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회차 맞는 한국 최초 꼬미씨움
장태섭 토마 광주 Se. 명예기자
한국 레지오 마리애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첫 꾸리아였던 목포 산정동성당의 매괴의 모후 꼬미씨움(단장 김홍선 프란치스코)을 찾았다.
1953년 5월31일 우리나라에 레지오가 도입된 후 2년 후인 1955년 10월9일 우리나라의 첫 꾸리아로 승인되었던 매괴의 모후 꼬미씨움은 호남지역에 처음으로 복음이 전해진 목포 산정동성당과 이웃해 있는 경동성당, 북교동성당, 연동성당, 대성동성당, 연산동성당의 꾸리아로 구성되어 있다.
산정동성당은 광주대교구에 신앙이 처음 전파된 시원지이자 옛 교구청이 위치한 신앙의 요람이기도 하지만 한국전쟁 때 순교한 세 분의 사제와 두 분의 신학생이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며, 한국의 레지오 마리애가 처음 도입된 곳이기도 한 역사적인 성지이기도 하다.
이곳은 조선교구 8대 교구장인 뮈텔 주교에 의해 1897년에 설립된 광주대교구 첫 본당이라는 점에서 광주, 전남 지역 가톨릭교회의 시발점이자 선교활동의 구심점이 되었던 곳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광주대교구 4대 교구장 패트릭 브레넌 몬시뇰, 산정동성당 토머스 쿠삭 주임신부, 존 오브라이언 보좌신부가 북한군에 의해 북한으로 피랍되어 가는 도중 대전에서 처형된, 순교 사제의 사목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1953년 5월31일 한국에 레지오 마리애가 처음 도입되어 3개의 쁘레시디움(산정동성당의 ‘치명자의 모후’, ‘평화의 모후’, 경동성당의 ‘죄인의 의탁’)이 주회를 시작한 한국 레지오의 뿌리이기도 하다.
이후 ‘매괴의 모후’ 꾸리아는 1986년 10월19일 꼬미씨움으로 승격이 되었으며 지난 8월19일 제800차 월례회의와 함께 기념식을 가졌다.
비대면 상황에서도 빛나는 접촉 활동
매괴의 모후 Co.은 본당차원에서 기획한 활동에 대하여 레지오 단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활동을 권장하였다. 활동방법은 3개 지역을 구분하여 3개 조를 편성하여 각 지역의 인구이동이 가장 많은 장소(교통 요충지인 4거리, 은행 앞, 산책로 입구)를 선정하여 비치 파라솔을 설치하고 활동을 시작하였다.
어깨띠와 단체 조끼를 착용하고,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며 주위의 쓰레기를 줍는 등 적극적인 접촉보다는 봉사활동을 통하여 주민들과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마스크를 전달하고 천주교를 알리는 홍보물을 건네며 안녕을 빌어주면서 자연스럽게 접촉을 시도하여 비대면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민들의 호응을 얻어 많은 주민들의 면담과 자기소개서를 받을 수 있었다.
단원 중에 미용기술을 가지고 있는 단원의 활동 사례를 전한다.
미용기술을 가지고 있던 단원은 매주 주위에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머리를 다듬어 주고 염색까지 해주는 미용봉사를 꾸준히 하고 계셨다. 해당 단원도 고령이라 힘들었지만 미용 봉사를 원하는 이웃들이 있으면 언제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가 정성껏 봉사를 해주었다.
어르신들이 그 마음에 감사하며 시원하다는 말씀을 해주시면 힘들었던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고 한다. 주님과 성모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이라 말하는 단원은 건강이 허락하는 시간까지 계속 미용봉사를 할 수 있도록 매일 성모님께 청한다고 한다.
딸을 선교하기 위하여 간절한 마음을 담아 활동해온 한 단원이자 엄마의 활동사례도 소개한다. 그 단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딸을 신앙으로 인도하기 위한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고 했다. 다른 지역에서 바쁘고 힘든 생활을 하는 딸에게 엄마의 사랑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전할 수 있을까 깊이 생각했다.
“선교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로마 10,14-15)라는 말씀 안에서 비록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멀리 있는 딸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으로부터 신뢰하며 응원하고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것이라 생각하고 아침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지친 생활에 힘과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사랑을 전하는 문자를 보내며 그 안에 복음 말씀을 한 구절씩 전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종교와 신앙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러면서 딸이 신앙인으로 인도되는 은총을 받았다. 매일 마음을 담아 전하는 복음 말씀의 힘으로 신앙을 시작한 딸은 그해 성탄을 맞이하여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 지금도 계속해서 매일 복음 말씀 한 구절과 사랑을 전하는 문자로 서로의 사랑을 전한다고 한다. 더불어 하루를 시작하는 사랑의 나눔이 단원 가정을 예수님께로 향한 사랑의 마음으로 이끌어 주고 있다고 믿는다.
새롭게 시작하는 레지오 계획
김홍선 프란치스코 Co. 단장을 비롯하여 부단장 양서경 가브리엘라, 서기 고민숙 아가다, 회계 송선희 에밀리아 간부들은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레지오를 다짐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전하였다.
그동안 비대면으로 활동하지 못했던 단원들을 위한 영적 양식을 채워주기 위해 꼬미씨움 차원에서 전 단원 교육을 실시하고 직속 평의회별로 계획하고 있는 교육과 피정 등을 통하여 단원모집과 쁘레시디움 활성화에 활력을 주려고 한다.
한국 레지오 마리애의 큰집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그에 따른 무게감도 느낀다. 산정동성당 매괴의 모후 꼬미씨움을 통해 레지오 마리애가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사진설명(위로부터)>
_ 제800차 월례회의
_ 첫 쁘레시디움인 평화의 모후(좌)와 치명자의 모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