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을 시작하기 앞서, 이전에 댓글로 해석에 도움 주신 플리님께 감사를 표하고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6호선에 '응암루프'가 있음을 알려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이전 편 복습을 짧게 해봅시다!
지난 편에서는 평행곡선을 시작으로 무대에 등장하는 선, 뮤비에 등장하는 선-포스터를 해석해보았습니다.
여섯번째 여름의 핵심인 평행곡선을 평행과 곡선으로 나누어 각각 관계에서의 고난, 시간적 고난을 의미하는 단어로 해석했죠.
평행=관계에서의 고난(만나지 못함)
곡선=시간적 고난(루프)
무대에서는 평행곡선에서 시작하여 '선'을 표현한 안무를 보고 선과 연관된 키워드들을 추려내 보았습니다.
부정적 선(곡선):벽, 꿈, 평행, 지하철
긍정적 선(직선):연결
또, 무대에는 단순히 '선'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장애물(=선)에 대한 저항의 이미지도 함께 등장합니다.
선에 대한 저항: 파괴, 상승, 관통, 연결
이어 포스터 PARALLEL CURVES를 해석하면서 평행은 밤비와, 곡선은 예준이와 연관이 깊고, 뮤비에서도 이 둘이 각자 평행이 상징하는 관계적 고난과 곡선이 상징하는 시간적 고난을 표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습니다.
밤비:평행을 표현→ 뮤비에서 은호와의 핵심적 갈등을 제시
예준:곡선을 표현→ 루프와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추측
↳ 이 편에서는 예준이 루프와 관계 있을 거라 가정하고 뮤비에서의 행적을 풀이해볼겁니다!
우선 이전 편에서 다 설명하지 못한 여섯번째 여름의 마지막 선, 지하철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잠깐 미리 양해를 구하자면 글에서 지하철과 좀 더 포괄적인 단어인 '전철'을 혼용할텐데. 이는 제가 지하철을 해석할 때 지하철 자체보다는 기차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끌어와 빌려 썼기 때문에 그런거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지하철과 기차는 둘 다 전철이고 상당 부분 공통점을 공유하니까 크게 어색하진 않을 겁니다.
4. 지하철
지하철을 선(線) 편에서 다루는 이유는 지하철이 선형의 이동수단이며, 철로라는 선 위에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것 외에도 전철이라는 이동수단이 가진 여러 특징 때문에 전철은 여러 매체에서 '시공간'을 상징하는데 자주 사용됩니다.
전철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는 예전에 기다릴게 밤비 해석을 하면서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썼던 설명을 기반으로 조금만 자세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선 앞서 언급했듯, 전철은 긴 선 형태고, 정해진 철로를 따라 일직선으로 나아가며, 여기에 더해 전철 내부는 외부와 격리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때'와 '장소'에 자유롭지 않은 이동수단이기도 합니다. 이미 달리는 전철에는 오르거나 내릴 수 없고 오로지 역에서 멈춰야만 전철 내부와 외부가 연결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이런 특성 때문에 전철은 어떤 작품에서는 마치 세계와 '독립된 시공간'처럼 표현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연장해 내외부와의 '단절'이란 이미지와도 연결되고, 수많은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좁은 공간에 모이게 된다는 특수한 상황을 발생시키기에 '우연한 만남 혹은 재회'의 이미지로도 많이 활용됩니다.
아마 눈치채셨겠지만 지하철이 가지는 상직적 의미는 평행곡선(관계적 고난+시간적 고난)이 상징하는 바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이별과 만남이란 점에서는 메리골드(이별, 만남의 예언)가 상징하는 의미와도 상당히 유사합니다. 실제로 지하철은 여섯번째 여름에서 핵심적 단어인 '평행곡선'과 '메리골드'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지만 여기서는 평행곡선에 중점을 둬 이야기 하기 위해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지하철≒평행곡선
지하철은 평행곡선 만큼이나 여섯번째 여름에서 매우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정해진 경로를 나아가는 시공간을 우리는 쉽게 멈춰세우거나 쫓을 수 없고, 이로 인해 이별과 관계의 단절이 촉발됩니다.
이 점을 엄두에 두고 뮤비와 무대에 등장하는 지하철을 본격적으로 파고들어 봅시다.
4-1. 뮤직비디오의 지하철
여섯번째 여름의 뮤직 비디오에는 지하철 역이 두 개 등장합니다. 하나는 광흥창역, 다른 하나는 뚝섬역이죠.
