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픽 1~5

.. 셀픽 1 참고로- 이글은 '열혈소녀단'이라는 릴레이팀의 작가들에 대해 알고 계신다면 안그래도 재미없는거 쪼끔.. 더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 나, 왕엄마짱...... 나이는 19에 어여쁘다는 소문 파다한 쪼금 알려진 팬픽작가. 키는 160에 성격은 명랑 활발하고 god의 손호영군 팬...... ....이라고 알.려.진, .......윤계상이다. 아, 이걸 보는 당신, 너무 당황하지 않기 바란다. ..후우. 뭐, 나도 이거 고백하기 까지..고민 많이 했다. 그동안 헛소문퍼뜨리고.. 가상인물 창조해내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중간중간 튀어나오려는 욕설을 여학생다운 어여쁜 어조로 고치느라 얼마나 진땀뺐는지, 마치 우리 스스로에 대한 소문을 처음 듣는양 놀라는게 얼마나 어색한지.. ...당신들은 모를테니까. 에에- 뭐부터 얘기해야 하나. 뭐...우선은 고백부터 해야겠지. 이걸 읽을 당신네들이 궁금해하는 리얼호상.. ...그거-.. 사실이다. 훗... 하지만 문제는 그게 얼마전까지는 사실이 아니었단 거다. 그러니까 5월 즈음이었나- 그 때까지 정상이라 믿고 있던 나였는데 갑작스레 호영이에 대한 므흣한 감정에 괴로워하다가, 난 그자식을 좋아하는 거라고 막 자각한 때였다. 어드바이스를 받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이것 저것을 알아보다 우연히 god월드라는... ...빠져나올수 없는 수렁에 발을 디뎠다. ...오오... 처음- 접한 팬픽이란 것은 그 얼마나 멋지구리하며 감동 만빵이란 말인가. 호영이와 나의 러브러브한 모드라니. 그걸 현실과 착각하고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런 저런 작품을 접하고 있을 즈음 한가지 불만이 생겼다. 이왕 리얼하게 쓸거면.! . 현실의 우리를 소재로 할 수는 없는 건가? 왜 다들 학교 이야기에 백혈병 환자에 킬러까지.. ...아무리 러브모드라 해도 조금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배경만 고르는 건지. 이러면 아무리 많은 팬픽이 나온데도 결국은 '소설일 뿐'이란 말이다. 아아.. ....평소 문학 감성 청년이라 자부하던 나 윤계상.. .......할 수 없이 나서기로 했다. 뭐..아는 사람은 알거다. '왕아빠가 되고싶어!!'라는 유치찬란한 제목을. 쓰기는 쉬웠다. 젠장.. 하루 하루가 글의 소재고 80%가 내 감정표현이니 그게 무슨 소설이냔 말이다. ..거의 일기 수준이었다. 뭐, 감상중에 '계상군 측근 아니세요?" 라는 장난 섞인 질문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긴 했지만 역시나 소녀다운 '오호홋..'으로 넘기곤 했다. ....후. 그러나.. 이 때 난 몰랐다. ...사람덜이 그렇게까지 리얼에 굶주린줄은..ㅡㅡ;; 장난삼아 올리기 시작한 게 웬넘의 조회수가 퍽퍽 올라가더니.. 급기야? ?짠 하고 개인방이란 것까지 주는게 아닌가?..ㅡㅡ;;;; 제..젠장... ...가..가수 활동은 어쩌란 말이냐..ㅡㅡ;;;;;;;;; 당황해서 개인방 문도 못열고 버벅거리고 있을 때 나타난 구원의 손길. ...후, 그래. 준그림자.. 란.. 사람이었다.......... 2. 왕아빠가 되고싶어...를 한참 올릴 때 감상을 주며 다가선 그 사람은.. 왠지 나보다 나이가 많아보였다. 장난스런 말투와 맞춤법에 어긋나는 독특한 문체가 인상깊어 쪽지를 주고받다가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드물게 쭌이형이 멋지게 등장하는 소설을 쓰는 그녀는 살갑게 다가오며 나를 귀여워해줬다. ...쩝. 그 때도 여자의 직감을 두려워해 몸을 사리긴 했지만 그녀의 털털한 성격에 넘어가 '언니'..라는 닭살스런 호칭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개인방이 생긴것! 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던 그녀는 내 소설을 퍼다 나르는 것을 도와주고 공지도 남기는 등 여러가지 배려를 해 주는 것이었다..!! ....