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과의 첫 만남은 2010년 1월...산행초보시절이었다.
지금이나 그때나 겨울 산행지로 인기많은 태백산은 당시의 산행일이 눈꽃 축제기간과 겹치다보니
산행인파에 여행객들까지 더해져서 유일사 주차장에서부터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인파에 떠밀리디시피하며 올라간 태백산 정상능선엔 눈은 쌓여있었지만 눈꽃은 형성되지않아서
실망스러웠는데 날씨마저 악천후여서 전망은 전혀 볼 수없는 상황에 정상 인증만 하고 예정되었던
문수봉 코스는 취소하고 바로 하산했었다.
그러다보니 태백산에 대한 기억은 사람이 엄청 많았고 무지 추웠다는거 말고는 없는 거 같다.
그래서일까....알파에 올라온 태백산 산행날이 11월말이라니 무조건 반가웠다.
한겨울보다는 덜추울테니까 태백산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거 같았고
산행일 전날엔 영동지방에 비예보까지 있어 고산지대에선 비도 눈으로 바뀔테니 올해 첫눈을
볼수도 있겠다는 기대감까지 더해졌다.
들머리인 유일사 주차장....
눈꽃산행철이 아니어서일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이곳의 해발 높이가 북한산 백운대보다 높은 880미터....(백운대는 836미터이다. ㅎ)
버스에서 내려서자마자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어와서 얼굴이 시리고 숨을 들이쉬니 차가운 공기가 폐부를
찌르듯한다.
이제는 어찌할수없는 겨울이구나 싶었다.
그래도 다행인건 차가운 겨울 바람 덕분에 미세먼지가 물러가고 파란 하늘이 펼쳐져있다는 거....
태백산의 높이는 1567미터....그런데 880미터에서 출발하니 절반은 거저 먹는셈인데
유일사 주차장에서 천제단까지의 거리가 4km... 경사도가 완만할수밖에 없다.
태백산이 겨울 산행지로 인기많은 이유가 있는 셈이다.
산행 초입에서 만나게되는 낙엽송(일본 잎갈나무) 군락지....
침엽수인데도 가을이되면 황금빛으로 단풍이 들어 쓸쓸한 초겨울산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나무이다.
1960년대 민둥산이었던 우리의 산하를 푸르게 만들기 위해 성장이 빠르고 병충해에 강하다는 잇점때문에
정책적으로 조림사업을 했다고한다.
문제는 원산지가 일본이라는것....우리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에 일본 원산인 낙엽송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해서
수종 교체 사업이 추진중인데 50년이상 이땅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 산하를 푸르고 아름답게 가꾸어준 낙엽송의
미덕을 완전히 무시할수는 없다는 반대의견도 있다고한다.
유일사까지는 완만하고 평탄한 산길이 이어지다가 유일사 이후부터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떨어져 쌓인 낙엽위에 하얗게 서리가 내린 풍경은 겨울이 왔음을 실감케해준다.
정상 능선길에 펼쳐지는 주목 군락지....
눈꽃은 없어도 나무의 수형 만으로 근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올겨울 첫 상고대를 만나는 기쁨도 누려본다.
장군봉 능선에서 조망되는 함백산쪽 풍경....
눈꽃이 없는 대신에 상고대가 아쉬움을 달래주는듯하다.
태백산에는 자연석을 쌓아 만든 3개의 제단이 있다.
장군단, 천제단, 하단 순서로 위치해있는데 유일사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첫번째로 장군단을 만나게된다.
장군단이 있는 곳이 태백산의 제일봉인 장군봉이다.
태백산에 있는 3개의 제단 중에서 이곳에서 300m거리에 있는 천제단이 중심 제단이다보니
이곳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덜하다.
백대명산 인증도 천제단, 천제단 옆의 정상석, 장군봉 정상석 세곳에서 할 수 있다.
멀리 남쪽 방향으로 천제단의 모습이 보인다.
장군봉에서 여산우들끼리 기념샷~^^
근사한 수형의 주목 고사목...
천제단으로 가는중....
능선에 피어있는 상고대가 겨울산 맛배기를 보여주는듯하다.
태백산 정상석 뒤로 중심 제단인 천제단이 보인다.
태백산의 블야 백대명산 인증 장소는 천제단, 장군봉정상석, 태백산정상석 세곳이나 된다는.....
제일봉은 장군봉이지만 태백산 이름이 확실하게 나오는 이 곳에서 백대명산 인증했다.
마침 정상석에 모인 멤버들끼리 단체사진....
문수봉으로 출발하면서 뒤돌아본 천제단의 풍경...
이곳은 태백산에 위치한 세개의 제단중 세번째인 하단이다.
백두산에서 출발해서 설악산을 거쳐서 태백산 정상을 지나온 백두대간길은
이곳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지리산으로 내닫는다.
태백산은 중학교 시절 사회 시간에 배웠던 태백산맥을 기억속에서 소환하게 만든다.
우리나라 지형을 그리고 등줄기에 길게 태백산맥을 그린다음 왼쪽으로 갈비뼈처럼 뻗어나간
광주산맥, 소백산맥, 노령산맥....등을 그려넣는 숙제를 하고 산맥이름을 외우고하던 그때를 생각나게 한다.
우리의 산줄기를 지칭하는 원래의 이름은 대간과 정맥인데 일제가 자신들의 기준으로
지형이 아닌 지질 개념으로 분류해서 산맥으로 이름지었다고 하는걸 알게된건 산행을 본격적인 취미로 삼고
백두대간 산행에 관심을 가지면서 부터이다.
