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북 청송군 청송군민운동장에서 열린 ‘2019 전국 고등 축구리그’ 경북-대구리그 6차전 가창FC 전에서 팀 승리를 이끌어 낸 글보벌선진고 이용섭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매 라운드 극과 극의 기복이 심한 행보를 잇고 있는 글로벌선진고가 6라운드 가창FC 전에선 승리를 만끽했다. 12일 경북 청송군 청송군민운동장에서 열린 ‘2019 전국 고등 축구리그’ 경북-대구리그 6차전 가창FC 전에 나선 글로벌선진고가 차민호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다른 팀들보다 1~2경기 덜 치른 가운데 리그성적 2승3패(승점 6)를 기록한 글로벌선진고는 10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행보는 그야말로 어디로 튈지 모른다. 1차전 오상고 전을 순연경기로 미룬 뒤 2차전 영덕고 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서전을 장식했다. 3차전 신라고 전에서 3-1로 패배한 뒤 4차전 대륜고 전은 8-1로 대패, 리그전체 경기를 통틀어 최고의 실점을 내줬다. 그리고 이어진 5차전 선두 현풍FC 전에선 수준 높은 경기력을 뽐냈으나 아쉽게 1-0으로 패배했고, 이날 6차전 가창FC 전을 통해 1-0으로 승리하는 행보를 이었다. 6차전까지 기록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임이 틀림없다.
이용섭 감독은 오늘 가창FC 전과 6라운드까지의 총평을 전달하면서 “오늘 경기는 우리선수들이 리그경기 중 가장 잘한 경기라고 평가하고 싶다. 공수 모두에서 상대를 압도했고, 무엇보다 빌드업 상황에서 상대 문전을 빠르게 파고들면서 많은 찬스를 잡았다. 우리가 준비했던 모든 부분들이 나온 그런 경기였다”며 선수들을 칭찬한 뒤 “기복이 심한 게 사실이다. 대륜고 전에서 8골을 내준 점은 분명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보다 전력은 두터운 현풍FC 전과 신라고 전은 비록 졌지만, 경기력에선 나무랄데가 없었고, 수준이 비슷한 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이끌어낸 점은 분명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정리했다.
단판 승부에서 강한 멘탈과 함께 승부욕을 불태운 글로벌선진고였다. 지난 5월 경북도민체전에서 영문고을 꺾은데 이어 신라고마저 제압하면서 결승전에 진출, 최강 포항 U-18 유스 포철고를 상대로 팽팽한 접전을 펼친 끝에 2-0으로 패배했다. 사상 첫 자치단체인 문경시에 은메달을 선물하는 기록을 남긴 글로벌선진고였다. 이 감독은 “도민체전 당시 정말 우리선수들이 가진 기량 그 이상을 펼쳐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다해 쏟아냈고, 상대보다 한발 더 뛰는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는 등 기대이상의 플레이에 저 역시 놀랐다. 역시 축구는 정신력이 지배한다는 것을 우리선수들이 몸 써 보여준 그런 대회의 결과물이었다”며 웃었다.
글로벌선진학교(Global Vision Christian School)는 미국의 AP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국내의 인가된 기독교 대안학교이다. 재학생의 20% 정도가 국내 대를 진학하고 나머지 80%의 학생들은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지의 대학으로 진학한다. 2003년에 음성캠퍼스를 개교하였으며, 2011년에는 경상북도 문경시 영순면에 있는 옛 영순중학교 부지에 분교인 문경캠퍼스를 개교했고, 2015년에는 미국의 펜실베니아 캠퍼스를 개교했다.
2013년 3월 문경캠퍼스에 창단된 축구부는 이용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도모하고 있다. 글로벌선진고의 체육시스템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기본 기조다. 대학 지명과 프로 입단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어려서부터 기초 지식과 다양한 분야의 선행학습을 습득한 선수들은 제2의 분야에 쉽게 진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로 글로벌선진학교 출신의 선수들은 미국 NCAA의 소속된 명문학교에 입학하여 ‘공부’와 ‘운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 학생들은 꼭 프로선수가 되지 못하더라도 ‘스포츠와 관련된 직업’을 꿈꾸고 스포츠와의 인연을 끊지 않는다. 다른 학교 선수들과는 달리 축구 아니면 죽겠다는 식의 일방적 목표의식과는 차이가 있다. 굉장히 신선하다.
이용섭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꼭 프로선수가 되지 않아도 대안이 있기에 두렵지 않다”라고 했다. 덧붙여 “우리 팀 선수들은 재학 시 운동과 공부를 같이 경험했기에 스포츠와 관련된 직업을 더 잘 수행하고 이해 할 수 있다. 선수들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커리큘럼과 국제 네트워크를 ‘자신의 것’으로 확장하여 미래의 참 스포츠 리더가 되길 희망한다. 또한 선택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은 국내에만 머물지 말고 전 세계가 ‘나의 무대’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스포츠 산업’에 기여할 줄 아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 글로벌선진고 선수들은 다른 학교 선수들과는 분명 다른 시각에서 축구를 배우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제자들의 앞길이 축구인생을 살아가는데 다양한 옵션을 장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지도하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선진고 선수들에게 있어 영어는 필수다. 선수들은 정규수업을 모두 마친 뒤 특히 중등부 선수들은 영어가 부족하면 ELA과정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한다. 고등부 학생들은 토플 80점이 넘지 않으면 토플과 영어강화프로그램을 반드시 이수해야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또한 이들은 국어와 국사 그리고 태권도를 제외한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 따라서 영어로 듣고, 쓰고, 말하기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갈 수 없다. 글로벌선진고에 입학하기 전에 영어를 못하던 학생들 조차도 입학을 통해 영어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영어교육시스템은 모든 선수들에게 국제적인 언어소통능력이라는 강력한 아이템을 소유하게 만들어 준다.
이용섭 감독이 그리는 축구부에 대한 청사진도 밝다. 글로벌선진고 하부조직의 중등부 팀들인 음성 캠퍼스 글로벌선진중과 문경캠퍼스 글로벌선진FC U-15 팀이 최근 각 소속 리그에서 명위를 떨치고 있다. 특히 음성 캠퍼스 글로벌선진중은 충북-대전리그에서 7승1패의 성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등 음성캠퍼스 글로벌선진FC U-15도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선진고 축구부의 미래 지원이다.
“우리 팀은 지금보다 미래 전망이 밝은 팀이다. 현재 문경과 음성캠퍼스 U-15팀들이 전력이 상당히 좋다. 팀 내에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도 많고, 내년 3학년생들이 대부분 글로벌선진고로 진학하게 되는데 우리 팀은 이들 선수들을 통해 전국대회 제패까지 꿈꾸고 있다. 두 팀에서 올라오는 선수들과 일부 다른 학교 선수들을 대상으로 스카웃을 통해 2~3년 뒤 경북-대구 축구는 물론이고 전국 최강으로 팀을 발전시켜나가고 싶다. 재단과 학교 측의 미래 비전인 공부하는 축구선수 양성에 더욱 탄력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요즘 정말 행복하다”며 인터뷰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