아아.. ...이런 사려깊은 사람이라면, ..그야말로 쭌이형과 어울린다- 싶었다. 그리고.. ...내게 감상도 주고.. 메일도 주고 받으며 조금씩 알게된 하야란 여인.. 다정하고 속깊은 말을 건네는 그 여인도 더불어 준그림자와 하야와 왕엄마짱은.. 한밤중?채팅도 하고 쪽지도 주고받는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나를 열아홉 귀여운 동생으로만 여기는 그녀들에게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이미 늦은걸 어쩌리. 들키지 않는게 그녀들을 위하는 거라 여기며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다. ...생각해봐라. 가수가 자기네 팬픽을 혼자 끄적거리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 .....팬이 쓰니 팬 픽션이지, 이건 셀프픽션이 아닌가? ..젠장. 그렇게 그녀들과의 대화에 즐거움을 느끼고 그녀들의 이야길 ! 통해 god에 대한 평가를 받는 유익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헉... ...이 여자들이.. ..무슨 릴레이 팀을 만든다고 날 확 껴버린 것이 아닌가. 거기엔 당시 월드에서 글빨 날린다고 유명했던 붉은입술, 케이, 휘람.. 거기에 매니져 역할을 하는 여인까지 쟁쟁한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것이었다. ......그 때 몸을 사렸어야 했는데.. .. 이미 팬픽작가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던 나 윤계상.. 알 수 없는 오기에 당당하게 그 릴레이팀에 꼈다. 이름도 찬란한 '열혈 소녀단...'... ...이란 곳에....ㅡㅡ;;;;;; 이제는 거의 여학생 흉내가 수준급에 도달한 나였기에 열혈단 정팅이 있다고 하는 날에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기어들어갔다. ....젠장, 한時傷?기어나와 피씨방 가느라 죽을뻔했다. 만난 사람들은.. 모두 다 재미있었고 친절했다. 처음 만나는 것 치고는 전혀 어색하지 않고 형들과 장난치는 것처럼 투닥거리며 까륵거렸다.. (.아, 내가 말하기도 참 민망스럽다..까륵이라니.ㅡㅡ;;) 여자들도 이렇게 노는구나..라는 새로운 느낌이랄까. 특히 거기서 만난 붉은입술이란 여인네는 호영이 팬이라며 나한테 동질감을 느낀다고 꺅꺅대며 애교를 떨었는데 그 모습이 왜그리 귀여운지... ...난 호영이가 있어..!!라고 중얼대다가 어차피 통신상인데 뭐... 라면서 사귀자느니.. 사랑한다느니 하면서까지 놀았다. 어차피 그녀와 노는 왕엄마짱은 내가 아니니까. ...아.. ...... .....여기까지 얘기했으면. ....이제... ....제일 중요한 얘기를 해야 한다. ...첫 열혈단 정모... ...그 쇼킹했던 날을...말이다..... 3. 후. ...심호흡좀 하고... .... ...정모란 말에... ..나는-.. 고3이란 핑계로 자리를 피하려했다. ...어쩌란 말이냐. 여장까지는 도저히 할 수 없었단 말이다...ㅠ.ㅠ 그러니... ..라며 이해해줄 줄 알았던 그녀들은 안나오면 죽인다.. 라는 터푸한 대사들을 던졌지만, 난 정말로 나갈 수 없는 것을.. ...인연도. 이걸로 끝인가.. 라는 생각에 착잡해져서 몰래.. 약속장소로 가서 어떤 사람들인지 보기나 하자..고 생각했다. 두근 두근.. ..그 날 아침은 왜 그리 떨리던지. 스케줄은 빈 데다가 멤버들도 다 약속이 있다고 해서 이게 웬 횡재냐..고, 얼른 빠져나왔다. 팬애들이 쫓아올까봐 일부러 후줄근하게 차려입고 썬글라스까지 쓰고 모자도 눌러썼다. 다행히 약속장소도 좀 구석진 곳에 있는 카페였기에 조심스레 발을 디뎠다. ..... ....아아... ..얘기를 해야 하는 것인가.... ...젠장... .....들어간 카페에는... ..아직 손님이 많이 없었고.... 