또한 이 지하철은 모두 예준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고로, 지하철 해석은 뒤에 이어질 예준이의 해석의 예고편이자 배경지식이 됩니다! 무척 중요합니다!
다시 지하철로 돌아와. 뮤비에 등장하는 광흥창역과 뚝섬역은 각각 6호선과 2호선이 지나가는 역입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두 노선은...
둘 다 작든 크든 '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전편에 말했듯 '루프'를 선의 형태로 시각화한다면 끝과 끝이 맞닿은 '원'의 형태가 됩니다.
예, 뮤비에 등장하는 지하철은 다름 아닌 루프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넘기기 쉽지만 뮤비에는 지하철의 '그림자'가 등장합니다.
정지된 이미지로 보면 티가 나지 않지만 영상으로 보면 예준이를 덮는 그림자가 옆으로 스쳐지나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자는 '어둠'이고, 빛과 상반되는 개념입니다. 그림자는 비와 같이 역경과 고난을 상징하죠.
주목해야할 점은 지하철이 그림자로 표현되었다는 점입니다. 빛은 예준이의 앞에서 들어오고 지하철이 빛을 가로막고 있는 형국입니다. 지하철은 긍정적 개념인 빛을 가로막고, 어둠과 같은 부정적 의미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여섯번째 여름에서 지하철이란 루프를 상징하고 있는 부정적 존재라는 걸 다시 한 번 머리에 새겨둡시다.
또 이 그림자와 관련해서 이야깃거리가 있는데, 아마 시간이 좀 지나서 잊어버리셨겠지만 저희는 이와 같은 그림자를 통한 간접적 표현을 뮤비의 다른 장면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은호가 체육관에 있는 장면입니다. 저는 이전 물과 비 편에서 '비 그림자'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 바 있습니다.
은호가 비가 상징하는 자신의 부정적 감정과 그것의 원인이 된 갈등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창문을 피했음에도 오히려 비가 그림자로 내리는 연출 때문에 마치 실내에 비가 내리는 것 같습니다. 외면해도 새어들어오는 비애를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뜻일까요?
은호의 이 장면에서 비는 분명 바깥에 내리는 것이지만 그림자로 인해 존재감이 연장되어 마치 실내에 내리는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이것이 지하철 그림자에도 적용됩니다.
분명 지하철은 예준의 앞을 지나고 있지만, 그림자는 예준을 덮고 있습니다. 이건 꼭 예준이 지하철의 영향력에 지배받는 것 처럼,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하면 이미 지하철 안에 있는 것 같지 않나요?
또 뮤비에서 예준은 마치 꿈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무대의 지하철 안무를 연상시킵니다.
이 다음은 무대의 지하철을 먼저 보고 이야기하겠습니다.
4-2. 무대의 지하철
지하철 안무를 자세히 보기 전에 지하철 안무가 무대의 어디서 들어가는지 한 번 되짚어 봅시다.
지하철 안무는 브릿지와 마지막 후렴 사이 간주에 들어오는 안무입니다. 브릿지에서 하이라이트를 찍고 마지막 후렴에서 결말로 치닫는 벅참 사이 등장하는 잠시간의 감정 소강상태가 이뤄지는 구간이죠.
브릿지 이전까지의 무대의 전개는 갈등이 점점 고조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갈등이 심화되고 플레이브는 이에 따라 더 큰 감정의 격동을 보여주죠.
그에 반해 지하철 안무 이후의 마지막 후렴에서는 갈등의 해소로 인한 환희가 무대를 지배하는 주된 감정입니다.
즉, 간주에서 이루어지는 소강 상태는 이전까지와는 감정의 색채가 다른 마지막 후렴을 위한 전환점에 해당합니다.
갈등의 심화와 갈등의 해소 사이에 있어야할 전환점, 지하철 안무는 갈등의 해결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지하철 안무는 세 파트로 나누어집니다.
1. 지하철에서 눈을 뜨는 노아
2. 하민의 독무
3.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나오는 야타즈
브릿지 마지막, 하늘을 날아오른 노아는 착지한 뒤 전철에서 눈을 뜹니다.
