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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약 이 스무 살 아가씨들을 처음 만나 커피를 마시고 쇼핑을 간다면 두 사람을 구분하지 못할까 봐 불안할 수도 있다. 물론 당신이 수백만 명의 쌍둥이 중 하나이거나 10대이거나 혹은 그들에게 매료된 채 성장한 20대 초반의 여성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메리케이트 올슨(Mary-Kate Olsen)과 애슐리 올슨(Ashley Olsen)은 1987년 생후 9개월 때 <Full House>로 데뷔했다. 수많은 젊은 여성들처럼 당신이 메리케이트와 애슐리의 어드벤처 북 시리즈를 읽으며 성장했다면, 2004년 이들의 영화 데뷔작인 <New York Minute>에서 얌전하고 히피 같은 역과 완벽함을 추구하는 활달한 역을 맡은 사람이 각각 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이 메리케이트와 애슐리를 100% 똑같이 그리고 있진 않지만, 실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엔 충분하니까. 왜냐하면 팬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그들은 실제로 영화 속 특징들과 비슷한 점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슨 자매를 만날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든, 혹은 ‘올슨 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든 간에, 당신은 첫눈에 두 아가씨가 아주 대조적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 애슐리의 금발 머리와 메리케이트의 밝은 갈색 머리 때문만은 아니다. 메리케이트는 레이밴 선글라스와 쿨한 검정 가죽 재킷을 입고 나타났고, 애슐리는 첫눈엔 흰색처럼 보이지만 다시 보면 크림색인 캐시미어 차림이었다. 애슐리는 NYU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건축을 공부하고 있다. 반면, 연기를 하려고 학업을 쉰 메리케이트는(에디 세즈윅의 전기 영화 <팩토리걸>에서 그녀를 찾아보라!) 록 밴드에서 드럼 치는 역할에 대해 얘기하다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음악 취향 얘기로 넘어갔다. 그녀의 취향은 애슐리가 최근 트라이베카에서 이사한 시내의 타운하우스의 장식처럼 고전적이고 아주 전통적이다. “밥 딜런, 도어스, 앨리스 인 체인스, 지미 핸드릭스.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는 버팔로 스프링필드의 ‘For What It’s Worth’예요.” 둘의 모습이 똑같다는 언론의 보도는 그들이 가끔 진을 함께 입긴 해도 좋아하는 패션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두 사람은 패션의 전 장르(고전적인 빈티지와 꾸뛰르를 아우름으로써 젊은 세대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모든 패션을 믹스함으로써 좀 더 나이든 세대를 사로잡은)를 창조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올슨 스타일은 보헤미안풍의 보호 시크나 20세기 미국 회화의 애시칸 학파를 빗댄 애시칸 시크로 불린다. 애시칸 학파는 존 슬로안과 아더 B. 데이비스 같은 성격이 전혀 다른 화가들의 그룹이다. 데이비스는 웅장하고 고전적인 샤넬 스타일(애슐리처럼)을 대변하는 반면, 슬로안의 미학은 메리케이트처럼 보다 캐주얼하고 보다 로카웨어(힙합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적이다. 모든 사람들이 올슨 룩을 알고 있다. 큰 모자, 독특한 개성을 가미한 프랭크 게리 스타일의 헐렁한 앙상블, 샤넬 백, 그리고 크리스챤 루부탱 슈즈 등등. 작년에 사람들은 그들이 약간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이미 지금의 패션 트렌드를 예측하고 있었다. 즉 몸에 꼭 끼는 것에서 헐렁하고 하늘거리고 건축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얼마 전에 그 얘기를 했었어요. ‘작년에 우리가 뭘 입었는지 알아?’라고 제가 물었어요. 정말 미쳤나? 내가 뭘 입었었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라고 메리케이트는 말했다. “이건 아침 8시 반에 페이셜을 받고 나오는 모습이에요”라고 애슐리 올슨은 오래된 파파라치 사진을 보며 말했다. “그래서 레깅스와 부츠에 커다란 캐시미어 스웨터 차림이랍니다.” “저는 그저 제가 좋아하는 걸 했을 뿐이에요”라고 메리케이트는 덧붙인다. 올슨 자매는 거의 모든 것들을 직접 하지만 패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는다. “저는 샤넬 걸이 그런 식으로 패션을 연출하길 바래요”라고 칼 라거펠트는 메리케이트에 대해 언급한다. “그녀에겐 영혼과 취향과 모던함이 있어요. 그녀는 샤넬을 자기 방식으로 믹스합니다. 자신의 디자인이 이런 식으로 해석되는 걸 지켜보는 건 디자이너에게 아주 고무적인 일이지요.”
