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직장인 김주용 씨는 올 여름 여자 친구와 여행을 떠나기 위해 차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모아둔 돈이 부족했다. 대학생활 동안 빌린 학자금을 갚고 오피스텔 전세자금을 은행에서 대출받아서다. 그는 목돈 부담을 덜기 위해 할부를 이용하려다 고민에 빠졌다. 직장 동료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누구는 할부, 누구는 오토리스, 누구는 장기렌터카가 낫다고 말하는 등 의견이 모두 달랐기 때문이다.
신차를 살 때 목돈이 없다면 할부를 이용하는 게 한동안 상식처럼 여겨졌다. 금리도 예전보다 낮아졌다. 최근에는 구매자 소유가 되는 할부 대신 빌려 타는 오토리스나 장기렌터카로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를 고르는 재미 못지 않게 금융 상품을 선택하는 재미가 쏠쏠해진 셈이다. 반면 복잡한 상품 구조를 이해한 뒤 자신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하는 고민도 생겼다.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이번호부터 2회에 걸쳐 할부, 리스, 렌트의 장·단점을 소개한다.
◇ 내꺼 되는 할부-종류도 금리도 각양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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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금융은 가장 널리 알려진 자동차 금융상품이다. 소비자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내에서 선수금을 내고 나머지 금액을 할부원금으로 한 뒤 정해진 이자율에 따라 매월 할부금을 갚아나가는 상품이다.
할부로 차를 사면 현금(대출 포함)으로 구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등록세, 공채 등 등록비용을 낸다.
할부의 경우 ‘선수금+등록비용’ 등의 초기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자동차보험료와 자동차세도 구매자가 직접 납부해야 하고 정비도 직접 해결해야 한다.
할부금융사들이 현재 판매하는 할부 상품에는 초저리 할부, 장기저리 할부, 부대비용 할부, 마이너스 할부, 유예 할부 등이 있다.
초저리 할부는 1~5% 정도의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장기저리 할부는 선수금 없이 72개월 동안 5%대 금리를 부담한다. 부대비용 할부는 차량금액뿐 아니라 등록비, 보험료 등 부대비용까지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매달 이자만 내다가 원금은 목돈이 생길 때 낼 수 있는 수시형 상품도 있다.
마이너스 할부는 월 할부금에 마이너스 1% 할부이자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구매자가 대출기간에 따라 선수금을 내면 무이자할부에 더해 매달 할부금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차종은 다양하지 않다.
유예 할부는 대체로 차량가액의 30%를 일시에 지불한 뒤 나머지 원금 중 10% 정도는 할부기간 동안 이자와 함께 상환하는 상품이다. 할부기간이 끝날 때 잔여 60%에 해당하는 원금을 한꺼번에 낸다.
복합 할부도 있다. 자동차를 살 때 할부금융사의 할부를 이용하는 중간 과정에 카드사가 들어간 상품이다. 소비자가 자동차 대리점에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해당 결제액을 할부금융사가 대신 갚고, 소비자는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금을 내는 구조다.
소비자는 할부금융사와 할부금이나 기간 등의 할부조건을 상담한 뒤 할부금융사가 권유하는 신용카드로 할부금을 결제한다.
할부금융사는 소비자 대신 카드결제금액을 카드사에 납입하고, 소비자는 할부금융사에 할부금을 납부하면서 ‘가맹점 수수료’라는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
‘소비자→할부금융사→자동차제조사’라는 일반 할부 구조에 카드사가 추가돼 ‘소비자→할부금융사→카드사→자동차제조사’라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1.9% 중 절반을 제휴 할부금융사를 통해 포인트나 캐시백 형태로 소비자에게 돌려줬다. 이로써 일반 할부금융 상품보다 금리가 1% 포인트 이상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문제는 복합 할부 거래로 생겨난 가맹점 수수료가 완성차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완성차업계는 이 비용이 고스란히 카드사 및 할부금융사의 수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완성차업체는 이에 카드사들과 잇따라 복합 할부 수수료율 인하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해당 카드사들은 수수요율을 내리거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사실상 복합 할부는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 할부 이용 시 주의사항
할부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금리를 따져야 한다. 조금이라도 싼 상품을 이용하면 그만큼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금리조건은 매월 바뀐다. 차종별, 대출기간별, 선수금(율)별 차이도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메이커의 전속 할부금융사가 내놓는 특판 금리가 가장 저렴하다. 그 다음으로 카드 복합할부, 일반할부 순이다.
