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인생
김현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COVID-19) 팬데믹이 2020년 1월 30일부터 시작되었다. 세계 보건기구(WHO)에서는 3년 4개월 만인 지난 2023년 5월 5일에 팬데믹의 종식을 선언하였다. 이제 COVID-19은 독감과 같은 엔데믹(풍토병)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COVID-19은 변이를 일으키며 감염을 일으키고 있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계속 개발, 접종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게 되었다. 팬데믹 초기에 약국이나 마트에서 마스크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구입하기 위하여 줄을 서고, 마스크 수도 제한받는 뉴스도 보았다. 가격도 상당히 비쌌는데, 후에는 구하기도 쉬워지고 가격도 많이 내렸다.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에 마스크가 착용된 것을 보게 되는 초기에는 참으로 어색하고 우습기도 하고 이상하였다. 그러다가 마스크 착용한 너와 나의 모습은 일상이 되었다. 마스크는 외출 시에 반드시 챙겨야 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거의, 아니 전혀 없었다. 간혹 추운 겨울에 찬 바람을 피하고 싶을 때나, 혹은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마스크를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마스크를 한 사람을 아주 중병에 걸려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함에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기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려고 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행동하는 장면들을 많이 볼 수는 있었지만.
코로나 엔데믹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어 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이나 면역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아직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진료를 위한 의사 만남, 병원 방문, 검사, 치료 등 의료 관련 장소에서는 지금도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많은 사람이 모이고 특히 실내에 환기가 잘 안되는 장소에서 밀폐, 밀집, 밀접한 것을 피하고,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추운 날씨에 바람을 피하기 위하여도,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마스크를 부담 없이 사용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오래전부터 아주 보편화되어 있었고 자연스럽다. 요즈음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많은 산불이 여러 곳에서 일어났다. 밴쿠버에서도 최근 7년간 산불에 의한 미세먼지에 관한 주의 경보가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길지 않은 미세먼지 주의 경보 기간 때문에 마스크 착용한 사람들은 거의 보지 못하였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주치의로부터 소개받은 전문의를 만나게 된 일이 여러 번 있었다.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의사들이었지만, 마스크를 하고 있으니, 서로 눈, 이마, 머리만 보게 되고, 전체적인 얼굴을 한 번도 직접 서로 보지 못하였다. 인터넷으로 의사 이름을 검색하여 사진으로 얼굴을 보는 수밖에 없었다. 같은 이름을 가진 같은 분야에 있는 의사들일 경우에는 다른 사람으로 오해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 후에 길에서라도 우연히 부딪쳐 만나게 된다 해도 못 알아볼 것 같다.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대화로 의견을 소통한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으로 인하여 전체적인 얼굴에서 나타나는 감정, 느낌으로 전달하는 교류가 없게 되어 아쉽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우리 손주들 학교에서도 학생들, 교사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부하였다. 최근에야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동급생 학생들 사이에서도 3년 이상 마스크 착용한 모습만 보다가 마스크를 벗고 폭풍 성장하며 많이 달라진 얼굴 모습에 서로 잘 알아보기 힘들었다고 한다. 마스크를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손녀가 복도를 지나다가 선생님 한 분과 지나치게 되었다고 한다. 누군가 하다가 생각하니, 바로 담임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마스크를 착용한 선생님만 보다가 실제 선생님을 잘 알아보지 못했다고 하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어 손녀들과 함께 웃은 일이 있다.
우리 손녀들은 이란성 쌍둥이로서 눈, 코, 입 등 아주 똑같아 보이는데, 얼굴형과 이마 부분이 약간 달라서 가족은 잘 구분하고 있다.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구분이 잘 안된다고 한다. 어릴 때는 엄마가 한 손녀는 머리를 하나로 묶고, 다른 손녀는 양쪽 두 갈래로 묶는 등 헤어 스타일을 다르게 하여 주었다. 커지면서 같은 헤어 스타일이 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니, 학교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구별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짓궂은 남학생이, 한 손녀를 보고, 그다음에 다른 손녀를 만나게 되니, “Oh, I have a double vision”이라고 하며 놀렸다고 한다. 손녀들은 마스크를 벗은 지 상당히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학생들이 자신들을 잘 구별하여 알아보지 못한다고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다.
독감과 마찬가지로 코로나가 완전히 우리 주위에서 종식되지 않았기에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은 장소와 밀집 여부에 따라 마스크를 계속 사용하고 지낸다. 한국의 노인 주간 보호 센터를 보면 모든 어르신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계속 변이되는 코로나로 인하여 마스크를 착용하며 주의하며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작된 마스크 착용이 우리 인생에서 언제나 완전히 없어지게 될 것인지?
첫댓글 이번 주(12/15)조선일보에 발표합니다.
한국 방문 때, 남녀노소 마스크 착용한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랬어요.
우리는 사람이 많은 슈퍼나 실내 공공 장소에선 사용하고 있답니다.
뭐라 하거나 말거나 ... ㅎㅎ
마스크 사용 의무화로 인한 에피소드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어떤 전문의와는 아직도 전화 인터뷰로 처방과 치료를 받고 있답니다.
이상한 세상을 살고 있네요.
얼굴을 직접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도 알아볼 수 가 있고, 대화를 하면서도 얼굴 표정과 감정을 느낄 수가 있어요. 그런데 한번도 직접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하고 대화하면 의견 교류는 되지만, 무언가 온전치 못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사람은 얼굴 전체, 몸의 동작으로 표현하며 전달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급성 맹장염으로 응급실로 달려가 난생 처음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시술 전에 방문한 외과의사 (여), 담당 간호사 (남), 레지던트 (여), 마취사 (남)등 모두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데 얼굴을 못 보니 어떻게 생겼는 지 하나도 생각이 안나요. 최소한도 성별은 생각이 나는데.
저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니 그 사람들도 제 얼굴 모르겠지요. ㅎㅎㅎ
요즘 감기는 아주 오래가고 빨리 낳질않아 될수있음 이곳도 사람이 많은곳엔 필수로 마스크를 써야 나도 좋고 상대도 좋다고 봅니다
요즈음 감기, COVID-19, 독감, 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가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노인들에게 RSV vaccine 접종도 권장하고 있지요. 마스크를 착용하며 주의하며 살아가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