그래도 도란도란 들려오는 이야깃소리에 귀를 기울여 누가 그녀들인지 신경을 잔뜩 쓰고 있었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god'라는 단어를 찾으려고 귀를 세우다가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는 구석에 자리잡아 커피를 시켰다. 두근... ..누구일까.. ....저기.. 화려해보이는 차림의 두 여인네일까.. 아니면 이쪽의 조금은 순해보이는 여자와 터프해보이는 여자... ..누굴 기다리고 있는 것도 같고.. 차근 차근 훑어보고 있는데- ...딸랑..하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돌렸을 때였다 ....... ....!!!!!!!!!! ....저- ..어설프게 후줄근하다 못해 치적거리는 옷차림과 저게 당췌 정체를 숨기려고 노력을 하기는 한건지 나처럼 ! 까만 썬글라스에 모자를 눌러써서 오히려 더 눈에 띄는.. ....까아만 피부의 장신의 남정네는...!!!! ......쭈..쭌이형....ㅠ.ㅠ..... ..설마..설마 하는 내 예상을 깨고 아까의 내 모습처럼 모여있는 여자들을 곁눈질하며 조심스런 걸음으로 들어온 형은 내가 앉아있는 자리로 오려다가 나를 보고 멈칫하더니 다른 자리로 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천천히 다시 몸을 돌리고 나를 바라본다. ...아아..제기랄.. "......계..계상아?...." "...쉿... 여기 앉아." 벙쪄있는 형을 향해 입가에 손가락을 대 보이고 앞자리를 가리켰다. "너.. 약속있다더니..." "...아,... 응. 여기야. 그런데.. 형은 웬일이야?" "..아....으....나도..만나기로 한 사람이...여기서..." 조금은 머뭇거리며 당황하는 형의 모습이라- .... ..... .... .... .....아아... ...신이시여.. ...나 윤계상.. ..눈칫밥 먹고 살아왔다. "..준그림자." 화들짝!! ..형이 경끼를 일으켰다. ...설마 설마 했더니.. ...... "....너..너..어떻게..." ".....후우.." 당황하는 형을 앞에 두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 "..나, 왕엄마짱이야." ".....!!!!!!!!!!!!!!!!" ...경악하는 모습. 형. 나도 그리 기분 좋진 않아... "...형도.. 몰래 보려고 나온거야?" "...으..아...어..... ...어..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서.....ㅠ.ㅠ.." ... ..기가막혔다. 아니, 하고 많은 팬페이지 중에 왜 하필 같은 곳에 들어가서.. .....가..같이...셀픽(..셀프픽션..입니다.ㅡㅡ)을 올리고.. ..하필 또 우리 둘이 친해졌냐 말이다. ....젠장. ..어쩐지, 너무 편하다 싶더라니. "..잘? 팁?뭐. 우리 둘이 같이 구경하자." "..그,그래.." 형은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그리곤 위아래로 나를 훑어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하다. "...그래, 나 열아홉 소녀 아니다. ..형도..나이를 왜 숨기나 했더니.. 킥킥...." ..형도 같이 웃었다. 그리고 우린 동시에 한숨을 쉬었다. 딸랑... ..이은 방울소리.. 4. ..... ...울고 싶었다. .... .... ........데니야아아......ㅠ.ㅠ.... "..형..." ...나의 표정에 뒤돌아본 형은 얼어붙어 있었다. 하지만 저쪽에서는 아직 우릴 보지 못했는지 우리와 똑같은 복장에 행동패턴.. 살금거리는 걸음걸이에 쫑긋 세운 귀라니. 펄럭거리는 옷자락을 추스리며 우리쪽으로 다가왔던 데니는 또! 움찔하더니 다른 자리로 향하려다가- .... "..계..계상아... ..그리고... 형?.." "........후우.." "........하아.." 쭌이형과 나는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우리 둘을 번갈아 보던 데니는 곧 털썩 형의 옆자리에 자리잡는다. "약속있다더니.. 둘이 같이 나왔네? 누구 만나는데 둘이 같이 만나? 나갈땐 따로 나가더니..." "...그러는 너는?" .... ...아..저 거짓말 못하는 자식. ..차라리 나를 좀 속여달란 말이다....