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마을의 대동굿, 진적굿, 오귀굿 등 큰굿에서 준비되는 제상으로서 일정한 규모와 격식을 갖춘 상차림.
내용
마을의 대동굿, 몸주신을 위한 진적굿, 격식을 온전히 수행하는 오귀굿 등 큰굿에서 준비되는 제상으로서 일정한 규모와 격식을 갖추고 있다. 한국 무속의 굿은 세 층위로 대별할 수 있다. 첫 번째 가장 간단한 비손 형태의 개인굿이다. 이때는 물 한 그릇, 명태, 술, 삼실과 등의 간단한 제상만 준비된다. 특별히 상이라고 할 만한 준비가 없이도 가능한 굿이다. 두 번째 주로 재가집굿에 해당하는 것으로, 재수굿·성주굿·조상해원굿 등 작은굿이다. 굿의 규모에 따라 큰굿과 작은굿을 오가지만 대체로 재가집굿은 굿을 하게 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에 작은굿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같은 재수굿이라도 규모에 따라 2일 이상 하면서 전통적인 온굿을 제대로 갖추어 하게 되면 큰굿상으로 준비하기도 한다. 세 번째, 마을의 대동굿(별신굿, 부군당굿, 단오굿, 고창굿, 연신굿, 도당굿 등), 진적굿(꽃맞이굿), 오귀새남굿 등의 큰굿이다. 큰굿에서는 온갖 신을 모두 모시게 되어 있어 굿상의 규모나 정성 면에서 작은굿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여 준다. 신들에게 바치는 굿상의 규모와 더불어 굿에 참여하는 사람들까지 넉넉히 먹일 수 있을 정도의 음식이 준비되는 것이다.
특히 큰굿에서는 큰굿임을 드러내는 특별한 제물과 굿상이 등장한다. 예를 들면 정성이 많이 필요한 고임, 도적, 용떡, 소, 돼지 등이 사용된다. 또한 주된 신격에 더해 각 직능신에 대한 상들을 따로 준비하기 때문에 규모와 정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새남굿의 대상은 중심 제상으로 상산상·망자상·조상상 등을 차리고, 하단에 대안주상을 차리며, 굿의 진행에 따라 불사상 등을 차린다. 최영 장군 당굿에서는 최영 장군상, 일월맞이상, 산신상, 안서낭상, 소대감상, 육대감상 등을 차린다. 김유감의 진적굿에서는 청계상, 가망상, 전안상, 불사상, 도당상, 본향상, 대신할머니상, 조상상, 대안주상, 대감상, 터주소반, 돼지대감소반, 수문장대감소반, 안당제석소반, 성주시루, 뒷전상 등을 차린다.
황해도굿에서는 소대감상과 육대감상을 구분하여 진설한다. 상차림에 있어서 왼쪽은 육대감, 오른쪽은 소대감을 위한 제물로 이원화한다. 이것은 의례 구조가 상차림에 반영된 현상으로 소대감(素大監)은 비린 것을 올리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체로 육대감은 감흥·장군·대감, 소대감은 칠성·제석 등을 각각 말한다. 이는 소대감굿과 육대감굿으로 이원화된 황해도굿의 특성이 굿상에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라도 지역의 천도굿 제차인 씻김굿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차려지는 상차림은 안당상(혹은 성주상), 굿상, 사자상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대체로 간소한 형태이지만 씻김굿의 규모에 따라 제물의 양과 질에서 차이가 난다.
동해안별신굿에서는 마을마다 모셔지는 동신에 대한 큰굿상이 준비될 뿐 아니라 별신굿 굿청에 특별히 모시는 신격에 대한 큰상이 전면을 가득 채우게 되고, 그 하단에 직능별 신격과 관련한 상이 마련된다. 또한 마을회관 등에 모셔진 마을성주를 위한 성주상, 용왕신을 위한 용왕당 등이 따로 준비된다. 하지만 주로 굿이 이루어지는 굿청 안에는 여러 상을 준비하지 않고 약간의 변화만을 주는 방식으로 각 굿거리의 신격을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마을에 따라서는 집집마다 상을 준비해 와서 진설하기도 한다.
큰굿상의 종류와 상차림은 해당 굿의 특성과 신격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또한 상차림의 방법이나 양, 질을 통해 해당 굿 공동체에서 인식되고 있는 신의 서열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굿상의 규모와 종류 및 상차림의 내용을 통해 해당 굿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으며, 굿의 제차와 굿상이 연동되는 양상에 대해 주목함으로써 한국 굿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