산의 가장 근본적인 행위인 워킹에는 관심이 없다.
그러나 암벽을 더 잘하기 위해서라도 워킹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등반이 장비의 발전과 기술 향상으로 인해 세분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산악인들은 어느 한 가지만 추구하는 것은 올바른 알피니즘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등반의 궁극적인 목적은 ‘높은 산’ ‘어려운 산’을 올라가 인간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지
남과 경쟁하거나 남에게 자랑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 산악인은
“등반의 전과정을 고루 익히려는 토털 클라이밍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놓는다.
디지털이니 뉴밀레니엄이니 하면서 세계는 급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의 생활도 극도의 편리함을 위해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 자연은 오염되고 우리의 정신은 황폐해지고 있다.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무심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산이다.
건강도 얻고 좋은 친구도 사귈 수 있는 곳이 암벽등반의 세계인 것이다.
첫댓글 누가 썼는지 가서 술한잔 사주고 싶다
이글 누가 읽나 세어보세요!! 읽은 사람 꼬리 다는걸루 하고.........10명이 넘을래나?ㅋㅋ바위에 메달려서빠는 담배맛 푸하하하
좋은 글!! 같이 술한잔 먹고 싶네요 ㅎㅎㅎ
심금을 울리는..글...밤세워 마시고 싶네요..ㅎㅎㅎ
에고 야영아 ~ ^^* 빨간토끼
제대로네요^^*
멋~~~진 글빨... 누굴까? 내두 궁금허네... ㅎㅎㅎ ^^*
위에 글쓴이가 있는데, 술한잔 사까요?
ㅎㅎㅎ~
인성이형~ 그... 사람좋은 웃음... 본지 참 오래 됐네요... 그치요?...ㅎ
10명 됬네요 ㅋㅋ 그나마 6분에1은 읽었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