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딩동~~"
현관문을 열어보니 박스가.
어제 세연엄마가 " 어머니, 메론과 수박 보내드릴게요~"
하더니 그게 배송되었어요.
애플수박과 망고수박 & 하미과 메론과 머스크 메론.
일전에 사먹어보니 맛이 괜찮더라며 GS 후레쉬매장으로 온라인 주문하여
보내왔어요.
애플수박과 망고 수박은 냉장고에, 메론은 후숙하려고 베란다에.
"잘 먹을게, 고맙다..."
통화가 길어져 한참 이야기 하였어요.
컴백홈하는 남편을 맞이하는 저녁 식탁에 올릴 우엉찹쌀구이와 오이말이.
오이말이와 찹쌀구이는 소스를 얹기전에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었고
우엉찹쌀 구이는 밥이 끓는 동안에 팬에 따뜻하게 데웠다가 상에 오르기전에 유자소스를 얹었어요.
오이말이는
오이를 필러로 길게 저민 것에 크래미, 파프리카. 어린잎, 양파,오이등 냉장고 채소를 크기에 맞추어
가지런히 하여 돌돌말았어요.
겨자장을 곁들입니다.
망고 와인이 있는 저녁 식탁이 되었어요..
토요일엔 은근 계획했던 것이
산책길에 나서면 물길 맞은 편의 CGV에서 요즘 상영하는 인어공주 영화관람이었어요.
예전엔 영화보는 것도 취미였달까.
이사를 하고, 발목수술을 하고, 코로나...
영화관하고는 완전히 담을 쌓아버렸어요.
아...힐체어 타고서 보러 간 영화가 무었이었던가? 그게 마지막이었군요.
오랜만에, 정말이지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가고 싶어져서 검색해보니 딱히 볼 것이라곤
인어공주 뿐이네요.
캐스팅부터 결말까지 평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영화관 나들이 해볼까 했는데
남편의 취미생활, 낚시 가기로 이미 예약을 해버렸답니다.
흥~
미안했는지 신씨부인을 한장 줍니다그려. 흥~
저녁 준비가 얼추 되어갈 때 주말 취미생활하고 돌아온 남편.
일전에 며느리가 냉동실에 넣어 두고 간 '멍석말이 돈구이'를 굽고.
상추쌈. 와사비무쌈.
입가심으로는 애플 수박.
주일,
코엑스에서 해마다 이맘 때쯤이면 열리는 국제차문화대전.
미리 무료입장 예약을 해놓았지만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포기를 하였는데
낚시 다녀온 미안함에 남편이 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9시 미사에 다녀오려고 일찌감치 일어나서 준비를 했는데,
간밤에 왠일인지 잠이 잘 들지 않아서 3 시가 넘어서야 겨우 눈을 붙이곤
비몽사몽하며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아침은 간단하게
곤드레나물밥을 데우고 계란찜으로.
남편이 운전해 주는 차를 타고 성당에 가면서 어디에 앉을까를 궁리하게 됩니다.
평소의 내 자리는 맨 뒤편인데 앞에 통로가 있어 제대의 독서대가 훤히 보여
숨통이(!) 트이는 나의 지정석이나 마찬가지인데 머리 위 천장에 에어컨이 있어
지난 주 미사에서 어깨위로 쏟아지는 냉기에 손수건을 펼쳐서 덮는등
힘들었던 기억.
다른 자리는 마땅찮은데 에어컨 냉기를 바로 맞지 않으려면 필히 자리를 옮겨야 합니다.
이것도 은근 스트레스..휴...
그래서 평소에 앉던 자리가 아닌 곳에 앉았어요.
9시 미사는 복음 성가책으로 합니다.
전에 한번 9시 미사를 갔을 때 성가가 다른 게 나와서 ??? 하고 있는데
옆자리의 신사분이 복음 성가책을 건네주던 기억.
익숙하지 않은 성가로 드리는 미사보다는 익숙한 성가의 11시 교중미사를 선호하여
이곳 본당에서의 9시 미사 참례는 두 번째입니다.
전 본당에서는 9시 미사에서 독서봉독이 더러더러 있었지만요.
아...복음 성가는 청년 미사에서만 했었지요.
입당성가,
안내판에 적힌 대로 그 번호의 페이지를 펼쳤는데
성가 가사도 다르고 곡도 다릅니다.
복음 성가가 아닌가? 일반 성가책을 펼쳐보나 이도 아닙니다.
옆자리의 그녀가 자기 성가책쳘친 것을 보여줍니다.
복음 성가인데 아까본 안내판의 번호가 아닙니다.
어머 어느새 번호가 바뀌어 안내되었네요.
"고마워요" 눈으로 그녀에게 인사를 하고.
미사책에 꽂힌 벚꽃 책갈피를 그녀에게 주고 싶어졌습니다.
친절에 대한 보답~
평화의 인사를 하면서 환하게 웃는 그녀가 더 예뻐보입니다.
이름도 모르는 처음 만난 그녀이지만 가까운 이웃이 된듯해진 3, 4십대의 그녀.
다음에 만나게 되면 잊지 않고 알아볼 수 있을지...