ㅠ.ㅠ.. 이제는 거의 자포자기였다. 머뭇거리며 얼굴을 붉히는 꼴을 보니 우리가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어디..기억을 더듬어보니.. ..."나 데니만큼 말랐어"..라고 호호대던 여인네 이름은... "..하야" 화들짝!! ...누가 사촌아니랄까봐 행동패턴까지 닮기는. 동그랗게 뜬 눈과 안절부절 못하는 손동작.! "..무..무슨 말이야..그게?.." 떨리는 목소리까지. ...넌.. 거짓말탐지기같은 비싼 기계 필요없어서 참 좋겠다.. "..형..형이 말해...." ..아아..지쳐버렸다. ..그와 동시에 온 몸에 엄습해오는 불안감. 자..잠깐. ...이거, 이러다 설마....?..... "..그..그러니까.. 준그림자는....나구.. ....계..계상이는 왕엄마땅.... 아, 왕엄마짱..." ...젠장. 형, 글씨로도 버벅거리두만.. 발음까지.. 아, 그건 그렇고.. ...내 불안감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 .... ..에에...그럴 확률이란건, ....정말 아주아주 희박하고 극히 작지만.. ..혹시나...... -딸랑- 우리 셋의 고개가 동시에 돌려졌다. 5. "..그러니까, 나는 준그림자고 계상이는 왕엄마땅... 아..왕엄마짱이고, 데니는 하야고.." "..그렇지 김태우의 케이(K)야?..." ..좔좔 말하다가 왜 자꾸 내 닉네임만 틀리는 거샤..ㅡㅡ+++ 라고 형을 한 번 째려주고 느물하게 웃으며 태우에게 물었다. ....안경을 벗고 쓴 썬글라스.. 야구모자.. ...얼굴 잘 안가려진다..ㅡㅡ;; 무엇보다 190이나 되는 커다란 놈이 억지로 어깨 쭈구려 가며 슬금슬금 기어들어올 땐 황당하다 못해 웃음이 다 나왔었다. ..지금.. 못 알아보길 바라는 거냐... 아니면 알아봐 주길 바라며 그러고 있는 거냐?.. 라고나 할까..ㅡㅡ;; ..흐음. 어쨌던 역시 이넘은 어따 갖다놔도 살아남을 놈 같다. 아까의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는 데니에 비해 잠시 당황한 후 금방 고개를 끄덕이며 우릴 보는 모습이라니. 젠장. 맨날 '! 원츄~!!'와 '알라뷰~~!!'를 외치는 것이 저 덩치였단 말이더냐. ...한때나마 귀엽다고 생각했던... 후우우우우우우우.. 내 생애 가장 한숨을 많이 쉰 날이다. "근데, 이상해.." "..뭐가?" 태우의 말에 부루퉁하게 대답했다. "아니, 글 쓴건 다 그렇다 쳐. 뭐- 자기가 멋지게 등장하고 싶거나.. 우리 얘기니까 썼거나.. 동기야 여러가지니까. 근데 이상한건 그 수많은 싸이트 중에 어떻게 딱 한곳에 다 모였느냐야. 안그래?" "....흐음..." ..듣고보니.. ..아무리 우연의 일치라지만.. .....god세상이란 싸이트는 검색해서 찾을래도 맨 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맨 끝에 있는 것도 아니고.. 어중띠게 걸쳐져 있는데. 나는..어떻게 갔더라... "아, 나는...거기.. 주소에 있었어." "..응?" "그거 있잖아. 여태까지 갔던 싸이트 그대로 남아있는거. 화살표 내렸더니 god어쩌고가 있길래 누른건데?...숙소 컴퓨터에.." "어? 너도? ..." 데니가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에에? 나도...인데?.." "Yes, 나도야.." 태우와 쭌이형의 이어지는 고백. ....우에? 혼란스러워하는 우릴 위해 태우가 다시 상황정리를 했다. "..잠깐..그러면.. 우리 중에 아무도 그 주소를 친 사람은 없고... ..그런데 그 주소는 남아있어서 우리가 찾아간거니까, ...숙소 컴퓨터를 쓰는 사람중에 누군가가 주소를 남긴거지. 그중에 우리 넷을 제외하면-" ...딸랑.. ...역시, 말을 꺼내는 건 또 나다. "...붉은 입술이냐?" "아아~ 뭐야아.. 다 알고 있었잖아?..." 호영이 방긋 웃으며 재민이를 추슬러 안았다. 이넘은 놀라지도 않는구나. ....무서운 자식..ㅠ.ㅠ "넌 놀라지도 않냐?" 데니는 대놓고 물었다. 그러자 호영이 다시 활짝 웃었다. "..나 다 알고 있었는데?" ... ... ...뭐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