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이니 전술이니 하는 용어들이 다 군사학이나 전쟁에서 사용되는 용어라는 것은 아는 사실입니다. 마케팅이나 전쟁이나 경쟁자와의 치열한 싸움에서 이겨야 살아남고 승리하면 승리자가 모든 것을 갖게 되는 살벌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치열한 생존의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좋은 공격전략과 좋은 방어전략을 두루 준비하고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웹이 일반화되지 못한 아날로그 시대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참 편했습니다. 소비자의 욕구를 잘 파악해 그것을 충족시키면 성공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충족의 수준을 넘어 만족과 감동을 주는 수준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그 만족과 감동은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만을 주는 것에서 벗어나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마음을 들어주고 그것을 제공해 주는 정도까지 발전을 해야 경쟁 기업보다 우위에 서는 것입니다. 즉 내 생각(기업)을 가지고 충족을 시켜주겠다는 마인드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만족, 감동은 커녕 충족도 시켜주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나만이 가능했던 소비자 충족 정도는 이미 경쟁 기업들도 다 제공하는 수준이 될 정도로 기술이나 서비스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이제 우리의 타깃은 소비자나 시장이 아니라 우리의 경쟁사와 눈에 보이지 않는 글로벌 경쟁 기업까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더욱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마케팅이 되었습니다. 다 어울려 같이 성공한다는 상생의 전략은 없고 오로지 일등만 기억하고 살아남는 냉혹한 현실이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경쟁자들의 강점과 약점을 찾아서 그것을 적절히 공격하고 방어하고 또 언제, 어떻게 공격과 방어를 해야 하는 지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지난2,500년 간의 전쟁사를 연구한 클라우제비츠의 전쟁 전략 원칙을 마케팅에 접목한 앨 리스와 잭 트라우트 저서“마케팅 전쟁”은 이러한 내용들을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책에는1) 집중의 원리, 2) 예상치 못한 전술을 통한 승리3) 신기술 개발의 승리4) 힘의 원리와 방어의 우월성 등을 설명하면서 이 원리들이 마케팅에 어떻게 접목이 되는가를 이해하게 해 줍니다. 제가 이 네 가지 원리 중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첫 번째의 집중의 원리입니다. 예상치 못한 전솔, 신기술 개발, 힘과 방어 등은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실천을 하고 있는 반면에 집중의 원리에서는 그 보다 덜 이해하고 덜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9년간의 컨설팅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집중의 원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은 예를 드는 것이 나이키입니다. 자기들이 잘 하는 디자인, 유통 등의 부분만 하고 제조 생산은 전문 기업에 맡긴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또 세계적 그릇 생산업체가 된 락앤락도 예전의 실패 경험을 바탕 삼아 제조 생산을 외주로 돌려 성공한 대표 사례입니다. 소위 아웃소싱이라는 것을 통해 오늘날 최고의 기업으로 성공을 한 겁니다. 이 아웃소싱이 바로 기업의 집중의 원리입니다.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을 해야만 전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기업들은 어떻습니까? 지나치게 문어발 식 경영으로 모든 것을 자기들이 다 하려고 합니다. 얼마전 끝난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에 실패하자 현대자동차 계열 주가는 올랐던 반면에 반대로 현대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이면에 바로 집중의 원리가 숨어있다는 것을 애널리스트들이나 투자자들은 꾀뚫고 있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어느 애널리스트는 현대자동차가 인수하지 못해 천만 다행이고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경쟁사들은 웃고 있다가 다시 썩소로 바뀌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현대자동차는 다행이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자동차라는 핵심역량의 사업을 두고 건설이라는 부분에 뛰어 들었다면 앞으로 현대자동차는 고난의 길을 갈 것이 뻔했다는 판단입니다.