벚꽃 책갈피를 건네니 환한 웃음을 또 웃네요.
남편이 기다리는 차를 향해 걸어가며 마스크 속 내 얼굴에도 미소가 번집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주차를 해 두고
별마당 도서관을 지나고 드디어 전시회장.
코엑스에서 매해 열리는 국제 차문화대전은 첫회부터 거의 매년마다
한해 동안 쓰임할 차를 구매하고 다기나 도자기그릇등을 쇼핑하면서 즐겼던 전시회입니다.
며느리와도 결혼 전부터 전시회에서 만났고, 결혼후에는 며느리와 함께, 남편과 함께...
거의 빠지 않았었는데 발목 골절 후 빠지고 코로나로 빠지고.
며느리와 통화하면서 내년엔 세연이와 함께 가자고 약속했어요.ㅎ
조태연가의 녹차와의 인연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차에 대해서 알게 되고 배우고 공부하면서는 쌍계제다의 우전차를 선호하여
백화점 차 코너에서도 쌍계제다의 우전차를 구입하고.
코엑스 전시회에서도 첫회엔 쌍계제다 부스에 들러서 차를 구매하였어요.
다음해 전시회에서 조태연가의 차를 구매하게 되고 그뒤로 죽 단골(! )로 이어져온 연유는,
쌍계제다에 들러서 차를 구매하기 전에 이곳저곳 부스를 들러보고 있는데
어느 부스에 차를 내리는 젊은이의 자세가 무척 정성스럽고 보기가 좋아보였어요.
자연스레 걸음이 머무르고 대화를 나누다가 그댁의 차를 구매하고
다음해에도 계속 그댁의 차...
어느 해엔 늘 부스에 함께 하던 부인이 안 보여 물으니 출산을 했다고.
또 어느 해는 늘 만나던 형이 아닌 아우가 자리하였는데
형이 교통사고로 참석하지 못하였다고...
그 세월이 어언 20여년이 다 되어가는 군요.
근래 몇해 동안은 가지를 못하였을 뿐 아니라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단번에 알아보는 것에 놀랐었답니다.
"올해 차는 어떤가요? "
"좋습니다.."
대화를 나누다가 울 세연이 이야기. 어린이에게 언제부터 차를 마시게 할까?
세연이가 차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데 카페인 때문에 우려가 되어
메밀차나 현미차로 다관에 우려준다고...
그 댁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차를 마시게 하였는데 아토피도 없고
뭐 이런저런 부작용없이 좋답니다.
손녀를 두셨군요.. 그럼요.. 이댁 차를 처음 마실 때 대학생이던 아들이
결혼을 하고 나는 할머니가 되고 세월이 유수이지요.
지난 설에 한복을 입고서 찻상 앞에 앉은 세연이 사진을 보여주니
감탄 감탄~~ ㅋ
내년엔 울 꼬맹이 데리고 올게요~ 약속을 했답니다.
30g씩 2봉이 한 박스에 있는 조태연가의 유기농 죽로차를 두 박스 구매하고 .
다기등 그릇 종류에도 마음이 안 간 것이 아니나 자꾸 사모으는 것을 자제를 해야겠기에
마음이 가는 합을 한참 망설이다 포기하였습니다.
차를 주차해 놓은 현대백화점 10층 식당가.
딱히 끌리는 메뉴가 없어 차선으로 선택한 제주 해물뚝배기와 갈치구이 & 고등어구이.
된장찌개에 전복 하나, 아주 작은 꽃게 몇 쪽. 조개 몇이 들어간 맛이 아닌
제주에서 맛봤던 그 해물뚝배기인줄 착각을 하였고
갈치구이는 제대로 구웠나???? 할 정도로 겉이 히멀건합니다.
으~~~~
2인 5만원이 헐 넘는 식사비를 결제하고 돌아서 나오며
여긴 아웃!!
오랜만의 나들이에 고단한 저녁은 풀무원의 회냉면으로.
매운 속을 달래는 하미과 메론.
이번에 차와 함께 구매한 차수저와 차수저 받침.
길이가 짧은 것은 세연이 몫이지요.
드디어 올 햇차를 마셔봅니다.
역시 햇차향이 깔끔하니 좋습니다.
수색도 곱고.
올해는 차를 든든하게 구비했으니 찻자리를 자주 해야겠어요.
세연이랑 이웃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꼬~~
할머니와 손녀의 정기적인 찻상 모임.
생각만 해도 흐믓합니다.
첫댓글 좋은 몫을 갖고 계시는 오드리님 손녀에게 전수하시니 행복이십니다. 건강하세요.
먼거리, 자주 만날 수 없으니 그저 마음 뿐입니다.
행복한 일상의 가족문화가 보기좋네요
음식을 정성스럽고 예쁘게 잘 차려 먹는 것처럼
다도도 정갈한 모습입니다
고급스런 행복을 대리만족해보네요~^^*
늘 차려 먹지는 못하고- 안하고
(평일에 나 홀로는 적당하게가 됩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주일 저녁까지는 그런대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 소홀하였던 찻상..
홀로라도 즐겨야 겠어요.