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 연화도 트레킹 후기(1) 2020.11.6~11.9
경목산악회 회원 가족 17명이 3박4일의 통영의 욕지도 연화도 섬 트레킹에 나섰다. 이명환 회장의 철두철미한 사전 조사에 의해 시간 스케쥴과 차편,음식점까지 확정, 출발은 교대역 14번 출구에서 28인승 리무진버스로 통영까지 왕복한다. 버스는 7시30분 교대역을 출발,필자는 경부고속도로상의 동천역 정류장에서 합류했다. 두번의 휴게소 휴식을 하고 통영에 도착한 것은 12시경. 근 4시간반이 걸렸다. 거리로 봐도 무려 380km나 되니 장거리 여행이다. 먼저 미륵산 케이블카롤 타기로 했다. 미륵산 케이블카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보통 1~2시간 대기해야 한다. 다행히 코로나로 손님이 줄고 더구나 평일이라서 바로 탈 수 있었다.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 케이블카는 곤돌라로 8명씩 탑승, 1975m의 거리를 왕복한다. 우리는 편도로 오르고 하산은 걸으면서 산책했다. 미륵산에 올라 통영항과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했다. 당포해전도,박 경리 묘소와 기념관도 보인다. 미륵산봉수대를 지나 신선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해안가 모습은 한폭의 그림이다. 1년 후에 받아보는 감동스토리가 담긴 "느린 우체통"이 흥미를 자아낸다. 돌로 쌓아 만든 하트 모양의 탑도, 첨성대 모양의 탑도 예쁘고 앙증맞다. 누군가 대단한 정성을 쏟은 작품이다. 매표소 입구로 내려오면서 위를 쳐다보니 '한산대첩전망대'가 하늘 높이 우뚝 솟아 있다. 미륵산은 역시 이순신장군의 한산대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개도가 엣센스인 듯 하다. 미륵산 관광을 마치고 욕지도로 가는 유람선 카페리호를 타러 삼덕항으로 갔다. 삼덕항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리호로 욕지도 선착장에 배를 타고 한시간이 걸린다. 수협 삼덕위판장이 보이고 그 앞에 수많은 어선들이 늘어서 있다. 삼덕항이 점차 멀어지면서 조그만 섬들이 명멸하듯 지나간다. 마치 머리 밑을 바리칸으로 민 듯한 모양을 한 동그란 섬들이다. 2층으로 올라 파도를 가르며 달리는 배 난간에서 멀어져 가는 풍경을 감상한다. 유람선을 타는 여행은 언제나 가슴이 뻥 뚤리는 시원함과 만사를 잊게하는 신비함이 있다. 1시간이 지난뒤 욕지도에 닿았다. 낚싯집 간판이 가장 크게 보인다. 낚싯꾼들이 많이 오는가 보다. 내리자마자 우선 욕지도 관광안내 간판을 쳐다 본다. 내일 아침 시작하는 트레킹 코스를 더듬어 본다. 일출봉(190m)부터 망대봉(205m), 그리고 오후에 오를 대기봉,천왕봉까지 눈으로 한바퀴 돌아 보았다. 숙소로 향한다. 길 양옆으로 서 있는 간판들의 이름이 별나다. "근대어촌 발상지 좌부랑개" "게새키 짬뽕""흰작살해수욕장". 이곳 현지인들에게 물어본다. "좌부랑개"가 무슨 뜻입니까?" 아무도 시원스레 대답을 주는 사람이 없다. 욕지(欲知)라는 이름대로 알고싶고 궁금한게 너무 많다. 인터넷도 찾아보고 좌부랑개(자부마을) 현지마을을 직접 찾아가서 알아봐야겠다고 마음다짐을 한다. 숙소배정을 받고 잠시 휴식후 식당으로 갔다. "바다포차"라는 식당이다. 내일저녁까지 이 식당 한곳에서 네끼를 먹어야 한단다. 첫날 저녁은 이집 주인이 직접 양식하는 고등어와 참돔 회와 매운탕으로 배를 불렸다. 싱싱해서인지 너무나 맛이 좋았다. 일반적인 횟집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안주인은 베트남(사이공)여인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섬의 일몰은 더 빠른 것 같다. 내일 등산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2일차 아침산책은 좌부랑개로~ 좌부랑개가 무슨 뜻인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아침 식사전 시간을 내어서 산책길에 나섰다. 