제가 예전 글에서 직원들이 잘하는 분야를 두고 못하는 분야의 일을 맡아서 한다면 회사는 큰 손해를 본다고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영업 전문인 직원에게 눈에 보이는 비용을 아껴 보겠다고 비전문 분야의 일을 시키면 어떻게든 하겠지만 그 인력투자와 시간투자는 외주 전문기업에 주는 비용의3~4배가 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회사의 이익도3~4배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아는 경영자가 얼마나 될까요? 그 모르는 분야의 일을 어렵게 하는 동안 전문 분야에서 창출될 이익도 그만큼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앞에서 나머지는 다 잘 아는 원리이지만 이 집중의 원리는 모른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보는 것이 경영자입니다. 리더입니다. 잘난 관리자들은 많지만 훌륭한 리더나 경영자가 없다는 말도 바로 이런 보이지 않는 부분의 차이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마케팅 환경 변화는 이제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도 매일 책을 읽고 각종 세미나를 따라다니는 이유가 이 급변하는 환경을 바로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하에서는 심플하고 스마트한 사고가 가장 필요합니다. 또한 자기가 잘하는 것에 집중을 해야 합니다. 문어발처럼 큰 조직과 인력을 갖추고 있다면 심플하고 스마트한 조직을 만들 수 없습니다. 집중,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그곳에 집중 투자를 해야 합니다. 현대자동차의 예가 좋은 사례입니다.
집중의 원리를 뒤집으면 아웃소싱이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아웃소싱은 내가 모두를 다 하겠다는 인소싱의 반대 개념으로 핵심 역량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외부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가져다 쓰겠다는 개념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단점 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의 풍토는 아웃소싱에 매우 부정적이며 겁을 내고 있습니다. 굴지의 대기업들이 총무를 아웃소싱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며 회계와 인사 심지어는 채용까지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경영자들은 드뭅니다. 알아도 겁이 나서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하는 모델인 빌려쓰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유독 한국에서만 고전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떻게 우리 기업의 비밀과도 같은 회계나 인사 들을 남의 것을 가지고 하냐고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라는 사고가 문제입니다.
아웃소싱은 집중의 원리입니다. 이 아웃소싱은 조직과 인력을 심플하게 하고 스피드하게 만들어 웹2.0 시대의 개방과 공유를 가능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한 사람의 파워가 아닌 집단의 파워를 창출해 내는 협업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아웃소싱이며 집중의 힘입니다. 망한 기업들이 똑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 때 줄였어야 했다는 말입니다. 문어발을 하나하나 잘라내는 결단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못합니다. 도마뱀이 살기 위해 자기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원리나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잎을 떨어뜨리는 낙엽의 지혜를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만 모르고 있습니다.
집중의 원리는 버림입니다. 잘하는 것만 남기고 나머지 모두는 버리는 것입니다. 스페셜리스트니 프리랜서니 하는 얼마든지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아웃소싱 업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버린 부분은 버린 것이 아니고 더 잘하기 위해 덜 전문적인 부분을 아웃소싱해 협업을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비용절감이나 인력 절감을 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창조를 위해 같이 하는 협업이라는 개념으로 아웃소싱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아웃소싱업체는 우리의 하청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동반 파트너라는 생각을 가지고 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단기적 절감의 시각이 아니라 상생이라는 원칙과 장기적인 전략의 파트너십 관계를 만들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을 더 강화해주고 성공하게 해주는 대안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도 같은 개념입니다. 중소기업들이 가질 수 없는 전략 마케팅팀이나 커뮤니케이션팀의 일을 파트너라는 개념에서 기업이 성공하고 효울화될 수 있는 전문 아웃소싱업이라는 것입니다. 같은 성공의 동반자로 기업이 더 성공하고 더 잘되도록 저의 전문 분야를 드리는 상생의 개념을 가지고 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저도 제가 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웃소싱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회사이지만 저의 몇 십배 규모의 아웃소싱업체를 백여 개 정도 관계를 맺고 있다면 믿어지십니까?
이제 조금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내가 가진 것이 다 가진 것이 아니고 내가 못 가지고 있다고 해서 안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만 한다는 인소싱의 개념을 빨리 버리고 핵심 역량에 집중시키고 강화해 나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