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백아산 [1/2] : 맑은 날 정겨운 분들과

[동그라미]

2024년 3월 9일

화순 백아산

지난주에 이어 귀한 미답지를 밟게되는 날이 시작되었다.

이번엔 게다가 블랙야크 100+ 이다. 오랜만에 블랙야크에서도 점 하나 찍게 되었네.

블랙야크 100은 다했고,

100+, 백두대간 은 반절 좀 미달이다~ (블랙야크 인증성공 기준) ^^

주중에 회장님으로부터 톡이 온다.

백아산이 산방에 잡혔다는데....

그래? 네이버지도에 산방표시가 없던데...

살펴보니, 등산로 설정을 해주어야 하는 걸로 바뀌었다. 방심했다.

사인여천 대장님이 사전에 산림과에 문의를 했는데, 산방이긴 한데, 통제를 심하게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응? 애매한데....'

삼삼오오 개별로 갈때에야 기동성있게 상황을 대처할 수 있지만,

단체로 이름까지 걸면서 가는 상황이라, 조치가 필요해보인다.

다른 산꾼들은 어떻게 했나.... 블로그들을 열어본다.

크게 어려움없이 신고하고 갔다올 수 있음을 확인하고, 회장님과 소통한다.

회장님께서 군청에 신고를 하기로.

나중에 허가증까지 그럴싸하게 받았다.

'회장님외 39명? 좀 더 쓰시지...ㅎ'

당시 신청인원이 34명이었었는데, 39명으로 오르면서 예언이 거의 적중한듯.

회장님 지시에 따라 폼나게 산행신청방에 산행허가증을 공시해놓는다.

'뭔가 있어보이는걸? ㅎ'

동절기를 지나 새순이 올라오면서,

대한토에도 예전의 참여 열기가 살살 올라오나~~

주중에 가열찬 신청과 취소를 거듭하면서, 막판에 신청 상승세를 타서,

간만에 차안의 분위기가 후끈해졌다.

새로운 얼굴들도 보이는것이 포텐셜을 올리는 것 같아 좋았다.

바람이 여전히 차다.

동장군이 막바지로 느껴진다.

대강 이번산행까지에만 주둔하다가, 봄을 내어주며 퇴장할 거 같다.

멀미를 호소했던 솔암님께 앞자리를 봐드리고,

뒤로 와 자리에 앉는다.

그러면서, 찬찬히 살펴보니,

대한토는 대강 연배높으신분들을 위해 앞자리를 내어드리는 미덕이 잘 만들어져 있는듯.

운영진에 깊이 들어와 있다보니, 다시금 그런것들까지 눈에 들어온다.

빠르게 운영진 언저리로 나갈날이 오겠지. 그때가 그립다. ㅋ

기왕이면 젊은 분들을  끌어 들이고 가려고 노력한다.

화순은 전남에 위치해 있어도, 차로 그리 멀지는 않다.

2시간이 채 안되어 화순에 들어왔다.

깔끔해보이는 시가지와 개천이 눈길이 간다.

하늘도 파랗고... 차내에서바라보는 풍경에서는 한기가 없어서,

마냥 평화스러워 보이기만 하다.

백아산 관광목장으로 차가 좁은길로 올라간다.

"버스가 올라갈 수 있나?"

하는 놀라움을 뒤로 하고, 한번 10m 알바를 거친후, 거침없이 올라간다.

이후 거친 숨소리를 내뿜은 후, 버스가 번듯한 넓은 터에 우리를 내려준다.

"이야~~ !!"

내려서서 맞이하는 신선함이 첫째요~ 파란 하늘이 둘째요~

벌써부터 탁트인 청아한 조망이 우리들에게 웃음과 활기를 주기 충분.

화장실이 멀어서, 단체사진에 좀 시간이 걸려도,

끊이지 않는 담소로 지루함이 없다.

군집해 있는 한 가운데에 초롱님이 보이는데,

4월 6일 산행에서 부상중인 바른길대장님 대신에 다큐님이 주작덕룡을 자원주관하시기로 했고,

후미에서 거들겠다는 부창부수 초롱님의 신규 대장업무계획를 전해듣고

그리로 가서 감사의 멘트를 드린다.

"사진찍는데 앞에서 가리고 있어!!!!"

아직 저만치 화장실에서 바삐 걸어오고 있는 사람들을 익히 보고

단체사진이 지연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었던 터라,

강한 존재감피력을 원하시는 산작골님께 돌아가 인사를 드린다.

"나 여기에 와있다는 뜻이시죠?"

백아산 정상까지 3.1km.

높이가 810m, 현재높이가 300고지이니... 오늘은 껌인데??

걷고있는 주변분들과 이런저런 근황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루산행을 시작한다.

날도 좋고, 기분도 좋고 아무튼 이래저래 좋았던거야 (솔리드의 천생연분의 가사)

청년시절 당시로선 어색했던 랩을 흥겹게 불러온 노랫가사가 떠올려진다.

이런말하면 지금은 MZ 세대로부터 따를 당할테니, 말보다는 지면을 빌어 살짝 적는다.

아차차. 오늘도 후미지.

중간후미부에서 즐겁게 걷다가 잠깐 망각한 오늘의 미션이 떠올리면서, 뒤로 빠진다.

이미 바닥지 하나 놓친거 같은데...

뭐~ 입산허가까지 받은 상태이니,

자랑스럽게 대놓고, 우리 여기 왔노라 하지머.

각시바위?

저게 왜 그런고?

도깨비같은 두개의 뿔을 가지고 있는 바위가 나무가지들을 앞에 두고 올려보인다.

급경사 짧은코스, 완만 긴 코스??

후자를 선택하고자 하는 삼불봉님한테, 짧은길로 권하는 귀뚤이님.