일제가 지은 산맥 대신에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대간과 정맥으로 바꾸자는 운동이 추진되고 있던데
요즘 학생들은 어떻게 배우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햇살 따스한 정상 능선길엔 상고대의 흔적이 사라지고 없지만....
살짝 그늘지고 지대가 높은 곳엔 아직 상고대가 남아있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하는 마음의 준비를 태백산에서 할 수 있었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문수봉....
문수봉 정상 직전 오름길의 나목엔 상고대가 사라져버렸다.
초겨울 햇살에 은빛으로 반짝이는 나목들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눈부시게 예쁘다.
겨울 산행에서 내가 좋아하는 풍경들 중 하나....
드디어 문수봉 도착....
무수봉의 상징...돌탑...
세보지는 않았는데 모두 5개가 있다고 한다.
중년의 남성이 95년부터 수년에 걸쳐서 돌탑들을 쌓았다고 하는데 보통 실력과 정성이 아닌듯하다.
문수봉에서 마지막 단체 사진을 찍고 당골매표소 방향으로 하산했다.
하늘 대장님은 이번 산행에서 자율 산행을 모토로 하셨는데 산행 출발은 유일사 매표소에서 같이 하지만
그 이후 산행은 개인별로 할 수 있게 배려해 주셨다.
하산길은 천제단까지만 갔다가 바로 하산하는 팀을 별도 운용해서 각자의 체력에 맞게 산행할 수 있도록 했는데
풀코스 산행과 단축 산행 두코스 모두 당골 매표소로 하산하기 때문에 별도의 차량이동이 필요없다.
문수봉에서 바라보다.
소문수봉은 패스하고 당골광장으로 바로 하산하는것으로 결정되었다.
소문수봉 갈림길....하늘대장님은 하산에 앞서 소문수봉으로 가지말고 당골로 바로 하산하라고 하셨지만
후미에 몇사람은 소문수봉을 들러서 하산했다.
소문수봉까지 이정표에 표기된 거리가 100미터이고 날머리는 어차피 당골광장....나중에 산행지도로 확인하고
소문수봉에 갔어도 됐을뻔 했다는 아쉬움이 살짝 들기도 했다. ㅎ
날머리가 가까워지니 한번 더 낙엽송 군락지가 등장한다.
오랫만의 함산이 반가웠던 하늘대장님, 보슬님과 막바지 하산길을 함께해서 더 즐거웠다.
한계절을 보내고 맞이하는 마음한켠 허전하고 심란한 시절에 마음 통하는 이들과의 동행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산행길이었다.
산자락을 온통 뒤덮은 낙엽송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정경은 참으로 아름답다.
당골 탐방지원센타로 하산완료....
백대명산 인증때문에 큰 기대없이 찾았던 태백산이지만 막상 산행을 해보니 참 괜찮은 산이란 느낌이 들었고
후기 작성을 위해 정보 검색을 하면서 태백산의 매력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장군봉에서의 일출이 그렇게 환상적이라니 내년 봄 쯤에는 야생화도 볼겸 일출 산행을 한번 해볼 생각이다.
눈꽃산행 메카중의 하나인 태백산을 피크철을 살짝 피해서 공지 올려주신 덕분에 여유있고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었으니 하늘대장님의 세심함이 단연 돋보인 택일 신공이었다~^^
시절이 하수상해서 개인산행을 주로 하는 요즘이지만 만나면 반갑고 즐거운 분들과 함께하는 산행이 주는 행복함은
무엇과도 바꿀수가 없는거 같다.
첫댓글 사람이나 자연이나 원판 불변의 법칙? 작년 대간길 야생화 만발하던 때
갔을때 태백산의 매력에 폭 빠졌다 왔었거든요.
하얀 눈꽃 분칠하지 않은 생얼도 근사하죠?
빨간자전거님이랑 함께 한 산행 진지하고도 열공 모드로 남겨준
후기글 보며 행복한 시간을 소환해봅니다.
엄청엄청 수고 많으셨습니다^^
멋지고
아름다운후기
정성가득한후기네요
화요일에도
기분좋은날입니다..
추운날씨에...
감기조심
코로나조심하면서..
즐거운하루....
행복한하루....
건강한하루......기원합니다!!!
ㅎ 태백산의 생생한 후기글을 읽노라니 꼭 저의경험담을 재연으로 보는듯 하네유 ~
해돋이 산행으로 갔다 너무추워 다시는 가고싶지않았던 태백산인디 그래두 또 찾는매력있는산~~ ㅎ
저두 겨울이아닌 날좋은때 태백산에 가서 여유롭게 쌩얼을 봐야겠단 생각이 드네유 ㅎ
수고하셨구 다음 함산을 기대해볼께유 ~~
"산행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감성산행의 진수
빨간자전거님의 후기,
한발짝 한발짝
고도를 높이며
다가오는 느낌을
생생하게 재연해 내시는
글쏨씨 대단하십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여서
산행하며 우리는
그리 포근하게
감싸이는 기쁨을 맛보나 봅니다~^^
한편의에세이를읽은듯지난토욜의흥분이다시살아나는듯..
감사합니다
잘읽었어요~~~
몇번인지 올라본 태백산 문수봉코스도 언제인지 걸어보았던 길을
빨간자전거님의 자세한 사진과 후기로 다시한번 갇는 듯한 즐거움이 느껴졌어요.
항상 사람들이 북적였는데,
아번엔 알파산우들만이 천제단을 차지했네요.
즐겁고 안전한 산행 응원합니다.
저도 언제 일출산행을 계획하고는 있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