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대는 전차부대 '이레네'에 속해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우리는 님베겐의 한 농가 옆에서 공격 중이었다. 그 집 옆에는 낡은 목조 펌프가 있었다. 군인들은 먼지에 뒤덮여 여러 시간 전투를 한 후라 잠시 목을 축일 수 있는 기회를 아주 기뻐했다.
내 차례가 되어 씻을 동안 나는 군복 상의를 벗고 내 스카풀라를 펌프 위에 걸어 놓았다. 잠시 후 우리는 3km 떨어진 곳에 있는 참호를 차지하기 위해 출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 곳에 도착하자 우리는 참호 바닥에 내려가 휴식을 취했다. 내가 셔츠 깃의 단추를 풀었을 때 나는 스카풀라가 없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것은 어머니가 주신 것으로서 어머니는 내게 항상 스카풀라를 몸에 지니라고 신신 당부했었다. '매전투 때마다 언제나 할 수 있는 바로 이 곳에서 그것을 잃어버리다니!' 스카풀라를 가지러 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그것은 너무 위험했다. 나는 더 이상 스카풀라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했고 침낭 속에 몸을 눕혔다. 하지만 잠을 이룰 수 없어 이리저리 몸을 뒤척였다. 주위의 동료들은 언제 우리 곁에 포탄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가운데서도 주먹을 쥔 채 잠자고 있었다. 나는 스카풀라를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은 억제할 수가 없어 마침내 참호 밖으로 뛰어나왔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지난 저녁에 걸어왔던 그 길을 다시 어럽사리 찾아갔다. 그것은 나의 착하신 별, 마리아의 도우심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곧 그 농가를 다시 알아보았다. 펌프 옆에 이르러 내 귀중한 스카풀라를 찾아 여기저기를 샅샅이 더듬어 보았다. 그런데 없었다! 그것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내가 막 성냥을 켜려는 순간, 나는 갑자기 조금 떨어진 곳에서 굉장한 폭발소리를 들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지? 적이 공격해 온다는 신호일까?' 나는 재빨리 참호로 되돌아갔다. 나는 거기서 공병들과 마주쳤다. 그곳은 산더미같은 파편과 가시철망에 온통 뒤덮여 정신이 없었다. 내 동료들이 잠자고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엄청나게 입을 벌리고 있는 분화구를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적이 이 참호를 떠나기 전에 그곳에 시한폭탄을 숨겨 놓았고 내가 없는 동안에 그것이 폭발했던 것이다. 잠자고 있던 사람들 중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다. 스카풀라를 가지러 가지 않았다면 나 역시 그 폐허 밑에 묻혔을 것이다.
아침에 나는 보급부대를 찾아갔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 부대의 한 전우가 내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도 역시 깜짝 놀랐다. "나는 네가 참호 속에 있었는 줄 알았는데!" "아니 너, 그 잔해 속에 파묻히지 않았구나." 내 전우가 말했다. "나는 참호 속에 누워 있었어. 막 잠이 들려는데 갑자기 네가 보고 싶은 거야. 하지만 너를 찾을 수 없었어. 내가 하우프트만 곁을 지나칠 때 그가 깨어 있는 나를 보더니 보급실에 가서 물 한 병만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는 거야. 그 곳으로 가는 중에 폭탄이 터졌지. 나는 진짜 용케 빠져 나온거야!" "하지만 왜 너는 그런 시간에 내가 보고 싶었니?" "너한테 이것을 돌려주려고!" 그리고 그는 내게 나의 스카풀라를 내밀었다. 그는 지난 저녁 때 그것을 펌프에서 주웠던 것이다.
- 마리아 2003년 3~4월(118호) -
첫댓글 위의 목숨 구한 체험담이나 여러 체험담들은 요즘 주변에도 신심 깊은 분들이 신앙 생활에서 비슷하게 체험하신 일들이라 무척 감명 깊었습니다.. (전에 느티나무 신부님 종군 사목하시던 시절 어린 병사들에게 전교 체험담들도 떠오르구요..^^) 아마 착한 이, 주님의 자녀에게 주어지는 어떤 행동의 충동은 수호천사님이 주님을 통해 주시는 신비로운 영감 아닐까요..? 주님이신 성령님의 정배 성모님께서 우리들을 지금도 보살피고 계신다고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든 당신의 자녀들을 보호해주시는 성모엄마의 사랑을 가슴깊이 느낍니다. 레지오마리애님, 성모엄마에 대한 좋은 글과 자료 감사히 봅니다.오래전 벨라뎃다에게 발현하신 루르드 엄마에 대해 책을 읽었었는데 레지오마리애님 블로그에서 다시 새롭게 접하고 아름다운 여인 우리 엄마의 사랑에 다시 한 번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근데 한가지 부탁~ 글자포인트를 조금 더 크게 해주시면 안될까요? 돋보기썼음에도 글씨체가 작네요~
감사드립니다. 크기 키웠는데 이번엔 너무 크지 않을지 모르겠네요..ㅣ^^ 글자크기 언제든 말씀 주셔요. 샬롬
지속적으로글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려요, 글씨크기는 딱 좋아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0^](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0.gif)
저도 스카풀라 메고 있습니다.아멘!!!
저희 본당엔 성체조배 회원들 대부분이 스카폴라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