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6일판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기사 -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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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대표 김택진과 정재승 kaist 교수의 대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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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과 아이폰 같은 게임 만들겠다
지분 매각은 글로벌 시장서 살아남기 위한 결단…8000억원 둘러싼 이혼설은 일축
조용탁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젊은 뇌과학자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만났다. 7월 27일 한국능률협회가 제주 신라호텔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다. 정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김 대표는 지분 매각과 기업의 방향,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대표는 “세계 최고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꿈을 버린 적은 단 한 순간도 없다”며 “이를 위해 넥슨과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대담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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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넥슨에 지분을 넘기는 일은 언제부터 구상해왔나.
김택진 꽤 오래됐다. 기업이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시작할 무렵이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최고경영자(CEO)로서 우리 기업의 장단점을 파악하게 됐다. 장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해야 살아남는다.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이는 네이버, 다음, 넥슨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이끌고 있는 CEO들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다.
정재승 엔씨소프트는 꾸준히 히트작을 출시해온 기업이다. 어떤 위기를 느꼈나.
김택진 포춘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11년이다. 아무리 대단한 성공도 10년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우리뿐 아니라 한국 게임산업에서 위기감은 높아지고 있다. 디아블로3가 좋은 예다. 블리자드의 대작 게임 출시와 함께 국내 게임 산업이 휘청거렸다. 지금 게임 순위를 살펴보면 엔씨와 넥슨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 미국 게임으로 채워져 있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위해 넥슨과 손을 잡았다.
정재승 왜 넥슨인가. 엔씨소프트와 성격이 다른 기업이다. 이로 인해 당신이 창업한 기업이 본 모습을 잃을 수도 있다.
김택진 넥슨은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해온 기업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성공했고, 일본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한 경험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에 강점이 있다. 우리가 개발한 게임을 넥슨이 글로벌 시장에 풀 수 있다면 커다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기업을 시작한 이래 내 꿈은 세계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대로다. 오전 8시에 출근해 밤 11시에 퇴근하는데, 개발실에서 코딩을 하며 프로그래머들과 일하고 있다.
정재승 올해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두 곳인데, 안랩(안철수연구소)과 엔씨소프트다. 안랩은 날마다 상한가다. 하지만 엔씨는 27만원에 들어갔는데 지금 21만원이다.엔씨소프트의 주주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대권에 도전할 생각은 없는가(웃음).
김택진 미안하다. 정치에 관심없다. 주가에 대해서는 더욱 할말이 없다. 신규 게임이 큰성공을 거두고 있고 넥슨과의 협력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시장이 왜 다른 평가를 내리는지 나도 궁금하다. CEO로서 엔씨소프트의 주가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입장이다.기업인은 실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데 실적도 좋고 문제도 없는데 왜 시장 반응이 다른지는 모르겠다.
정재승 현금 8045억원의 행방에 주위의 관심이 높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김택진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분명한 계획이 있고, 앞으로 재미있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게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정재승 변화의 방향을 알 수는 없겠는가.
김택진 매출 1조원의 기업이 있다고 치자.다양한 아이템으로 이를 올리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최고의 제품 하나로 시장을 석권하는 기업이 있다. 후자의 모습이 될 것이다.애플이 좋은 예다. 이들의 제품은 고작 5개다. 하지만 애플은 미국 주가의 1%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다양 한 게임을 내놓기보다는 단 하나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게임을 만들것이다. 넥슨과 함께 아이폰 같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변화의 목표다.
정재승 투자 계획과 관련된 여러 루머가 돌았다.
김택진 기업 인수설, 부동산 투자설, 정치자금설, 나중에는 이혼설까지 나왔다. 모여배우와 바람을 피운 탓에 이혼당하게 생겼는데, 위자료가 필요해서 지분을 정리했다는 이야기다. 여배우가 누군지 알아보니 나보다 키도 크더라. 내 키에 가능하겠는가(웃음). 솔직히 아이들 들을까 민망했다. NC다이노스 관련 황당한 루머도 있었다. 아내가 야구선수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정재승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야구단 이야기를 묻고 싶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대주주다. 과연 넥슨이 NC 다이노스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나아가 야구단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
김택진 ‘기업을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가슴 찌른다. 지속 가능은 모든 사람의 꿈이다. 야구만이 아니라 기업 하는 이들의 꿈이자 인류의 꿈이다. 영생의 꿈이 있다.야구단을 계속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결국 기업을 계속 잘 이끌 수 있느냐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을 드리겠다. 기업을 잘하면 구단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지 않겠는가. 구단을 창단하며 사회를 다시 한번 배우고 있다. 기존 제도, 다른 구단과의 관계, 대기업 사이의 역학 관계 모두가 새로운 경험이다. 나는 외환위기로 기업이 어려울 때, 박찬호 선수를 보며 희망을 키웠다. 구단을 통해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은 꿈 많은 젊은 선수들이다. 이들이 내년에 1군에 나간다.정말 피땀 흘린다. 공 하나에 목숨 걸며 연습하고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정재승 마지막으로 IT 산업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김택진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변화의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다. 적응하기 더욱 어려워지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본다. 약간 비관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여러 개를 적당히 하는 것보다 하나라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이것이 우
리의 과제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