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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대치동 서울교회에서는 한국장로교신학회 학술발표회가 열렸다 ⓒ사진 송경호 기자 | | 한국 장로교에 소속되어 있는 신학자들의 교파를 초월한 모임인 한국장로교신학회(회장 이종윤 목사)가 11일 오후 2시 서울 대치동 서울교회에서 제8회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발표회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한국장로교회’란 주제를 내걸고 구약, 신약, 조직신학, 역사신학, 윤리실천 5개 분과로 나뉘어 진행됐다.
그동안 신학자들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한국 장로교회의 역사에 오해와 분열의 도구로 사용되었음을 지적해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의 분열과 예장 합동과 예장 통합의 분열의 밑바닥에는 성경관에 대한 견해 차이가 깔려 있었고, 이것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승인할 것이냐 거부할 것이냐 하는 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보수적 한국 장로교회들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으로 진보 측을 제압·제거하려고 했으며, 진보적인 장로교회들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서양 교회의 고백이라고 일축하며 보수 측을 한국 기독교의 자체적 발전을 가로막는 근본주의로 몰아 붙였다.
하지만 이날 신학자들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오히려 대화의 통로, 이해의 공유지, 접촉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김성욱 교수는 “한국장로교회는 1907년 평양에서 발표된 12신조를 신앙고백으로 채택했고, 예장 합동과 예장 통합이 1963년과 1967년에 각각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채택했다”며 “또한 최근 들어 한국기독교장로회도 최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헌법 임시 개정판에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가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장로교회의 보수 측과 진보 측이 공통된 신앙고백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를 통해 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됐음을 시사한다.
총신대 김지찬 교수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신학적 십볼렛(Theological shibboleth)’이라는 정죄의 수단이 아니라, 얼마든지 이해와 화합의 수단도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예장 합동은 성경 무오와 축자 영감을 믿으면서, 지나치게 자구에 매달리는 경직된 근본주의적 해석의 우를 반성해야 한다”며 “또한 성경 무오와 축자 영감이 그저 정통의 탐욕을 숨기려는 위장 전술로 전락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교수는 “기장과 한신은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을 너무 쉽게 칼빈의 사상이 아닌 후대 개신교 정통주의의 산물이라고 몰아붙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 장로교회가 이러한 상호 존중과 대화, 그리고 자체 신학의 정의와 자체 평가를 잘 감당해 낸다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상호 이해와 화합의 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근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