지하철 안무가 시작되기 직전에 노아는 착지한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제스쳐가 여섯번째 여름 무대에서 '꿈'을 표현하는 제스쳐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전 가사 해석에서 언급했지만 여섯번째 여름에서 '꿈'은 부정적 의미로 활용됩니다. 목표를 향한 노력도, 빛을 찾은 것도 꿈이 되는 순간 깨어나며 모든 게 허사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하철에서 '깨어난' 노아도 마찬가지로 모든 게 헛된 일이 된 것일까요?
바로 앞에서 말했었죠. 지하철 안무가 등장하는 간주는 갈등의 해결이 이뤄지는 전환점이 배치된 곳입니다. 이 전철 안무를 기점으로 몇 가지 키워드에 반전이 일어납니다.
그 전에 잠시 브릿지 마지막, 노아가 '빛나줘'라는 가사와 함께 날아오른 부분을 보겠습니다. 이전 편에서 '평행곡선'에 대한 저항으로 제시한 '상승'을 기억하실까요?
상승은 무대에서 '벽'으로 표현되는 장애물(평행곡선)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읽히기도 하지만, '위'라는 방향 자체가 목적의 공간으로 표현됩니다. '위'는 빛을 추구하는 방향, 비구름이 걷힌 맑은 하늘을 소망하는 방향입니다.
'상승'의 이미지가 포함된 안무는 여러번 등장하지만(특히 후렴의 '빛을 찾았어' 부분) 노아의 공중부양은 무대 전체에서도 가장 강한 추구, 열망, 저항의 이미지를 드러냅니다. 이만한 강도의 저항이 이루어졌는데 바로 직후에 쉽게 허사가 될리가 없죠.
지하철에서 깨어나는 안무는 이전까지와 달리 '각성'의 의미를 가집니다. 구름을 넘을 정도의 높은 상승을 이루어 마침내 벽 너머의 진실을 본 것이죠. 노아는 반복되는 악몽에서 진정으로 깨어나 진실된 현실을 목격합니다.
플레이브는 지하철 안에 있습니다.
순환선을 빙글빙글 도는 시공간에 있습니다.
평행한 루프 속에 있기에 플레이브는 아무리 애를 써도 만날 수 없고 반복해서 꿈에서 깨어날 뿐입니다.
이어지는 하민의 독무에서, 하민이를 제외한 네 명의 멤버를 보면 서로 등을 돌리고 서 있습니다. 이 때, 넷은 마치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있는 듯한 제스쳐를 취한 채인데, 이는 마치 각자가 '방향이 다른' 지하철에 타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플레이브는 시공간을 넘어 달려가려고 애써왔지만 이들의 진로는 엇갈려 있고 열심히 달려도 그것이 만남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이대로면 영원히 빙글빙글 도는 순환선을 달릴 뿐이겠죠.
그러나 이 보이지 않는 네 개의 지하철의 교차점에서 하민의 독무가 벌어집니다.
하민의 독무는 마치 선과 선을 이어주고 보이지 않는 선을 서로 꼬아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서 하민이 이어주는 선에서 인연이 연상됩니다. 하민은 자신의 랩 파트에서도 멤버들 사이를 파고들며 평행곡선에 저항하려 했었죠.
각기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지하철의 교차점에서 하민은 지하철에서 벗어날 수 없는 플레이브 간의 인연을 엮습니다. 멤버들을 하나로 끌어모으려는 하민의 노력은 바로 다음 안무에서 지하철을 하나로 합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하민의 독무가 끝나고 대형이 재배치되는데, 노골적으로 서로 등 돌리고 서 있던 이전과 달리 거의 다 앞쪽을 보고있습니다.
그리고 야타즈가 '사이를 헤치며' 바깥으로 나옵니다.
아까의 각자가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지하철에 있는 상황에서는 '헤치는 것'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지하철은 시공간을 비유하고, 다른 지하철에 있다는 것은 다른 시공간에 있다는 뜻이 되니까요. 서로 간섭할 수가 없습니다.(하민이 랩 파트에서 평행곡선에 막히던 모습을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하지만 이제 서로 등돌리지 않고 사이를 헤치며 나오는 야타즈의 움직임은 이들이 같은 지하철에 있음을, '같은 시공간'에 있음을 암시합니다. 그리고 사람들 '밖으로 나오는' 움직임은 보통 지하철이 멈췄을 때 하는 행동이라는 것도 주목해 봅시다.
