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탈크 제품에 석면이 들어가 문제가 되었지만, 사실 탈크와 석면을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오류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급 발암 물질로 오랜 기간 호흡기로 흡입하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모든 탈크에 석면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며,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제대로 정제가 되지 않은 탈크 때문. 천연 탈크가 온전한 정제 과정을 거쳐 석면이 제거되었다면, 탈크를 화장품에 사용할 때 문제가 된다는 걸 입증하는 연구 결과는 아직까지는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베이비 파우더를 바르는 과정에서 탈크가 몸에 들어가게 되면 생식기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결론짓기도 했으니, 가능하면 성기에 파우더가 닿는 것은 피하는 게 좋을 듯.
2 외국 브랜드 제품은 괜찮을까?
유럽과 미국에선 베이비 제품 등에 사용하는 탈크의 경우 석면 검출 금지를 규격 기준으로 정해 놓고 관리하고 있다. 일본 역시 탈크 제품에 대한 정부 권고 사항을 명기해 놓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그나마 안전할 거라는 게 업계의 의견.
3 탈크 프리 제품들에 문제는 없을까?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의 저자인 폴라 비가운에 따르면, 옥수수 전분과 쌀 전분은 탈크 대체품으로 썼을 때 질감이 좋은 파우더이지만, 간혹 모공을 막고 여드름이 생기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심한 여드름 피부나 지성 피부의 경우 피지나 땀을 제거한 다음 사용할 것.
에디터가 찾아낸 탈크 없는 파우더
화장품 석면 파동이 일어난 다음, 화장품 브랜드의 고객 상담실에는 ‘탈크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은 무엇인가요?’란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하지만 의외로 탈크 프리 제품은 소수에 불과했다. 즉 유기농, 자연주의 화장품이라고 해도 탈크를 아예 쓰지 않는 것은 아니며, 최근 인기 있는 미네랄 화장품도 마찬가지였다. 각 브랜드 제품의 성분 표시를 뒤져 꼼꼼하게 찾아낸 탈크 프리 제품을 소개한다.
powder 미카, 일라이트, 카올린 파우더
100% 미네랄 성분의 미세한 파우더로 지속력이 뛰어나고 피부 밀착력도 좋다. 쉽게 뭉치지 않으며 가볍게 피부 표현이 가능한 제품. 3만원
2. 오리진스 오가닉 리프레싱 바디 파우더
powder 카사바 녹말
타피오카의 원료인 카사바 녹말로 만든 파우더로, 질감이 가벼운 것이 특징. 유기농 클로브, 레몬, 라벤더, 만다린, 제라늄 등의 에센셜 오일 혼합물이 들어 있다. 3만원
3. 줄리끄 실크 피니싱 파우더
powder 옥수수, 쌀 전분
피부 톤을 고르게 정돈하고 모공을 커버해 주며 번들거림을 잡아주는 파우더. 시트러스, 라벤더, 로즈 세 가지 향. 4만9000원
4. 제니스웰 24시 스킨케어 파우더
powder 옥수수, 쌀 전분
천연 성분이라 피부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바르고 자도 되는 파우더. 피지를 잡아주어 보송보송함을 유지해 준다. 2만6000원
5. 바이바이 블레미쉬 탈크 프리 코렉티브 미네랄 by dnshop.com
powder 미네랄 파우더
트러블 피부를 진정시켜 주는 유황 성분이 들어 있으며 과도한 피지와 오일을 빠르게 흡수해 준다. 모공을 막지 않아 민감한 피부에도 문제없이 쓸 수 있다. 2만6500원
6. 메이크업포에버 HD 파우더
powder 실리카 파우더
피부의 결점을 감추어주는 미세한 파우더로 파우더를 바른 자국이 얼굴에 남지 않으며 보송보송한 마무리감이 특징. 흰색이지만 바른 다음에는 투명하게 마무리된다. 4만3000원
7. 아베다 이너 라이트 루즈 파우더
powder 미카(토양 미네랄)
토르말린이 들어 있어 피부에 화사한 윤기를 주는 파우더. 보습 성분이 미네랄 성분과 결합해 피부가 건강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3만2000원
내 손으로 만드는 탈크 프리 파우더
베이비 파우더나 미네랄 파우더는 다른 천연 화장품에 비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시중 제품이 못 미덥다면 직접 만드는 것도 방법. 재료는 서울 을지로에 있는 방산시장에서 직접 구입하거나, 버블뱅크(www.bubblebank.net/), 천연올(www.nall.co.kr/) 등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살 수 있다.
베이비 파우더
옥수수 전분과 천연 허브 가루가 들어 있어 아기 피부를 보송보송하게 만들어주는 파우더.
재료 옥수수 전분(콘스타치) 75g, 화이트클레이 15g, 캐머마일 가루 10g, 라벤더 에센셜 오일 3방울
2 스푼으로 문지르듯 골고루 섞어준다.
3 고운 체에 여러 번 내려 가루를 곱게하면 완성.
미네랄 페이스파우더
천연 클레이가 들어 있는 탈크 프리 파우더로 모공을 막지 않는다. 가루가 미세하기 때문에 발랐을 때 허옇게 들뜨는 현상도 잘 일어나지 않는다.
재료 카올린클레이 27g, 옥수수 전분 10g, 진주 가루 3g, 티타늄디옥사이드(가루) 2g, 핑크클레이 4g, 그린클레이 2g, 옐로클레이 2g, 라벤더 에센셜 오일 3방울
1 볼에 카올린클레이, 옥수수 전분, 진주 가루, 티타늄디옥사이드를 넣고 스푼으로 잘 저어준다.
2 핑크·옐로·그린 클레이를 조금씩 섞으면서 원하는 색상을 만든다. 기존에 쓰던 파우더와 색상을 비교하면서 만들면 쉽다.
3 2에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떨어뜨려 섞은 다음 가루가 고와지도록 체에 여러 번 내린다.
4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휴대용 분첩이나 천연 화장품 재료 판매점에서 파는 파우더 케이스에 넣고 쓰면 된다.
TIP
1 파우더를 만들 때는 보통 옥수수나 쌀 전분을 많이 이용한다. 이때 옥수수 전분은 함량이 97% 이상 되어야 한다.
2 파우더는 다른 천연 화장품에 비해 잘 변질되지 않지만, 그래도 3개월 안에 다 쓸 분량씩 그때그때 만들어 쓰는 것이 좋다.
3 캐머마일 가루는 트러블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있다. 카렌듈라 분말이나 라벤더 분말로 대체해도 된다.
4 티타늄디옥사이드는 미네랄의 한 종류인데, 자외선을 차단하는 성분 중 가장 천연에 가까운 재료.
정선아
소아과 약을 전문으로 조제하는 약사이며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천연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블로그(blog.naver.com/bubblebank/)를 운영 중. 최근 천연 화장품 만드는 레시피를 소개한 『약사 버블워니가 만드는 천연 화장품』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