전속 할부금융의 경우 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자동차 메이커와 특정 금융회사가 약정을 맺고 구매자에게 최적의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조건이 좋다.
전속 할부금융사에는 현대캐피탈(현대·기아), RCI파이낸셜서비스(르노삼성), BMW파이낸셜서비스(BMW) 등이 있다.
할부금융별 금리는 전속 할부금융 1% 후반~3% 후반, 카드 복합할부 4% 후반~6% 후반, 일반할부 4% 후반~7% 후반이다.
금리 다음으로 대출가능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은행 대출은 구매할 차량에 특판금리가 없을 때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단, 은행 대출은 신용등급 1~4등급까지만 대출 자격을 받는 경우가 많아 신용등급이 낮다면 대출받을 수 없다.
할부금융사는 취급 가능한 신용등급이 은행보다 낮고 전속금융사는 자동차 메이커 판매지원을 위해 대출가능 등급을 더 낮게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편의성도 비교해야 한다. 차량을 선택하고 대출을 받기까지 오래 걸리거나 서류 제출이 번거롭지는 않은지 확인한다.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면 대출이 편리한 금융회사를 선택한다.
은행에서 대출받을 경우 금리는 조금 저렴하지만 대출 서류 준비·신청이 복잡하다. 반면, 할부금융사를 이용하면 카마스터가 차량상담에서부터 출고, 등록, 대출 확정까지 대행해줘 편리하다.
상품 선택폭이 넓은 지도 살펴봐야 한다. 금융회사가 다양한 상품을 구비했다면 소비자는 자금계획,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빠르고 편리하게 고를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원금과 이자를 매월 동일하게 내는 원리금균등상품만 취급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일부 할부금융사는 매달 이자만 내다가 원금은 목돈 여유가 생겼을 때 낼 수 있는 수시형 상품, 차량의 잔가를 보장해 월할부금이 40% 정도 저렴한 잔가보장형 상품, 차량금액뿐 아니라 등록비와 보험 등 부대비용까지 대출해주는 상품 등을 갖췄다.
마지막으로 할부금융사 서비스도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할부 이용자에게 대출금상환면제제도, 자동차 사고위로금, 보이스피싱 피해보상, 신용정보 관리서비스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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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꺼 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차”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빌려 타는 오토리스와 장기렌터카가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토리스 실행실적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5조8000억원에 달한다. 렌터카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조7000억원으로 성장했다.
두 상품 모두 목돈 부담 없이 매달 일정 비용을 내고 사용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세금, 유지비, 정비 등에서 서로 차이가 나는 다른 상품이다. 누가,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오토리스가 유리할 수도 있고 장기렌터카가 나을 수도 있다.
◇ 오토리스
리스사에서 차를 대여한 뒤 이용기간 동안 매월 일정한 리스료를 지불하면서 차량을 이용하는 상품이다. 약정 기간 동안 세금․보험료 납부는 리스사가 책임진다. 정비가 포함된 상품에 가입하면 리스사가 차를 관리해준다.
리스는 일반적으로 3년마다 새 차를 탈 수 있으니 차를 자주 바꾸고 싶어 하는 이용자에게 매력적이다. 리스는 일반 번호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내 소유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리스는 계약 만료 후 이용자 선택에 따라 차량을 반납하거나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중고차 시세에 따라 일정금액을 내고 타던 차량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리스를 이용할 때는 리스료에 보험료와 각종 소모품 관리비가 포함된 금액인지 확인해야 한다. 보증금과 선수금 비율에 따라 월 납부해야 하는 리스료가 달라진다. 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있으나 선수금은 돌려받을 수 없다.
H캐피탈의 경우 운용 리스, 부가세 환급 리스, 금융 리스, 경차 리스 등 4가지 리스 상품을 판매중이다. 운용 리스는 비용 처리와 절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부가세 환급 리스는 말 그대로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고 비용 처리도 할 수 있다. 금융 리스는 저렴한 가격으로 리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경차 리스는 부가세 환급이 가능한 경차 전용 상품이다.