두 사람의 패션 성공 요소들은 끊임없이 여행하는 트렁크 속에 그대로 담겨 있다. 그들이 최근 자선 행사를 위해 뉴욕에 있을 때 아침 식사 장소에 들고 온 그 백처럼. 애슐리가 앤틱 수트케이스를 들고 다니는 건 너무 자연스러워 보인다. “여기에 담긴 물건들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에요.”그녀가 백 뚜껑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먼저 올라츠(줄리안 슈나벨의 아내, 올라츠 슈나벨의 침구와 리넨 라인)의 흰색 실크 파자마가 있다. “이건 남성용인데 상의만 있어요. 아주 편안하답니다.” 폴로의 빈티지 격자무늬 옥스퍼드도 있다. “지금은 격자무늬가 좋아요.” 해골이 그려진 검정 티셔츠도 있다. 이건 그녀답지 않다. “저보다 메리케이트가 해골을 더 좋아해요”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어렸을 때 구입한 가죽 재킷도 있다. 20세인 지금도 여전히 155cm의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재킷은 꼭 낀다. “열네 살 때 로마에 갔다가 가죽 전문점에 들렀었어요. 제가 이 재킷을 디자인했고 가게 주인이 그것을 만들어줬어요. 재킷에 제 이름도 새겨주었답니다. 오스카 드 라 렌타 쇼에서 한 번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이니셜 덕분에 제 재킷인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릭 오웬의 티셔츠와 추비 진도 있다. 물론 구두들도 빼놓을 수 없다. 50년대 프랑스 칸에서의 브리짓 바르도를 떠올리게 하는 프라다 플랫폼, 단화들, 크리스챤 루부탱 힐 등등. 여러분은 그녀가 겨우 선거할 나이가 됐을 때, 잭 포즌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는 걸 기억할 것이다. “저는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좋아합니다. 20년대와 30년대를 사랑해요. 그리고 주얼리를 많이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목걸이 두 개 정도만 합니다. 사람들은 항상 제 액세서리에 대해 얘기하지만, 별로 많이 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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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회사인 듀얼스타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약 1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슨 자매는 회사의 합법적인 관리를 맡게 된 이후 현재 전 세계에서 구입 가능한 메리케이트&애슐리 브랜드의 의사 결정권자로 새로 임명됐다. 그들은 월마트를 통해 향수(애슐리의 코스트 투 코스트 NYC와 메리케이트의 코스트 투 코스트 LA), 가구 세트, 심지어 옷까지 팔고 있다. 이 브랜드는 캐나다•독일•영국•일본•스페인•호주•뉴질랜드•프랑스에서 팔리고 있으며 때론 센존 라인보다 5억 달러 가량 더 팔린다. 그리고 올슨 쌍둥이 인형은 바비 인형 다음으로 유명한 인형이며, 그들은 운전면허를 따기 전부터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유명인사 리스트에 올랐다. 그들은 패션 아이콘이자 젊은 재벌이다. 그들은 약속시간도 정확히 지킨다. 애슐리는 크림색 슬립, 릭 오웬 스웨터, 캐시미어 숄, 맥스필드의 십자가, 페도라, 커다랗고 투박한 부츠 차림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대부분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클래식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동•서부를 아우른다. “저는 ‘이건 뉴욕에서 입는 옷이고, 이건 LA에서 입는 옷이에요’라고 말하는 걸 싫어해요.” 20대답게 고전적인 것인 것에 대한 그녀의 생각에는 보다 캐주얼한 접근법도 포함되어 있다. “많은 사진 속에서 제가 흰 셔츠와 팬츠만 입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개인적으로 심플한 진과 티셔츠야말로 여성들이 입었을 때 가장 아름다운 의상이란 생각이 들거든요.”
메리케이트의 백은 온통 뒤죽박죽이었다. 하지만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서서히 초점을 찾아갔다. 그녀의 백은 그녀와 애슐리뿐만 아니라 작은 자동차 한 대도 너끈히 들어갈 정도로 큰 보헤미안 스타일의 보라색과 빨강 카펫 백이었다. 메리케이트가 그것을 레스토랑으로 끌고 왔을 때 마치 옷들이 그녀를 끌고 오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에 제 물건들이 다 들어 있어요”라고 그녀는 가방의 엄청난 크기를 설명하며 말했다. 그녀는 그 냄새를 들이마시려는 듯 열린 가방 위로 무릎을 꿇었다. “재킷이 필요하면 어떡하죠? 빨간 슈즈가 필요하면요? 금색 구두를 신고 싶으면요?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아직 한 번도 신지 않은 타이츠도 있어요. 하지만 그걸 신고 싶으면 어떻게 하죠?”