GPS를 연다.

'길은 하난데??'

일단 급경사길로 오르니, 이내 완만한 길이 돌아서 와 만난다.

바이크 길 같다는 터보맨님의 센스있는 말씀에, 아하 그렇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경사라 해도 평이한 길인것으로 보아,

오늘 전반적인 코스의 순함을 예견케한다.

무전으로 선두의 거침없는 질주가 전해온다.

두 주 연속으로 주관의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사인여천 대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안고,

무전으로 들려오는 소식에 화답을 해드린다.

오늘 간만에 참석한 맥대장의 중간 지휘의 무전도 산행의 활기를 듬뿍 올린다.

이따금 굴이 보이는데...

난리를 피해가려는 은신처인가.. 아님 전장에서 작전에 활용되었던 진지인가...​

한번 검색해 본다.

1945년 해방 이후부터 1950년 6·25 전쟁 때까지 전라남도 화순군 백아산 일대에서 국군과 북한 비정규군[빨치산] 사이의 전투가 벌어졌다. 백아산은 인천 상륙 작전으로 남한에 고립된 북한군과 좌익 게릴라들이 순창 회문산 및 지리산 등과 더불어 아군과 수많은 전투를 벌였던 격전지의 한 곳이다. 백아산 일대에서 활약한 유격대는 여수·순천 사건의 잔류 반란 세력과 탄압을 받은 좌파 인사가 중심이 되었다. 6·25 전쟁 후 인민군 잔류 세력이 백아산 등에 입산하여 게릴라 활동을 전개하였다. 8·15 해방 후 남로당 활동에서 유격 투쟁을 배합하게 된 것은 1948년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을 반대하는 투쟁에서 비롯된다. 남로당을 비롯한 좌익 활동에 대한 탄압과 주요 핵심 인물에 대한 검거 선풍이 남로당이 폭력 전술로 노선을 바꾸게 한 주요 요인이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저런저런....

백아산이, 최근들어 다시금 시작된 이념전쟁의 시작부를 화려하게 장식한 본거지로군.

안타까운 우리의 현대사의 아픔을 안고 있는 곳이었다.

그 테마를 머릿속에 단단히 무장하고, 다시 한번 꼭 와봐야겠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법.

고도를 높여가면서 보여주는 조망이

걸음을 수시로 멈춰세운다.

산을 즐길줄 아는 등불대장이 봄총무님을 동생삼아, 다정하게 절벽으로 갔다 되돌아오는 길에 만난다.

기다려주니, 넘어오라는 봄총무님이 따뜻한 마음.

"길이 좁아서, 먼저 오세요~"

"동대장님은 뚱뚱해서 같이 못지나가~"

하면서, 확인사살을 해주는 등불대장 ^^;;

그러고보니, 수아님은 사진찍을때 나보고 얼굴이 반쪽이 되었다는데...

이렇게 차이가 있을수가.

수아님한텐,

"그렇게 말도안되게 치켜세우는 의도가 뭐에요?"

하자,

뚱뚱한 아기에게 할머니가 얼굴이 반쪽이 되었다며 안쓰러워하더라는

어디서 들은 이야기를

날리면서 깔깔 웃는다.

"뭐여어~~~~ 이걸 어떻게 받으라는 거여~~"

썩소를 날리면서 단체사진 촬영대열에 섰었던 좀 전 상황을 반추해본다.

그 다정한 남매가 서있었던 곳에 올라선다.

이런이런...

그래~ 내가 들은게 이해가 되는구만.

대전 S 안내산악회에서 여기서 사고가 났었었는데,

이후 그 산악회 회장님이 그 양반에게 가지말라고 말라고 그렇게 당부했었는데,

결국 가서 낙상했다고 하소연했던 일화가 떠올려진다.

주 등로는 순하기도 하고, 안전설비를 잘 갖추어 정말 안전하기 짝이 없는데,

이탈하여 보이는 바위등성은 정말 아찔한 곳이 다수를 이룬다.

주로 사진욕심에 끝에 섰다가 변을 당하기 일쑨데,

안전산행을 다시 한번 무전으로 강조한다.

올라가면서 보여지는 절경의 깊이는 더욱 훌륭하다.

멋진 맥대장 사진도 담아보고,

예쁜 봄총무님 사진도 담아보고,

사진찍기 싫어하시는 회원님들은 부로오드하게 경치속에 묻어 담는다.

하늘다리가 멋들어지게 나타났다.

이미 고도는 700을 넘었다.

100만 남긴 호젓함을 멋들어진 풍경속에서 맘껏 누린다.

이날 거침없이 앞에서 달렸을 선두그룹에게 고마음을 느끼면서,

우리라도 그 순간 그 곳을 여유롭게 마음껏 누린다.

역광이구만.

하늘다리를 빠른 걸음으로 넘으면서, 뒤에서 제대로 빛을 받는 회원님들을 남긴다.

빨치산과 토벌대의 슬픈 총겨루기로 인해 하늘로 날아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하늘다리.

나중에 곱씹어볼거라고 찍은 사진을 통해서, 예상치 못했던 마음의 묵직함을 느낀다.

결국 희생자는 민중이 되는 것을.....

그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소중함을 되새긴다.

[옥이이모]

후기를 읽고 잇자니 가지 못한 아쉬움이 크게 밀려오네요. 더군다나 100+ 라니 ㅎ

그래도 동대장님 후기와 사진을 보니 백아산의 모습과 그날의 즐거움이 떠올려집니다.

이번 후기는 더욱 긴데요? 그만큼 그날의 감동이 컷다는 얘기겟네요.

후기 잘 읽고 갑니다.

[동그라미]

옥대장이 없어서 많이 허전한 하루였습니다. 거의 완쾌되신거 같은데 곧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