개인 및 법인사업자의 경우 금융 리스보다는 운용 리스를 선택한다. 운용 리스에 가입해야 리스료 전액을 손비 처리할 수 있어 세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가 금융 리스를 선택할 경우 이자 비용의 일정 부분을 필요경비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운용 리스에 가입해야 법인 자산 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다.
유예 리스도 있다. 리스 기간 중에는 낮은 리스료를 납부하고 리스기간이 끝나면 높은 리스잔금을 내는 상품이다. 수입차 리스 이용자들이 선호한다.
◇ 장기렌터카
렌터카는 짧은 기간 이용하는 단기 상품과 주로 3년 단위로 대여하는 장기 상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제주도로 여행가서 차를 며칠 간 빌리는 경우가 많은 데 이 상품은 단기렌터카다.
장기렌터카는 단기 렌터카의 이용기간을 늘려 차를 살 필요성을 없앤 상품이다. 렌터카업체 소유의 차를 필요한 기간만큼 빌릴 수 있다. 장기렌터카는 처음에 주로 기업․법인이 사용했다.
그러나 차량 교체 주기가 단축되고 공유경제 개념이 확대되면서 장기 렌터카를 선택하는 개인사업자나 일반 소비자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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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렌터카는 월 대여료만 지불하면 ‘내 차’로 이용할 수 있다. 월 대여료에 보험료 및 정비서비스가 포함된 상품을 이용하면 시간과 유지비를 아낄 수 있다.
차 관리에 신경 쓸 일도 줄어든다. 정기적으로 순회 정비팀이 찾아와 차를 점검해주고 주행거리에 따라 소모품을 교환해주기 때문이다.
간단한 엔진오일 교체나 브레이크 패드 교체 등의 정비는 정비팀이 출동해 현장에서 직접 처리해준다. 서비스센터에 대신 차를 맡겨준 뒤 수리가 끝나면 다시 가져다주는 ‘도어 투 도어’ 서비스도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곳도 있다.
사고가 났을 때도 편리하게 수습할 수 있다. 렌터카업체가 대신 처리해주고 수리기간 동안 동일 등급의 차를 무상으로 제공해준다. 보험료도 바뀌지 않는다.
장기렌터카도 리스처럼 상품 종류가 다양하다. 운용 렌트 상품에는 순회방문을 통해 차량 정비를 받을 수 있는 일반 정비타입, 합리적 가격으로 차를 빌릴 수 있는 슬림 정비 타입이 있다. 금융 렌트 상품은 매입 지원, 반납 시 잔존차량가액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 장·단점 비교
오토리스와 장기렌터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번호판이다. 리스는 일반 번호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내 소유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장기렌터카는 리스와 달리 일반 번호판을 사용할 수 없어 ‘내 차가 아니라 빌린 차’라는 사실이 알려진다. 다만 기업체가 임원용 자동차로 장기 렌터카를 이용하면서 ‘허’자 번호판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돈이 없어 빌려 타는 차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탈 수 있는 차로 여겨져 대접받을 수 있다. 지난 2013년부터는 ‘하’나 ‘호’ 번호판도 사용할 수 있다.
장기렌터카는 국가유공자나 장애인이 아니더라도 LPG엔진 장착 차를 빌려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다. 리스는 장기렌터카와 달리 LPG차량을 이용할 수 없다.
사실, 리스와 장기렌터카는 비슷한 측면이 많아 어느 쪽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 누가 이용하느냐에 따라 장·단점이 달라진다.
다만 일반적으로 ‘허, 하, 호’ 번호판을 싫어하는 운전자, 연간 주행거리가 짧은 운전자, 자동차보험 경력을 유지하고 싶은 운전자, 계약 기간이 끝난 뒤 타던 차를 인수하기를 원하는 운전자는 장기렌터카보다 리스를 이용하는 게 낫다.
LPG 차량으로 유지비 부담을 더욱 줄이고 싶은 운전자, 영업이나 출장 등으로 연간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 자동차보험 요율이 높아 보험경력을 갱신하고 싶은 운전자는 리스보다는 장기렌터카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알려졌다.
첫댓글 많이 봐도 어려운데. 이것을 생각해낸사람들은 어떤사람들일까요.대단한 분들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