두 사람의 스타일 차이는 아주 분명하다. 그들은 다양한 컬러로 그림을 그리듯 모든 것을 그때그때 다르게 믹스한다. 가방에서 1975년 롤링 스톤즈 투어 티셔츠가 나왔다. 이젠 색이 바래고 실크처럼 번들거렸다. 그리고 검정 점프수트도 있다. 두 사람 모두 빈티지에 열광한다. “이건 제가 좋아하는 거예요. 생 트로페에서 찍은 브리짓 바르도의 옛날 사진을 생각나게 하거든요. 그녀는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는데 맨발이었어요. 그리고 이 멋진 미니 드레스를 입고 있었지요. 이 옷을 마르고 닳도록 입었답니다.” 빨강 퀼트 샤넬 백과 검정 빈티지 엠파이어 드레스, 그리고 모양이 모두 다른 수많은 여름용 기모노도 있었다. 그녀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무도회에 신고 갔던 네이비블루 루부탱 앨리게이터 플랫폼뿐만 아니라 그녀의 가방에 들어가지 않아서 현재 애슐리의 옷장 속에 보관하고 있는 추비 진과 어네스트 소운 진도 있다. “애슐리는 이래저래 제 진들을 갖고 있어요”라고 메리케이트는 말한다.
메리케이트와 애슐리의 수트케이스들을 들여다보고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그들이 스타일리스트들과 일하지 않고 모든 것을 직접 연출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룩을 창조한다는 면에서 비틀즈가 ‘A Hard Day’s Night’에서 팬들보다 앞서 달려간 것처럼 사진기자들 보다 앞서가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쇼핑을 가기로 했다. 올슨 자매는 함께 쇼핑을 하는 게 오랜만이라고 했다. 우리는 레스토랑에서 나와 그들의 검정 SUV를 타고 미트패킹 지역을 돌았다. 첫 목적지는 쉽게 정해졌다. 바로 크리스챤 루부탱 매장이었다. “보통 낮에는 쇼핑을 하지 않아요”라고 애슐리가 말했다. “그냥 번거로운 게 싫어서요”라고 메리케이트가 설명했다. “우리는 서로를 부추긴답니다.” 그들은 루부탱 매장 앞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그곳 관리자인 마이클과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구두들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저는 금색을 좋아해요”라고 메리케이트가 말했다. “여기엔 흰색 펌프스밖에 없는 걸?”이라고 애슐리가 말했다. “나도 알아. 그것도 정말 마음에 들지만 얼마나 자주 신을지 모르겠어!”라고 메리케이트가 대답했다. “정말 근사한데?”라고 애슐리가 부추겼다. “물론 근사하지!”라고 메리케이트가 아쉬운 듯 말했다. 메리케이트는 펌프스를 사고 싶지만 사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분명치 않다. 애슐리와 메리케이트는 바부시(Babouche)라는 슬리퍼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어떤 것 같아?”라고 애슐리가 물었다. “정말 귀여워!”라고 메리케이트가 대답했다. “전 늘 빨간 바부시만 신는답니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마이클이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그건 슬리퍼예요. 하지만 바닥에 캐시미어가 깔려 있죠. 비행기에서 신으면 딱이에요.” “비행기에서 신을 게요”라고 메리케이트가 말하자 모든 사람들이 웃었다. “그에게 전화해 보죠”라고 마이클이 말했다.
