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잦아들자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선풍기, 에어컨을 끼고 살아도 8월의 폭염을 이겨 내기에는 영 신통치 않다. 가슴까지 서늘해지는 자연의 바람이 그립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오지철)는 여름의 절정인 8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천연에어컨으로 떠나는 피서여행'이라는 테마로 충남 보령, 강원 양양, 울산 울주, 전북 무주 등 4곳을 선정 발표했다.
< 김형우 기자 scblog.chosun.com/kimtraveller >
천연 에어컨 쌩쌩 … 더위도 덜덜
◇ 보령냉풍욕장
▶ 충남 보령 '냉풍욕장' =충남 보령시 성주산 자락에 위치한 보령냉풍욕장은 폐광을 바캉스 명소로 탈바꿈 시킨 경우다. 시원한 냉풍욕은 갱도에서 즐길 수 있는데 서늘한 바람이 쉼없이 쏟아진다. 특히 대류현상으로 인해 바깥기온이 높아질수록 냉풍욕장 안에서는 더욱 많은 바람이 나와 폭염에 더 진가를 발휘한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13℃ 내외의 냉풍을 이용해 양송이도 재배한다.
7월과 8월, 두 달간만 일반에 개방하며 이용 가능한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료는 무료다. 대천해수욕장으로 나서면 갯벌-머드체험도 할 수 있다. 보령시청 문화관광과(041)930-3541
▶ 계곡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강원 양양' =강원도 양양은 골깊은 산과 푸르른 동해바다를 갖춘 대표적 멀티피서지이다. 오대산과 설악산 사이에 자리해 얼음장처럼 차가운 계곡수가 곳곳에서 흘러 내린다. 설악산 주전골과 흘림골, 미천골, 법수치 등이 대표적 계곡으로 피서인파가 몰려 들지만 워낙 골이 깊어 번잡하지 않다.
특히 법수치계곡이 호젓한데, 법수치의 임도를 따라 걷는 트레킹 코스가 일품이다. 양양군청 문화관광과 (033)670-2723
▶ 에어컨도 울고 갈 영남 제일의 탁족처 '울산-울주' =흔히들 산업도시로 여길 법한 울산과 울주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간직한 관광-휴양의 고장이기도 하다. 특히 내원암 계곡과 진하해수욕장은 지척에서 탁족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피서지로 인기다. 탁족과 숲터널 산행을 반나절 정도 즐기고, 진하해수욕장과 간절곶을 찾는 동선이 이상적이다. 진하해수욕장은 울산 제일의 해수욕장으로, 1㎞에 이르는 모래밭이 300m 너비로 펼쳐져 있다.
국내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간절곶 또한 기암괴석이 바다 위에 솟아 있어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울주군청 문화관광과 (052)258-9577
▶ 여름을 삼켜버린 칠연(七淵)의 유혹 '전북 무주' =호남 내륙 덕유산 자락에 위치한 전북 무주 또한 최고의 피서지로 통하는 곳이다. 특히 덕유산 능선의 남서쪽 골짜기에 한 줄로 이어지는 일곱 연못 사이 칠연계곡의 풍광이 빼어나다. 심산유곡의 반석 위로 흐르는 물줄기가 울창한 송림,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담아낸다. 칠연폭포, 용추폭포, 명제소, 문덕소 등 아름다운 비경 속에 맞는 일상탈출이 피서의 제 맛을 느끼게 한다. 무주군청 문화관광과 (063)320-2546
302km 한려수도 절경 다랑이논마을 꼭 방문
▶남해(경남 남해)=2개의 큰 섬과 70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남해는 해안선의 길이만 302㎞에 이르는 한려수도의 중심지이다. 삼천포와 남해 창선도 사이의 4개 섬을 연결하는 길이 3.4㎞의 창선-삼천포대교(사진)는 한려수도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로 새로운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남해에는 상주 등 유명 해수욕장도 즐비하다. 파도에 몽돌 구르는 소리가 아름다운 두곡-월포해수욕장, 가천의 다랑이논마을도 놓치기 아까운 이색풍경이다. 수영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을 갖춘 남해스포츠파크는 인기있는 레포츠단지이다.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5-860-3228)
야영-물놀이 최적지 100여종 분수춤 시원
▶선암계곡(충북 단양)=상선암(사진), 중선암, 하선암 등 단양팔경 중 3경을 품고 있는 월악산국립공원 선암계곡은 단성면 가산리에서 대잠리에 이르는 10㎞ 길이의 청정계곡으로 야영과 물놀이의 최적지로 꼽힌다. 월악산국립공원 내 특선암 야영장도 숙영에 좋다. 단양팔경의 대표격인 도담삼봉도 둘러볼만한 곳이다. 특히 도담삼봉 관광지의 음악분수대에서는 100여종의 다양한 분수춤이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낸다. (단양군청 문화관광과 043-420-3544)
20여개 해수욕장 거쳐 삼림욕-바다낚시까지
▶고흥 여름바다(전남 고흥)=고흥반도에는 20여개의 해수욕장이 해안선을 따라 줄지어 들어차 다도해의 절경속에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 남열해수욕장(사진)과 인근의 팔영산 자연휴양림에서는 해수욕과 삼림욕을 동시에 맛볼 수 있고, 나로도-염포해수욕장에서는 해수욕과 바다낚시를 겸할 수 있다. (고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30-5224)
운장산 정상까지 7km 원시림 비경 더위 싹~
▶갈거계곡(전북 진안)=진안읍에서 주천면을 향해 2㎞쯤 가다보면 갈거마을이 나선다. 이곳에서 운장산 정상으로 통하는 약 7㎞의 깊은 계곡이 갈거계곡이다. 울창한 원시림과 시리도록 차가운 계류는 여느 계곡에선 찾아보기 드문 비경으로 바라보기만해도 한여름의 무더위가 깨끗하게 사라질 정도이다. (진안군청 문화관광과 063-430-2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