방향표시판을 따라 길 모퉁이를 도니 바로 자부마을 간판이 나왔다. 예전에는 이 마을 이름이 좌부랑포(座富浪浦)- 고등어 전강어가 이곳에서 많이 잡혀 富의 물결이 자리하는 포구라는 의미의 이름이다. 좌부랑개의 개는 포구(浦口)의 순수 우리말이다. 좌부랑개는 욕지도의 대표마을로, 풍부한 어장으로 인해 인구가 2만명이 넘었고 40여개의 술집과 식당,여관,이발관,우체국,당구장 등이 구비된 근대 도시였다. 그런데 여름철에는 당시에는 냉장냉동시설이 없어 고민하던 중 소금으로 염장하여 보관하는 간독시설을 창안했다고 한다. 그렇게 부촌을 이루던 이곳도 생선의 남획으로 점차 옛 유곽이나 술집은 사라지고~ 현재는 옛 추억을 살리고자 추억의 거리를 만들어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다. 그뒤 치어로 양식에 성공하여 요즘은 다시 고등어로 활기를 띈다고 하며 마을 이름을 '우리는 부자다' 라는 '자부(自富)마을'로 개명했다고 한다. 알고싶었던 마을이름을 공부하며 아침산책을 하고 나니 2,500여보를 걸었다. 아침식사는 시원한 생선지리로 속이 확 풀렸다. 오늘은 오전 오후 등산을 하는 날이다. 욕지도를 둘러싼 일출봉,망대봉,대기봉 그리고 천왕봉까지 일주하는 트레킹코스를 오전,오후 나누어서 가기로~
섬을 일주하는버스를 타고 일출봉으로 오르는 산행로 입구에 내렸다. 일출봉 높이는 195m. 나무계단으로 시작해서 일직선으로 오르는 산행로는 거리로는 불과 600m 밖 에 안되지만, 전문 산행인도 숨을 헐떡이며 힘들어 했다. 힘든 만큼 일출봉에 오른 기쁨은 배가 되었다. 천m를 넘는 산도 수없이 다니던 산꾼들도 일출봉에 오른 후 기념사진을 남기기 바쁘다. 여기서부터 망대봉(205m)까지는 능선길이라 훨씬 수월했다. 바다도 보이고 숲속 그늘도 이어지니 트레킹 코스로 최상이었다. 망대봉을 지나니 멀리 출렁다리가 보인다. 알고보니 출렁다리가 2개가 있었다. 출렁다리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건너기 힘든다. 그러나 대부분은 스릴도 즐기고 경관도 볼만하니 좋아한다. 해안 절벽길은 바위 위로 이어지는데 추락주의 간판이 신경이 쓰이지만, 역시 경관은 최상이다. 가끔씩 고구마밭도 보이고 숲속 사이로 깊은 협곡도 보인다. 두번째 출렁다리를 건너니 곧장 우리가 묵고 있는 마을로 이어진다. 점심시간이다. 바다포차 식당에서 회덮법으로 점심을 먹고 오후 트레킹을 시작한다.
오후코스는 오전보다 높은 코스이지만 하부역사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상부역사까지 오르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모노레일을 탈때는 어린애들처럼 좋아한다. 상부역사에 내리니 곧 대기봉이다. 해발 355m의 대기봉까지 공짜로 오른 셈이다. 여기서 가장 높은 천왕봉까지 산행을 이어간다. 최종목표는 천왕봉 사자바위이다. 사자바위까지는 계단이 놓여있다. 세어보니 108계단이다. 해발 392m의 천왕봉을 올랐으니 오늘 트레킹은 하산만 하면 된다. 원래 약과봉을 지나 하산 예정이었으나 시간적으로 어두워지면 사고 위험도 있을 수 있어서 약과봉은 생략키로 합의했다. 하산길에 조선 숙종시 이세선 통제사가 욕지도에 진영을 설치키 위해 답사한 것을 기념하는 "이세선 통제사 친행 암각문"도 구경했다. 태고암(太古庵)에서 잠시 하산길을 헤메다가 겨우 가닥을 잡고 욕지중학교 방향으로 내려오니 어느새 날은 저물고 저녁때가 되었다. 오늘 걸었던 걸음 수를 확인한다. 24,828보- 아침 산책 2,500보를 빼더라도 순수한 산행만 22,000보는 걸은 셈이다. 저녁을 먹으며 내일의 새로운 여행지 연화도에 새로운 기대와 흥미가 솟아난다. 생전 처음 찾은 욕지도의 마지막 밤이다. 감개가 무량하다. 여행은 다소 육체적인 고달픔은 있지만 영혼을 살찌우는 양식이다. 발바닥에 열이 난다. 밤에 맛사지를 하며 발에게 고마움을 전해야겠다.
이어서 욕지도 연화도 트레킹 후기(2)가 연재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