지금 마이클은 프랑스에 있는 루부탱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올슨 자매는 기다렸다. “밖에서 그걸 신으면 그가 엄청 화낼 거예요”라고 메리케이트가 말했다. “그는 매일 밖에서 신는 걸!”이라고 애슐리가 대답했다. 마이클과 메리케이트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이 밖에서 신어도 그는 화내지 않을 거예요. 내가 장담해요…. 크리스챤? 안녕하세요, 오, 잘 지내요… 잠깐 시간 좀 내줄래요? 놀랄 일이 있는데…” 마이클이 수화기를 건네줬다. “크리스챤? 애슐리예요. 안녕하세요! 전 좋아요. 당신은 어때요?” 루부탱은 메리케이트가 프랑스에 오면 그녀를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뉴욕 거리에서 애슐리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정말 재미있었어요!”라고 루부탱은 애슐리와의 만남에 대해 얘기했다. “저는 사람을 일대일로 만나는 걸 좋아해요.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 주변에 25명이 바글댈 필요는 없지요. 그녀는 정말 매력적이에요”라고 루부탱은 계속 말을 이었다. “패션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렇게 말하는 게 바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녀는 피상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그렇다고 제가 이제 피상적인 것을 이제 그만 좋아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어쨌든 우리 사이엔 뭔가 통하는 게 있어요.” 애슐리와의 첫만남 이후로 루부탱은 잡지와 신문을 통해 올슨 자매와 그들의 스타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제게 그들은 일종의 미국적인 기발함을 대변합니다. 그건 아주 드문 일이지요. 왜냐하면 미국은 기발함과는 거리가 먼 나라니까요. 기발함은 영국에 어울리는 단어지요.”
애슐리는 주문을 시작했다. 데꼴르떼, 브뤼지, 요펜. 그런 다음 키스와 작별 인사를 한 후 드 베라(De Vera) 매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페데리코 드 베라라는 사람이 전 세계에서 구해온 온갖 물건들로 가득한 박물관 같은 곳이다. “그는 열성적인 수집가예요”라고 그곳 매니저인 데이비드는 말한다. 애슐리는 로마 동전으로 만든 반지들을 눈여겨봤다. 그러는 사이 메리케이트는 중국의 어느 호수 바닥에서 건져 올린 부식한 나무를 주목했다. “이리 와봐!”라고 메리케이트가 말했다. “이 중 어떤 게 좋아?”라고 18세기 일본 연극 가면 컬렉션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녀는 불만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가면을 가리켰다. 재빨리 결정을 내린 애슐리는 또 한 켤레의 신발(오래된 무용 슬리퍼)을 샀다. “너무 쿨해!”라고 그녀가 말했다. “이건 18세기 프랑스 제품인데 바닥은 수놓아진 실크와 가죽으로 만들어졌어요”라고 데이비드가 설명했다. “정말 멋져요. 벨벳인가요?”라고 애슐리가 물었다. “네, 벨벳이에요”라고 그가 대답했다. “이거 사고 싶어요.” 오후가 지나갔다. 내가 20년 후에 뭘 하고 싶은 지 물었을 때 자동차 뒤에서 졸고 있던 두 사람은 대답하길 주저했다. “그건 말하지 않을래요”라고 메리케이트가 대답했다. “가족과 아이들. 그러니까 제 말은….” “뭐라고 얘기하기 힘들군요.”라고 애슐리가 말했다. “그건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불안해지니까요.”
우린 지금 놀리타 빈티지 매장인 리서렉션 앞에 와 있다. 안에 들어가자마자 두 사람은 패션 기자와 함께 왔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 채 옷걸이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내 말은 그들이 빈티지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애슐리는 흥분했다. 메리케이트도 비비안 웨스트우드 드레스를 살피며 야단법석이었다. 한순간 그녀는 뭔가를 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곧 자제했다. 마음을 달래려고 그녀는 헬무트 뉴튼의 사진집을 집어 들더니 애슐리가 푸치 드레스를 입는 걸 지켜봤다. “너무 오랫동안 쇼핑을 하지 못했어요”라고 애슐리가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마침내 메리케이트가 말했다. “저는 열흘 전쯤에 이곳에 왔었어요.” 그녀는 솔직히 털어놓아서 마음이 편한 듯 보였다. “그리고 매장에 있는 물건 중 절반을 샀어요.” 그녀는 그때 구입한 샤넬 백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책은 살 거예요. 이 책을 찾고 있었거든요. 헬무트 뉴튼 책을 사려고 생각 중이었어요.”
메리케이트는 사탕가게에서 아무것도 사지 못한 어린애 같았지만 이내 맘이 느긋해졌다. 그녀는 빈티지 구찌 스케줄 북을 가리켰다. “그것도 사고 싶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오늘 밤에 자선 행사가 있어요”라고 애슐리가 말했다. “다행히 편한 행사예요”라고 메리케이트가 덧붙였다. 메리케이트에게 뭘 입고 갈 건지 묻자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겠어요”라고 그녀는 얼굴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아마 진과 티셔츠를 입을 거예요”라고 애슐리가 대답했다. “어젯밤에 그것 때문에 고민했었어요.” 애슐리가 편해 보이는 메리케이트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깔깔대며 웃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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