하민가 엮어낸 인연이 각자 따로 탄 지하철을 하나로 묶어주었고, 계속해서 루프를 달리던 지하철이 멈추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또한 이렇게 사람들 사이를 해치고 나온 것이 야타즈라는 것도 상징적입니다. 야타즈는 무대 초반 페어 안무를 통해 무대에서 갈등을 가장 명확하게 제시하기 때문이죠. 가장 명백하게 끊어진 야타즈의 인연이 같은 지하철, 마침내 멈춘 지하철에서 다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는 평행곡선으로 표현되던 갈등이 종료되었음을 암시합니다.
전철에서 깨어난 노아는 문제의 본질에 대한 간파를, 하민의 독무는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야타즈가 사람들을 헤치며 나오는 장면은 비로소 이들의 평행곡선이 하나로 합쳐졌음을 보여줍니다.
하민의 독무까지의 지하철은 시공간의 상징이며, 플레이브 멤버 한 명씩을 가둔 각각의 평행곡선입니다. 그러나 독무 이후 하나로 합쳐진 지하철은 멤버들의 만남을 방해하는 존재가 아닌, 오히려 결합의 공간으로 변모합니다.
무엇보다 지하철을 하나로 합치고 문제 해결의 기반을 마련한 주인공이 하민이라는 걸 기억해 둡시다.
무대를 보면 멤버들은 '지하철 안'에 있습니다.
하지만 뮤비에서 멤버들은 모두 지하철에 있기는 커녕, 지하철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돌아와 뮤비의 이 장면을 봅시다. 예준을 덮으며 지하철의 그림자가 지나가고 예준은 이 장면에서 마치 꿈에서 깨어나듯 꿈뻑이며 눈을 뜹니다. 이렇게 글로 늘어놓고 보니, 무대에서 노아가 지하철에서 깨어나던 것과 비슷해 보입니다.
예준을 덮으며 지나가는 지하철의 그림자는 예준이 지하철 안에 있음(=평행곡선 위에 있음=서로 만날 수 없는 루프 속에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어서 예준이 위치한 곳이 '역'이라는데에 주목합시다. 역은 지하철이 멈추는 곳이고, 문이 열리며 지하철의 '안과 밖이 이어지는' 공간입니다. 다른 지하철로 갈아타는 곳이기도 하지요.
즉, 처음에 얘기한 전철의 '독립된 시공간'이라는 특성이 '개방'되며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공간입니다.
예준이 눈을 뜨자마자 지하철은 멈추고, 지하철의 내외부는 연결되었습니다. 순환선을 달리는 지하철(루프)이 일시적으로 멈춘 것이죠.
이렇게 개방되어 바깥의 세계와 연결된 지하철은 무대에서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지하철 바깥으로 나오는 야타즈가 떠오르지 않나요?
뮤비는 루프나 시공간을 상징하는 지하철의 존재가 숨겨져 있지만 무대의 지하철 안무가 뜻하는 바를 간접적으로 충분히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자, 지하철까지 설명해봤으니. 이제 누구의 차례인지 아시겠죠?
본격적으로 예준의 해석을 완성해 봅시다.
5. 예준과 곡선上
먼저 이전 편에서 무대에서 뽑아낸 키워드를 기반으로 부정적 선=(평행)곡선, 긍정적 선=직선으로 설정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곡선 ↔ 직선
부정적 의미 ↔ 긍정적 의미
고난: 벽, 꿈, 평행, 지하철 ↔ 저항: 연결, 관통
곡선은 여섯번째 여름에서 등장하는 고난이나 장애물을 말하고, 직선은 이에 상반된 개념으로 저항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직선은 실제 여섯번째 여름에 존재하지 않고, 해석이 용이하도록 제가 임의로 추가 투입시킨 상징물이라는 걸 알아주세요.
그리고 이전 포스터 해석에서 예준이 'CURVES' 즉, 곡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는 평행곡선을 평행/곡선 두 개로 나누어 곡선과 연관된 예준이 '시간적 고난'과 연관있다고 잘라냈지만, 여기서는 평행과 곡선을 굳이 나누지 않고 (평행)곡선으로 생각할 겁니다. 관계적 고난을 일부러 해석에서 배제할 겁니다.
자, 이제 환경 세팅(?)이 끝났으니, 이번엔 이전 편을 되짚어 봅시다. 과거 물과 비 편에서 예준이의 해석을 했던 것을 기억하실까요? 이전에 해석을 했을 때는 미완으로 끝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뮤비에 한정해서 알아낼 수 있는 맥락으로는 예준의 행동과 동선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앞서 뮤비에 등장하는 포스터를 통해 예준이 곡선을 표현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포스터 해석 편>> https://cafe.daum.net/plave/aaHC/146185?svc=cafeapi
사실 해석의 결론은 이미 나왔습니다. 예준은 곡선(시간적 고난)을 나타낸다.
그래서 저는 이번 예준의 해석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진행할 겁니다.
이미 나온 결론을 바탕으로 물과 비 편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예준의 동선을 다시 되짚어 보고 새로 해석해보는 시간을 가질 겁니다. 해석을 역으로 진행해보는 거죠.
어쨌든 만약 앞으로의 해석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습니다. 예준의 동선은 '시간적 은유'다.
먼저 물과 비 편에서 설명했던 예준의 동선의 특징을 요약 정리하겠습니다.
광흥창역에서 내림
비 오는 바깥에서 우산을 제대로 씀.
뚝섬역의 플랫폼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지하철을 기다림
아마 이상한 점을 눈치채신 분도 있을텐데, 보시면 예준의 동선은 지하철역(광흥창역) → 지하철역(뚝섬역)이라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동선을 보입니다.
보통 지하철역에서 다른 지하철역으로 이동할 때는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때인데, 역의 위치를 보면 6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이동했다기에도 동선이 불합리합니다.
이전에는 해석이 여기서 막혔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예준의 동선을 공간적으로 생각했을 때 나올 수 밖에 없는 오류입니다. 앞서 말했듯 관점을 시간으로 전환해 봅시다.
예준이 출발한 광흥창역은 6호선에 포함된 지하철역입니다.
노선을 참고하시면, 6호선에는 '응암루프'라는 별명이 붙은 독특한 루프 구간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앞서 6호선 또한 '루프'를 표현하고 있다 해석했었죠.
그런데 잘 보면 광흥창역은 이 루프에 포함된 역이 아닙니다. '루프를 빠져나오고' 몇 정거장 지난곳에 위치해 있죠.
예준의 동선을 시간적으로 해석했을 때, 광흥창역에서 내린 예준은 이미 루프에서 탈출해 있습니다. 또한 응암루프에서 광흥창역까지 지나간 역을 생각하면 탈출한 뒤 시간도 꽤 지난 시점입니다.
예준이 루프를 탈출했고 그 이후로 시간이 지났다는 증거는 예준이 아닌 그의 곁을 지나치는 행인에게 있습니다.
보시면 하복을 입고 있는 예준과 달리 주변 행인의 복장은 계절감이 다릅니다. 아무리 비가 오고 있다 해도 복장이 여름이라기엔 두껍습니다.
루프는 특정 시간대가 반복되므로 일정 시점 이후로 미래로 나아가는게 불가능합니다. 계절감이 다른 행인의 복장은 예준이 위치한 시간대가 다른 멤버들과 차이가 있음과 동시에 그가 루프에서 탈출해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오로지 시간에 주목하여 상황을 본다면 우산을 쓰고 길을 걷고 있는 예준의 상황도 다른 시선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참고)이전 물과 비 편에서는 밤비를 해석한 도식을 그대로 적용하여 '관계적 관점'에서 해석하였고, 우산을 쓰고 낯선 타인의 무리 중 하나가 된 예준이 밴드부와 심적 거리가 매우 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해석은 예준의 감정과 행동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고 결국 해석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준은 비가 오는 바깥에 있지만 우산을 제대로 쓰고 있어 비를 맞지 않습니다. 예준이 들고 있는 우산은 고난을 상징하는 비를 방어하지만, 비가 개어 빛이 비치는 상태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는 루프를 탈출했지만 정말 바라는 상황, 플레이브 멤버와의 결합은 이루어지지 않아 홀로인 예준의 상황과 유사합니다.
예준의 우산은 '혼자서 루프 탈출'이라는 반쪽짜리 성공을 의미합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예준 해석의 일부와 하민의 해석은 다음편으로 나웠습니다. 글은 이미 완성되었으니 오늘 안에 업로드됩니다.
이번편부터 글이 좀 어려워지는데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 노력했지만... 혹시 설명이 부족하다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댓글 달아주세요. 글 봐주시는 플리여러분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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